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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옛 누아르의 정취를 부활시키다, <원초적 본능2>
아무나 누아르를 만들겠다고 나대는 세상이다. 거친 형사가 총질한다고, 멍청한 여자가 눈을 부라린다고 누아르가 만들어지는 줄 안다. 누아르의 탐정들은 암흑 속을 헤매는 자들이며, 그들의 두뇌가 명석하다 해서 사건이 풀리진 않는다. 그리고 팜므파탈이란 자연스레 태어나는 법이다. 그녀의 얼굴과 몸과 말에 남자가 정신을 잃고 함정에 빠질 때, 두 사람은 위험하
글: ibuti │
200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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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죽음을 앞둔 자의 마지막 평안, <라스트 데이즈>
구스 반 산트의 2002년작 <제리>가 아보 패르트의 <거울 속의 거울>로 시작한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반 산트 자신도 의도하지 않은 채 시작된 ‘명상 시리즈’는 무의식중에 앞길을 가리키고 있었던 것이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불러내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인간은 말에 인색하다. <제리> <엘리펀트> &l
글: ibuti │
200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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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미국 노동현장에 관한 직접적인 보고서, <빵과 장미>
영국의 노동자, 하층민과 정치문제를 주로 다루던 켄 로치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 사이에 외국으로 눈을 돌린 작품을 몇편 발표했다. 그중 ‘아메리카 여성 연작’인 <칼라송>(1996)과 <빵과 장미>는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풍요를 꿈꾸며 선진국 땅에 도착한 두 여성의 모습을 빌려 아메리카 대륙의 현실을 고발한 작품이다. &
글: ibuti │
200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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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아랍과 아랍인에 관한 객관적 시선, <천국을 향하여>
타인에 의해 가면이 씌인 사람들이 있다. 중동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그렇다. ‘중동=아랍지역=무슬림의 세계’라는 잘못된 등식으로 우리는 그들을 대한다. 경제적 빈곤, 종교적 박해, 정치적 억압, 문화적 소외로 점철된 그들의 삶을 제대로 보려는 노력은 뒷전인 채 우리 머릿속에 그들은 대부분 ‘성질 나쁘고 포악한 아랍인’의 인상으로 남아 있다. 어쩌면 그게
글: ibuti │
200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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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극장판과 다른 DVD판 결말은? <오만과 편견>
극장판 <오만과 편견>은 원작을 잘도 농축해놓았다. 놓친 부분이 아쉽지 않을 정도로 각색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극의 경쾌함은 21세기형 <오만과 편견> 탄생의 일등공신이다. 특히 (5시간의 리허설과 3시간의 촬영과 15번의 테이크를 거쳤다는) 두 번째 무도회 중 3분여에 이르는 유려한 싱글숏은 영화만의 쾌감을 전한다. 그러나 극장판이
글: ibuti │
200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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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인생을 아는 자의 목소리, <돈 컴 노킹: 특별판>
빔 벤더스는 <파리, 텍사스> 이후 20년의 시간이 흐를 즈음 샘 셰퍼드와 새 작업을 할 때가 되었음을 알았다 한다. 그러니 <돈 컴 노킹>을 <파리, 텍사스>의 후속편이라 불러 문제될 건 없다. 세상을 떠돌던 남자는 잃어버린 시간을 메우려고 돌아오고, 눈물을 흘리던 여자는 힘차게 세상을 헤쳐 나왔으며, 어렸던 아이는 이
글: ibuti │
200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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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여덟명의 가족이 또다시 모였다, <가족의 탄생>
배우들은 보통 DVD의 음성해설에 참여하길 꺼리는 편이다. 자신에게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 아니라면 대개 지나간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족의 탄생>은 흥행성적이 좋지 않은 편인데다 주연배우만 꼽아도 줄잡아 8명을 넘길 판이니 그들을 스튜디오에 모은다는 건 더더욱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그들은 모였고 “다시 영화 한편
글: ibuti │
2006-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