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비평]
[비평] ‘클로즈’, 상실이 자아내는 큰 구멍
10대 소년들이 맞닥뜨리는 세계의 균열을 극도로 섬세하게 그려내면서도, 끝내 여린 소년의 죄의식을 전면에 내세우고 마는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루카스 돈트의 <클로즈>를 반복해 보며 체념하듯 되뇌었다. 영화를 거듭해 보아도 매 장면에 대한 감응은 다르게 반향하지 않았고, 이 가련하고도 가혹한 영화를 끌어안고픈 마음과 마냥 그럴 수만은
글: 홍은미 │
2023-05-24
-
[영화비평]
[비평] 그럼에도 '드림'을 긍정하는 이유
<드림>이 받은 혹평 중에는 이병헌 감독의 장기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극한직업>(2018), <바람 바람 바람>(2017) 등 전작에서 선보인 시원한 유머가 부족하다는 말이다. 확실히 웃음 측면에서 <드림>은 전작들과 결이 다른데,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이병헌표 웃음’이 줄었다는 것이다.
글: 홍수정 │
2023-05-17
-
[영화비평]
[비평] ‘존 윅4’ 아름다운 이별
<존 윅4>는 게임 같다는 말을 듣는다. 그리 틀린 말은 아니다. 급기야 1인칭 시점 운운하는 반응까지 나온다. 몇몇 신에서 내가 놓친 시점숏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하드코어 헨리>처럼 1인칭 시점이 강조된 영화가 아니다. 3시간 가까이 총을 쏘는 주인공의 몸을 내가 보고 있는데 무슨 시점숏이란 말인가. 그건 비슷한 시기에
글: 이용철 │
2023-05-10
-
[영화비평]
[비평] ‘물안에서’, 결정되지 않는 이미지
<물안에서>를 보는 내내 떠올렸던 것은 초점 없는 이미지를 이렇게나 신중하게 응시하는 경험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하는 의문이었다. 비경제적 이미지, 시행착오, 상영 환경에 대한 불신을 촉발하는 화면, 그리고 이 모든 혐의들과 평행선을 그리면서 그저 재생되고 있을 뿐인 영화. 그러나 이 글은 초점이 나간 채로 촬영되었다는 사실을 가지고 <물안
글: 김예솔비 │
2023-05-03
-
[영화비평]
[비평] 당신의 전성기는 지금입니다
이번 비평은 마치 내게 평론은 여기서 끝나도 인생은 계속된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이하 <슬램덩크>)가 개봉 후 흥행을 이어간다는 소식에 시큰둥했던 건 사실이다. ‘29년이 지난 이제 와서 굳이 왜?’ 하는 마음이 앞섰고, 흥행은 일부 추억에 젖은 <슬램덩크> 열혈 팬들이 보여준 일이라고 생각했다.
글: 김성찬 │
2023-04-26
-
[영화비평]
[비평] '소울메이트', 여성 서사와 모성 신화
인물의 얼굴을 내도록 지켜보면서도 마음이 이리 비어버려도 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아도 <소울메이트>를 순수하게 받아들이긴 어렵다. 원작인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2016)의 잔상이 아른거리고, 서사적 결함이 눈에 밟힌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빽빽하고도 헐겁다. 두 친구
글: 홍은미 │
2023-04-19
-
[영화비평]
[비평] ‘스즈메의 문단속’, 애도의 방법으로서의 반복
이유 없이 열리는 문이 있다. 혹은 문이 열렸는데,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건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이 그리는 세계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이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 관한 이야기다. 세상에는 이유 없이 사람이 죽는 일이 있다. 혹은 사람이 죽었는데,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그 일은 하나의 선율이
글: 김철홍 │
2023-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