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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거장의 어깨 옆에서,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예술 작품은 답을 주는 대신 질문하게 하며 상반된 답들 사이에서 긴장을 유발하는 역할을 한다.” <마에스트로 번스타인>은 충실히 거장의 경전 구절에 복무한다. 그래서 모호하다. 음악 팬들은 브루노 발터의 대타로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는 25살 레너드 번스타인(브래들리 쿠퍼)의 모습에 가슴이 뛰다가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글: 김도헌 │
202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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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사유하지 않는 시대의 징후 - <서울의 봄>이 요청하는 관습적 보기를 의심하며
아무리 상업영화라도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취하는 영화는 과거를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한 형식적 고민 없이 성립되기 어렵다. 대다수의 상업영화에서 그러한 형식은 주로 이야기의 시점을 표명하는 것으로 출발한다. 역사가 소시민의 일상을 통해 비치는지, 의사 결정권을 가진 자들의 권력 다툼으로 묘사되는지, 혹은 시민과 공권력의 부딪힘을 통해 촉발되는 이야기인
글: 김예솔비 │
202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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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속박의 역할극이 막을 내리면, ‘조이랜드’
영화 <조이랜드>는 하이더르(알리 준조)가 유령 역할을 맡아 흰 천을 뒤집어쓴 채 조카들과 유령놀이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다소 범박하지만 흰 천에서 영화관의 스크린을 떠올려볼 수 있다면, (극)영화 또한 배우들에게 개별 역할을 부여하여 작동되는 일종의 역할극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조이랜드> 속 인물들은 그 어떤 극의
글: 박정원 │
202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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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영화 위에 관객, 김성찬 평론가의 <프레디의 피자가게>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프레디의 피자가게>는 11월15일 개봉 이후 현재(11월21일)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일 관객수 1위를 이어가며 약 37만명의 관객을 끌어들였다. 물론 최근 극장가가 침체에 빠진 상황인 만큼 절대 수치는 높지 않다. 다만 <씨네21> 1432호 기획 기사 ‘마블은 길을 잃었나’가 확인
글: 김성찬 │
202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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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괴인’에 녹아든 시대 감각, <괴인>
지난 10월 한국독립영화협회에서 진행한 ‘독립영화 쇼케이스’에 비평으로 참여한 나는 <괴인> 안에 한국영화 속 인물들이 관류한다고 평하며 명장들의 영화와 연결지었다. 특히 이창동의 <버닝>과 봉준호의 <기생충>을 결합한 형태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유는 인물 구성과 특정 세대의 감각 그리고 건축의 형태와 계급성이 <괴
글: 오진우 │
20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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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미야자키 하야오의 우정, 그리고 식탁의 소멸에 관하여,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후반부, 나츠코를 찾아 탑 안의 세계로 떠나온 마히토는 마침내 히미의 도움을 받아 나츠코가 잠들어 있는 산실에 도착한다. 마히토는 나츠코를 깨워 데려가려 하지만 눈을 엘 듯 춤을 추는 종잇조각이 둘의 접촉을 가로막고, “나츠코 엄마!”라고 외친 마히토는 의식을 잃는다. 종잇조각의 우윳빛 색감이 산실의 적막한 어둠
글: 김신 │
202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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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실패사를 지우는 이 자의 정체는, ‘더 킬러’
킬러(마이클 패스벤더)는 타깃(엔드리 휼즈)이 맞은편 건물로 들어서기를 기다리며 명상적 독백을 쏟아낸다. 그중에는 청부살인을 수행하는 킬러 자신의 작업 계율도 있다. 그렇지만 첫 번째 챕터를 지나 여섯 번째 챕터에 이르기까지 그가 벌이게 될 싸움에는 보수가 따르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 왜냐하면 <더 킬러>는 타깃 사살 임무에서 실패했으며, 이
글: 유선아 │
2023-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