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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이주현 편집장] 크리스티안 페촐트와 지하철의 영화
지난여름 이 지면에 영화 기자의 비애에 대해 쓴 적이 있다. <씨네21> 기자라면 넘어야 할 산 몇개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담력 약한 사람도 공포영화를 보고 기사를 써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한편 영화잡지 편집장의 비애도 있다. 영화와 드라마의 스포일러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기 일쑤라는 것이다. 최근엔 <마스크걸>에서 누가누가 죽음의
글: 이주현 │
202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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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이주현 편집장] 과몰입의 시대
<헤어질 결심>을 10번 봤다거나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20번쯤 봤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렇게까지 보고 또 보는 마음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조금 다른 맥락이지만, 나의 최다 N차 관람 영화는 영어 섀도잉을 해보겠다며 선택한 <라라랜드> 되겠다. 스스로의 노래 실력에 크게 실망해, 영화에 등장하는 두 번째 노래 &l
글: 이주현 │
2023-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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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이주현 편집장] 2023년 여름의 한국영화가 남긴 것들
<씨네21>의 비평지면 ‘프런트 라인’의 필자 4명(김소희, 송형국, 김병규, 송경원)이 한자리에 모였다. <밀수> <더 문>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까지, 올여름 개봉한 4편의 한국영화 대작들을 중심으로 최근 한국 상업영화가 보여준 일련의 경향과 성패를 살피기 위해서였다. 조곤조곤 진행된
글: 이주현 │
20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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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이주현 편집장] 연기가 하고 싶어서
까맣게 잊고 있던 부끄러운 경험 하나가 떠오른다. 대학 1학년, 몸담고 있던 교내 방송국에서 영상팀 친구들이 단편영화를 만들었고, 거의 모든 동기들이 크고 작은 배역에 동원된 가운데 나 역시 카메라 앞에서 연기라는 걸 처음 해봤다. ‘계단을 올라간다. 문 앞에 다다른다. 뒤돌아본다. 눈을 크게 뜨고 놀란 표정을 짓는다. 카메라가 내 얼굴을 줌인한다.’ 장
글: 이주현 │
2023-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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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이주현 편집장] 스크롤 내리거나, 스크린 향하거나
디즈니+의 대작 시리즈 <무빙>이 8월9일 공개됐다. 시리즈를 미리 본 기자들은 하나같이 재미를 보장했다. 뒤늦게 강풀 작가의 원작 웹툰을 찾아봤다. 역시, 괜히 누적 조회수가 2억뷰에 이르는 메가 히트작이 아니었다. 초반부, 아기 봉석에게 공중부양 능력이 있다는 걸 알게 된 부모 미현과 두식(영화에선 한효주와 조인성이 연기하는 인물들)이 방에
글: 이주현 │
2023-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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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이주현 편집장] 디스토피아로부터
지구가 펄펄 끓고 있다. 유럽에선 40도가 넘는 폭염에 대규모 산불이 발생하고 있고, 미국 플로리다 남부 바다의 수온은 38도까지 상승했다고 한다. 멀리 눈 돌릴 일도 아니다. 최근 강원도 강릉에선 열대야를 넘어 밤 최저기온이 30도 이상인 초열대야가 발생했다. 정말이지 24시간이 덥다. 어쩌면 지금의 극단적 기후 현상은 지구의 비명일지 모른다. 그 비명
글: 이주현 │
2023-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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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이독자에게]
[이주현 편집장] 나의 여름 해방 일지
본격 휴가철이다. 여름휴가로 며칠 쉰다는 안내문을 붙여놓은 동네 미용실과 카페도 자주 눈에 띈다. 나도 일주일간의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다. 이번 휴가의 테마는 ‘특별한 걸 하지 않아도 좋아’ 혹은 ‘반자본주의적으로 살아보기’이다. 사실 이 말의 본뜻은 ‘느리고 게으르게 살겠다’는 것이다. 돈이 아닌 시간으로 사치를 부려보기로 한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참으
글: 이주현 │
2023-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