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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녀석들의 상상력이 즐겁다, <69 식스티나인>
1968년 1월, 미국의 원자력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가 일본 사세보항에 정박하려 하자 전학련 등 4만명의 시위대가 집결, 저항했다. 그리고 1년 뒤 다시 사세보항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69>는 풋풋한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이 녀석들, 혁명이 뭔지 모른다(나도 모른다). 그러나 녀석들, 혁명을 꾀한다. 뛰어다니고 농을 걸고 장난치
글: ibuti │
200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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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사랑이란 나른한 꿈일지도, <리컨스트럭션>
그는 그녀를 만난 순간 사랑에 빠졌다(고 그는 기억한다). 그런데 그는 모두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만남의 첫 순간만 자꾸 반복된다. <리컨스트럭션>은 기억장치를 제거당한 허수아비에 관한 영화 같다. 애당초 사랑에 대한 기억은 있을 수 없으며, 당연히 사랑이란 존재에 대한 믿음도 없다. 그래서 크리스토퍼 부는 허구로 이루어진 영화 속이지만 슬프
글: ibuti │
200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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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이글레시아의 스파게티 웨스턴 오마주, <800 블렛>
알메리아 황야에 모래바람이 분다. 그러나 40년 전 그곳을 휩쓴 스파게티 웨스턴의 열풍은 사라진 지 오래다. 1965년, 유럽산 웨스턴이 세상을 뒤흔들 즈음에 태어난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에게 <800 블렛>은 장르에 대한 애정 표현이다. 그러나 이글레시아의 작품이 향수에 젖은 고백사일 리 만무하다. 서부극의 액션과 가족드라마가 덜컹거리며
글: ibuti │
200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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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하드보일드 액션, 이렇게 만들어졌다, <피와 뼈>
최양일 영화의 제작현장을 보고 싶었다. 숨차 지칠 때까지 끌고다니다 덩그렇게 남겨두고 떠나버리는 그의 하드보일드 액션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했다. <피와 뼈> DVD에 수록된 메이킹 필름에서 드디어 그 현장을 보았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영화만큼 열정적이고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성격이 불같다는 평을 듣는 그가 확성기를 던지고
글: ibuti │
2005-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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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인생의 소박함에 건배! <사이드웨이>
흠뻑 취한다. 와인의 향기에 취하고, 재즈의 느긋함에 취하고, 사랑의 농담에 취한다. 알렉산더 페인의 영화가 갈수록 편해진다. <일렉션> <어바웃 슈미트>를 거쳐 완성된 <사이드웨이>엔 <시티즌 루스>의 모습이 많이 사라졌다. 순화된 여성판 <시계태엽장치 오렌지> 같은 영화는 이제 없다. 그렇다고 그
글: ibuti │
200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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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태어난, <슈퍼맨 애니메이션 시리즈 시즌 1>
<슈퍼맨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1992년 <배트맨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호평받았던 제작진이 다시 모여 만든 작품이다. 각각 슈퍼히어로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대표하는 슈퍼맨과 배트맨답게, 전작과 180도 다른 접근을 시도한 이 시리즈에서는 슈퍼맨 특유의 긍정적인 세계관과 캐릭터 그리고 호쾌한 모험이 가득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특히
글: 김송호 │
200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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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리뷰]
소박한 패키지, 깊은 감동, <아무도 모른다>
소년은 밤거리를 하염없이 뛰었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길에 다다랐을 때 걸음을 멈췄다. 힘이 들었는지 거친 숨을 내쉰다. 무엇보다 소년은 배가 고팠을 것이다. 하지만 어디 그것뿐이랴. 자기와 동생들을 버리고 떠난 엄마가 생각나서, 힘없이 쓰러져 있는 동생들이 가여워서, 또래처럼 학교에 가고 싶어서, 유일한 친구가 원조교제를 하는 현실을 이해할 수 없어서
2005-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