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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소시민적 욕망과 역사적 비극의 교차점 위에 선 사극, <왕과 사는 남자>
1453년 조선. 단종 이홍위(박지훈)는 숙부의 정치 반란으로 왕위를 잃고, 한명회(유지태)의 책모로 유배에 처해진다. 유배지는 강원도 영월 광천골. 이곳의 촌장 엄흥도(유해진)는 정치 폭력의 피해자인 상왕이 유배를 와 골머리를 앓는다. <왕과 사는 남자>는 전인미답의 길을 걷는 사극이다. 세조와 한명회의 쿠데타 획책, 이후 벌어진 사육신의
글: 정재현 │
202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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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유곽의 짙은 붉은빛처럼 끓어오르는, <해상화>
롱테이크로 담고, 가끔 패닝할 뿐인데도 인물간의 사랑과 질투가 선연하게 다가온다.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해상화>에서 19세기 상하이 유곽의 여인들과 그곳을 드나드는 남성들의 대화를 롱테이크로 담아내며 당대 중국이 겪은 정치적 혼란과 남녀 문제를 도드라지게 하는 영화적 실험을 벌였다. 고위 관료인 왕(양조위)은 기녀 소홍(하다 미치코)을 애틋하
글: 배동미 │
202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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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그 시절, 그 공간의 공기를 오롯이, <겨울의 빛>
영화는 다빈(성유빈)이 어린 동생의 하굣길을 마중 나가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여동생의 손을 꼭 잡고 터벅터벅 걷는 걸음. 이 잔잔한 오프닝은 18살 다빈의 삶을 감지하게 한다. 다빈은 공부도 제법 잘하고 착실하지만, 집안 형편은 녹록지 않다. 엄마 경옥(이승연)은 청각장애를 앓는 은서(차준희)를 돌보기에 여념이 없다. 아빠는 안 계시고 형은 떠났으며,
글: 홍수정 │
202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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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죽은 자도 듣고 있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메아리를, <프레젠스>
창밖 도로에는 아무도 없다. 그 창이 달린 방, 그 방 너머의 거실에도. 모든 복도와 계단을 지나 현관에 도착하기까지, 카메라는 2분 넘게 어두운 공간을 헤맬 뿐이다. 그곳이 빈집인지, 모두가 잠든 곳인지는 금세 밝혀진다. 다음 장면에서 아침이 밝자 부동산중개인이 한 가족을 이끌고 그 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4인 가족은 부모와 남매로 이뤄져 있다. 이
글: 남선우 │
202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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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사적 복수물 자카르타 1호점에 온 기분, <판결>
법원 경위 라카(리오 드완토)와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그의 아내 니나는 특급 호텔에서 축하 만찬을 즐긴다. 사실 그 만찬은 호텔 주인이 자신이 연루된 부패한 재판에 관해 입막음하려고 라카에게 건넨 식사권으로 이뤄진 것이었다. 니나는 그 진실을 알고 난 후 라카와 싸운다. 그날 밤 니나는 화장실에서 상류층 자제 디카(엘랑 엘 기브란)에게 묻지마 살인을 당
글: 김경수 │
202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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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눈의 여왕> 레토르트를 먹는 기분, <얼음 여왕>
게르다(제니퍼 린 윌슨)와 카이(에이트론 잉글리시)는 아침마다 함께 등교할 만큼 사이가 각별하다. 일상에 만족하는 게르다와 달리 카이는 언제나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를 꿈꾼다. 어느 날 카이가 몰래 아버지의 썰매를 몰고 나갔다가 실종된다. 게르다는 카이를 납치한 범인이 얼음 여왕(레이나 아마야)이라고 생각하지만 누구도 그녀의 말을 진지하게 듣지 않는
글: 김경수 │
202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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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뷰]
[리뷰] 잔혹하고 묵직한 고자극 공포, 준비물은 흐린 눈, <프라이메이트>
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함께 하와이 집으로 돌아온 루시(조니 세쿼이아)는 오랫동안 가족과 살아온 침팬지 벤과 재회한다. 아버지가 출장을 떠나 집을 비운 사이 이들은 풀 파티를 열기로 하지만 즐거운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는다. 가족의 일원이었던 벤이 돌변하면서 아름답고 평화로운 집이 죽음의 장소로 바뀐다. 이 영화의 공포감은 침입자나 초자연적 존재가 아닌,
글: 최선 │
2026-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