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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영객잔]
[신 전영객잔] 코스튬 드라마가 옷을 벗을 때
“각색은 절대 안 하겠다고 떠들고 다니더니, 결국 <폭풍의 언덕>을 하냐고 주변 사람들에게 조롱당했어요.” 지난 1월 열린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서 <폭풍의 언덕> 상영 전 공개토크에 나선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은 청중을 여러 번 웃겼다. 그녀는 관습적인 대답을 체질적으로 못 견디는 사람으로 보였다. 아놀드는 대뜸 이 영화가 싫다고 말했고
글: 김혜리 │
2012-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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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영객잔]
[신 전영객잔] 우리는 모두 Nobody 아니면 Anybody
홍상수의 <다른나라에서>에 관해선, 늘 그랬듯이, 정한석 기자가 이미 훌륭한 글을 썼다. 나는 그의 도저한 구조적 분석을 따라갈 눈이 없다. 정한석이 그렇게 섬세하게 작품의 결을 음미하며 새로운 해석을 내놓는 게 그저 신기할 뿐이다. 그런데도 이 영화에 관해 내 식으로 써보고 싶어졌다. 반복과 차이, 중첩과 미끄러짐 등과 같은 그의 영화의 구조를
글: 김영진 │
201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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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영객잔]
[신 전영객잔] 나라는 나라와 당신이라는 나라의 국경
안느라는 이름의 세 여인이 각자 한번씩 다른 이유로 모항이라는 작은 해변을 찾는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은 홍상수의 영화 <다른나라에서> 중에서 3부에 등장하는 안느는 인근의 통찰력 깊은 스님을 만나 인생 상담을 하다 말고 갑자기 엉뚱한 부탁을 한다. 스님이 안느의 얼굴을 그려주겠다며 꺼낸 만년필을 보더니 그녀는 무턱대고 자기에게 그걸 선물
글: 정한석 │
2012-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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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영객잔]
[신 전영객잔] 돈의 맛도 결국 관념이고 허상일 뿐
나는 직업이 평론가니까 임상수의 <돈의 맛>을 봤다. 평일 조조 상영을 보는데 다른 관객은 뭘 기대하고 보는 것일까 궁금했다. 주부 관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대개 서너 사람씩 동네 주민들끼리 온 것 같았다. 수다로 시끄럽던 객석은 영화가 시작되자 이내 조용해졌다. <돈의 맛>의 첫 장면, 주인공 주영작(김강우)이 윤 회장(백윤식)의
글: 김영진 │
2012-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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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영객잔]
[신전영객잔] 매끄러운 표면 뒤 다큐멘터리의 근골이
<아르마딜로>는 2009년 아프가니스탄 헬만드에 나토 평화유지군으로 파병된 덴마크 병사들의 8개월을 촬영해 편집한 기록영화다. <디스커버리 채널> 다큐멘터리로 오인되기 십상인 영화 제목은 덴마크 군인들이 탈레반과 대치해 주둔하는 전진 작전기지 이름에서 나왔는데, 최첨단무기와 장비로 무장하고 있음에도 적군 소재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글: 김혜리 │
201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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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영객잔]
[신전영객잔] 깨달음에 관한 슬픈 시가 있네
“첫사랑이 원래 잘 안되라고 첫사랑이지, 잘 되면 그게 첫사랑이냐, 마지막 사랑이지?” 이렇게 말한 것으로 보아 연애에 관한 한 만물박사로 행세한 <건축학개론>의 재수생 납뜩이는 정작 연애가 아닌 사랑에 관해서는 무지했던 것 같다. 마지막 사랑이라고 해서 다 잘되는 것이 아니다. 첫사랑에 관한 영화 <건축학개론>에 뒤이어 개봉한 마지막
글: 정한석 │
2012-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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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영객잔]
[신전영객잔] 이 육체성, 혹여 관념적이지는 않은가
젊은 배우가 분장을 하고 영화에서 노역을 맡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박해일이 주연한 <은교>는 사정이 좀 다르다. 이 영화의 주제는 늙음과 관련이 있고 적어도 한국의 관객은 아무리 발달한 분장기술의 덕을 봤다고 해도 <은교>의 늙은 소설가 이적요를 영화 속 주인공으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그가 처음으로 입을
글: 김영진 │
2012-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