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셜1]
창백한 서스펜스의 재동, <디 아더스>의 아메나바르를 만나다
영화 <디 아더스>(The Others)에서 정작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공중을 떠다니는 것은, 하얀 천에 사슬을 끄는 원혼들이 아니라 관객이다.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30) 감독은 열려 있는 방문을 결코 용납 못하는 엄격한 안주인 그레이스(니콜 키드먼)의 호령도 아랑곳없이, 모든 가능성의 문을 비스듬히 열어놓는다. 이 저택에서는 찻잔 하나
글: 김혜리 │
2002-01-18
-
[스페셜1]
유럽 공포영화의 전통과 아메나바르
한국에서 유럽 호러는 난공불락의 성이다. 다리오 아르젠토의 영화 몇편과 프랑스 에로틱 호러의 거장인 진 롤린의 <악령의 늪>(이건 졸작!)이나 이제 중견이 된 미켈레 소아비의 <아쿠아리스>, 람베르토 바바의 <데몬스> 등을 겨우 만날 수는 있다. 세계에서 가장 폭력적이고 잔인한 유럽 공포영화의 정수인 루치오 풀치, 움베르토
2002-01-18
-
[스페셜1]
<디 아더스> 들고 내한한 아메나바르 인터뷰 (1)
“올라”(Hola)! 지난 1월8일 내한한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첫인사는 상냥했지만, 한눈에도 그는 이렇게 터무니없이 거창한 여행보다 마드리드의 아파트에서 직소퍼즐을 맞추고 키보드를 뚱땅거리는 일을 스무배쯤 좋아할 청년으로 보였다. 깁스를 푼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발목을 끌고 열여섯 시간을 여행해온 아메나바르 감독과 마주 앉은 곳은, 밤 9시의
글: 김혜리 │
2002-01-18
-
[스페셜1]
<원더풀 데이즈>의 김문생 감독, <마리이야기>이성강 감독을 만나다 (1)
<마리이야기>의 이성강 감독과 <원더풀 데이즈>의 김문생 감독은, 같은 길을 다르게 걸어가는 동행들이다. 단편 애니메이션 작가를 거쳐 무리하지 않은 제작비로 푸근한 파스텔조 2D 느낌의 컴퓨터애니메이션을 마무리한 이성강 감독과 200여편의 CF를 찍은 경력에 바탕해 실사와 미니어처, 셀과 3D를 넘나드는 대작 규모의 SF애니메이션을 준
2002-01-18
-
[스페셜1]
<원더풀 데이즈>의 김문생 감독, <마리이야기>이성강 감독을 만나다 (2)
디지털 기술이 아니라 사람 마음이 중요김 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그려서 직접 만드는 사람이 아니니까 가끔 소외감도 느껴요. 애니메이터들은 대부분 애니메이터 출신의 감독을 원하거든요. 애니메이션 파트나 업계에서 다들 날 이방인으로 보고 있는 거죠. 내 생각을 전달할 때 그림으로 그려보일 수 없기 때문에 답답할 때도 있지만, 꼭 그림을 그려야만
2002-01-18
-
[스페셜1]
<디 아더스> 들고 내한한 아메나바르 인터뷰 (2)
- 서스펜스영화에서 음악을 가장 능숙히 구사하는 감독이라는 평을 듣는데요. 영화음악가로서 영화를 반주하는 원칙이 있나요.
전제는 효율성의 추구입니다. <디 아더스>에는 고전적이고 너무 두드러지지 않는, 유령영화로서는 매우 인간적인 차원에 머물고 있는 이 영화에 어울리는 음악을 원했습니다. 그래서 플루트, 첼로 같은 독주 악기를 택했습니다.
사진: 이혜정 │
글: 김혜리 │
2002-01-18
-
[스페셜1]
나는 왜 김기덕을 지지하는가 / 반대하는가
다시 김기덕 영화에 대한 논쟁이 시작됐다. 김기덕 감독의 7번째 영화 <나쁜 남자>에 대한 엇갈린 반응이 뜻하는 것은 그의 작품세계에 관해선 여전히 더 많은 토론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수취인불명>과 달리 <나쁜 남자>에는 정치사회적 배경이 거세되어 있다. 남한사회의 역사와 개인의 운명을 포개놓은 전작에서 벗어나 <나
2002-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