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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물안에서’, 결정되지 않는 이미지
<물안에서>를 보는 내내 떠올렸던 것은 초점 없는 이미지를 이렇게나 신중하게 응시하는 경험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하는 의문이었다. 비경제적 이미지, 시행착오, 상영 환경에 대한 불신을 촉발하는 화면, 그리고 이 모든 혐의들과 평행선을 그리면서 그저 재생되고 있을 뿐인 영화. 그러나 이 글은 초점이 나간 채로 촬영되었다는 사실을 가지고 <물안
글: 김예솔비 │
202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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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당신의 전성기는 지금입니다
이번 비평은 마치 내게 평론은 여기서 끝나도 인생은 계속된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이하 <슬램덩크>)가 개봉 후 흥행을 이어간다는 소식에 시큰둥했던 건 사실이다. ‘29년이 지난 이제 와서 굳이 왜?’ 하는 마음이 앞섰고, 흥행은 일부 추억에 젖은 <슬램덩크> 열혈 팬들이 보여준 일이라고 생각했다.
글: 김성찬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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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소울메이트', 여성 서사와 모성 신화
인물의 얼굴을 내도록 지켜보면서도 마음이 이리 비어버려도 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아도 <소울메이트>를 순수하게 받아들이긴 어렵다. 원작인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2016)의 잔상이 아른거리고, 서사적 결함이 눈에 밟힌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빽빽하고도 헐겁다. 두 친구
글: 홍은미 │
202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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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스즈메의 문단속’, 애도의 방법으로서의 반복
이유 없이 열리는 문이 있다. 혹은 문이 열렸는데,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건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이 그리는 세계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이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 관한 이야기다. 세상에는 이유 없이 사람이 죽는 일이 있다. 혹은 사람이 죽었는데,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그 일은 하나의 선율이
글: 김철홍 │
202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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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이니셰린의 밴시’, 재앙은 어떻게 제의가 되는가
<이니셰린의 밴시>에는 그냥 지나치기 수상한 구석이 있다. 이곳의 인간들은 종종 너무 과격하다. 그렇지 않은가. 기어이 피를 보겠다는 남자와 지지 않고 응수하는 남자라니. 처음에는 마틴 맥도나 감독 특유의 우화적이고 연극적인 연출이라 여기고 넘어갔다. 그런데 이런 과격함은 영화의 마지막, 파우릭(콜린 패럴)의 결단에 이르러 최고조에 달한다. 파우
글: 홍수정 │
202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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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더 웨일’, 숭고함이 침묵하는 공간
<더 웨일>은 가족에 관한 이야기인가? 그렇다. 다만 그것은 <모비딕>이 고래에 관한 이야기라는 의미에서만 그렇다. 스스로 <모비딕>을 인용하고 있는 <더 웨일>은 <모비딕>과의 관계를 통찰할 때 다양한 상징들을 발견할 수 있으며, <모비딕>이 그러했듯이 <더 웨일>을 미국, 그리
글: 박지훈 │
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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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더 글로리’의 복수는 가해자의 성별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나
필자소개
사과집 방송국 시사 PD이자 에세이스트. <딸은 애도하지 않는다> <싫존주의자 선언> <공채형 인간> 저자.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송혜교)이 학교 폭력의 복수를 결심한 가해자는 다섯명이다. 생사 여부로 복수를 결산해보자. 두명의 남자 가해자는 모두 목숨을 잃은 반면, 세명의 여자 가해자는 살아남았다.
글: 사과집 │
2023-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