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인생의 영화]
위로가 필요해,<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중학교 2학년인가 3학년 때였다. 시험이 끝나면 학교에서 단체로 영화관람을 가던 시절이었다. 일종의 위문공연이랄까. 중간고사가 끝나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고 온 다음날, 교실은 비비안 리의 가는 허리와 클라크 게이블의 콧수염의 매력을 상기하는 아이들로 여느 때보다 부쩍 소란스러웠다. 하지만 영화평론가를 꿈꾸던 나는, 아이들의 반응이
2003-07-10
-
[이창]
눈
아비가 아비인 걸 모른 채 때려죽이고, 그에 따라 어미를 어미인 줄 모르고 함께 자버린 오이디푸스는 모든 비밀이 밝혀지자 스스로의 눈을 찔러버린다. 왜 오이디푸스는 어머니이자 아내였던 이오카스테처럼 목을 매 죽지 않고 눈을 찔렀을까. 사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본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 사람이 사람일 수 있는 것은 눈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스스
글: 이다혜 │
2003-07-10
-
[음악]
다시 한번 채널돌리기,<미녀 삼총사: 맥시멈 스피드> OST
내러티브, 즉 서술의 구조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사람들은 유럽의 ‘고전 소설’을 보고 그 구조가 서술의 전형인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서술은 문법적이지도 않고 논리적이지도 않다. 고전 소설은 ‘문법적이고 논리적’이지만 그것은 고전 소설이 태어난 ‘근대’라는 시대의 특징에 불과하다. 그러면 서술의 구조는, 다시, 어떻게 형성되는가
글: 성기완 │
2003-07-10
-
[도서]
스탠더드가 주는 감동,에디 히긴스 트리오·에디 히긴스 쿼텟
에디 히긴스 트리오 <Dear Old Stockholm>에디 히긴스 쿼텟 <My Foolish Heart>눅진하게 들러붙는 장마철 밤 공기를 위한 처방전. 1) 샤워를 하고 깨끗한 면옷으로 갈아입는다. 2) 서늘한 음악을 틀고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눕는다. 이 글은 바로 그 서늘한 음악을 고르는 하나의 가이드이다.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
글: 이다혜 │
2003-07-10
-
[컴퓨터 게임]
난 타협을 모른다,
‘혁명이 예고되던’ 1980년대 후반, 어두운 오락실 한편에 지금까지의 슈팅 게임과 비슷하면서도 어딘지 다른 게임 하나가 자리잡았다. 그 게임의 이름은 <R TYPE>다. 흔하디 흔한 종스크롤 슈팅 게임이지만 게이머의 접근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 난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 낯섦을 일단 극복하기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오히려 미친 듯 불타오른다.<
글: 권은주 │
2003-07-10
-
[e-윈도우]
TV시리즈 <두 얼굴의 사나이> 이야기
스판 바지를 입은 사나이에 대한 추억‘세상에서 가장 질긴 바지는?’이라는 다소 황당한 질문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 바로 ‘두 얼굴의 사나이 헐크의 바지’다. 화가 나면 녹색의 괴물로 변하는 과정에서 웃옷은 모두 다 갈기갈기 찢겨나가는데, 유독 바지만은 무릎 아래만 뜯어지고 멀쩡하게 남는 데서 나온 80년대 우스개다. 그 연장선상에서 당시 어떤 이들은 두 얼
글: 이철민 │
2003-07-10
-
[애니비전]
내 길은 내가 연다,젊은 애니를 껴안다 ⑥ - 유진희
“제가 벌써 ‘왕언니’가 됐나요? 어휴, 진짜 그런가봐요.”유진희(36) 감독이 웃으며 머리를 쓸어올렸다. 1996년 <골목 밖에서> 이래 햇수로 8년. 이제 ‘중견’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다. 그런 말 정도는 들을 수 있게 작업 활동을 해왔다.그녀는 홍익대 서양학과를 나왔다. 졸업하고 미술학원도 해보고, 한때는 걸개그림 등 민중미술 운동에도 정열
글: 정형모 │
2003-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