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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저예산 독립영화 <뽀삐> 제작일지(2)
2001년 12월우리 연출부와 제작부는 세상에 희귀한 사람들이다. 모두가 운전면허가 없다. 캐스팅과 헌팅을 갈 때 나의 주요 임무는 운전이다. 동물구조관리협회, 야생동물보호협회, 각종 훈련소, 애견농장 등 서울 근교를 하루에 다섯 시간씩 운전한다.“영화를 꿈꾸는 젊은이들이여! 꿈꾸기 전에 운전면허를 따라!”제작실장이 협찬받은 물품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유
200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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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저예산 독립영화 <뽀삐> 제작일지(3)
2002년 2월강아지의 영화촬영을 전문으로 하는 곳에서 요크셔테리어 ‘쁘띠’를 구해 주연 뽀삐로 최종 결정했다. ‘과연 강아지가 연기를 할 것인가’에 대해 훈련사를 비롯해 나, 스탭들 모두가 회의적이지만, 김지현만큼은 굳게 믿고 있다. 김지현은 ‘하면 된다’란 신념이 무척 강한 사람이다.드디어 크랭크인이다. 압구정동 애견센터. 겪어본 사람들은 모두 그렇듯이
200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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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저예산 독립영화 <뽀삐> 제작일지(4)
2002년 4월 초봄 촬영 3회분만 남고 모든 촬영이 끝났다. 촬영이 개시되려면 한달 정도 남았는데, 편집을 하던 감독이 회의를 소집했다. 제목이 ‘뽀삐’인 만큼, 이 영화에서의 강아지의 역할은 중요한데… 여태껏 촬영한 것으로는 강아지 ‘쁘띠’가 너무 작아 존재감이 없고, 뽀삐의 자아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뽀삐의 자아?곧이어 강아지 캐스팅을 다시 하
200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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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저예산 독립영화 <뽀삐> 제작일지(5)
2002년 5월 초재촬영 전날, 충무로의 미용학원에서 뽀삐의 미용을 하기로 했다. 영화에 출연할 강아지라 하니까, 미용사 3명이 달라붙어 목욕시키고, 드라이하고, 커팅을 한다. 그들에게 상업영화와 독립영화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영화작업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는 즐거워 보였다.미용이 끝나도 감독은 못내 석연찮은 표정이다. 몇 시간 뒤 말문을 연다.
200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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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저예산 독립영화 <뽀삐> 제작일지(6)
2002년 6월두달만 쓰기로 한 백호림의 사무실을 우리 팀이 점거한 지 거의 반년이 지나가고 있다. 사무실에서 편집이 거의 끝나갈 즈음, 편집을 하는 김수진이 대뜸 얘기한다. “이 장면에서 새가 날아다니는 컷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감독은 바로 연출부한테 새를 찍어오라고 시킨다. 비둘기라도 괜찮다고 한다. 연출부들은 하루 온종일을 남산에서 지내며 30초 분
200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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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국제영화제의 모든 것(1)
다음과 같은 분들은 아마도 이 글을 건너뛰실 거라고 예상합니다.1. 영화는 방에서만 본다. 텔레비전 채널 이리저리 돌려가며 재미난 장면만 편집해 봐도 줄거리는 다 파악된다. 비디오 자주 빌리고, 때에 따라 비디오방에도 간다.2. 멀티플렉스 로비에서 팝콘 한 봉지 들고 서 있으면 숨이 멎을 것만 같다. 형광색 인테리어, 게임기의 우당탕 소리와 댄스음악의 황홀
200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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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국제영화제의 모든 것(2)
목적2 - 영화파세요, 영화사세요영화제의 위세를 결정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작품 판매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치는가라는 점이다. 칸이나 베를린처럼 극장 옆에다 아예 본격적으로 시장을 벌여놓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A급 영화제의 상당수가 마켓 없이 작품의 질만으로 명성을 유지한다. 그렇다 해도 이들 영화제는 이탈리아의 미페드(MIFED), 미국의 AFM 등
2002-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