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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정성일의 <오아시스> 비판론(1)
<오아시스> 개봉 직후에 발행된 지난 366호(8.20∼27)에 평론가들의 리뷰를 모아 실었다. 결과는 <오아시스> 예찬론 모음이 됐다. 그때 이 영화에 비판적인 견해를 보이면서도 몇몇 이유로 당장 쓰기 힘들다고 말했던 이중의 하나가 정성일씨다. 그동안 <오아시스>에는 찬사가 쏟아지면서 관객이 100만명을 넘었고, 그뒤에 받
200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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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정성일의 <오아시스> 비판론(2)
다시 처음부터, 그것도 맨 처음부터. 이 단순한 이야기가 이상해지는 것은 서로 사랑한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홍종두와 한공주가 서로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이 말은 이상한 것이 아니다. 누구라도 홍종두라는 인물을 거리에서 만나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공주를 거리에서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두 사람을 만나게 해야
200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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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정성일의 <오아시스> 비판론(3)
동원된 환상, 동원된 순서 편집여기서부터 그 순서를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신19에서 이사가는 공주의 오빠 내외를 본 다음 신20은 공주 혼자서 놀다가 갑자기 거울을 던져 깨트린다. 그런데 깨져서 산산조각난 거울에서 반사되는 빛이 나비떼가 된다. 신20에서 아파트 문 앞까지 홍종두가 과일 바구니를 들고 다시 찾아온다. 그러나 그는 벨을 누른 다음 멀찌
200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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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정성일의 <오아시스> 비판론(4)
한공주를 위한 장군만들기우리는 이 영화를 다시 돌이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오아시스>는 심각한 테마를 껴안은 영화가 아니라, 그냥 우리가 잘 알고 있지만 잊어버린 걸 일깨워주는 계몽영화이다. 그걸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이창동 자신인 것 같다. 자꾸만 어마어마하게 질문하는 조선희씨에게 그는 인터뷰에서 말을 마치면서 대답한다. “실제로 나는
200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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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정성일의 <오아시스> 비판론(5)
왜 홍종두는 환상에 응답하지 않는가?거기에 덧붙여 그 예외가 만들어내는 또 다른 고백. 신82 카센터에서 홍종두가 한공주에게 어젯밤 오아시스 양탄자에 관한 꿈 이야기를 해주고 난 다음 84신 청계고가도로 위에서 교통체증에 밀려 차가 멈춘다. 그러자 홍종두는 한공주를 데리고 나와서 껴안고 춤을 춘다. 그런데 이 장면은 공주의 얼굴에서 클로즈업되어 신85 공주
200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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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정성일의 <오아시스> 비판론(6)
경찰서를 도망치고(신118), 길거리를 지나가는 여자를 협박하고(신120), 한밤중에 가로수를 자른다(신127). 그 모든 죄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이다. 여기 그 일련의 죄를 한공주는 그 결과 외에 알지 못한다. 오직 당신만이 그 일련의 과정을 이해할 수 있을 뿐이다. 죄의식 없는 죄란 언제나 희생을 전제로 한 것이다. 홍종두는 이 순간 성자가
200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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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1]
저예산 독립영화 <뽀삐> 제작일지(1)
2001년 10월김지현은 <집으로 가는 길> <웃음> <연애에 관하여> <바다가 육지라면> 등 전작들을 모두 전형적인 독립영화 방식, 즉 ‘원 맨 프로덕션 시스템’으로 작업해온 인물이다. 혼자서 직접 제작, 연출, 촬영, 편집, 믹싱을 하는…. 심지어 촬영 때엔 일찍이 환갑이 넘으신 엄마가 승용차를 운전해 촬영장비
2002-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