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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 25시]
<밀애>의 폴란드 촬영스탭 5인방
질펀한 남해의 풍경과 어울리지 않게 <밀애> 촬영장은 동유럽의 어딘가를 뚝 떼어다놓은 것 같다. 젊은 한국 촬영감독 옆에 외국 할아버지 한 사람이 포커스를 맞추고 주변에는 푸른 눈의 남자들이 조명을 설치하고 옮긴다. 이들은 바로 <밀애>의 촬영을 위해 폴란드에서 날아온 촬영스탭 5인방. 8월30일 새벽에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사진촬영을
2002-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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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 25시]
<쓰리> 마케팅 담당 선지연
“…행복하니?” 그녀는 전혀 엉뚱한 대답을, 아니 질문을 하고 있었다. 인터뷰 마지막, 으레 던지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질문을 놓고 그녀는 한국영화의 미래가 행복한지 되레 묻고 있었다. 선지연(29)의 묻는 듯한 눈빛 앞에서 추상적이게나마 한국영화의 낙관론을 돌려줄 순 없었다. 그녀가 묻고 있는 건 단호하고 단순했으며, 사실적이었다. “영화만 하고
2002-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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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 25시]
<오아시스> 해외배급 담당 지상은
우리나라 영화가 해외로 유통되는 대표적 경로에는 해외 유수의 영화제와 크고 작은 필름마트들이 있다. 연초 북중미 영화배급업자들의 집합소인 AFM(American Film Market)과 베를린영화제를 필두로, 5월에 있는 프랑스 칸영화제, 6월의 홍콩 필름마트, 더위가 막바지에 이르는 8월 하순의 베니스영화제, 9월에 열리는 토론토영화제와 10월에 개최되는
2002-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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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 25시]
중앙시네마 영업·홍보팀장 강기명
강기명(31)이란 이름 때문에 으레 총각(?) 목소리를 기대했건만,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온 건 아가씨의 씩씩한 목소리였다. 어여쁘지도, 기교도 없는 목소리를 들으며, 분명 생김새도 당찰 거라고 생각했는데, 호리한 몸매에 스무살짜리 미소를 지닌 그녀가 앉아 있다. 연거푸 두번이나 틀리고 나니, 괜히 면전에서 쑥스러운 헛웃음만 짓게 된다. 동석하기가 무섭게 음
2002-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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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 25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사무국 출판팀장 이해광
“치지지직∼ 상황실 나오십시오. 긴급상황 발생입니다.” 무전기의 일종인 TRS(Trunked Radio System)에서 끊임없이들려오는 호출신호에 출판팀장 겸임 상황실 ‘조교’ 이해광(35)씨는 익숙할 대로 익숙해진 자세다. 눈빛으로만 상황에 조응하며, 나서야 할 순간에정확히 입을 열었다 닫았다 할 뿐. 위의 ‘긴급상황’도 실은 필자가 끼적여논 설정이다.
2002-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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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 25시]
<아 유 레디?> 미술감독 이민복
하루 세갑 피운다는 ‘도라지’ 담배 덕분에 그에게선 아련한 향기가 났다. 갈급한 몸짓으로 담배를 피워물고, 음료수를 연신 들이켜는, 조금 소란한 과정이 끝나자 이민복(33)의 길고 긴 얘기가 터져나온다. 어레인지 파일 3권에 빽빽히 들어찬 디자인 페이퍼들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아찔하다. 경탄, 경외 그런 거보단 연민, 동정에 가까운 심정이다(감독님껜 미안하지
200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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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 25시]
<서프라이즈> 음악감독 박정원
첫사랑의 느낌이 딱 이랬을 것이다!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노래한 <I am not a girl, not yet a woman>의 제목 그대로, 소녀와 여인 사이에서 묘한 떨림을 내는 ‘마리’의 목소리는 음악감독 박정원(40)의 귀와 가슴으로 예민하게 파고들었다. 50여명이 모여든 오디션장에서 열에 아홉이 R&B창법으로 박화요비, 휘트니 휴스턴, 머
2002-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