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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조선 시대, '금'보다 귀한 권력의 상징 '얼음'을 둘러싼 음모에 맞서 서빙고를 털기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시원한 작전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오는 8월 9일 개봉 예정.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차태현의 첫 사극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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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와 <신의 궤도>의 배명훈이 신작 <은닉>을 발표했다. 배명훈의 소설에서 자주 그랬듯, 이번에도 은경이라는 여주인공이 등장한다. 11년차 킬러 앞에. 비공식 국가 조직 소속인 공무원 킬러는 자신의 앞으로의 거취를 결정할 1년 말미의 휴가를 받는다. 휴가 중에 받은 지령은 이상하게도 연극 한편을 보고 소감을 이야기하라는, 살인 명령보다 더 수수께끼 같은 것. 그 연극 무대 위에서 주인공은 아름다울 정도로 정교하게 시체를 연기하는 은경을 본다.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SF 소설가로 알려진 배명훈이지만 SF라는 장르에 그를 가두는 것은 옳지 않다. 특히 이번 신작 <은닉>에서라면. 취향과 죽음과 삶과 정보의 사설을 더듬는 그의 상상력은 언제나처럼 힘이 세다. 듀나의 <제저벨>은 2011년에 출간된 소설집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에서 선보인 ‘링 커 우주’의 또 다른 변주다. 링커 바이러스에 의해 새로이 통합된 링
한국 작가들의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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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SF 명예의 전당3: 유니버스>와 <SF 명예의 전당4: 거기 누구냐?>로 시작해야 한다. 둘 다 벽돌처럼 무거운 양장본이고, 수록된 작품들이 고물 분위기를 풍기는 옛날 옛적 소설들이라는 건 나도 아는데, 그래도 이 시리즈에 속한 중·단편들 중 상당수는 초역이고, 이미 번역된 작품들 중 일부는 이제 다른 경로로 구하기 힘들다. 그리고 SF만 그런 건 아니지만, 장르는 고전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장르에 속한 대부분의 작품들은 이전 작품의 패러디거나 오마주일 수밖에 없으니까. 게다가 이 책들에는 SF영화 팬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중편이 각각 한편씩 수록되어 있다. 폴 앤더슨의 <조라고 불러다오>는 제임스 카메론이 <아바타>를 만들기 전에 참고 (또는 표절)한 게 분명한 작품이며 <아바타>의 중요한 덩어리들이 그대로 담겨 있다. 그리고 존 W. 캠벨의 <거기 누구냐?>는 우리나라에도 얼마 전에 리메이크/프리퀄이 나
<아바타>는 어디서부터 태동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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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일본 장르소설 출판계의 연대기가 작성된다면, 2012년은 이렇게 기억될 것이다. ‘마쓰모토 세이초, 한국 진출 원년의 해.’ 마쓰모토 세이초는 일본 스릴러·미스터리 소설의 입문자라면 반드시 넘어야 할 큰 산이다. 트릭과 반전 같은 기교에 의존하지 않고 오로지 현실과 맞닿은 범죄의 사회적 동기를 좇는, 이른바 ‘사회파 추리소설’의 토대를 세운 이가 바로 그다. ‘마쓰모토 세이초의 아이들’이라 불리는 작가들이 지금 한국 장르팬들을 열광케 하는 미야베 미유키, 히가시노 게이고, 모리무라 세이치 등이다. 마흔한살에 데뷔해 40여년간 1천여편의 저서를 ‘쏟아’냈고, 일본 평단으로 하여금 ‘세이초 이전, 세이초 이후’라는 수식어를 만들게 한 이 괴물 작가가 어떤 연유에서인지 한국에선 그의 ‘아이들’보다 뒤늦게 조명되는 감이 있다. <점과 선> <모래그릇> 같은 그의 대표작이 단발적으로 국내에 소개되었고 2009년부터는 미야베 미유키가 엮은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일본 사회파 추리소설의 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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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사찰 문제가 조용히 덮일 위기의 땅에서 <차일드 44>를 읽는다는 것은 스릴보다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1950년대 스탈 린 치하의 소비에트 연방은 범죄 없는 땅이다. 모든 사람이 감시 당하고, 가장 가까운 사람을 고발해야 충성심을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미심쩍은 죽음은 수시로 발생하지만 그것은 다 그럴 만한 일이거나 혹은 사고일 뿐. 국가안보부 MGB(비 밀경찰 KGB의 전신) 소속인 레오는 살해 의혹이 있는 부하의 아들이 죽은 사건을 깊게 파헤치는 대신 반역자로 낙인찍힌 인물을 끝까지 추적해서 잡아오는, 능력을 인정받은 요원이다. 어느날 그는 아내를 감시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차일드 44>는 악명 높은 우크라이나 대기근으로부터 시작해 52명의 여자와 아이를 살해한 구소련의 연쇄살인범을 모티브로 삼았다. 범죄를 부정하는 믿음을 앞장서 실천하던 주인공이 어떻게 체제에 반하는 연쇄살인 수사에 앞장서는가 하는 과정이 실제 범인의 정체만큼 소름돋
끝날 때까지 책을 덮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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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휴가철 독서로 E. M. 포스터의 <전망 좋은 방>을 권했더니 “전망 좋은 방에서 읽으면 좋겠네요”라는 말을 들었다.
글쎄, 전망 좋은 방에서는 전망을 즐기는 것만으로 충분히 좋을 것이다. 다만, 휴가철에 당신이 읽을 만한 책 목록을 필요로 한다면 (내 경험으로 미루어 짐작건대) 장시간의 기차나 비행기 여행을 무료하지 않게 해줄 ‘잘 읽히는’ 책, 휴가 중에 책 한두권을 시원하게 끝냈다는 만족감, 예기치 않게 쏟아지는 비를 긋기 위해 갑자기 수중에 떨어진 자투리 시간의 벗이 될 책들이 좋지 않을까. 그래서 준비했다. <씨네21>이 권하는 여름의 독서, 미스터리와 SF소설들(가능한 한 1년 이내에 출간된 신간들 중에 선정했다).
올여름 휴가 당신은 어떤 책을 챙기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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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두 개의 달'은 아침이 오지 않는 밤, 죽은 자들이 깨어나는 집을 배경으로 기억을 잃어버린 채 때어나게 된 세 남녀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
[영상인터뷰] ‘두 개의 달’ 박한별 김지석 박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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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가 악마라고?
<산타를 보내드립니다> Rare Exports: A Christmas Tale
얄마리 헬렌더 /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 2010년 / 80분 /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산타클로스를 공포의 대상으로 만든 영화들은 사실 그리 드물지 않다. 최근 개봉한 네덜란드영화 <세인트>나 2005년작 <산타즈 슬레이>를 한번 떠올려보라. <산타를 보내드립니다>가 다른 ‘산타 공포영화’들과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산타클로스의 본고장인 핀란드산 영화라는 사실일 거다. 일단의 미국인들이 핀란드와 러시아의 경계에 위치한 시골마을에서 뭔가를 발굴하는 중이다. 시골 소년 피에타리는 그들이 발굴하려는 대상이 오래전에 땅속에 묻힌 산타클로스이며, 신화 속의 산타클로스는 코카콜라 광고의 성인이 아니라 좀비 같은 엘프들을 이끌고 아이들을 고문하는 악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2010년 핀란드 최고 흥행작인 <산타를 보내드립니다>는 피와 고어
비명 지를 준비 되셨나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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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과 열광의 주간이 찾아왔다. 제1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7월19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발빠른 부천 마니아라면 이미 예매전쟁에 돌입했을 테지만 분명히 놓치고 지나친 영화가 있을 거다. <씨네21>이 꼼꼼하게 미리 챙겨보고 그중에서 25편의 강력 추천작을 건져냈다. 후회없는 선택을 위한 총력 가이드!
유려한 속도감의 카체이싱
<모터웨이> Motorway
소이청 / 홍콩, 중국 / 2012년 / 89분 / 부천 초이스
두기봉의 스타일로 카체이싱을 연출한다면? 두기봉사단의 수제자인 소이청의 <모터웨이>는 이 상상하기 힘든 화두를 극적으로 풀어낸다. 주인공은 경찰 교통과에 소속된 아상(여문락)이다. 그는 일반차량으로 위장한 경찰차를 운전하면서 과속 운전자와 차량으로 도주하는 범죄자들을 소탕하는 일을 하고 있다. 어느 날, 아상은 과속 운전자를 검거하는데, 그는 경찰서에 들어가 갇혀 있던 범죄자를 탈옥시킨다. <모터웨이>의 카체이싱이
비명 지를 준비 되셨나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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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잠을 설칠 정도로 뭔가에 사로잡힌 적이 있었나. 언젠가는 나이키 운동화가 너무나 갖고 싶었다. 언젠가는 정말로 전학을 가는 게 싫었다. 언젠가는 그 여자애가 말이라도 걸어주길 간절히 바랐다. 언젠가는 매일 저녁 ‘아빠’가 술을 그만 마시길 바랐다. 그런데 소원이란 이뤄질 수도, 실패할 수도 있는 것이다. 여자애가 활짝 웃으며 말을 걸었을 때엔 놀라 도망쳤다. 바람과는 상관없이 아버지는 매일 술을 마셨다.
아이들은 각자의 소원을 품고 두개의 신칸센이 교차하는 ‘기적의 장소’를 찾아간다. 화산 폭발마냥 시끄러운 순간에 아이들은 저마다의 엄청난 소원을 외친다. 그때 흐르는 음악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잘 알려진 쿠루리다. 이 소박하고 따뜻한 멜로디는 종종 지나간 시절의 한때를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좋다. 주제곡 <기적>의 “아무도 몰래 피어난 꽃, 내년에 또 만나자”라는 별거 없는 가사도 좋다. 아이들의 소원이 이뤄졌는지 어떤지는 모르겠다. 남의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너희들을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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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36계단을 온몸으로 굴러떨어진 저는 일주일 남은 임용고시도 치르지 못하고 꼬리뼈와 손목 골절로 두달간 병원에 입원해야 했고, 그동안 그 남자가 저를 치료해줬어요. 그 사람이 의사였거든요. 깁스를 풀던 날 청혼을 받았고요. 한달 뒤에 그 사람과 결혼해요.” 버스에 앉아 자신이 보낸 라디오 사연을 청취하며 신혼살림 리스트에서 전기압력밥솥 항목을 지우는 행복한 예비신부 길다란(이민정). 저 사연이 밥솥을 타게 된 이유는 나열된 사건 사이의 비어 있는 인과관계가 청취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일 것이다. 운명론이나 의사와 환자간의 불타는 로맨스를 떠올릴 수도, 누구는 조건 차이나는 결혼을 빈정거릴 수도 있겠지. 어쨌거나 꼬리뼈에 손목 골절이면 움직일 수조차 없었을 텐데…. 좋아하는 여자와 이런 짓 저런 짓도 해보지 않은 채 깁스 푸는 날 청혼하는 남자라니. 암만 다정해도 심란한 생각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사랑을 의심하면 결혼을 망칠까 겁먹었던 다란은 “내가 다란씨 인생 책임져
[유선주의 TVIEW] 속이 뭐가 됐든 공유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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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 앨런은 <미드나잇 인 파리>의 주인공 ‘길’을 빌려 자신이 사랑하는 황금시대가 ‘1920년대의 파리’라고 말한다. 영화를 보다 영화의 황금시대는 언제였을까, 생각해보았다. 유럽영화쪽에 비중을 두는 사람은 1920, 30년대의 어느 지점을 꼽을 테고, 할리우드영화를 우위에 둔다면 1930, 40년대의 어느 해를 기억할 것이다. 나는 딱히 어느 시기라고 주장하지 못하겠다. 부족한 내 눈에 1950년대 이전 작품은 모두 황금시대의 유산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신 언제쯤 그 시대가 막을 내렸는지는 알 것 같다. 1950년대 중반 즈음이 아닐까 싶다. 한 예로, 1954년 칸영화제에 초대받은 사람들의 리스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길이 따라간 파티의 주인공인) 장 콕토가 심사위원장이었고 아벨 강스, 에드워드 G. 로빈슨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가했다. 장편경쟁부문에서는 존 포드, 앨프리드 히치콕, 앙리 조르주 클루조, 자크 타티,
[이용철의 아주 사적인 클래식] 그리고 영화의 황금시대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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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잘린 미시마 유키오의 신체는 ‘아세팔’을 연상시킨다. ‘아세팔’은 ‘머리 없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아케팔로스’에서 유래한 것으로, 조르주 바타유가 결성한 비밀결사의 이름이자, 이 단체에서 발행한 잡지의 이름이기도 하다. 앙드레 마송이 만든 잡지의 표지에는 머리가 잘린 사내가 그려져 있다. 사내는 왼손에는 칼을, 오른손에는 심장을 든 채 서 있다. 사내의 배는 해부된 시체처럼 내장을 드러내 보인다.
아세팔, 무기물로 돌아가려는 죽음의 충동
마송의 그림은 다소 섬뜩한 방식으로 다빈치가 그린 <비트루비우스의 인간>을 반복하고 있다. <비트루비우스의 인간>은 완전한 도형(원과 정사각형) 안에 담긴 완벽한 인체비례로 르네상스의 인간적 이상을 표현한다. 방향은 뒤집혔지만 ‘아세팔’ 역시 바타유 그룹의 욕망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비트루비우스의 인간>이 신적 완성을 향해 상승하는 에로스의 충동을 대표한다면, ‘아세팔’은 죽어서 무기물로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에로티즘의 성(聖)과 속(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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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여행을 준비할 때 제일 먼저 아이팟 한가득 음악을 챙긴다. 라디오헤드도 있어야겠고,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도 빼놓을 수 없고, 벤 폴즈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 낯선 도시로의 여행이라면 재즈나 클래식을 들어야겠지, 라고 수선을 떨다가 결국엔 가요를 가장 많이 채워간다. 낯선 곳에서 오랜 시간 지내다보면 한국말이 그리워지지 않을까 싶어서 그러는 건데 (이보게, 자네 여행은 대부분 일주일 이내가 아니던가!) 가장 큰 문제는 여행 가서는 아이팟을 거의 꺼내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비행기에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다가 극심한 두통이 온 이후로는- 이게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건지는 모르겠다- 절대 하늘 위에서 음악을 듣지 않는다. 외국의 도시를 다닐 때에는 눈과 귀와 코를 모두 열어두어야 하기 때문에, 낯선 도시의 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아야 하기 때문에,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을 시간이 없다.
여행 중 아주 짧은 순간 음악을 듣게 된다. 마음에 드는 카페를 발견한 다음 여
[김중혁의 최신가요인가요] 다른 나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