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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 talk] 아버지를 넘어서

<항생제> 감독 브랜든 크로넨버그

길쭉한 청년이 스윽 들어온다. 이름은 브랜든 크로넨버그. 크로넨버그? 그 크로넨버그? 그렇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아들 맞다! 그는 24살이 되었을 무렵 문득 인생을 결정한다. 아버지처럼 영화감독이 되어야겠다고. “밴드도 하고 소설도 쓰고 일러스트도 하고 비주얼 아트도 하면서 지냈는데, 이렇게 분산하다보면 집중력이 떨어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가지에 집중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그래서 영화를 택한 거다.” 그렇게 장장 8년이나 걸려 이번 영화의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항생제>는 그러니까 대학을 다니던 그때 이미 구상된 작품이다.

“대학 시절에 독감에 심하게 걸린 적이 있는데 그때 열에 들떠서 꿈을 꿨다. 그때 소재를 얻었다”. 데뷔작 <항생제>에 대한 설명이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 아니랄까봐 영화 분위기도 아버지를 쏙 빼닮았다. “유명 인사들의 바이러스를 열혈 팬들에게 판매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나와 타인의 신체를 둘러싼 기묘한 병적 분위기가 영화 내내 흐른다.“유명인에게 집착하는 병적인 사람들이 있다. 가령 안젤리나 졸리가 아프면 자기도 같이 아프다거나 하는 사람들 말이다. 그런 문제에 관심이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농담 한번, 진담 한번이다. “적어도 과작의 감독으로 남지는 말자는 게 목표다. 왜냐하면 가진 돈이 금방 떨어질 것 같으니까 말이다.(웃음) 특별히 선호하는 장르는 없지만, 문화적 단면을 확대하고 인간의 경험에 대해 이해하게 되는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다.”이 청년감독이 아버지처럼 좋은 감독이 되는 날을 기다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