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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부모와 아이는 다르다
남민영(객원기자) 사진 전혜원 2012-10-08

<피노키오> 감독 엔조 달로

1883년, 이탈리아의 작가 콜로디가 발표한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이 엔조 달로 감독의 손에서 다시 탄생했다. 엔조 달로의 <피노키오> 속 피노키오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피노키오>의 주인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작품을 감상하는 포인트도 더욱 다양해졌다. 콜로디가 쓴 원작의 대사를 그대로 가져와 가장 원작과 가까운 피노키오를 만날 수 있다는 점,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만화가인 로렌조 마토티의 삽화, 올해 3월1일 별세한 이탈리아의 국민가수 루치오 달라의 음악이 엔조 달로의 <피노키오>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엔조 달로의 상상력이 더해져 <피노키오>는 원작보다 훨씬 다양한 함의를 갖는다. “그저 부모님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교훈보다는 제페토와 피노키오를 통해 부모와 아이의 관계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부모는 종종 자신과 아이를 동일시해 아이에게 자신의 뜻을 강요하지 않나. 그러나 부모와 아이는 분명 다르다. 나는 그것을 구별 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제페토와 피노키오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엔조 달로는 말한다.

3D 애니메이션이 부흥하고 있는 시점에 손으로 직접 그린 듯한 고전적인 스타일을 선보인 것도 색다르다. 그러나 여기엔 한 가지 비밀이 숨어있다. 엔조 달로는 “옛 방식을 따라 만든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우리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통해 마치 피노키오의 얼굴에 펜 선이 살아있는 것처럼 표현한 것이다”라고 설명을 덧붙인다. 제페토가 사려 깊은 마음으로 피노키오를 만들었던 것처럼 엔조 달로 역시 그의 손으로 세심하게 <피노키오>를 만들어냈음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