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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지금껏 보지 못한 그녀

<터치> 배우 김지영

<터치>의 시나리오를 처음 받은 그날, 배우 김지영은 식욕을 잃었다. “<터치>의 수원은 아이를 보호할 방법도 힘도 없는 엄마다. 나는 아이와 먹고 놀며 즐겁게 지내던 때였는데, 시나리오를 읽고 나니 나조차 잠도 못 잘 것 같은 느낌이었다.” 생계를 위해 간병인으로 일하는 아내이자 엄마인 수원은 어느 날, 성추행을 당한 딸 앞에서 절망한다. 그런 그녀가 딜레마에 놓인다. 딸을 성추행한 소년의 엄마는 죽어가고 있는 상황, 영화는 수원에게 그녀를 살릴 것인지, 말 것인지를 묻는다. 김지영이 연기해온 여자들과 수원이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연기했던 많은 엄마들과 달리 수원은 “실제 현실의 고통과 위태로움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여자다. “배우로서는 열정과 흥분의 도가니였다. 욕심도 났고, 잘할 수 있을 것도 같았고. 하지만 인간으로서는 두려웠다. 그때 (유)준상오빠가 그러더라. 받아들이라고. 이건 너의 몫이라고.” 김지영은 <터치> 속에서 그동안 보여줄 기회가 없었던 표정들을 드러낸다. 과거 그녀가 연기한 여자들이 거친 삶에서 비롯된 피곤함을 드러냈다면, 수원에게는 예민함과 불안감이 엿보인다. 약 13회차의 촬영 기간 동안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렬했고, 촬영이 끝난 후 그때의 기억은 연기처럼 사라졌다. “정말 미친 듯이 한 호흡으로 달렸던 시간이었다. 덕분에 앞으로는 내가 가진 여러 가지 근성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 <전원일기>의 복길이는 어디까지나 과거다. 때마침 요즘 그녀에게는 “따뜻한 감성의 작품이 주로 들어왔던 과거와 달리, 파격적이고 강렬한 에너지를 가진 시나리오들이 제법 들어오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