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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을 앞둔 배우 지망생 짱구(정우)는 친한 동생 깡냉이(조범규)와 함께 서울로 상경했다. 백번 가까이 오디션에서 낙방했어도 그의 꿈은 흔들리지 않는다. 짱구는 부산 친구 장재(신승호)와 함께 간 나이트클럽에서 이상형 민희(정수정)를 만난다. 둘은 연인으로 발전하지만 짱구는 이따금 연락이 끊기는 민희가 자신을 떠날까 불안하다. <짱구>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 상영작으로 <바람>의 스핀오프 격인 영화다. 정우는 <그 겨울, 나는>의 오성호 감독과 공동 연출을 맡았고 각본, 주연, 제작에도 참여했다. <바람>처럼 정우의 자전적 서사를 그려내나 완성도는 미흡하다. 갈피를 못 잡고 늘어지는 서사와 시대착오적 감수성과 연출, 고민 없이 쓴 온갖 클리셰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리뷰] <짱구>를 말렸는가, 못 말렸는가, <짱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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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아와 아무로가 공멸한 네오지온 2차 항쟁으로부터 12년 뒤. 테러 조직 마프티의 리더 하사웨이 노아(오노 겐쇼)는 부패한 지구 고위층이 모이는 애들레이드 회의장을 급습하려 한다. 마프티를 소탕하는 부대 키르케의 지휘관인 케네스 슬랙(스와베 준이치)과 파일럿 레인 에임(사이토 소마)은 이에 맞서 기만 작전을 펼친다. 노아는 아무로와 샤아, 첫사랑 퀘사의 환영에 시달리면서도 전투에 임한다. 그 한가운데에는 신비한 능력이 있는 소녀 기기 안달루시아(우에다 레이나)가 있다. 도미노 요시유키가 1985년에 쓴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시리즈의 2편이다. 일인칭시점과 3D CG 모델링을 활용한 액션 연출, 드라마틱한 명암대비와 도미노 요시유키 특유의 반테러리즘 사상이 인상적이다.
[리뷰] 토미노의 가장 어두운 세계관을 감당하는 연출, 홀릴 수밖에 없는 기기 안달루시아의 매력, <기동전사 건담: 섬광의 하사웨이 키르케의 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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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쓸 수 있는 방 있나요?” PCB 공장에 입사한 지원(이연)이 담당자에게 가장 처음으로 건넨 질문이다. 지원은 과거 친구로부터 배신당한 기억 때문에 다른 사람을 믿지 않는다. 일면식 없는 지원자들과 대기실에 있을 때조차 기둥 옆 구석에 혼자 덩그러니 있다. 지원은 자신을 제외한 모든 곳에 선을 둔다. 그리고 그 선을 가뿐히 뛰어넘는 게 주희(권소현)다. 다른 사람을 살뜰히 생기고 다정한 얼굴로 말하는 그는 지금까지 지원이 못해본 경험을 하게 해준다. 그리고 지원과 함께 공동 조장이 된 한별(박한솔)까지. ‘ 탱고엔 반드시 두 사람이 필요하다’(It takes two to Tango)라는 오래된 말처럼 <새벽의 Tango>는 지원, 주희, 한별 세 사람의 모나고 둥근 관계를 그려간다. 삶이 어긋날 때마다 그것을 즐거움으로 변주하는 탱고의 메시지로 따뜻한 위로를 준다.
[리뷰] It takes two to tango, 탱고엔 ‘우리’가 필요해, <새벽의 Ta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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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아마추어 선수들의 격전지였던 야구장이 새 중학교 부지로 선정된다. 철거를 앞두고 열린 최후의 시합. 양팀은 끝을 의식하되 늘 그래왔듯 창의적으로 황당한 플레이를 이어간다. 싱거운 농담 사이로 삶의 비밀스러운 잠언들도 고개를 내민다. 그중 하나가 원제인 ‘이퍼스’(eephus)와 관련된다. 위력은 없지만 타자를 당황스럽게 하는 것으로 목적을 다하는 느린 공처럼, <마지막 야구 경기>는 삼삼한 풍미를 자랑한다. 생중계를 보는 듯한 전개, 스리슬쩍 뭉개지는 위기, 중장년의 회한이 밴 결말이 긴 하루에 녹아 있다. 한 장소의 소멸과 남성 무리의 황혼이 맞물리는 동안 그라운드 안팎의 이웃들까지 살갑게 품는 이 영화에는 지난 2월 작고한 프레더릭 와이즈먼 감독이 라디오 속 목소리로 찬조 출연하기도 했다. 제77회 칸영화제 감독주간 초청작.
[리뷰] 한 장소의 소멸과 동지들의 황혼이 겹칠 때, <마지막 야구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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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특파원인 찰리 캐넌(잭 레이너)의 딸 케이티(나탈리 그레이스)는 의문의 여성에게 납치당한다. 실종 수사가 무마되고 어머니 라리사(라이아 코스타)는 죄책감에 사로잡힌다. 그로부터 8년 뒤 케이티가 비행기 추락 사고 현장에 있던 관에서 붕대에 봉인된 채 발견된다. 케이티가 돌아온 날부터 집 안에 으스스한 일이 생긴다. 어느 날 찰리는 케이티를 감싼 붕대에서 패턴을 발견한 후 8년 전의 미스터리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이집트의 형사 자키(메이 칼라마위)도 함께 범인을 수색한다. <리 크로닌의 미이라>는 제임스 완과 블룸하우스가 공동 제작하고 <이블 데드 라이즈>의 리 크로닌이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 완성도는 훌륭하다. <엑소시스트> <샤이닝> 등 고전 호러를 독창적으로 계승한다. 폐쇄된 공간 활용과 광각렌즈로 폐소공포증을 유발하는 촬영에서 스탠리 큐브릭의 영향이 감지된다. 엑소시즘의 틀 안에서 코즈믹 호러, 밀실 호러, 고어와 파운드 푸티지
[리뷰] 왜 미라인지 모르겠지만 <샤이닝> <엑소시스트>부터 코즈믹 호러까지 장인의 차력쇼는 압권, <리 크로닌의 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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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의 후키(스즈키 유이)는 늘 죽음을 머리에 이고 살아간다. 말기암 환자인 아빠 케이지(릴리 프랭키)에게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는 후키에게도 스며들어, 작문 시간엔 꿈에서 본 자신의 장례식 풍경에 대해 쓰게 된다. 당연히 이는 선생님의 걱정을 산다. 지난달에 후키가 쓴 글의 제목은 ‘고아가 돼보고 싶다’이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11살에 이런 글을 쓰는 건 흔치 않다”라고 조심스레 말하지만, 엄마 우타코(이시다 히카리)는 딸에게 스며든 우울감을 알아차리기보다 ‘할 일 없는 선생’이라 여긴다. 그도 그럴 것이 우타코는 남편을 간병하는 동시에 어린 딸을 먹이고 재우는 일을 홀로 맡아야 하고, 남편으로 인해 발생하는 돌발상황으로 직장 상사에게 폐를 끼치고 있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터에서 자신의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고 여긴다. 그러므로 고아가 돼보고 싶다는 글을 쓸 만큼 독립적이고 씩씩해 보이는 딸은 그의 우선순위에서 얼마간 벗어나 있다.
아빠가 병으로 스러져가고 엄마가 일상의 무게
[리뷰] 모두 여상하지만 불행한 나날을 보내고 있음을, <르누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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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대가 넘는 카메라가 한 사람의 인생을 생중계한다. <트루먼 쇼>는 제목 자체가 하나의 고유명사로 통용될 만큼 오늘날 미디어 사회를 관통하는 상징적인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미디어가 개인의 삶을 볼거리로 전락시킬 것이라는 영화의 예언은 적중했고, 뉴미디어가 범람하는 2026년의 현실은 그 너머를 향한다. 인플루언서와 브이로그 문화는 일상의 모든 순간이 쇼 비즈니스로 전유되어 공사(公私)의 구분이 무색해진 현대의 풍경을 대변한다. 돌발 행동으로 ‘완벽한 세계’에 균열을 내던 트루먼(짐 캐리)과 달리, 이제 우리는 진실을 알면서도 기꺼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 앞에 내비치는 지경에 이르렀다. 30년의 세월을 관통하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면, 스크린 너머에서 모든 것을 상품으로 전시하며 쉼 없이 돌아가는 자본의 컨베이어벨트다. 자유의지와 관객성 등 수많은 가지로 뻗어나갈 수 있는 걸작이지만, 그 어떤 담론으로도 납작하게 만들 수 없는 숭고한 인간 승리와 로맨스를 품고
[리뷰] 재개봉 영화 <트루먼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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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이치 사카모토의 30대는 누군가에겐 지극히 낯설 것이다. 그가 속했던 전자음악그룹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와 그가 작곡한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의 O.S.T 가 유명세를 타면서 류이치 사카모토는 일찍이 스타의 길을 걸었다. 세간의 관심을 즐기며 화려한 시기를 보냈지만 음악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번 다큐멘터리에서는 그의 네 번째 솔로 앨범 《음악도감》 작업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1984년, 버블 경제 직전의 활기찬 도쿄에서 류이치 사카모토는 예상 밖의 에러, 노이즈를 탐구해 곡의 재료로 삼는 노력을 기울인다. 가진 재능을 아낌없이 펼친 류이치 사카모토와 그를 향한 감독의 애정이 담겼다. 영화의 오리지널 16mm필름이 뒤늦게 발견돼 4K 버전으로 리마스터링됐으며 올해 일본과 한국에서 정식 개봉했다.
[리뷰] 가능성으로 충만했던 80년대의 도쿄, 30대의 류이치 사카모토, <류이치 사카모토: 도쿄 멜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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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양조장 집 딸 다슬(김승윤)은 아빠(박명훈)의 막걸리에 들어가는 누룩이 특별하다고 믿는다. 어느 날 그 맛이 변하자 누룩이 사라졌음을 직감하고 그것을 찾아 나선다. 아빠와 오빠 다현(송지혁)은 그런 다슬을 이해하지 못하고, 다슬의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기자(이형주)까지 취재를 온다. 온 마을이 다슬을 예의 주시하지만 다슬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장동윤 배우의 첫 장편 연출작 <누룩>은 시선에 대해 말한다. 남들에겐 별것 아닌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에게 사람들은 쉽게 이상하다는 낙인을 찍는다. 영화는 다슬의 주변 인물들을 통해 잘못된 것은 대상이 아니라 그것을 섣부르게 단정하는 시선임을 드러낸다. 기자 캐릭터를 투입해 추적의 구조를 만들고, 막걸리를 좇는 또 다른 집단인 부랑자들을 등장시켜 관념적으로 흐를 수 있는 다슬의 여정을 보완한다.
[리뷰] 대상이 아닌, 시선을 향한 질문, <누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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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개봉했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제작기 다큐멘터리다. 한편 미야자키 하야오가 생과 사의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일대기이기도 하다. 평생의 친우이자 적수였던 다카하다 이사오(<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추억은 방울방울>)가 작고한 뒤 미야자키 하야오는 죽음에 분노하고, 그 분노를 창작과 생에 대한 집념으로 바꿔낸다. 3598일, 2013년 9월 기자회견에서 은퇴를 선언한 이후 2023년 7월 개봉까지 그는 어떻게든 “뇌의 뚜껑을 열어야 한다”라며 작업에 매달린다. 다큐멘터리 곳곳에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 클립이 적절히 배치되어 그의 심정과 성질을 대변한다. 요컨대 작중 스즈키 도시오 프로듀서의 말처럼 “영화가 진짜이며 현실을 허구”로 대하는 거장의 삶이 한눈에 들어오는 작품이다.
[리뷰] 우는 소리 하지 말고 너의 시간대로 돌아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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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 마르부르크대학교 최초의 여성 입학생 그레테(루나 베들러)는 식물학과에 발을 들이지만, 교수와 동료 남학생들의 조직적 배제에 직면한다. 1972년, 반문화의 열기 속에서 내성적인 남학생 한네스(엔조 브룸)는 기숙사 이웃 여학생이 키우는 제라늄을 돌봐달라는 부탁을 받으면서, 식물에 대한 관찰이 감각적 각성과 인간적 유대로 확장되는 경험을 한다. 2020년, 홍콩 출신의 신경과학자 토니 웡(양조위)은 영아의 인지발달을 연구하기 위해 마르부르크에 도착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텅 빈 캠퍼스에 고립된다. 세개의 시간대, 세명의 인물 곁을 통과하는 존재는 1832년에 심어져 한자리를 지켜온 은행나무다. 겸손의 미학이자 과학적 경이의 영화가 요구하는 것은 관객 역시 식물의 시간성에 자신을 맞추는 것, 즉 느림의 리듬에 기꺼이 들어가는 것이다.
[리뷰] 인간과 비인간 세계의 간극을 겸허하고도 경이롭게 탐구한다, <침묵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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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시스(밥 오든커크)는 갑자기 사망한 보안관을 대신하기 위해 미네소타주 ‘노멀’로 향한다. 그는 아무 일 없이 잠시 머물다 떠날 참이다.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친절한 경관, 자물쇠로 단단히 무언가를 숨겨둔 상인, 경찰 무전기를 도청하는 노파 등을 볼 때 율리시스의 바람은 위태롭기만 하다. 무엇보다 거기에 야쿠자도 있다는 사실이 문제다. 은행 강도 현장에서 율리시스가 야쿠자와 만나고 주민들이 표변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베터 콜 사울>의 사울 굿맨으로 친숙한 밥 오든커크가 <노바디> 시리즈로 획득한 액션배우 이미지를 이어간다. 결론부터 말하면 <노바디 2>보단 낫지만 <노바디>에는 미치지 못한다. 고쿠도, 포크 호러, 웨스턴이 뒤섞인 B급 면모는 흥미롭지만 러닝타임이 가장 마음에 든다.
[리뷰] <노바디>에서 멈췄어야 했다, <노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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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적신월사로 걸려온 한통의 전화. 이스라엘군의 총격 속에서 목숨을 부지한 6살 소녀 힌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직원들은 가능한 모든 대응을 모색하지만, 이스라엘의 오랜 점령과 통제는 구조대의 현장 진입을 가로막는다. <힌드의 목소리>는 하나의 구조 요청을 둘러싼 오피스 드라마이며, 여기서 사무실은 매 순간 윤리적, 철학적 결단을 요구하는 전장이 된다. 프로토콜에 따라 상부의 ‘조정’을 기다릴 것인가, 규정을 넘어 즉각적인 행동에 나설 것인가. 아이를 구하기 위한 방도를 두고 어른들이 벌이는 토론은 팔레스타인 해방을 둘러싼 전략과 그에 수반되는 딜레마를 환기하기도 한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힌드의 구조 요청이라는 단일한 사건을 보다 넓은 역사적 지평 위에 위치시킨다.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리뷰] 팔레스타인에 대한 사유 요청의 시간, <힌드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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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은 공연 실황을 만들 생각이 없었다. 조지 해리슨 공연 실황의 감독 솔 스위머가 프레디 머큐리에게 3층 높이의 아이맥스 스크린을 보여주면서 설득하기 전까지는. 1981년 몬트리올에서 이틀간 열린 퀸의 콘서트를 담은 <퀸 락 몬트리올>이 15년 만에 돌아왔다. 2024년 4K 화질로 리마스터링한 판본이다. 1.33:1 화면비로 촬영한 원본을 대형 아이맥스에 최적화된 1.43:1 화면비로 가공했으며 음향을 전보다 생생하게 복원했다. 퀸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라이브로 총 28곡이 연주된다. 프레디 머큐리의 관능적 퍼포먼스와 보컬, 로저 테일러의 원시적 드럼 등 각 멤버의 장점이 어우러져서 생기는 시너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35mm 더블 애너모픽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는 화려한 무대 곳곳을 누비며 현장감을 증폭한다.
[리뷰] 마침내라는 수식이 가장 잘어울리는 IMAX 개봉. 프레디의 야망에 온 몸이 흔들린다, <퀸 락 몬트리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