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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왕정이던 부탄왕국은 2006년 국왕에 의해 자발적인 민주화를 맞이한다. 정부는 손수 지도자를 뽑아본 적 없던 국민을 위해 투표 방법을 교육하는 모의 선거를 기획한다. 평화롭던 우라 마을도 모의 선거로 인해 한바탕 소을 겪는다. 한편 마을의 큰어른인 라마승은 제자 타시(탄딘 왕추크)에게 선거가 있을 보름달이 뜨는 날까지 총 두 자루를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총을 든 스님>은 <교실 안의 야크>로 부탄영화의 매력을 보여준 파우 초이닝 도르지 감독의 신작이다. 세계 최연소 민주주의국가라는 외신의 평가처럼 이제 막 민주화에 적응해야 하는 국민의 소박한 적응기를 그려냈다. 총과 선거, 두 단어의 조합이 주는 서늘한 긴장감도 서툴고 순수한 부탄 사회에선 하나의 해프닝처럼 흘러간다. 순수한 시선에서 제기된 민주주의의 근본적인 질문을 결코 무지함으로 여기지 않는 영화의 태도가 미덥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큰 호응을 이끌었다.
[리뷰] 무지하지 않은 순수, 작금의 시국에 필요한 선의, <총을 든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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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함께 그림을 그려온 은우(도준영)와 태이(동하)는 지금도 작업실을 공유하는 사이다. 하지만 미술계의 주목을 받는 은우에 비해 지지부진한 작업으로 태이는 초조함을 느낀다. 어느 날 태이의 연인 유진(김수민)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태이는 유진의 동생 유림(허지원)과 진실을 밝히기로 결심한다. 사건에 다가설수록 태이는 익숙했던 현실이 자꾸만 낯설게 느껴진다. 이현지 감독의 <코넬의 상자>는 애인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심리 스릴러다. 영화의 제목인 <코넬의 상자>는 아방가르드 조각가 조셉 코넬의 대표작인 상자 연작을 의미한다. 그러나 일상의 편린을 초현실적 콜라주로 승화시킨 조셉 코넬의 명성과는 달리 영화가 빚어낸 결과물은 엉성하기만 하다. 상투적이고 직선적인 서사는 서스펜스를 직조하는 데 실패하고, 꿈과 현실을 교차하려는 시도마저 투박한 연결점으로 무위에 그친다.
[리뷰] 굳이 열어보고 싶지 않은 판도라의 상자, <코넬의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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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을 다쳐 소리를 낼 수 없게 된 아오이(야마다 료스케)는 삶을 기대 없이 살아가기로 한다. 청소부로 일하는 대학에서 평소처럼 옥상 작업을 하던 어느 날, 투신하려는 여자를 구하면서 삶에 생기가 찾아온다. 여자의 이름은 미카(하마베 미나미). 유망한 피아니스트로 주목받았으나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고 방황 중인 피아노과 학생이다. 다시 살 마음을 먹은 미카는 연주 연습을 결심하고 폐강당을 찾지만 잠긴 문에 돌아서고 만다. 그 모습을 목격한 아오이가 강당 문을 열어주면서 둘은 친구 비슷한 사이가 된다. <사일런트 러브>는 조심스러운 두 주인공을 닮은 영화다. 깊은 상처로 곁을 주지 않던 남녀가 결이 맞는 서로에게는 마음을 열고 가까워지는 과정을 응원하는 시선으로 담아낸다. 히사이시 조의 섬세한 음악이 인물들의 심리를 충분히 표현한다. 피아니스트란 목표를 지켜나가는 미카 캐릭터와 공들여 찍은 그의 연주 장면이 인상적이다.
[리뷰] 대사의 역할을 대신하는 히사이시 조의 섬세한 음악, <사일런트 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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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죽음 이후 엔초 페라리(애덤 드라이버)와 라우라 페라리(페넬로페 크루스) 부부 사이에는 어쩔 수 없는 균열이 생긴다. 엔초 페라리가 이끄는 페라리사는 레이싱 경기에 너무 많은 비용을 지출해 파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 1957년 여름, 엔초 페라리는 서킷이 아닌 일반 도로에서 열리는 1천 마일 레이스 ‘밀레 밀리아’에서 최고의 레이싱카를 선보여 자신과 페라리를 증명하겠다는 야망을 불태운다. 실제 있었던 비극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엔초 페라리의 전기영화인 만큼 <러시: 더 라이벌> <포드 V 페라리> 등 레이싱영화가 추구했던 질주의 쾌감은 거세돼 있다. 대신 오만한 남성들의 속도와 승리를 향한 욕망 이면에 도사리는 죽음의 유령이 <페라리>를 지배하는 정서가 된다. <히트> <콜래트럴> <인사이더> <마이애미 바이스>를 만든 거장 마이클 만 감독의 신작으로, 제8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처음 공개됐
[리뷰] 질주와 성취의 욕망은 죽음과 얼마나 닮았나, <페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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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도쿄 상공에 미지의 초거대 우주선 ‘모함’이 나타난다. 자연스레 인류 멸망을 점칠 수밖에 없는 듯했지만, 이게 웬걸, 생각보다 인류는 강했다. 지구의 군사력은 모함에서 출격하는 소·중형 우주선과 외계의 침략자들을 사냥하다시피 한다. 모함의 등장 이후 3년, 모함 아래에서 사는 주인공 카도데(이쿠타 리라)와 오우란(아노)은 심심함에 신물이 난 독특한 고등학생들이다. 인류와 외계인의 불안한 공존 속에서 두 주인공이 일상 학원물과도 같은 잔잔한 이야기를 그려낼 무렵, 인류와 외계인 사이의 기괴한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잘 자, 푼푼>등으로 근래 일본 만화계에서 컬트적 인기를 끄는 아사노 이니오의 원전에 현재 일본 문화계의 최고 스타인 아노, 요아소비의 이쿠타 리라가 목소리 연기 및 O.S.T로 합세했다. 어두운 인류의 심연을 청춘물의 양태에 맞춰 아이러니하게 끄집어낸 작품으로 올해 안 후속작이 공개될 예정이다.
[리뷰] 원작보단 순화, 그럼에도 기괴하기 짝이 없는 우리 세계,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 파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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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조각가 리지(미셸 윌리엄스)는 주변인들의 기대 속에 한창 새로운 전시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어쩐지 이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전시회 초대장 대신 스팸메일이 왔다며 핀잔을 주는 아버지의 전화부터 자꾸만 삐거덕거리는 온수 고장, 속을 긁어놓는 동료 예술가의 뾰족한 말까지. 이 와중에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형제 션(존 마가로)의 상태를 살피는 것도 리지의 몫이다. <쇼잉 업>은 일상 곳곳에 놓인 사소한 불안과 걱정을 상대적으로 선택할 게 많지 않은 젊은 예술가의 입장에서, 어쩌다 무수한 기대를 떠안은 여성의 입장에서 명확하게 그려낸다. 그렇다고 영화가 자기연민에 빠지거나 불행 전시를 즐기는 것은 아니다. 리지는 라이카트 감독 특유의 온화한 시선으로부터 탄력받아 사랑과 끈기 가득한 손끝으로 빚어진 조각품처럼 자유를 찾아나간다. 자기만의 방을, 세계를, 전시회를 구축해내는 데 성공한 여자의 뒷모습이 가벼워 보이는 건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리뷰] 아무도 진입할 수 없는, 자기만의 방에서 태어난 온전한 예술가, <쇼잉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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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일하는 영진(안은수)은 습관처럼 지각을 일삼는다. 전과가 있는 데다 매일 같은 옷을 입고 출근하고 근태까지 좋지 않은 그에 관한 평가가 좋을 리 없다. 영진의 관리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사 진현(윤혁진)이 상사의 독촉에 못 이겨 결국 그를 찾아 나서기에 이른다. 어느 날, 진현은 출근하던 중 다리 밑에서 갑자기 등장한 영진과 마주친다. 알고 보니 영진은 이사한 아버지의 집에 머물 방이 없어 다리 밑에서 홀로 노숙을 하고 있었다. 사정을 외면할 수 없어 진현은 영진을 자신의 집에 데려온다. 기본적인 의식주를 공유하면서 진현과 영진은 복지관에선 알 수 없었던 서로의 면모에 관해 파악한다. 자신의 상황을 상세히 밝히는 진현에 비해 영진은 입을 잘 열지 않지만, 대신 중고로 구한 캠코더를 들고 다니며 주변의 일상을 세세히 기록한다. 한편 진현에겐 영진 외에도 복지관에서 신경 써야 할 존재가 하나 더 있다. 종종 진현을 찾아와 복지 혜택을 요구하는 순례(나호숙)다. 순
[리뷰] 자신과 관계에 대한 깊은 인물들의 탐구, <부모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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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파시스트 대통령의 폭정으로 인해 여러 진영으로 분열된 미국이 내전에 돌입한 근미래를 가정하는 사고실험이다. 텍사스주와 캘리포니아주는 서부군으로 연합해 연방군에 맞서고, 비겁한 대통령은 연방군의 폭격을 응원하며 백악관에 숨는다. 종군기자 리(커스틴 던스트)는 동료 조엘(와그너 모라), 새미(스티븐 매킨리 헨더슨)와 사활을 걸고 대통령에게 내전의 책임을 묻는 인터뷰를 진행하려 한다. 그 여정에 종군기자를 꿈꾸는 제시(케일리 스페이니)가 끼게 된다. 넷은 백악관으로 가는 동안 전장의 끔찍함을 연달아 마주한다. <시빌 워: 분열의 시대>는 제작사 A24에서 보기 드문 블록버스터영화다. 전쟁영화로 보이지만 로드무비의 문법을 빌린 반전영화이자 정치 우화에 가깝다. 감독은 영화 속 일상화된 내전을 아이러니와 부조리가 가득한 상황극처럼 연출한다. 여러 영화로 폭력과 남성성을 탐구한 앨릭스 갈런드가 연출했다.
[리뷰] 전쟁을 미화하면서도 정지하는 셔터의 힘, 그 윤리적 모순을 감당하다, <시빌 워: 분열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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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국산 장수 아동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가 새로운 모험을 떠난다. 이번 행선지는 바닷속이다. 거대한 고래 괴물 시터스로부터 바다를 지키는 레드헌터스의 머록 대장(한신)을 동경하던 뽀로로와 친구들은 헌터 빌리지로 여행을 떠난다. 때마침 레드헌터스는 시터스와 최후의 일전을 준비 중이다. 뽀로로와 친구들은 머록을 따라 무턱대고 바다로 향하지만 에디(함수정)의 잠수함은 시터스에게 통째로 삼켜진다. 간신히 탈출한 뽀로로(이선)와 크롱(이미자)은 시터스의 조력자 마린(김서영)과 대치하며 레드헌터스에 도움을 요청한다. <뽀로로 극장판 바닷속 대모험>은 불법 포경, 해양 쓰레기 등 21세기에 대두되는 해양 환경문제를 흥미진진한 모험 속에 능숙하게 녹여낸다. 무거운 생태주의적 소재를 다루지만 오랜 노하우를 지닌 시리즈답게 재치 넘치는 액션으로 아이들의 집중을 끌어내는 데 성공한다.
[리뷰] 지구의 건강한 미래는 곧 아이들의 현재이기도 하다, <뽀로로 극장판 바닷속 대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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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게 중차대한 위협이었던 비밀 병기 섀도우(키아누 리브스)는 50년간 프리즌 아일랜드에 잠든 채 수감된다. 어느 날 의문의 세력이 자행한 해킹으로 눈을 뜬 섀도우는 순식간에 모든 병력을 무력화하고 도쿄로 향한다. 한편 너클즈(이드리스 엘바)와 테일즈(콜린 오쇼너시)를 가족으로 맞이한 소닉(벤 슈워츠)과 와코우스키 부부는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평화도 잠시, 섀도우의 등장으로 세계 수호 통합 부대는 긴급히 팀 소닉을 소집해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수적 우위에도 섀도우의 월등한 능력에 소닉과 친구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그 과정에서 섀도우의 탈출에 제럴드 박사(짐 캐리)의 지구 절멸 계획이 연루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모범적인 게임 실사화 프랜차이즈의 대표주자인 <수퍼 소닉> 시리즈가 드디어 필살기를 꺼내들었다. 팬들이 가장 열광하는 캐릭터이자 소닉의 안티테제인 섀도우를 전면에 내세웠다. 테일즈와 너클즈의 등장으로 근접 타격과 공중전을 더해 액션의 부피를
[리뷰] 필살기를 꺼내고 자율주행 모드로 순항 중인 시리즈, <수퍼 소닉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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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말. 모두가 아는 대로 대한민국에 외환위기가 닥친다. 파산한 근태(김종수)는 가족을 이끌고 콜롬비아의 보고타로 향한다. 근태는 10대 아들 국희(송중기)에게 끊임없이 주지시킨다. 콜롬비아는 아메리칸드림으로 향하기 직전의 톨게이트고, 자기만 믿으면 가족 모두 미국에 갈 수 있다고. 하지만 국희가 보기에 가족의 미국 진출 가능성은 대한민국과 콜롬비아만큼 멀고, 자리를 잡는 대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마음뿐이다. 근태는 함께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전우 박 병장(권해효)을 찾는다. 보고타에서 의류 소매업으로 자리를 잡은 박 병장 눈에는 근태보다 근성 있는 국희가 훨씬 미덥다. 국희는 박 병장이 돈을 벌 수 있었던 비결인 의류 밀수를 돕는다. 콜롬비아 세관에 밀수 현장을 발각당해 감옥 신세를 질 뻔한 상황에도 국희는 악착같이 박 병장의 물건을 지켜내고, 국희의 소문은 한인 상인회의 또 다른 큰손인 통관 브로커 수영(이희준)의 귀에도 들어간다. 박 병장과 수영은 매일 국희가 얼마나 자기
[리뷰] 다른 길을 걷고자 하는 야심만은 분명하고,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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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교섭권은 부부가 이혼한 후에도 양육권 없는 부모와 친자가 만날 수 있는 권리다. 미성년 자녀의 정서 안정을 위해 보장되어야 하나 이 권리가 제대로 이행되기 위한 법적 장치는 아직 미흡하다. 이주아 감독의 데뷔작 <면접교섭>은 법적 사각지대에 있는 두 남성 김재훈과 배문상의 사연을 통해 면접교섭권 문제를 다룬다. 김재훈은 여성이 이혼 후 300일 안에 임신할 때 그 아이가 전남편의 아이로 추정되는 친생추정 원칙의 피해자이며 배문상은 양육자가 친자를 정신적으로 조종해 비양육자의 면접교섭권을 빼앗는 부모 따돌림의 피해자다. 영화는 면접교섭권을 둘러싼 복잡한 문제를 효율적으로 압축한다. 법적 분쟁을 이어가는 두 피해자의 에피소드를 담아내되 신파를 최대한 덜어낸 담백한 연출도 인상적이다. 다만 법적 해결 자체에 집중해 면접교섭권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문화적인 맥락을 더욱 깊숙이 건드리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리뷰] 온화함에서 한 걸음만 더 나아갔더라면, <면접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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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록 니코(옹성우)는 아버지를 따라서 산타의 썰매를 끄는 산타 비행단의 일원이 되기로 한다. 입단식을 가지려는 순간, 검은 순록 스텔라(김지은)가 날아와 도전장을 내민다. 두 차례의 시합을 치른 둘은 다음날 마지막 승부를 겨루기로 한다. 니코는 스텔라와 친해지려는 순진한 마음에 산타의 썰매를 보여준다. 다음날 썰매가 사라지고 크리스마스가 취소될 위기에 처한다. <니코: 오로라 원정대의 모험>은 2008년부터 제작된 아동용 크리스마스 애니메이션 <니코> 시리즈의 3편으로 크리스마스영화로 완성도가 빼어나다. 두 순록의 성장을 그린 플롯은 군더더기가 없으며 크리스마스영화 특유의 종교적 색채를 덜고 용서와 성숙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담백하게 전달하는 화법도 인상적이다. 수준급의 캐릭터디자인과 더빙, 비행전을 보는 듯한 썰매 추격전의 긴장과 스펙터클은 어린이 관객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리뷰] 5살 나에게 선물하고 싶은 다정하고 지혜로운 성탄절 동화, <니코: 오로라 원정대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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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엘리자베스(레나테 레인스베)는 아들 아르망의 담임 교사인 순나(테아 람브렉트스 바울렌)로부터 이유 모를 연락을 받고 학교로 향한다. 학교에 간 엘리자베스는 자초지종을 일방적으로 전해 듣는다. 아르망이 급우 욘에게 불미스러운 일을 가했고 이를 좌시할 수 없는 욘의 부모 새라(엘렌 도리트 페테르센)와 앤더스(엔드레 헬레스트베이트)가 문제를 공론화한 것이다. 엘리자베스는 아들에게 드리운 추문을 확신하는 상대 부모와 학교측에 분노하고, 상대 부모는 당연한 조처라며 엘리자베스를 몰아붙인다.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는 극접 촬영, 통제된 조명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폐소적 환경에 관객과 캐릭터를 가둔다. 매년 칸영화제에서 첫 번째 장편영화를 만든 신인감독에게 수여하는 황금카메라상 수상작이다. 감독인 할프단 울만 퇸델은 리브 울만과 잉마르 베리만의 손자이다.
[리뷰] 발작적으로 웃기라도 할 수밖에 없는 실험실에서,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