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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지식을 담는 그릇이다. 이때 책에 담기는 것은 단순히 텍스트나 활자가 아니다. 안에 담긴 내용물만큼이나 그것이 담긴 그릇의 형태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움베르토 에코. 세계의 도서관>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책의 물성과 모인 형태까지 논의를 확장한다. 세계적인 작가 움베르트 에코의 개인 도서관을 탐색하는 이 고고학적 다큐멘터리는 ‘책’이라는 우주를 향한 흥미진진한 모험 같다. 에코 사후 유가족들의 협조를 통해 처음으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움베르트 에코의 도서관은 5만권 이상의 현대 도서와 1500권의 희귀 서적, 고서적을 보유하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신비하고 경이롭다. 거기에 더해 2015년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비디오 설치 작업을 위해 촬영했던 생전의 에코의 모습을 바탕으로 책의 의미를 고찰해나가는 에코의 내레이션은 책과 도서관의 의미를 재정립한다. “책은 식물적 기억”이라고 했던 에코의 정의처럼 무엇을 기억하는지만큼 어떻게 보관되고 배치되어 있는지를 살펴
[리뷰] 기억이 된 기록, ‘콘텐츠’ 소비와 ‘작품’ 감상의 차이는 공간에서부터, <움베르토 에코. 세계의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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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 하나로 일가를 이룬 무옥(김윤석)의 유일한 고민은 가족이다. 하나뿐인 자식 문석(이승기)이 출가함에 따라 가문의 대를 이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무옥의 식당에 자신들의 아빠가 문석이라고 주장하는 두 아이가 나타난다. 당황한 문석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다 문득 과거에 자신이 정자를 기증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그러나 무옥은 그저 할아버지가 되었단 사실에 감격할 뿐이다. <변호인>과 <강철비>를 통해 현실 정치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소재를 다뤄왔던 양우석 감독이 코미디영화로 돌아왔다. <대가족>은 줄거리만 보면 출생의 비밀과 관련된 코믹스러운 사건이 휘몰아칠 것 같은 영화이지만, 그보다는 가족 구성원들의 마음을 보살피는 데 집중한다. 전통을 중시하는 세대에 대한 고마움이 군데군데 담겨 있어 감동을 자아낸다. 김성령, 강한나, 박수영 등 조연들의 활약 또한 관객을 충분히 웃기고 울린다.
[리뷰] 모양은 달라도 맛은 좋은 각자의 진심이 담긴 푸짐한 한 그릇, <대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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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아껴주세요.” 배우 엘리자베스 스파클(데미 무어)은 언제나 이 말과 함께 자신이 진행하는 데이타임 에어로빅 쇼를 마무리한다. 하지만 그는 실상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수많은 외모 품평과 연령 차별 속에 스스로를 아끼기 어려운 처지다. 엘리자베스는 어느 날 한 남성 간호사로부터 일주일간 ‘더 나은 나’로 살 수 있는 신약 서브스턴스를 은밀히 권유받고, 투약 후 젊고 아름다운 분신 수(마거릿 퀄리)를 낳는다. 수가 스타덤을 얻어 비상할수록 엘리자베스는 비참해진다. 서로 평화롭게 공존할 수 없는 두 존재는 급기야 각자의 길에서 폭주하기 시작한다. <서브스턴스>는 여러 면에서 끝까지 가는 영화다. 여성의 외모를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 비정상적 수준으로 노화를 거부하는 스타 시스템 등 미디어 산업의 뇌관을 과감한 상상력과 이에 기반한 고수위의 시각 묘사로 건드리며 관객을 극한으로 밀어붙인다. 이미지로든 사운드로든 다른 영화에선 쉽게 할 수 없는 극단의 극장 체험을 선사하는
[리뷰]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뇌관을 기폭하는 극단의 시청각적 자극, <서브스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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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 키건(<이처럼 사소한 것들> <맡겨진 소녀>)의 세계에 제대로 접속했다는 확신이 선명한 첫인상으로 다가온다. 서로 거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사람들. 냉랭함이라기보다는 수줍음에 의해. 매일 제자리에 놓인 실내의 기물들과 이따금 그런 사소한 것들에 눈 돌리는 카메라. 하루치의 노동으로 더러워진 손을 씻어내는 구정물 가득한 세면대가 고요한 정물화의 연속으로서 <이처럼 사소한 것들>의 일상을 전해온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1980년대 아일랜드의 소도시는 춥고 흐린 낮을 지나 밤이 되면 축복을 청하는 전구들로 반짝인다. 모두를 위한 안락의 계절, 그러나 말없이 근심하는 한 남자가 있다. 설명하기 힘든 슬픔과 불의를 감지하면서 불면하는 중년의 주인공, 빌 펄롱(킬리언 머피)이다. 그는 마을 곳곳에 무거운 석탄 자루를 배달하고 집에 돌아오면 검게 변한 손을 깨끗이 솔로 문지른 뒤 가족의 식탁으로 향한다. 아내 아일린과 결혼해 다섯 딸을 둔 성실한 가장,
[리뷰] 타인의 고통에 용기낼 때 자기도 치유됨을 알리는 크리스마스 영화의 새 고전, <이처럼 사소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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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건물인 원정빌라의 주민들은 재개발지구로 선정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생인 주현(이현우)은 주민들과 재개발 추진위원회를 만들며 적극적으로 이 일에 동참한다. 주현을 괴롭히는 이웃 신혜(문정희)가 사이비 이단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며 둘의 갈등은 더 악화된다. <원정빌라>는 사이비종교에 포섭된 빌라 주민들과 맞서 고군분투하는 한 청년의 이야기를 다룬 공포영화다. 영화는 화재 현장에서 시작한다. 사람들은 도망치려 하고 신혜는 이들 뒤에서 칼을 들고 있다. 이 상황이 왜 벌어졌는지 영화는 총 4개의 챕터로 구성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영화에서 돋보이는 것은 신혜 역을 맡은 문정희의 연기다. 문정희는 전과는 다른 눈빛과 분위기를 보여주며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영화는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부문에 초청되었고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리뷰] 돈에 눈이 멀고 마음이 흔들릴 때 제일 먼저 찾아오는 것, <원정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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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조차 힘든 공기질, 와르르 무너진 경제 기반, 집 천장에 얹혀살며 생명만 근근이 유지하는 청년들. 완전한 디스토피아의 무대인 어느 도시에 청년 신동(김대건)이 지내고 있다. 여기서 큰 욕심 없이 일상을 살아가던 그에게 집에서 곧 나가 달라는 집주인의 비보가 날아온다. 이에 신동은 집 화장실에 세입자를 들이는 ‘월월세’ 전략을 펼쳐 대응한다. 그런데 월월세로 들어온 신혼부부가 무언가 기묘하다. 자꾸 어디선가 느껴지는 시선, 방 안에서 사라지는 물건들…. 신동은 날이 갈수록 모종의 공포감에 빠져든다. 다분히 서울의 근미래를 떠올리게 하는 대도시의 이야기를 블랙코미디, 호러 장르의 문법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흑백 화면에 양식적인 촬영 구도, 과잉된 캐릭터들로 작위적인 공포감과 희극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도 신동이 겪는 주거난과 기후 오염, 청년 실업의 비극이 우리의 현실과 직결된다는 불안감이 관객의 마음을 깊이 습격한다.
[리뷰] 디스토피아는 지금 서울의 다른 말, <세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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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히 앉아 있거나 사색하는 사람들로 각인되는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은 20세기 미국 도심 풍경을 통해 현대인의 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했다는 평을 받으며 오늘날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호퍼의 생애와 예술 세계를 담아낸 영화 <에드워드 호퍼>는 어린 시절 남달랐던 가정환경부터 삽화가로 시작해 화가가 되기까지의 여정, 아내이자 조력자인 조세핀 니비슨과의 복잡한 관계를 아우르며 화가 호퍼, 인간 호퍼를 탐구한다. 호퍼의 화풍에서 느껴지는 절제미와 단순미를 닮은 담백한 연출이 돋보이는 다큐멘터리로, 영화 <위플래쉬>의 주역 J. K. 시먼스가 극 중 에드워드 호퍼의 목소리를 연기한다. 지난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호퍼 개인전을 방문했던 관객에겐 더 큰 감흥을, 놓쳤던 관객에겐 새로운 기쁨을 줄 수 있는 다큐멘터리다. <푸른 저녁>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철길 옆의 집> 등 호퍼의 그림 80점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는 기회
[리뷰] 빛과 어둠, 소외와 소통, 궤적을 좇다, <에드워드 호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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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미니와 베르니니. 완벽을 위한 도전>은 17세기 이탈리아 바로크 예술을 대표하는 두 건축가이자 숙명의 라이벌인 프란체스코 보로미니와 잔 로렌초 베르니니의 삶과 예술 세계를 포착한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동시대를 살았던 두 천재 예술가의 복잡한 관계와 굴곡진 생애를 드라마타이즈한다. 배경, 환경, 성격, 스타일 등 많은 면에서 달랐으나 치열한 예술혼과 천재성은 비견할 만했던 두 사람의 얽히고설킨 관계와 감정이 연극풍 재연 장면을 통해 그려진다. 당대 문화, 예술, 역사 등 배경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관객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고 세세한 설명도 더해져 있다. 무엇보다 두 예술가의 경이로운 작품들을 중심으로 이탈리아 바로크건축 기행을 하는 듯한 영상미가 몰입감을 한층 높인다. 멕시코의 초현실주의 화가 프리다 칼로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프리다. 삶이여 영원하라>의 조반니 트로일로 감독의 작품이다.
[리뷰] 한 시대, 두 세계의 아름다움을 맛보다, <보로미니와 베르니니. 완벽을 위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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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공연 기획자로 명성이 높은 음악 프로듀서 존 브라우어가 다시금 큰일을 계획 중이다. 토론토에서 성대한 로큰롤 축제를 열기로 한 것. 뛰어난 협상가인 그는 척 베리, 리틀 리처드, 도어스, 보 디들리 그리고 존 레넌과 오노 요코까지 한 무대에 올리는 데 성공한다. <리바이벌 69’>는 1969년 토론토 로큰롤 리바이벌 페스티벌의 시작부터 끝까지 담은 음악 다큐멘터리다. 토론토 문화계에 상징적인 사건으로까지 기록된 록 축제가 얼마나 많은 관계자의 공력과 약간의 운이 합쳐져 성사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실제 인물들의 육성과 스타들의 공연 영상을 풍부하게 사용해 생생함이 흐르며 지루할 수 있는 섭외 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해 재미를 극대화했다. 후반부에 비중 있게 다뤄지는 존 레넌과 오노 요코의 합동공연 비화가 궤도에서 이탈하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흥미진진한 전개가 결말의 재미를 책임진다.
[리뷰] 음악을 집어삼킨 쏠쏠한 사연들, <리바이벌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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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린 순간, 변화는 시작됐다. <알엠: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는 BTS의 리더 RM이 두 번째 솔로 앨범 《Right Place, Wrong Person》을 제작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극 중 RM은 현재까지 자신이 이룬 것에 안주하기보다 가보지 않은 길을 걸으며 틀 밖으로 나오길 시도한다. 입대를 앞둔 상황에서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앨범을 만드는 일이 얼마나 큰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지, RM은 고민과 불안을 주저 없이 내보인다. 매체를 통해 접해 온 것과는 또 다른 일면의 기록이다. 그 과정에서 RM은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 하고 싶던 이야기를 발견해간다. <알엠: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가 《Right Place, Wrong Person》의 제작기이자 RM 스스로에 대한 탐구기로 변모하는 대목이다. 다큐멘터리엔 함께 앨범을 작업한 동료 아티스들의 인터뷰도 수록돼 있다. 이들의 말은 RM의 과거를 가늠하는 동시에 그의 다음 여정을 궁금하게
[리뷰] 아티스트의 전환점을 목도한 순간, <알엠: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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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점호마다 따뜻하게 재소자를 맞이하는 교도관 에바(시세 바베트 크누센)는 삭막한 교도소에서도 상냥함을 잃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던 에바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찾아온다. 그녀의 교도소에 아들을 죽인 살인자 미켈(세바스티안 불)이 이감된 것이다. 에바는 미켈과 얽힌 관계를 숨긴 채 그가 수감된 중앙동으로 자진하여 근무지를 옮긴다. <더 길티>로 한정된 공간에서 탁월한 서스펜스를 직조했던 구스타브 몰러 감독의 신작이다. 전작에 이어 밀실의 딜레마가 반복된다. 다만 여기서의 밀실은 감옥이 아닌 아들을 죽인 살인자와 동거를 택한 주인공의 심리적 고립 상태다. 교도관의 직업윤리와 모성애의 애통함이 뒤엉킨 에바의 내적갈등은 건조한 교도소의 외벽과 좁은 화면비 안에서 자신을 가두는 감옥처럼 그려진다. 구원과 속죄, 복수와 존엄을 둘러싼 고뇌가 깃든 시세 바베트 크누센의 옆얼굴이 오래도록 기억될 영화다.
[리뷰] 복수와 구원 사이를 오간 자발적 투옥의 얼굴, <아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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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과 비극의 고리를 하루 만에 끊을 수 있을까? 동급생 진수(정지훈)의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세종(이효제)에게 이 질문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세종은 학교의 왕으로 군림하는 효상(유신)의 강압으로 진수를 폭행하고 패딩을 뺏은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사건 조사를 위해 형사들이 학교를 찾은 날, 세종은 소식을 접하곤 발작하며 쓰러진다. 눈을 뜨니 시간은 어제로 되돌아가 있고, 세종에게는 진수의 죽음을 막을 기회가 주어진다. <루프>는 학교폭력 가해자가 피해자의 죽음을 막기 위해 반복되는 하루에 갇히는 타임 슬립물이다. 영화는 주인공이 직면한 상황을 더 비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가정폭력, 다문화가정, 빈부격차 등 불가해한 사회문제를 소환한다. 하지만 비탄의 수렁으로 인물을 끌어당길수록 폭력은 손쉽게 전시된다. 견고하지 못한 타임 슬립의 설정은 끝내 붕괴하고 만다. 모질고 가혹한 무게를 짊어진 배우 이효제의 열연만큼은 불행의 아수라장 속에서 찾아낸 새로운 발견이다.
[리뷰] 원활하게 굴러가지 않는 시시포스의 형벌, <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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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부소방서에 신입 구조대원으로 철웅(주원)이 발령받은 날, 그는 제대로 된 신고식도 치르지 못한 채 신고 전화를 받고 대원들과 함께 사고 현장으로 향한다. 철웅이 앞으로 일할 곳은 전국 소방서를 통틀어 5년 연속 구조 대상자 구출 횟수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출동 빈도도 잦은 팀이다. 베테랑 구조반장인 진섭(곽도원)의 굳건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똘똘 뭉친 이 팀은 열악한 근무 환경에도 불구하고 웃음을 잃지 않고 투철한 직업 정신을 발휘한다. 어느 날 부족한 장비와 미흡한 소방법으로 대원들에게 기어코 비극적인 일이 벌어지고야 말지만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렇게 진섭을 비롯한 대원들은 2001년 3월4일 새벽, 홍제동으로 향하게 된다.<소방관>은 2001년 서울 홍제동 화재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들에게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사건의 결과만큼 시민들을 놀라게 했던 것은 당시 소방관들에게 주어진 장비와 열악한 처우와
[리뷰] 그들의 마음, 그 온도만큼은 생생하게, <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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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부모를 여의고 동생 기정(이하은)과 둘이 살아온 간호사 유정(박예영). 바쁜 업무 탓에 고3 수험생인 동생의 얼굴도 자주 보지 못하지만 모난 곳 없는 모범생이라는 사실만은 믿고 있었다. 기정이 돌연 학교에서 벌어진 영아 유기 사건의 당사자로 자수하자 유정의 믿음은 시험대에 오른다. 모든 물음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기정과 무언가 알고 있는 듯한 기정의 친구 희진(김이경)의 태도는 유정을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
사건의 전말은 핵심이 아니다. <언니 유정>은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된 기정이 겪는 고통의 자극적 묘사를 자제하는 미덕을 견지한다. 대신 영화는 서로에게 닿지 못한 진심을 전하려는 인물들의 용기의 발로를 신중하고 세심하게 쫓아간다. 그간 믿어온 가족 관계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겪는 유정은 상실에 가까운 무력감과 그 이상의 책임감을 마주한다. 아직 어린 고등학생인 기정과 희진에게도 버거운 상황에 구겨진 속마음을 펼쳐 보이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카메라는 이 과
[리뷰] 얼굴의 마주침으로 이어낸 솔직한 대화의 시간, <언니 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