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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할리우드 액션 스타 쟈니 케이지(칼 어번). 전매특허였던 가라테 액션이 시대에 뒤처진 뒤로 그는 매일 술에 기대 살아간다. 그렇게 무너져가던 그의 앞에 레이든 사부(아사노 다다노부)가 나타나 지구를 구할 마지막 전사로 선택받았다는 뜻밖의 소식을 전한다. 한편 샤오 칸(마틴 포드)에게 왕국을 빼앗긴 뒤 그의 양녀로 길러진 키타나 공주(아델라인 루돌프)는 복수심으로 가득 찬 채 채 토너먼트에 참가한다. 마침내 결전의 막이 오르고, 아웃월드 세력은 규칙마저 무시한 채 경기장 밖에서 상대를 제거하려는 계략을 꾸민다. 90년대 오락실을 주름잡았던 전설적인 격투 게임의 실사영화이자 리부트 <모탈 컴뱃>의 후속작이다. 시리즈의 상징과도 같은 잔혹한 ‘페이탤리티’ 연출을 한층 노골적으로 밀어붙이며 하드코어 액션의 쾌감을 전면에 내세운다. 새 캐릭터와 전작 인물들을 대거 복귀시켜 팬서비스에도 공을 들이지만, 지나치게 많은 인물을 한꺼번에 끌어안은 탓에 서사는 산만하게 흩어지고 감정
[리뷰] 과잉과 난잡함마저 오락으로 밀어붙이는 난폭한 팬서비스, <모탈 컴뱃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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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영여고 교생 은경(한선화)은 모교에 부임해 감개무량하다. 첫 출근날, 변함없는 교정을 걷고 옛 담임의 반까지 맡아 의욕이 솟지만 과한 열정 탓에 주의가 필요한 인물로 찍히고 만다. 앞으로는 몸을 사리겠다고 다짐한 것도 잠시, 빨간 망토를 걸치고 다니는 세 학생에 대한 호기심을 참지 못한다. 학생들의 정체는 흑마술 동아리 ‘쿠로이 소라’. 동아리원 ‘아오이’ 지수(홍예지), ‘리코’ 샛별(이여름), ‘하루카’ 민지(이화원)는 전국 모의고사 1등을 놓치지 않는 수재들이다. 학생들이 요괴 이다이나시(유선호)에게 영혼을 바쳐 정답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은경은 제자들 걱정에 이다이나시를 직접 만나기로 한다.
<교생실습>이 어떤 영화냐고 묻는다면 ‘아메바 소녀들’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라는 설명이 가장 정확할 것이다. 김민하 감독은 첫 번째 작품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2024)을 쓸 때부터 시리즈화를 염두에 두고 거대한
[리뷰] 사탕을 문 호러의 에너지로 3편을 향하여, <교생실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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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현대무용의 거장 피나 바우슈가 세상을 떠났을 때, 20여년을 기다려온 협업은 시작도 전에 마침표를 찍는 듯했다. 그러나 그녀의 분신과도 같은 탄츠테아터 부퍼탈 단원들은 슬픔의 끝에서 빔 벤더스 감독을 설득해낸다. 생의 감각으로 충만한 몸짓은 죽음을 영원한 단절이 아닌 또 다른 만남의 계기로 전환시킨다. 한강 작가를 비롯해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준 <피나>는 영화가 타 예술의 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그 울림을 영화적 언어로 재구성한 모범적인 사례다. 빔 벤더스 감독의 다정한 시선은 무용수들의 경이로운 에너지와 공명하며, 경계를 넘나드는 피나의 예술 세계를 스크린 위에 옮겨놓는다. 카메라는 무대와 부퍼탈의 풍광을 가로지르며 남겨진 이들의 숨소리를 따라 무용과 연극 사이의 틈에 영화를 새겨 넣는다. 굳이 서사의 흐름을 좇을 필요는 없다. 쉬이 번역되지 않는 몸짓을 언어로 포착하려는 시도는 번번이 미끄러지기 마련이다. 언어가 닿지 못한 자리에는 무용수 개개인
[리뷰] 재개봉 영화 <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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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웨이>의 드림팀이 20년 만에 새 파트에 돌입했다. 영예의 ‘골드키보드상’을 수상하던 날, 앤디(앤 해서웨이)가 동료 기자들과 동시에 해고됐다는 소식을 접한다. 수상 소감 자리에서 저널리즘의 중요성을 피력한 그는 악덕 기업의 편에 섰다는 오명을 쓴 ‘런웨이’의 구원투수로 스카우트된다.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리프)와 패션 디렉터 나이젤(스탠리 투치)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고 디오르의 임원이 된 에밀리(에밀리 블런트)와도 재회한다. 신임 기획 에디터로서 앤디는 대중이 환호할 특종을 잡기 위해 모든 인맥을 동원한다. 패션 소비 행태의 변화, 지면 매체의 위기 등 20년의 세월은 직원을 대하는 미란다의 태도까지 바꿨다. 패션 매거진의 힘이 약화되면서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속절없이 휘말리지만 그럼에도 일터와 동료, 신념만은 끝까지 지키려는 ‘런웨이’ 에디터들의 야심이 뭉클하게 다가온다. 끝없이 이어지는 패션쇼와 행사 등 볼거리는 충분하다. 하지만 판타지적인 해결책에 의존하는
[리뷰] 애증의 새 발간호를 기다리는 마음. 베테랑들의 순정이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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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지옥의 입구인가, 출구인가. 공업고등학교 재학생 히데미(미나미 사라)는 하굣길에 교정을 빠져나오며 자문한다. 학교에서는 잘나가는 동급생에게 자리를 빼앗겨 바닥에 주저앉는 신세고, 집에서는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를 마주해야 하니 말이다. 그래도 히데미에게 숨 쉴 구멍이 있다면 그건 바로 랩이다. 종종 공터에서 동료들과 프리스타일 사이퍼를 주고받으며 거친 말을 내뱉는 그의 앞에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는 프로듀서도 나타난다. 하지만 달콤한 제안은 예상치 못한 사고를 낳는다. 여기까지는 시작에 불과하다. 히데미가 사고를 기회로 탈바꿈하는 과정에 두 친구가 합류하면서, 영화는 익숙한 학원물에서 청춘 누아르의 모습을 갖춘다. 1999년생 작가 나미키 도의 소설이 원작인 <올 그린스>는 히데미의 내레이션으로 극을 열어 상처 많은 소녀의 생애로 관객을 접속시키더니 순식간에 그와 유사한 심경으로 살아가는 소년, 소녀들을 불러모은다. 대책이 없을지언정 여기 아닌 어딘가로 나아가겠다는 결
[리뷰] 치기마저 용기로, 혈기조차 끈기로, <올 그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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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송선미)가 꼬박 12년 만에 영화를 찍었다. 스타 배우였는데 결혼하고 아이도 기르다 보니 한동안 연기를 그만뒀다. 젊은 감독(하성국)이 보내준 시나리오가 무척 재밌었고, 집까지 찾아와 자기 영화를 설명하는 감독이 믿음직스러워 영화를 찍었다. 자그마한 독립영화다. 오늘은 기자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날이다. 평소 알던 독일식 음식점이라 편하다. 3명의 기자가 녹음기를 켜고 배우와 인터뷰한다. 영화에 관한 얘기는 많아야 3할 정도인 듯하다. 그외에는 대부분 사는 얘기다. 기사가 제대로 나올는지 모르겠다. 사는 얘기에 빠지다 보니 배우는 맥주 한잔을 자꾸 권하게 된다. 인터뷰가 끝날 때쯤 3명의 기자는 똑같이 묻는다. “젊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세요?” 배우는 답한다. “자신을 사랑해주세요.”
홍상수 감독의 34번째 장편영화 <그녀가 돌아온 날>은 아주 소박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1부터 5까지의 단락으로 나누어져 있고, 1~3의 이야기는 기자들과의 인터뷰다
[리뷰] 그녀의 고개만 보더라도, 아니 그녀의 고개만이 예쁘다, <그녀가 돌아온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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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초 베네치아, 뛰어난 오케스트라로 명성이 높은 피에타 보육원. 감미로운 선율로 가득한 겉모습과 달리 소녀들은 엄격한 규율 속에 살아간다. 체칠리아(테클라 인솔리아)는 매일 밤 어머니가 돌아오길 기도하지만, 성인이 된 그녀에게 남은 선택지는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의 결혼뿐이다. 희망이 서서히 체념으로 기울어가던 무렵, 새로 부임한 음악 교사 비발디(미켈레 리온디노)가 그녀의 재능을 알아본다. <비발디와 나>는 오페라 연출가 출신 다미아노 미키엘레토 감독의 영화 데뷔작이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음악이 대화의 여백을 메우며 서사의 리듬을 단단히 조율한다. <햄넷>처럼 거장의 이름을 전복하는 데까지 나아가진 못하지만, 억압된 환경 속에서 예술적 열망이 싹트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슴을 뜨겁게 달군다.
[리뷰] 창살의 틈을 비집고 새어나오는 선율, 유디트의 승리!, <비발디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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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한 옛날에 버섯 왕국의 수호자인 피치 공주가 있었습니다.” 잠자리를 뒤척이는 별들(루마)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로젤리나 공주는 갑작스레 왕국을 침범한 괴상한 로봇에 납치당한다. 괴한의 정체는 쿠파 주니어. 전편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에서 땅콩버섯을 먹고 힘을 잃어 피치 성에 감금된 쿠파의 아들로, 아버지를 구출하고 세계를 정복하려는 음모를 꾸민다. 한편 히어로 배관공으로 거듭난 마리오와 루이지 형제는 모래 왕국에서 민원을 해결하던 중 귀여운 공룡 요시를 만나게 된다. 전 세계 흥행 수익 13억달러, 메가 히트 애니메이션의 속편은 닌텐도 위(Wii) 게임 <슈퍼 마리오 갤럭시> 시리즈를 기본 세계관으로 장착했다. 전편보다 더 숨 가쁘고 더 정신없어졌지만, 버섯을 먹고 배관으로 이동하는 친숙한 장면에 이번에도 향수에 빠지고 만다.
[리뷰] 숨가쁜 게 이 시리즈의 제맛이라고요!, <슈퍼 마리오 갤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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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 12.3>은 한국영화계의 대표 스타일리스트 이명세 감독의 신작으로 그의 첫 다큐멘터리다. 영화 전반에 12·3 내란을 실시간으로 볼 때의 답답함과 긴장감을 표현하려는 의도가 선명히 드러나 있다. 감독은 이를 위해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안이 가결되기까지의 시간을 중심으로 내러티브를 구성했다. 그다음 현장감을 살리려 내레이션과 인터뷰 등 사후적인 자료를 제외했으며 현장 영상 중심으로 화면을 배치했다. 이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파트너로 활동했던 조성우의 음악을 따라서 푸티지를 빠른 리듬으로 연결해 스릴러를 보는 듯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다만 영화 속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관한 풍자는 신선하기보다는 기존의 정치적 밈을 답습하는 차원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란 12.3>의 핵심은 한 걸음 더 나아간 감독의 실험정신이다. 계엄을 주도했던 내란 세력의 음모를 무성영화 스타일의 자막으로 그려냈고 분할화면을 동원한 애니메이션과 생성형 AI
[리뷰] 기존 정치 다큐멘터리와 확연히 다른 스타일리시, <란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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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연인과 함께라면 기쁜 일은 배가 되고 슬픈 일은 반으로 나눌 수 있어 좋다고 하지만 모든 이야기가 그렇게 아름답게 전개되는 것만은 아니다. ‘사토’라는 똑같은 성을 가진 사치(기시이 유키노)와 타모츠(미야자와 히오) 커플에게 긴 시련이 주어진다. 사건은 타모츠의 사법시험 불합격으로부터 시작된다. 마음씨 좋은 사치는 동거인의 페이스메이커가 되고자 직장 생활을 하는 와중에 고시 공부를 병행하는데, 그러다 덜컥 합격해버리고 만다. 그렇게 기쁨과 슬픔의 덧셈 뺄셈을 정확히 헤아릴 수 없는 냉정한 현실 앞에서 둘의 본격적인 결혼 생활이 시작된다. 사랑의 결실인 아이가 생기지만 타모츠의 수험 생활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두 사람의 관계는 엇나간다.
불길한 예감은 왜 항상 현실이 되는 걸까. 그리고 <사토상과 사토상>은 그 어떤 로맨스영화 중에서도 가장 현실적인 영화다. 직업이 변호사라는 것만 제외한다면 그 어떤 커플에게도 적용시킬 수 있을 만한 디테일한 대사들이 쏟아진다.
[리뷰] 둘보다 나은 하나가 되는 것의 어려움, <사토상과 사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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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 계급, 전쟁 등 공동체의 현실 문제를 집요하게 다뤄온 마크 허먼 감독이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연출한 작품이 2008년 첫 공개 이후 입소문을 타고 오래 회자되다 드디어 올봄 국내 영화관에서 관객을 만난다. 나치 장교인 아버지를 따라 베를린에서 폴란드로 이사 온 8살 소년 브루노(아사 버터필드)는 집 뒤로 보이는 농장을 궁금해하다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슈무엘(잭 스캔런)을 만난다.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슈무엘과 친구가 된 브루노는 우정을 쌓아가며 점차 참혹한 진실을 향해 다가간다. 2026년 봄, 18년 만에 다시 만나는 두 소년의 이야기가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전쟁 미치광이들에 의해 현재에도 그 참상이 실시간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두 소년의 이야기는 과거사를 돌아보는 데서 그칠 수 없는, 바로 오늘의 우리 이야기다.
[리뷰] 전쟁 미치광이들의 낯이 어른거리는 바로 오늘의 이야기,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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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에 실패하고 해고까지 당해 집에서 설 자리를 잃은 봉수(오대환). 그는 뜻밖의 사고로 기억을 잃고 과거의 자신을 완전히 잊은 채 모든 관계를 새로 구성해가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하루아침에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일상 속에 봉수와 그의 가족들은 좌충우돌하며 엉킨 관계를 회복하려 애쓴다. <플란다스의 개> 각본을 쓰고 <해부학교실>을 연출한 손태웅 감독은 기억상실이라는 설정을 통해 익숙한 가족관계를 낯설게 들여다보도록 안내한다. 가장과 배우자, 부모와 자식, 친구와 동료라는 이름 아래 갇혀 있던 인물들은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재조합되면서 하나의 역할극을 수행하듯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성장한다.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자리에서 한발 비켜났을 때 비로소 소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코믹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간다.
[리뷰] 미스매치로 시작해 믹스매치로 끝냈더라면, <미스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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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부유하는 초등교사 철수(차시윤). 자로 잰 듯 반복되던 그의 일과는 여자 친구에게 프러포즈를 거절당한 뒤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재회를 위해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던 그는 정신과 의사로부터 “모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라”는 기묘한 처방을 받는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강박이 그를 옥죄기 시작할 무렵, 초등학교 동창 영희(이재리)가 나타나 그의 사연에 귀를 기울인다. <관념의 남자 김철수>는 제목만큼이나 독특한 정신세계가 엿보이는 블랙코미디다. 별다른 사건 없이도 실없는 웃음을 자아내는 건조한 톤은 다양한 질감의 이미지를 혼용하는 연출과 맞물려 분명한 개성을 드러낸다. 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서사의 추진력이 약해지며 초반의 신선함이 흐릿해지는 점은 아쉽다. 공동 연출을 맡은 두 감독이 직접 주연으로 나섰다.
[리뷰] 독특한 정신세계만으로는 완주하기 어렵다, <관념의 남자 김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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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가 조직이 거리를 장악한 런던. 시 당국은 통행금지령을 선포하며 진압에 나서지만, 도심 곳곳으로 번진 총성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다. 전역 후 평범한 삶을 이어가던 에이다(케이트 베킨세일)는 딸이 범죄 조직에 납치되며 일상이 한순간에 무너져내린다. 막다른 길에 내몰린 그녀는 거액의 몸값을 마련하기 위해 라이벌 갱단의 보석상을 터는 무모한 작전에 뛰어든다. 제임스 넌 감독의 신작 <와일드캣>은 전직 특수요원이 딸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는 설정에서 자연스레 <테이큰>을 연상시킨다. <언더월드> 시리즈로 액션 스타로서의 입지를 다진 케이트 베킨세일이 이번에도 거침없는 몸놀림으로 극의 중심을 단단히 붙든다. 다만 정교한 설계가 생명인 하이스트 장르임에도, 빈약한 밑그림 탓에 어수선함이 감도는 지점은 못내 아쉬움을 남긴다.
[리뷰] 장르의 치밀함 대신 익숙한 액션의 관성으로, <와일드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