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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가장 나오토(시게오카 다이키)는 교통사고로 아내 미유키(퍼스트 서머 우이카)를 떠나보내고 실의에 빠진다.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아들 하루토(쇼가키 미나토)는 어머니의 손가락을 땅에 묻고 회생의 주문을 외운다. 소년의 주문으로 땅에서 험한 것이 자라날 즈음, 나오토의 직장 동료였던 웹 영상감독 히로코(하시모토 간나)에게 불길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일본 호러를 대표하는 나카타 히데오의 신작 <금지된 장난>은 강령술을 소재로 미스터리를 파헤친다. 죽은 어머니를 살리려는 소년의 주술이 저주가 된다는 설정은 날카롭게 공포를 세공하던 감독의 장기에 비해 지나치게 평면적이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시대에 걸맞지 않은 동기는 심지어 영화를 시작하자마자 파악할 수 있다. 오히려 낡은 동기와 단조로운 설정을 무마하려 단락마다 넣은 유머 코드, 조악한 그래픽이 호러영화보다는 B급영화로서 가능성을 발견하게 한다.
[리뷰] ‘금지된 장난’, 낡고 조악한 장난질에 그친 강령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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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 위에서 햇볕을 만끽하는 가족들, 나무 그늘에 몸을 맡긴 늘어진 오후. 한없이 여유롭고 평화로워 보이기만 한 영화는 독일 장교 루돌프 회스(크리스티안 프리델)와 그의 가족이 아우슈비츠에 자리 잡으며 비밀을 조금씩 드러낸다.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를 둘러산 40km 인근 지역을 일컫는 명칭인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수용소장인 루돌프의 우아한 일상을 간직한 공간이자 벽 너머의 악행으로부터 철저히 보호받는 곳이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아동용 자동차를 두고 다투고 어른들은 정원에 꽃을 심거나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낸다. 영화는 참담한 피해 사실이나 정치적으로 공모된 죽음 등을 한마디도 내비치지 않지만 그것을 상상할 수 있는 다양한 메타포를 곳곳에 설치해 가장 직접적인 이야기를 가장 간접적으로 전한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의 조각을 맞추도록 유도하면서 경험해본 적 없던 시절을 살아본 듯한 강렬한 인상을 준다.
[리뷰] ‘존 오브 인터레스트’, 장면 없는 아우성, 주인 없는 괴성에 경험을 조종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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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의 마술사’ 괴도 키드가 이번엔 도시의 오래된 명물인 시계탑을 노리겠다는 예고장을 보내온다. 사건 당일, 경찰로 감쪽같이 변장한 괴도 키드는 역 앞에 모여든 수많은 구경꾼과 삼엄한 경비를 뚫고 내부에 침입하면서 쾌재를 부르지만 곧 난관에 부딪친다. 키드의 계획을 간파한 고등학생 명탐정 쿠도 신이치가 시계탑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명탐정 코난 VS 괴도 키드>는 본래 TV시리즈에서 괴도 키드 에피소드만 모은 특별판이다. 작아진 코난이 아닌 본래 쿠도 신이치와 괴도 키드의 첫 맞대결을 볼 수 있다는 점이 강력한 재미 포인트다. 괴도 키드의 탄생도 함께 다뤄 백색 망토를 걸치지 않은 그의 본모습과 실생활도 엿볼 수 있다는 점 역시 키드 팬의 흥미를 돋울 만하다. 명탐정과의 재회를 기약하며 행글라이더를 타고 날아가는 키드의 마지막 뒷모습은 향후 에피소드에 관한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하다.
[리뷰] ‘명탐정 코난 VS 괴도 키드’, 신이치와 키드를 한번에 보는 것만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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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사 나벨 로스(조엘 에저턴)는 노마 부인(시고니 위버)의 부탁으로 그녀의 종손녀 마야(퀸테사 스윈델)를 견습생으로 받아들인다. 엄중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대화가 반복되는 가운데 평온한 전경의 이미지에 긴장감을 드리운다. 나벨의 몸에 새겨진 네오나치의 흔적이 형형색색의 꽃들 속에 숨겨진 과거의 진창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혐오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던 그의 행적은 견습생 마야의 유색 정체성과 충돌을 예고한다. 과거의 단서들을 유보하는 영화의 연출은 인물간 차가운 공기를 숨죽인 채 바라보며 정서적 거리감을 배가시킨다. 나벨이 마야를 위해 규칙을 어기는 장면들에서 우리는 익숙한 반영웅의 구원 서사를 읽을 수 있다. <마스터 가드너>의 주인공 남녀가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는 방식은 다소 투박하지만 이 ‘부녀’ 관계를 대놓고 비난하는 노마의 대사 등 영화 스스로를 자기반성적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이를 보완한다
[리뷰] ‘마스터 가드너’, 진창 속에 피어난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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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방>의 내레이터인 전찬영 감독이 부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동대구역에 내린다. 직접 차를 운전해 기차역에 전찬영 감독을 마중 나온 건 어머니 김효정씨다. 전찬영 감독은 조부모 소유의 50년 된 2층 양옥집에서 조부모와 부모, 두 동생과 함께 평생 살았다. 이 집의 가장은 김효정씨다. 아버지 전성씨의 소파 사업이 실패하자 김효정씨가 전문 상담사로 활동하며 가정의 경제를 책임졌기 때문이다. 경제권이 생기고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할머니 문옥이씨는 며느리 김효정에게 자신이 사용하던 1층의 가장 큰 방을 내준다. 김효정 상담사는 1층 큰 방을 상담소이자 연구실로 활용하지만 이곳을 맘 편히 사용할 수 없다. 특히 남편 전성씨가 불쑥불쑥 김효정 상담사의 개인 공간을 침범하며 업무와 심리 안정감에 지장을 준다. 김효정 상담사는 노력 끝에 1층과 분리된 2층 방을 개인 공간으로 얻어낸다. 처음으로 식구들의 거주 공간과 분리된 곳에 자신의 오롯한 공간을 갖게 된 김효정 상담사는 그
[리뷰] ‘다섯 번째 방’, 상담자이자 내담자가 되어 카메라 앞에 선, 대구의 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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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로 조명이 하나씩 켜진다. 드럼과 베이스 그리고 기타가 차례대로 소리를 채우고 키타 이쿠요 역의 하세가와 이쿠미가 마이크를 잡고 등장한다. <외톨이 도쿄>의 첫 소절 “외톨이 도쿄”가 들리자 객석은 열광한다. 대인기피증을 앓던 고등학생 기타리스트 고토 히토리의 성장기를 다룬 밴드물 <외톨이 The Rock>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결속밴드 라이브 –항성->은 애니메이션에 참여했던 성우들이 결속밴드의 노래들을 부르는 라이브 이벤트를 담은 공연 실황 영화다. <외톨이 도쿄>부터 주제가 <청춘 콤플렉스>까지 16곡으로 가득 채운 세트리스트는 매우 알차다. 특히 히토리의 순발력이 돋보인 <그 밴드>의 기타 솔로나 <별자리가 될 수 있다면>의 보틀넥 주법은 명장면의 전율을 그대로 전달한다. ‘기타히어로의 길’로 처음 기타를 배운 고토 히토리 역의 아오야마 요시노가 직접 연주한 <구르는 바위 네게 아침
[리뷰] '결속밴드 라이브 -항성-', 생명 유지 팬서비스, 그런데 봇치야 2기는 어렵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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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미치(이소무라 하야토)는 직장에서 오늘도 혼자 밥을 먹는다. 그때 갑자기 전화가 온다.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이다. 그는 이참에 일을 그만두고 귀향을 결심한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나쓰키(아라가키 유이)는 옛 생각에 잠긴다. 학창 시절 그녀는 요시미치와 함께 물을 맞으며 행복했던 순간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둘은 친구의 결혼식에서 마주친다. <정욕>은 소설 <내 친구 기리시마 동아리 그만둔대>로 데뷔한 일본의 인기 작가 아사이 료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한 영화다. 영화는 타인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지에 관해 묻는다. 그중 하나로 영화는 물 페티시를 가진 인물들을 집중해 바라본다. 영화가 중요 소재인 물을 감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에만 그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많은 인물을 촘촘히 엮지 못하고 산만해져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진다. 나쓰키와 요시미치의 이야기에 좀더 시간을 할애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리뷰] ‘정욕’, 물로 하나 된 우리, 혼자보단 나은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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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아이들과 사뭇 다른 행동에 문제아 취급을 받는 토토는 담임선생님의 거부로 퇴학당한다. 아무렇지 않은 척 씩씩하게 굴던 토토는 다시 찾은 대안학교의 따뜻한 교장선생님을 만나 속내를 고백한다. “왜 어른들은 저를 곤란한 아이라고 하는 거예요?” 구로야나기 데쓰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깃든 <창가의 토토>는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진 1930년대 말, 1940년대 초를 배경으로 슬픔을 마주해나가는 토토의 평범한 일상을 다룬다. 전차를 개조한 교실 안에는 아이들의 소박한 즐거움과 좀처럼 피해갈 수 없는 냉혹한 현실이 뒤죽박죽 섞인다. 소아마비로 팔과 다리가 불편한 동급생 야스아키와의 우정부터 전쟁을 공포하는 뉴스, 술렁이는 어른들의 분위기까지 어린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둥글고도 뾰족하게 표현한다. 제33회 일본영화비평가대상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엔딩곡 <아노네>(あのね)에는 싱어송라이터 아이묭이 참여했다.
[리뷰] ‘창가의 토토’, 어린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제2차세계대전, 이제 보니 조금 나이브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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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 모범생 미나(리브 엘비라 쉬퍼순 라르손)는 어느 날부터인가 몸이 근질거리는 걸 참을 수 없다. 노르웨이 최고의 힙합 댄서인 E.D.윈(빌야르 크누센 브야달)에게 생긴 호감이 춤으로까지 퍼졌기 때문이다. E.D.윈이 댄스 경연대회 우승을 목적으로 만든 모임에 들어간 미나는 노력 끝에 그의 댄스 파트너가 되는 기회까지 얻는다. 그러나 춤에 몰두할수록 성적은 떨어지고 마르지 않은 자기 몸을 미워하게 된다. 노르웨이에서 온 <오늘부터 댄싱퀸>은 인생에서 처음으로 간절히 원하는 게 생긴 소녀의 성장통을 기운차게 그려낸 작품이다. 그저 내키는 대로 팔다리를 흔들던 시절과 작별하고 명댄서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춤꾼으로 자라난 주인공의 변화가 감동을 준다. 미나와 E.D.윈의 커플 댄스뿐만 아니라 인종, 젠더, 체형, 댄스 스타일이 제각기인 어린이들의 다채로운 춤판이 강력한 매력으로 작용한다.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K플러스 부문 초청작.
[리뷰] ‘오늘부터 댄싱퀸’, 턴 한번, 점프 한번에 쑥쑥 자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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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즈카(가라타 에리카)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소박한 삶을 꾸리고 있다. 한때는 번듯한 광고회사에 다녔다고 하는데 왠지 예전 이야기를 쉬이 꺼내진 않는다. 친구도 없고 취미도 없는 이이즈카의 가만가만한 일상에 몇몇 사람이 들어온다. 중학교 동창 오오토모(이모우 하루카)를 우연히 마주치고, 편의점 동료인 모리구치(이시바시 가즈마)와도 점차 말을 트며 친해진다. 인물들의 이야기는 격변 없이 지루하고 특별하지도 않은 세상살이처럼 보인다. 그러나 모두는 가족관계나 사회생활에서 각자의 어려움을 지니고, 별나지도 않은 어려움에 졌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세상 바깥의 인간으로 느끼기도 한다. 종종 친구와 가지는 술자리와 가벼운 술주정, 고장 난 커튼을 고치는 일, 남은 채소를 주변에 나누는 마음 정도면 매일의 공허를 채우기에 충분하다. 따스한 감정의 온도와 느릿한 박자감의 연출은 이러한 지고의 미덕을 차분하게 담아낸다.
[리뷰] ‘아침이 오면 공허해진다’, 매일의 공허를 매일 채워 가는 삶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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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하늘에서 사람이 추락한다. 마당에서 청소하던 폴(니컬러스 케이지)은 괜찮다며 딸 소피(릴리 버드)를 달래고 태연하게 청소를 이어간다. 갑자기 소피가 하늘로 붕 뜨기 시작한다. 이 황당한 이야기는 소피가 꾼 꿈이다. 폴은 아내 제넷(줄리앤 니컬슨)과 들른 극장에서 우연히 전 애인을 만난다. 그녀도 꿈에서 폴을 봤다고 말한다. 꿈속에서 폴은 난데없이 등장하고 위기상황에 처한 이들을 도와주기는커녕 그저 지켜본다. 그런 폴을 꿈에서 본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한다.
<드림 시나리오>는 어느 날 한 남자가 많은 사람들의 꿈에 등장하며 벌어지는 섬뜩한 코미디영화다. 영화는 크리스토퍼 보글리 감독의 전작 <해시태그 시그네>와 비슷하지만 다른 설정으로 비교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시그네는 약물을 남용하며 스스로 가공한 이미지, 즉 기믹에 스스로가 잡아먹힌 꼴이라면 폴은 자신과 무관하게 형성된 이미지와 실제 자신 사이에서 당황해하고 때론 즐기고 이용하며 타협의 순간으로
[리뷰] ‘드림 시나리오’, 기반 없이 온 요행으로 팔자를 바꾸는 동시대 생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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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조반니(난니 모레티)가 5년 만의 신작을 준비 중이다. 그가 만드는 영화는 1956년 헝가리 혁명을 소재로 한 시대극이다. 조반니는 모처럼의 연출작을 위해 로케이션 헌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소품의 디테일에도 혼신의 힘을 쏟는다. 하지만 조반니를 둘러싼 제반 환경이 그의 열정을 뒷받침해주지 못한다. 아내이자 제작자인 파올라(마르게리타 부이)는 조반니의 프로덕션과 동시에 다른 작품 제작에도 열의를 쏟는다. 음악감독을 맡은 딸 엠마(발렌티나 로마니)는 자기보다 한참 나이 많은 남성과 열애 중이다. 출연배우 베라(바르보라 보불료바)는 감독과 배역에 대한 해석이 상충하고 또 다른 제작자인 피에르(마티외 아말릭)는 실적이 의심스럽다.
<찬란한 내일로>는 자연히 영화의 감독 난니 모레티를 조반니 캐릭터에 겹쳐 관람할 수밖에 없는 영화다. 난니 모레티의 본명이 조반니 모레티고 그간 쓰고 연출한 작품에서 이탈리아의 사회적, 정치적 모순을 비판한 모레티의 일관된 메시지가 ‘영화
[리뷰] ‘찬란한 내일로’, 영화 안팎을 지독하게 넘나드는 ‘이탈리안’ 난니 모레티의 영화학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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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때였다면 무심결에 넘겼을 만한 사망사건 하나가 서울 한가운데에서 일어난다. 블랙아이스로 인해 중심을 잃은 버스가 보행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안타까운 사건. 이 일의 미스터리는 사망자에 대한 기록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인데, 이것이 우연이 아닌 조작된 사건이라고 믿는 한 사람이 있다. 비슷한 방식으로 살인을 설계하는 일을 하는 영일(강동원)이다. 그 버스 사고로 아끼는 파트너를 잃은 영일은 그날 이후 모든 것에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자신이 세상을 조작하는 만큼, 자신을 노리는 상대 역시 치밀할 거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이 의심은 설계팀에 분열을 일으키고, 다음 작업까지 영향을 준다. 타깃은 전 국민으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새 검찰총장 후보인 주성직(김홍파), 의뢰인은 그의 딸인 주영선(정은채)이다. 영일은 수백대의 카메라가 지켜보고 있는 현장에서 우연을 조작하려고 하는데 바로 그곳에서 다시 한번 자신을 노리고 있는 거대한 존재를 감지한다.
<설계자>는 &
[리뷰] ‘설계자’, 프로가 저렇게 우연에 기대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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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초 폴란드-리투아니아 연방. 깊은 산맥 지대인 카르파티아 지방의 도뷔시 형제는 봉건 영주들의 압제 속에 살아가는 농노 사회의 일원이다. 동생 이반(올렉시이 그나트코우스키이)은 도적이 되어 손아귀에 든 귀족들을 약탈하며 살아가는 한편, 형 올렉사(풀 울란스키)는 군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농민 반란을 체계적으로 조직하기 시작한다. 영화 <도뷔시>는 ‘오프리쉬코’(Opryshky)라 불리는 우크라이나의 반봉건 농민운동 게릴라를 블록버스터 규모로 그린 대작이다. 우크라이나영화 사상 가장 비싼 영화로 기록된 <도뷔시>는 민족의 전통음악, 의상, 풍습을 정확하고 풍부하게 담아내며 박물관적 고증을 이루어낸다. 올레스 사닌 감독은 영화의 시간을 300년 전으로 돌려 민족과 계급을 관통하는 자긍심의 뿌리를 찾는다. 역사와 전설, 그리고 신화가 접하는 지점에서 탄생한 민족 영웅 서사답게 장르의 혼종을 꾀하는 판타지 사극의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리뷰] ‘도뷔시’, 우리 민족은 양이다. 그럼에도 살아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