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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촬영을 할 때 보니 두분이 무척 가까워 보이던데.
구병모 실은 오늘이 두 번째 만남이다. (웃음)
민규동 오기 전에 초고를 언제 썼나 살펴보니 2019년 7월이더라. 그로부터 영화가 나오기까지 6여년이 걸렸고 소설은 훨씬 전에 읽었다. 책을 기반으로 영화화할 수 있는 수많은 버전을 떠올리면서 작가님을 뵙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 이렇게 만나게 된 게 우연과 필연이 합쳐진 기적처럼 느껴진다.
구병모 감사하다. 영화가 완성되기까진 감독님을 뵙지 않는 게 작품에 더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영화가 공개된 뒤 대면한 이 자리가 반갑다.
소설과 다른 영화 <파과>의 무엇
- 영화 <파과>를 본 원작자의 첫인상이 궁금하다.
구병모 시사회 때 영화를 처음 보고 든 생각은 익숙한 얼굴의 배우들이 끝없이 나와서 ‘이 집은 우정 출연과 특별 출연의 맛집이구나’라는 것이었다. 감독님이 얼마나 인망이 두터운지 알 수 있었다. 또한 이혜영 배우가 스크
[기획] 소설과 다른 영화 <파과>의 무엇 - 민규동 감독 × 구병모 작가 대담 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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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방역’ 소속 방역업자들의 업무는 해충을 처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지칭하는 ‘해충’의 대상은 단순한 벌레가 아니다. 살인청부 의뢰에 따라 의뢰인이 원하는 방식대로 인간을 처리하는 것이다. 대모님이라 불리는 조각(이혜영)은 40여년간 방역업자로서 일해왔다. 그러나 60대에 접어들어 점점 예리함을 잃어가고 신성방역에 새로 들어온 투우(김성철)는 그런 조각의 신경을 거스르며 접근해온다. 한편 일을 수행하다 상처를 입은 조각은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강 선생(연우진)에게 도움을 받는다. 그런 그를 바라보며 조각은 오래전 자신에게 모든 것을 가르친 스승 류(김무열)를 떠올린다. 구병모 작가의 소설 <파과>가 민규동 감독의 손을 거쳐 영화로 재탄생했다.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프리미어로 상영된 뒤 <파과>는 마침내 국내 관객들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원작 소설과 영화는 어떤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으며 영화는 기존 서사에서 어떤 요소를 확장시켰을까. 민규동 감독과
[기획] 완성되지 않은 퍼즐 속 조각을 더듬어, <파과> 민규동 감독 × 구병모 작가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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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클라베>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월8일
혁명이나 혁신이라 하면 속도를 높이는 변화를 연상하기 마련이지만, 영화 세계에서는 느린 쪽이 혁명적이다. 전후 네오리얼리즘, 타르콥스키, 차이밍량, 샹탈 아케르만 등 상이한 문화권에서 만들어진 영화가 느림의 미학을 예술적 무기로 삼는다는 사실이 일견 신기하기도 하지만, 전세계 주류 상업영화의 표준인 할리우드영화가 더 짧은 숏과 더 빠른 편집을 향해 질주해왔기에 이에 대한 안티테제들에서 공통점이 발견되는 현상은 자연스럽다. 빠른 시간이 처리되는 시간이라면 느린 시간은 체감되는 시간이고 배우는 시간이다.
켈리 라이카트 감독과 미셸 윌리엄스의 <쇼잉 업>도 느릿하다. 현대 예술가의 삶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이 영화는 이렇다 할 낙차가 없는 이야기다. 포틀랜드의 세라믹 아티스트 리지(미셸 윌리엄스)는 미대 교직원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시간을 쪼개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리지의 집주인인 성공한 설치미술가 조
[기획] 스페셜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 일기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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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에 평소 궁금했던 점들을 묻는 마지막 질문에 많은 독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그중 공통으로 많이 언급된 내용을 중심으로, 여러분의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Q1.<씨네21> 취재기자의 일주일은 어떻게 흘러가나요?
고정적으로는 매주 월요일 오전 11시에 사무실에서 주간 회의를 엽니다. 그냥 참석하면 안되고요, 미리 공유된 회의록에 기사 아이템을 올려야 합니다. 늘 다음주 개봉작과 사회문화적 이슈를 기준으로 특집이나 기획 거리, 만나보면 좋을 감독과 배우, 산업 관계자 등을 논의합니다. 화요일에는 각자 취재와 시사회 일정으로 흩어졌다가 수요일 오후 5시에 다시 사무실에 모여 중간 점검을 합니다. 이때 월요일에 결정한 아이템들이 섭외 여부에 따라 원점으로 돌아가기도 하는데요, 변수를 달고 사는 주간지 기자의 숙명이라 여기고 2안, 3안을 마련합니다. 그리고 대망의 목요일, 종일 마감을 치르고 나면 어느새 금요일…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섭
[기획] 매주 마감하는 거… 힘들지 않나요?, 독자들의 궁금증에 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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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이 창간 30주년을 맞아 진행한 독자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합니다. 지난 4월23일부터 27일까지 총 238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에서, 독자들은 <씨네21>에 대한 다양한 바람을 나누어주셨습니다.
<씨네21>이 앞으로 더 다루어주었으면 하는 기사는?
지금 <씨네21> 독자들이 가장 읽고 싶은 글은 ‘한 작품에 집중한 깊이 있는 영화비평’이었습니다. 결국 영화잡지에 바라는 것은 영화에 대한 치열한 탐구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스태프 인터뷰’는 현장을 이루는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달라는 요청으로, ‘긴 호흡의 배우 인터뷰’는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한 인물의 궤적을 함께 따라가고 싶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신작 시리즈 리뷰’와 ‘영화산업 심층 리포트’가 나란히 순위에 오른 것은 OTT 콘텐츠의 확장 속에서 변화하는 감상 지형과 산업의 구조와 흐름에 대한 독자의 관심이 동시에 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예
[기획] <씨네21> 독자들이 바라는 미래 - 영화비평 강화, 가장 만나고 싶은 필자는 박정민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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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은 창간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슬로건을 선보였습니다. ‘씨네21, _____ 잇다.’ 이 간결한 문장 안에는 1995년 4월14일, 1호가 나오던 날부터 영화와 영화인 그리고 관객을 연결하고자 했던 <씨네21>의 정체성이 담겨 있습니다. 영화로 한정하지 않고 더 다양한 매체, 더 낯선 이야기들과도 연결되겠다는 의지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이것이 곧 <씨네21>이 30년간 해온 일이자 앞으로도 해나가야 할 일입니다. 1505호를 만들며 <씨네21>은 독자 여러분께도 ‘잇다’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지난 4월23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설문에서 총 238분이 저마다의 언어로 이 빈칸을 채워주셨고, 그중 30개의 문장을 골라 한 페이지에 모았습니다. <씨네21>에 대한 바람과 영화에 대한 애정이 담긴 이 문장들에서 <씨네21>의 역할과 방향성을 헤아립니다. 독자와 함께 써내려갈 또 다른 30년을 기대하며, 우
[기획] 독자설문 - 독자가 채운 30개의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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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기념일이 있는 4월 한달간 <씨네21>은 창간 30주년 생일 파티를 열었습니다. 태동하는 한국영화와 함께 써내려온 잡지의 역사를 돌아본 뒤, 질문을 던지고(‘(한국)영화에 던지는 30가지 화두’) 봉준호 감독을 만나 영화와 매거진의 현재에 대해 논하고, 재개되는 미쟝센단편영화제를 꾸리는 감독 7인을 연결해 한국영화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응시했습니다. 행사가 으레 그렇듯 일의 규모는 갈수록 커졌고 매주 모두가 더 근사한 이벤트를 고민하느라 골머리를 싸맸지만, 엔딩만큼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여섯 번째이자 마지막 창간 특별 기획, ‘<씨네21>과 독자, 미래를 잇다’는 창간 기념 설문조사에 응해준 독자 여러분의 목소리로 채웠습니다. 그저 곁에 오래 있어 달라는 격려에 뭉클해지다가도, 단호한 조언에 정신이 번쩍 들기도 했습니다. 귀중한 의견을 반영해 <씨네21>은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나아가려 합니다. 이어지는 지면에는 30주년 슬로건 ‘&l
[기획] 이어갑니다, 여러분의 목소리로! 독자 Q&A 코너부터 다시 읽고 싶은 연재 1위, 스페셜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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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라 사랑한 게 아니라 사랑하고 보니 그 사람이었다는, 조금은 낯간지러운 말. <바이러스>의 인물들은 당당하게 할 수 있으리라. 호르몬을 교란해 눈앞의 대상에게 푹 빠져버리게 하는 일명 ‘톡소 바이러스’에 전염되었으니 말이다. 이 바이러스는 얼마나 강력한지 맘에 안 들던 소개팅 상대, 광고성 메시지만 보내던 동창, 난생처음 만난 낯선 남자를 그냥 귀여워 보이게 만든다. 연애에 관심 없던 택선(배두나)이 이 증상의 피해자다. 그로 인한 답 없는 애정 공세를 멈춰줄 사람은 오직 이균 박사(김윤석)뿐. 전작 <사과>에서 부부를, <범죄소년>에서 모자를 어긋나게 한 채 응시한 강이관 감독이 <바이러스>에서는 사랑할 것 같지 않던 두 남녀를 마주 세웠다. 그들이 사랑하는 동안 힘을 얻길 바라면서. 감염과 치유의 로드무비이자 발랄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로맨틱코미디는 거기서부터 시작되었다.
- 원작은 어떻게 접했나.
<범죄소년>을
[인터뷰] 사랑이 너에게 하는 일, <바이러스> 강이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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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영국 스카이 애틀랜틱 채널과 미국 AMC 채널이 합작해 대성공을 시킨 드라마 <갱스 오브 런던>의 세 번째 시즌이 지난 4월28일 국내 웨이브 채널에서 독점 공개됐다. 이번 시즌은 <변신> <늑대사냥>의 김홍선 감독이 리드 디렉터를 맡아 시리즈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1, 2, 7, 8화 4편을 연출했다. <갱스 오브 런던>은 런던을 끔찍한 갱단 소굴로 만들어버린 월리스 가문이 재개발사업에 뛰어들어 신분 세탁을 꿈꾸는 와중에 이를 저지하려는 미지의 세력과 다국적 갱단이 맞붙으며 런던이 불바다가 되는 범죄드라마다. 개러스 에반스, 코린 하디 감독 등이 제작에 참여해 일찌감치 영화적인 색채가 가미된 TV드라마 시리즈로 주목받았다. 영미 합작 드라마에 한국 장르영화의 색을 덧입힌 김홍선 감독을 만나 새 시즌의 전략과 19개월에 걸친 긴 제작기를 들어봤다.
- 최근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갱스 오브 런던> 시리즈 제
[인터뷰] 생동감 넘치는 표현, 캐릭터 드라마 디자인을! - <갱스 오브 런던> 시즌3 김홍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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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요즘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가장 강조하는 단어다. ‘성장하다’(Grow)의 어원 ‘Growan’은 ‘녹색’(Green)의 앵글로색슨어이기도 하다. 풀이 우거지는 풍경은 녹색의 탄생이자 성장의 원형이다. 성장은 땅에서 피어난 것이다. 녹색은 단단하면서도 잘 파이는 땅의 양가성에 뿌리를 내리며 성장한다. 경제의 성장도 한동안 그랬다. 건물과 도로도 땅의 미덕 위에 세워지고 깔렸다. 하지만 땅이 지탱할 수 없는 존재가 하나 생겼으니, 땅을 쳐부수는 실력을 날로 키우면서도 땅이 언제까지나 끄떡없을 것이라 믿고 넘어가는 인간이다. 성장은 조화로운 번영에서 벗어나 파괴로 치달았고, 괴롭고 지친 땅은 무너져내리고 있다.
싱크홀의 원인 1위는 상하수관 누수다. 최근 5년간 벌어진 지반침하 사고의 원인 중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서울 지역만 해도 하수관로 가운데 30%인 3300km가 50년을 넘겼다. 관로 100km를 정비하는 사업에 드는 비용이 약 2천억원이다. 수도 요금이 싸디싸고 조세
[김수민의 클로징] 싱크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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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놀고 건강하게 돌아가자
- 신재평씨는 2022년 드라마 <치얼업>을 통해 드라마 음악감독으로 데뷔했다. 페퍼톤스의 기존 음악이 TV프로그램의 BGM으로 쓰이던 것과 달리 정해진 서사에 맞춰 음악을 새로 만들던 경험이 어떻게 남아 있나.
신재평 이후 행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치얼업>을 계기로 성장할 수 있었으니까. <치얼업>으로부터 음악감독 제의를 받았을 때 딱 마흔이 됐다.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쳐 앞으로 음악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전해야 할지 한창 고민했던 시기다. <치얼업>이 새파란 청춘들의 이야기 아닌가. 그들의 파릇파릇한 마음을 생각하는 음악을 만들었다. <치얼업>의 캐릭터나 시청자들이 음악을 통해 위로를 받았다는 피드백을 들었는데, 실은 나 또한 작품에 동화돼 이런저런 고민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 코로나19 팬데믹 몇년을 제외하고 2012년부터 매년 여름 전국
[인터뷰]재미있게 놀고 건강하게 돌아가자 - 페퍼톤스 신재평, 이장원 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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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아 개최한 연말 콘서트 <TWENTY>의 실황이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장원 밴드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공연의 실황을 어떤 형태로든 남기고 싶었다. 간단한 일은 아니다 보니 섣불리 추진하진 못하던 중 영화화 제의를 받았다. 쑥스러웠지만 수락까지 오래 고민하진 않았다.
신재평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아 평소 하지 않았던 여러 가지 활동에 도전했다. 이번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영화, 연극, 뮤지컬, 콘서트를 즐기는 방식이 전부 다르지 않나. 음반은 음악을 다듬고 정제한 후 세상과 나누는 과정이 중요하다. 반면 콘서트는 정해진 시공간에서 일시적으로 날것의 에너지를 증폭한 후 사라지는 것이 묘미다. 그런데 현장성이 핵심인 콘서트를 기억에만 남기자니 아쉬웠다. 이를 영상으로 기록해 스크린에 상연하는 일 또한 새로운 시도가 될 것 같아 반가웠다. 최근 극장에서 시사를 마쳤다. 우리가 공연하는 모습을 큰 화면으로 보니 새롭고 신나더라.
[인터뷰] everything is ok, everything is alright - 페퍼톤스 신재평, 이장원 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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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갛지 않고 파랗고요. 겨울보다 여름이 어울리네요, 소주 말고 맥주가 생각나요.” 촬영을 위한 시안을 고민하던 사진기자와 페퍼톤스 하면 떠오르는 심상에 대해 상의하다 대뜸 위와 같은 것들이 떠올랐다. 생각나는 대로 열거했지만 영 틀린 직관은 아닌 듯하다. 페퍼톤스에겐 늘 청량, 청춘과 같은 수식이 붙는다. 이들의 노래는 바다, 우주 등 광대한 공간을 배경으로 삼으며 잊을 수 없는 상쾌함을 선사한다. 수많은 여행 예능프로그램이 페퍼톤스의 음악을 BGM으로 까는 이유도 명확하다. 신재평과 이장원의 선율과 가사엔 모든 일의 시작에 서서 무한히 질주할 것 같은 기대와 설렘이 탄산음료의 기포처럼 터져나오기 때문이다. 데뷔 초 ‘우울증 치료를 위한 뉴 테라피 2인조 밴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페퍼톤스는 한결 같은 초심으로 지금까지 명랑한 젊음의 광휘를 포효 중이다. 신재평과 이장원은 노래 밖에선 나이들지언정 노래 안에서만큼은 낡지 않은 채 누군가의 내일, 사랑, 실패가 빛날 수 있도록 세상
[기획] 오늘의 희망 내일의 낙관 - <페퍼톤스 인 시네마 : 에브리씽 이즈 오케이> 신재평,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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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을 벗고 틱톡 영상을 즐겨 찍던 자유분방하고 낙천적인 12살 소녀 자판(자프린 자이리잘)은 반에서 처음으로 초경을 시작한다. 이차성징 과정에서 당연히 겪는 신체적 변화임에도 주변의 반응은 냉담하다. 친구들의 따돌림과 어머니의 모진 말에 지친 자판의 낯빛은 점점 어두워진다. 사실 변하고 있는 것은 표정만이 아니다. 마을에서 떠돌던 괴소문처럼 자판의 몸은 맹수와 닮아간다. 이렇게 여성의 신체를 억압하는 종교와 구시대성에 신예 감독 어맨다 넬 유는 발칙한 육체적 변이로 맞선다. 구속받던 몸이 무한한 확장을 거듭할 때 비로소 무지한 사회가 일삼은 아둔한 배척은 무력해지기 때문이다. 연출적 측면에서도 개버 모두스 오퍼란디가 선보이는 레이브 뮤직과 숏폼의 화면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과감한 성장기에 젊음의 야성을 담아냈다. 제76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이다.
[리뷰] 변화하는 육체는 아둔한 배척을 보란 듯이 뛰어넘는다, <호랑이 소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