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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마감하는 거… 힘들지 않나요?, 독자들의 궁금증에 답합니다
이유채 사진 백종헌 2025-05-08

1505호 커버를 확인하는 송경원 편집장.

<씨네21>에 평소 궁금했던 점들을 묻는 마지막 질문에 많은 독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그중 공통으로 많이 언급된 내용을 중심으로, 여러분의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Q1.<씨네21> 취재기자의 일주일은 어떻게 흘러가나요?

고정적으로는 매주 월요일 오전 11시에 사무실에서 주간 회의를 엽니다. 그냥 참석하면 안되고요, 미리 공유된 회의록에 기사 아이템을 올려야 합니다. 늘 다음주 개봉작과 사회문화적 이슈를 기준으로 특집이나 기획 거리, 만나보면 좋을 감독과 배우, 산업 관계자 등을 논의합니다. 화요일에는 각자 취재와 시사회 일정으로 흩어졌다가 수요일 오후 5시에 다시 사무실에 모여 중간 점검을 합니다. 이때 월요일에 결정한 아이템들이 섭외 여부에 따라 원점으로 돌아가기도 하는데요, 변수를 달고 사는 주간지 기자의 숙명이라 여기고 2안, 3안을 마련합니다. 그리고 대망의 목요일, 종일 마감을 치르고 나면 어느새 금요일…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섭외, 취재, 시사 일정을 봅니다. 주말에는 봐야 하거나 보고 싶었던 작품들을 챙겨 보며 다음주 기사를 준비합니다.

Q2. 마감 당일의 풍경이 궁금합니다

수요일 5시 회의 때, 취재기자들은 편집장과 약속합니다. 목요일 정오까지는, 오후 2시까지는, 저녁 먹기 전까지는… 마감하겠다고요. 그러나 그 약속은 매주 어긋나고 맙니다. 일단 마감이 시급하니 오전에는 각자 집이나 카페 또는 일찍 출근해 사무실에서 맡은 원고에 집중합니다. 내부 플랫폼(CMS)에 올린 마감 원고는 교정팀(K)–편집팀(P)편집장(D)의 데스킹을 거쳐 출고되고 이후 디자인팀으로 넘어갑니다. 이때부터는 디자인팀이 분주해지는데요. 디자인팀은 기사의 내용과 활용 가능한 이미지를 종합해 편집디자인 작업을 시작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이해하기 쉽게 도와주는 가독성을 확보하는 작업입니다. 그리고 저녁을 넘어선 밤, 출근한 취재기자들이 각자 쓴 기사의 1차 인쇄본(대장)을 봅니다. 이때만큼은 퀭한 눈을 번쩍 뜨고 직접 펜으로 오탈자를 잡거나 문장을 수정합니다. 그렇게 담당 기자의 수정 사항이 적힌 종이 대장은 다시 교정팀–편집팀–디자인팀–편집장을 거치고 최종 작업물은 인쇄소로 향합니다. 전체 별점과 20자평도 이날 챙깁니다. 이렇게 한바탕 마감을 끝내고 나면 금요일이 되기 일쑤입니다. 연차와 상관없이 잡지 만드는 모두가 이번주 마감을 못할까봐 두려워하고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낍니다. 그런데도 매주 월요일 아침, 사무실에 비치된 새로 나온 잡지를 넘겨 보고, 흐뭇해하며, 그대로 이번주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습니다.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Q3.그 많은 영화를 언제 보나요? 아무리 좋아해도 계속 보는 건 힘들지 않나요?

일반적으로 영화 개봉 전에 열리는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관람합니다. 미리 신청해 참석하고, 시사회는 보통 ‘용산’(CGV용산아이파크몰점), ‘롯데 월타’(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메박 코엑스’(메가박스 코엑스점)라고 줄여 부르는 극장에서 오후 2시에 열립니다(<씨네21> 기자들이 오후 2~4시에 전화를 받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점심 직후라 졸음을 쫓기 위해 커피는 필수! 시사 일정이 없거나 급한 인터뷰가 잡혔을 때는 홍보사를 통해 스크리너(온라인 링크나 파일)를 제공받아 보기도 합니다. 노트북의 작은 화면으로 보는 건 아쉽지만, 여러 번 돌려보며 작품을 꼼꼼히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간혹 영화사나 제작사 사무실을 직접 찾아가 관람하기도 하고요. 고백하자면, 영화기자로서 영화를 보는 일이 항상 쉽지만은 않습니다. 인터뷰나 리뷰를 위해 작품을 볼 때는 ‘무엇을 발견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르고, 몇편을 연달아 보다 보면 어느 순간 감정의 반응이 무뎌지기도 합니다. 피로가 쌓이면 ‘내가 지금 제대로 보고 있는 걸까?’ 하는 불안도 찾아오고요. 그럼에도 어떤 영화의 좋은 순간과 마주하면, ‘이걸 꼭 누군가에게 잘 소개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샘솟습니다. 제가 만든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취재기자들 모두 같은 마음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