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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 시나리오의 저작자 분쟁은 끝나지 않고 있다. 이로부터 일어난 논란이 개봉을 준비 중인 영화 <모럴해저드>에까지 번진 상황이다. <씨네21>은 지난해 12월부터 이 논란에 대한 종합 보도, 최윤진 영화사 꽃 대표의 입장, 김병인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SGK) 대표의 입장을 전하고 있다. 이번엔 논란의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인 <심해> 김기용 작가, <모럴해저드> 박현우 작가를 한자리에서 만나 그들의 심경을 들었다.
- <심해> <모럴해저드> 논란이 불거진 이후 직접 인터뷰에 나선 것은 처음 이다. 이유는.
김기용 본질적으로 난 내가 쓴 시나리오에 대한 저작자 권리를 찾고 싶은 것뿐이다. 더해서 내 시나리오로 부당한 이득을 취한 사람이 합당한 처벌을 받길 바란다. 그런데 내가 다른 목적을 가지고 더 램프나 SGK의 실익을 위해 프레임을 짜고 있다는 등의 주장을 하시더라. 전혀 사실이 아니고, 본질
[포커스] 내가 쓴 시나리오에 대한 권리를 찾고 싶은 것뿐이다, <심해> 김기용 작가, <모럴해저드> 박현우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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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배우, 코미디언, 가수, 성우, 사회자인 파올라 코르텔레시는 2011년 코미디영화 <에스코트 인 러브>로 다비드 디 도나텔로상의 최고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다비드 디 도나텔로상은 이탈리아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린다. 1956년 지나 롤로브리지다가 최고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래 소피아 로렌이 다수의 상을 수상하고 아시아 아르젠토 등을 거쳐 현재까지 이어져왔다.
2023년 이탈리아인이 가장 많이 본 영화로 2024년에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우리에게는 아직 내일이 있다>는 파올라 코르텔레시가 감독 데뷔한 첫 장편으로, 나스트로 디 아르젠토상 최고 작품상을 수상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도나텔로상은 영화 각본가, 연기자, 영화 제작자 등 영화 관계자들이 투표로 결정하는 데 반해 아르젠토상은 이탈리아 전국 영화언론인 연합이 주도하는 상으로 1946년에 개최돼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유럽의 가장 오래된 영화상이다.
1946년을 배경으로 한 이탈리아영화 &l
[로마] 오래된 폭력을 마주하다, 파올라 코르텔레시 첫 감독작 '우리에게는 아직 내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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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로브의 새 역사를 썼다.”(<CNN>) 지난 1월7일(현지 시간)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번 시상식의 화제작은 TV미니시리즈 및 영화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여우주연상(앨리 웡)을 휩쓴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이었다. 한국계 배우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최초이며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앨리 웡 역시 아시아계 첫 수상자다. 스티븐 연은 “평소 스스로에겐 고립과 외로움에 관해 이야기하곤 하는데 이런 곳에선 다른 이들에 관해 생각할 수 있다. 마치 <겨울왕국>의 줄거리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 드라마 부문에선 <오펜하이머>가 작품상과 감독상(감독 크리스토퍼 놀런), 남우주연상(킬리언 머피), 남우조연상(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음악상을 차지하며 영화 부문 최다 수상작의 영예를 안았다. 동일 부문 여우주연상은 <플라워 킬링 문>의 배우 릴리 글래드스턴에게 돌아갔다. 한편 <
수상한 사람들,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성난 사람들> 여러 부문에서 수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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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 이야기를 향한 멈출 수 없는 욕망은 <아라비안 나이트>처럼 죽음마저 미룰 정도로 강력하기에, 오래전부터 이야기에 중독된 인류는 ‘다음 이야기’를 발굴할 갖가지 수단을 발명해왔다. 이러한 욕망을 실로 자본주의적인 방식으로 구현한 모델 중 하나가 바로 속편이다. 반복되는 패턴이 주는 안정감 위에 새로움을 더하는 약간의 변주는 모르는 사람 없는 흥행의 기본 패턴이다. 속편은 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실패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장치로 활용되지만 실은 안정제에 가깝다. 무슨 말이냐면, 실제로 성공할 확률을 높인다기 보단 '이렇게 하면 잘 될 거'라는 심리적 위안에 가까운 경우가 다반사다.
단순히 넘버 링으로 이야기의 생명줄을 이어가던 시대는 지났다. 이른바 ‘세계관’ 모델이 제시된 이후 이야기를 잇고 확장하는 방식은 다채로워졌다. 아니 어쩌면 ‘그렇게 보였던 것뿐’이었던 걸까. 안전한 길을 걷겠다고 야심차게 기획된 후속작들이 줄줄이 외면받는 것을 보니 생
[송경원 편집장] 인간의 호기심은 끝이 없고, 이야기는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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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2부를 시작으로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가 야심찬 속편의 여정을 마무리 짓고, 박찬욱 감독이 각본을 쓴 <전,란>이 완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2024년. 한국영화의 위기라는 흉흉한 진단 속에서도 기대작들은 저마다 회심의 저격을 준비 중이다. 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쇼박스, NEW, 넷플릭스 등 주요 배급·제공사를 중심으로 파악한 한국영화 신작 라인업을 소개한다
영화명(가나다 순) 감독 출연 배급(또는 제공)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 임대희 / 마동석, 서현, 이다윗, 경수진, 정지소 / 롯데엔터테인먼트
<그녀가 죽었다> / 김세휘 / 변요한, 신혜선, 이엘 / 콘텐츠지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 김민수 / 정우, 김대명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대가족> / 양우석 / 김윤석, 이승기, 김성령, 강한나, 박수영 /
[특집] 회심의 한방이 온다, 2024년에 보게 될 한국영화의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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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부산행> <범죄도시> 연작 등의 무술감독으로 유명한 허명행 감독이 영화감독으로 데뷔한다. 그의 첫 연출작은 1월2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영화 <황야>다. 폐허 속에서 삶을 꾸려가는 사냥꾼 남산(마동석)과 그의 파트너 지완(이준영)은 “세상의 추위를 피해 사람들이 모인 거처 공간”인 버스 차고지 ‘버스동’에 산다. 어느 날 버스동 주민 수나(노정의)가 양기수 박사(이희준)를 따라 사라지고, 남산과 지완은 수나를 구하는 여정에 오른다. 수많은 작품에서 배우 마동석과 호흡을 맞춘 허명행 감독은 마동석의 눈을 믿는다. 마동석은 <황야>의 크레딧에 각색가로도 이름을 올렸는데, 허명행 감독은 “마동석 배우는 자기만의 시각에서 시나리오를 재해석해 보내기도 한다. 스토리를 바라보는 눈이 워낙 좋은 배우라 연출에 도움을 받은 부분이 있다”라며 오랜 동료를 향해 강력한 지지를 보냈다. 한국영화의 수많은 액션 시퀀스를 직접 직조한
[인터뷰] 사냥꾼 된 마동석의 시원한 액션을, <황야> 허명행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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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하수영(전도연)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질주하는 이야기.” <리볼버>의 로그라인은 이렇게 시작한다. 욕망과 목표를 위해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 여자의 얼굴은 이내 우리가 마음 한켠에 숨겨둔 은밀한 비밀처럼 나타난다. <8월의 크리스마스>의 섬세함을 각본으로 그려내고, 담담한 감정의 레이아웃을 <무뢰한>으로 층층이 겹쳐낸 오승욱 감독이 8년 만에 메가폰을 들었다. 밀도 높은 연기로 자신의 반경을 또다시 넓힌 전도연, 지창욱, 임지연 배우가 <리볼버>의 이야기를 현실로 구현한다.
- <리볼버>의 대략적인 줄거리를 조금 더 공개해줄 수 있나.
= 상관과 함께 비리를 저지른 경찰 하수영이 문제를 무마하기 위해 죄를 모두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간다. 그 대가로 많은 것을 약속받았지만 출소 이후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진다. 거의 투명인간이
[인터뷰] 단계를 거듭하며 강해지다, <리볼버> 오승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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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파일럿에서 한순간 실직자가 된 정우(조정석)가 뜻밖의 신분 세탁으로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현시점 공개된 한줄의 시놉시스만 읽더라도 <파일럿>은 주인공이 조정석일 때와 아닐 때 전혀 다른 영화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만큼 <파일럿>은 “조정석의, 조정석에 의한, 조정석을 위한” 영화다. 데뷔작 <가장 보통의 연애>로 개봉 당시 신인감독의 놀라운 흥행력을 보여주었던 김한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동시대 희극지왕 조정석을 만난다. 공개된 정보 외에는 작품의 많은 요소가 베일에 가려져 있다. <파일럿>은 올해 가장 예측 불가능한 기대작이다.
- <D.P.>시리즈를 연출하고 <약한영웅> 시리즈를 제작한 한준희 감독이 연출을 제안했다. 어떻게 인연을 맺고 시작한 프로젝트인가?
= 2021년 충무로영화제에서 한준희 감독을 처음 만났다. 이전에 <차이나타운>이 ‘코인락커 걸’이라는 원제
[인터뷰] 조정석의, 조정석에 의한,조정석을 위한, <파일럿> 김한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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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희 감독이 박상영 작가의 연작소설 <대도시의 사랑법> 중 <재희>를 영화화하기로 결심한 것은 “청춘 시절을 까먹기 전에 청춘의 혼란스러움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단 마음” 때문이었다. 첫 장편 <...ing>에선 고등학생 민아(임수정)의 사랑을, <어깨너머의 연인>에선 결혼 시기에 접어든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그 후 <미씽: 사라진 여자> <탐정: 리턴즈>를 연출하며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모르겠단 주위의 반응”을 느꼈던 이언희 감독에게 마침 “내가 정말 편하게 이야기하고 싶던 20대의 순간” <재희>가 찾아온 것이다.
<재희>는 20살에 만나 33살까지 우정을 이어가는 재희(김고은)와 흥수(노상현)의 이야기다. 남들 눈치 안 보고 자유로이 사랑하고 살아가는 재희, 본인의 태생적 비밀 탓에 세상을 다소 등진 흥수가 묘한 동거를 이어가고 진정한 친우의 관계를 쌓아가며 변화하는 과정을
[인터뷰] 어둡고 어지럽고 사랑스러운, <대도시의 사랑법> 이언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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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냅다 쭉쭉 치고 나가는 속도감, 매력을 넘어 마력을 보여주는 두 배우의 짐승 같은 연기, 결국 누구든 내 것이라고 느낄 만한 이야기.”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박하경 여행기>를 연출한 이종필 감독이 강조한 바에 따르면 <탈주>는 “심플하게 재밌는 영화”다. 남한으로 탈주를 시도하는 북한군 중사 규남(이제훈)과 그를 쫓는 북한군 장교 현상(구교환)의 하루간의 집요한 추격을 담았으며 <수리남> <리바운드> 등을 쓴 권성휘 작가가 시나리오를 썼다. 이종필 감독은 “아프리카 청년 둘이 비행기 바퀴에 몸을 묶어 필사적으로 영국 밀입국을 시도했다는 해외 토픽을 읽고 그렇게까지 하는 젊은이들의 심정이 뭘지” 골몰하던 시기에 <탈주> 책을 받고 마음이 동했다. “친구가 미래 없는 회사를 이젠 그만둬야 할 것 같다며 우는 모습을 보던 중에” 아이디어가 떠오르면서 연출 의사에 확신이 섰다. “북한에서 벗어나 보편적으로, 도저히 여기
[인터뷰] “모두가 공감하는 이야기가 될 것”, <탈주> 이종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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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수학여행> <MJ>에서 소외된 이들의 내면에 일렁이는 섬세한 감정들을 포착했던 김희진 감독이 조해진 작가의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를 영상화한 작품으로 장편 데뷔에 나선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재학 시절 신인 창작자를 찾던 임승용 용필름 대표와 인연을 맺은 김희진 감독은 여성 기자의 시점으로 탈북민 로기완의 행적을 좇는 소설을 벨기에 브뤼셀에 새로 정착한 로기완 중심의 이야기로 각색했다. “인간의 존엄성을 말하는 원작 소설의 메시지는 충실히 살리면서 멜로드라마적 분위기를 가미했다. 소설에는 없던 마리라는 여성 캐릭터도 생겨났다.” 김희진 감독은 유럽에서 난민 지위를 받고자 애쓰는 실제 탈북민들을 취재하고, 케이트 에번스의 그래픽 노블 <그림으로 읽는 유럽의 난민: 구호 현장에서 쓴 생생한 기록>을 살피며 “낯선 언어, 추위,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 놓인 사람들이 느낄 막막함과 쓸쓸함”을 피부에 새겨나갔다. 김희진 감독이 중시하는 것은
[인터뷰] 차갑게 만나 뜨겁게 끌어안는 관계, <로기완> 김희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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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2>와 <범죄도시3>로 2년 연속 천만 관객을 달성한 <범죄도시> 시리즈(이하 <범죄도시>)가 새로운 사령관과 함께 여름이 오기 전 극장가를 찾는다. <범죄도시4>의 메가폰은 <범죄도시>의 무술감독을 맡았던 허명행 감독이 잡는다. 오랫동안 <범죄도시>와 <범죄도시>의 본령인 배우 마동석과 안팎으로 함께했던 허명행 감독은 전작으로부터 마석도 형사(마동석)가 지닌 매력을 보존하고자 한다. “믿음직스럽고 강인한데 유머와 귀여움까지 갖춘” 마석도의 본질은 이번 작품에서도 변치 않는다. 제작자 겸 주연배우인 마동석은 “액션 시퀀스가 벌어지는 공간 배경 등의 설정을 포함해 본인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액션에 관해 끝없이 고민하”며 허명행 감독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갔다. <범죄도시>는 늘 마석도의 심판을 받는 빌런 캐릭터가 화제를 모았다.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을 소재로 하는 <범죄도시
[인터뷰] 악당도 코미디도 다 잡는다, <범죄도시4> 허명행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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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 <사바하>로 한국 오컬트 영화의 신기원을 적립했던 장재현 감독이 풍수지리와 무속 신앙을 소재로 한 <파묘>로 돌아온다. 여러 종교적 색채를 뒤섞으며 미스터리 스릴러의 형식을 적용해온 장재현 감독 고유의 인장이 다시금 두드러진다.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 무당인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이 기묘한 묘를 파헤치며 일어나는 이야기다. 늘 그래왔듯 장재현 감독은 1년 동안 실제 장의사와 함께 일하며 파묘와 이장에 몸담는 등 철저한 사전 조사와 고증을 거쳤다.
- <파묘>의 기획은 어디에서 시작됐나.
= 어렸을 때 살던 시골 동네에서 100년 넘은 무덤을 이장하는 걸 본 적 있다. 묘를 팔 때 나오는 흙의 색깔과 냄새, 작업하기 전에 제사를 지내던 사람들의 모습이 아직 생생하다. 이장하는 이유도 몰랐지만, 굉장히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다. 무서우면서 궁금하고 심장이 콩닥거렸다. 그 이후부터 관에 대한
[인터뷰] 전작들의 장점만 가져왔다, <파묘> 장재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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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은 안중근 의사(현빈)가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총으로 쏘기까지 독립투사들의 긴 분투를 그린 첩보 드라마다. 안중근 의사뿐만 아니라 그와 마음을 한데 모았던 독립군들의 사연이 펼쳐진다. 우민호 감독은 “이전까지 내 영화가 악인들을 주로 다뤘다면 처음으로 선의를 가진 인물들을 다루게 됐다”고 이 영화를 설명했다. 나라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던진 독립운동가들의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한 감정의 원천을 좇았던 여정에 대해 들었다.
- <하얼빈>은 최근 한국 근현대사를 영화로 다시 쓰고 있는 하이브미디어코프가 <남산의 부장들> <서울의 봄>에 이어 선보이는 작품이다. 어떻게 연출을 제안받게 됐나.
= <내부자들> <마약왕> <남산의 부장들> 등 계속 작품을 함께해온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가 갖고 있던 시나리오였다. 사실 직접 연출할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어머니 때문에 강남에 있는 병원에
[인터뷰] 10월26일, 안중근, <하얼빈> 우민호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