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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차라리 귀여운 마석도가 악마를 찢었다면,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최현수 2025-04-30

악마를 숭배하는 세력이 점차 늘어난 도시는 거리 한가운데서 잔혹한 연쇄살인이 발생해도 무감해질 정도로 혼란스럽다. 공권력마저 이들의 폭주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어둠의 힘을 빌려 폭발적인 주먹을 휘두르는 바우(마동석), 영험한 능력으로 구마를 담당하는 샤론(서현), 든든한 조수 김군(이다윗)으로 구성된 해결사 집단 ‘거룩한 밤’은 의뢰인들의 부탁을 받고 악을 처단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어느 날 신경정신과 전문의 정원(경수진)이 ‘거룩한 밤’ 사무실에 찾아와 이상증세에 시달리는 동생 은서(정지소)를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은서의 몸을 차지한 악령이 도시를 지배하는 사악한 ‘루키페르’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안 바우 일당은 거대한 악의 손길과 맞설 준비를 한다. 범죄자와 좀비마저 진실의 방으로 보내던 마동석의 주먹이 영적 세계를 향해 뻗어간다. 농담처럼 떠돌던 ‘물리적 퇴마’가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를 통해 드디어 스크린 위로 옮겨진 것이다. 액션 아이콘과 오컬트의 기묘한 동거 속에서 정체성이 확고한 두 소재가 이물감 없이 얼마나 잘 조합하는가가 관건이다. 영화는 이런 요구에 부응하듯 악령 들린 소녀라는 전통적인 컨셉을 다크 히어로 서사에 녹여낸다. 문제는 성실하게 오컬트의 규범을 준수하려는 영화의 노선이 마동석의 액션과 불화하면서 발생한다. 구마 의식을 전부 퇴마사에게 맡기면서 마동석의 주먹은 악의 추종 세력을 소탕하는 데 그치고, 스산해야 할 구마 장면은 요란한 인상만 남긴다. 결국 호쾌한 물리적 퇴마를 바라던 관객에게도, 서늘한 오컬트를 기대하던 장르 팬에게도 모두 호소하기 어려운 애매한 결과물이 아쉽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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