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8년 천재 작곡가 모리스 라벨(라파엘 페르소나)은 발레리나 이다(잔 발리바)에게 발레곡을 청탁받는다. 원래 스페인 작곡가 이삭 알베니스의 <이베리아 조곡>을 오케스트라 편성으로 편곡하기로 했으나 저작권 문제가 생긴다. 마감은 겨우 2주 남짓 남았고 라벨은 신곡을 써야만 한다. <볼레로: 불멸의 선율>은 <코코 샤넬> <마담 보바리> 등 문제작을 만든 안 퐁텐의 신작으로 라벨 탄생 150주년에 맞추어 제작되었다. 이야기는 라벨이 <볼레로>를 작곡하는 과정을 담은 1부와 정신질환으로 창작의 동력을 잃은 말년을 담은 2부로 나뉜다. 감독은 라벨의 결벽증에 가까운 성격에 집중해 예술과 육체, 전쟁과 근대화 등 다양한 주제를 펼친다. 에로티시즘을 그리기 위한 방편으로 <마담 보바리>를 오마주한 설정도 인상적이다. 세밀한 고증과 알렉상드르 타로의 연주, 라파엘 페르소나의 호연이 돋보임에도 구심점 없는 산만한 전개가 아쉬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