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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이나 순수 애니메이션에 심취해 어느 정도 ‘애니메이션 애호가’라고 자부할 만한 지식과 안목을 갖추게 될 때쯤이면 대개 묘한 도그마가 생긴다. ‘좋은 애니메이션이라면 그 안에 심오한 메시지나 세계관, 또는 시대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있어야 한다’는 이른바 ‘메시지 지상론’이다. 여기에는 애니메이션의 기법이나 그림체, 색채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까다로워지는 ‘과민성 탐미주의’도 동반한다. 전에는 즐겨 보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이 갑자기 천박한 상업주의로 보이고, 난해한 영상의 유럽 단편을 봐야 뭔가 ‘한 작품 보는 것’ 같은 쾌감을 느낀다.앨리슨 드 비어(Alison de Vere)란 여성 작가가 있다. 27년 파키스탄에서 태어난 그녀는 51년 폴 그리몰의 <왕과 새>에서 처음 애니메이터로서 입문한 이후 유명한 ‘할라스-바첼로 스튜디오’에서 작가로서 경력을 쌓았다. 이후 TVC에서 <옐로우 서브마린> 프로젝트에 중요 작가로 참여했고, 그뒤 Trickfilm
해외 만화·애니 ... 앨리슨 드 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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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대여점은 한국만화의 필요악인가? 일부 만화가와 만화 독자들이 만화대여점의 폐해를 전면에 부각시키면서, 만화대여점 반대운동이 사이버 공간에서 큰 쟁점이 되고 있다. 한국만화계의 뿌리깊은 대여문화에 대한 문제제기는 끊임없이 있어왔지만, 이처럼 대규모의 논쟁으로 번지고 있는 것은 최근 여러 만화잡지가 폐간되면서 만화 창작자의 창작환경이 극도로 열악해졌기 때문이다. ‘청보법과 대여점을 반대하는 만화인의 모임’인 ‘자유의 검은 리본’(cafe.daum.net/BRFF)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만화소비 시스템을 왜곡시키는 대여점은 없어져야 마땅한 20세기의 유산”으로 규정하고, 만화대여점 문제에 대해 활발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또한 대여점 반대에 동의하는 네티즌들이 웹링(team4d.net/webring)을 만들어 좀더 폭넓은 공론화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만화비평 웹진 두고보자(dugoboza.net)는 최근호를 통해, ‘만화대여점은 만화계의 수치인가’라는 주제로 대여점 문제를
만화대여점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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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엔 죽은 사람이 보여요.”(I See Dead People) <식스 센스>의 꼬마는 몹시도 주저하며 어렵게 어렵게 고백을 해냈다. 엄마라도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을 게 뻔했고, 거짓말을 한다고 야단치거나 정신병원에 보낼 수도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 꼬마가 동양의 영화나 만화를 볼 기회가 많았다면 훨씬 쉽게 마음을 터놓을 수 있지 않았을까? 왜냐면 거기에선 ‘죽은 사람을 보는 능력’은 너무나 일상적인 것이고, 퇴마사나 영능력자가 아니더라도 죽은 영혼을 만나는 일이 비일비재하니까 말이다. 게다가 만화잡지의 여름 시즌이 되면 호러 장르와는 전혀 상관없는 연재만화의 주인공들까지 앞다투어 귀신을 만났다는 고백을 쏟아내지 않는가?죽은 자들과 소통하다<식스 센스>의 귀신들은 죽은 그 순간의 모습으로 사방을 떠돌아다닌다. 교통사고로 죽은 사람은 머리가 부서져 있고, 화재로 죽은 여자는 몸의 절반이 구워져 있고, 약물로 죽은 소녀는 계속 구토를 한다. 당연히 그런 귀신
쾌락의 급소 찾기 34 - 가장 미련 많은 귀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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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뮤직 발매
현역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히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기돈 크레머와 그의 실내악단 크레메라타 발티카가 현존하는 작곡가들의 음악을
연주한다. 그는 1996년 자신의 고향 라트비아를 비롯한 발틱 연안국가 출신 연주자들과 함께 결성한 크레메라타 발티카와 함께 의욕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음반에선 그와 인연이 깊은 에스토니아의 작곡가 아르보 패르트의 대표작 <타뷸라 라사>를 포함, 패르트의 또다른
작품 <Darf Ich…>, 전방위 현대음악가 필립 글래스의 <컴퍼니>, 러시아를 대표하는 현대음악가 블라디미르 마르티노프의
<컴 인> 등을 선보인다.
음반 - Silencio 기돈 크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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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끼뮤직 발매
유키 구라모토를 위시로 한 일본발 뉴에이지 음악은 이제 국내에도 단단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편안하면서도 섬세함이 돋보이는 연주를 펼치는
피아니스트 나카무라 유리코도 이미 국내에 4장의 앨범을 내놓았을 정도로 관심을 모으는 연주자. 바이올린 연주자 쓰루 노리히로와 함께 발표한
이번 음반의 주제는 앨범 타이틀과는 달리 ‘과거’. 두명의 연주자는 이 앨범에서 관악 등의 협연을 통해 환상적인 영상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을
선보인다. 첫곡 <기억이 있는 과거로의 여행>에서 마지막 <스쿨 데이즈>까지 과거로 향하는 아늑한 여행의 느낌을 전달한다.
음반 - Beginnings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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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O 편집부 지음/ 월간 키노 펴냄/ 1, 2권 각 1만4천원
독특한 색깔의 영화 월간지 <키노> 창간 6주년을 맞이해 발행한, ‘키노가 사랑하는 영화감독 201명+@’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엄밀히 말해 감독사전은 아니다. 이 책에 담긴 201(그리고 플러스 알파)명의 감독은 알파벳 또는 가나다순이 아니라, 앤드루 새리스가 <아메리칸
시네마>에서 동시대 미국감독을 분류한 11개의 카테고리에 맞춰 나뉘어 담겨 있다. ‘Pantheon
Directors’에서 ‘Our Neighbors’까지
독특한 분류에 따라 장 뤽 고다르, 마뇰 드 올리베이라에서 임권택, 이장호까지 문제감독들을 심층적으로, 그리고 ‘매우 주관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책 - 2001 키노 201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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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아트센터 6월28일∼7월1일 평일 8시 토·일 6시
쎌 인터내셔널 02-525-6929
현란한 테크닉의 거장 함춘호, 퓨전재즈 기타의 명인 한상원. 국내 최고라 부를 만한 기타 솔리스트 2명이 차세대 기타리스트 정선과 함께 무대를
꾸민다. 정선은 18세의 기타리스트. 정명훈의 아들로, 지난해 8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정명훈과 협연을 하기도 했다. 이 세명의 기타리스트들이
한 무대에 서기는 처음이다. 뜻깊게 마련된 무대인 만큼 이번 공연을 위해 만들어진 창작곡도 연주될 예정. 그 밖에 함춘호, 한상원의 작품과
존 콜트레인의 <Impression> 등 유명연주곡이 듀오, 혹은 트리오로 연주된다. 57년형 Gibson ES 175, 64년형
Fender Stratocaster 등 희귀한 기타들이 사용되어 다양한 소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 - 함춘호 한상원 정선의 ‘G3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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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 6월30일, 7월1일 오후 7시
아이디컴, 난장뮤직 02-330-5183
공연명 그대로 ‘진정한 라이브란 무엇인지’ 보여주겠다는 자우림의 콘서트. 자우림 라이브앨범 발매에 맞춰 열리는 공연이다. 이번 무대에서 자우림은
그 간의 히트곡들과 애창 팝송을 연주할 예정. 3시간여 동안 30여곡을 부른다. ‘자우림 광신도의 밤’, ‘원더랜드 어드벤처’, ‘Oops,
I Killed Santa’ 등 이제까지 라이브에서 불리었던 팝송들을, 각 공연에 대한 회상과 더불어 부른다고. 여름밤을 달구는
열정적인 야외공연이 될 전망. 스탠딩공연이다. 7월14일 부산 컨벤션센터에서도 공연한다.
공연 - 자우림 “Tru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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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달밤> O.S.T 크림 발매선생은 깡패, 학생도 깡패, 깡패는 선생, 형사와 지방 보스는 멍청이, 여자는 왈가닥…. 천년의 고도 경주는 고삐리들이 패싸움을 하는 수학여행지, 단순한 역할 바꾸기를 통해 유쾌한 뒤집음이 벌어지는 지방 도시일 뿐이다. 물론 그 뒤집음이 효과적으로 서술되지는 못하고 있다. 결국은 ‘우정’이라는 뻔한 블랙홀로 빨려들 뿐이다. 그러나 어쨌든 이 영화는 그러한 뒤집음을, 손익분기점을 골치아프게 계산해내면서 시도하고 있기는 하다.이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신라의 달밤’이라는 노래는 과연 어떤 맥락을 지니고 있을까. 사실 이 영화가 그 노래에 심각한 역사적 맥락을 부여하고자 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 노래는 오랫동안 기억의 한 편린이어왔을 뿐이다. 마치 신라가 오랫동안 우리 정신의 모태인 어떤 원류적인 태도(화랑?)를 간직해온 고대 국가로 소문처럼 우리에게 전해져 왔듯 말이다. 신라가 기억 저편의, 이 쓰레기 자본주의 나라의 현재와 아무 관련없어
경주의 달빛 아래 옷 바꿔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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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visible Band>소니뮤직 발매이 앨범 <The Invisible Band>는아무래도 이들 트래비스(Travis)의 전작인 <TheMan Who>의 노선을 따르고 있다. 실은 너무 대놓고 따르고 있어서 어리둥절할 정도다. 모든 곡은 변함없이 보컬 겸 기타리스트인프랜 힐리(Fran Healy)가 썼고 프로듀서는 변함없이 나이젤 고드리치이며 아트워크도 변함없이 정물화된 풍경과 밴드의 초상을 병치한 서정적인사진들이다. 더욱 중요하게도, 곡들 역시 <The Man Who>의 연장선상에 있는 내성적이고 고즈넉한 열두곡의 소품들로, <TheMan Who>만큼 좋은 곡들도 확실히 있다. …아니 잠깐, <TheMan Who>가 뭐냐고?그것은 바로 1999년 말 영국의 밀레니엄(엄밀히 따지면 그때가 아니지만 어쨌든 다들 모른 척 난리였으니까)을 당당히 장식한 음반이었다. 그리고트래비스란 이 그룹은 90년대 초반 스코틀
보이지 않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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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일본·대만 아마추어 만화동아리간의 교류를 위한 제1회 국제아마추어만화축제(이캄:International Comics Advertisement Market)가 SICAF2001의 사전 행사로 2001년 8월2일부터 6일까지 서울무역전시장에서 개최된다. 아마추어 만화행사는 ACA 만화축제를 시작으로 크고 작은행사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번에 SICAF와코믹애드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아마추어페스티벌은 해외 참가자들과 지방 참가자들에게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그 일환으로 해외 참가자들과 지방참가자들은 국제아마추어만화축제에 참가하는 아마추어 만화가들이 함께 숙식을 하며 서로 유대를 나누는 만화캠프가 8월2일부터 6일까지 청강문화산업대에서열린다. 숙박비, 교통비, 조식은 무료로 제공된다고 한다. 국제아마추어만화축제 이캄과 만화캠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캄(www.icam.or.kr)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부천규장각만화사업 좌초하나만화도시를 내세운 부천에서 의욕적으
국제아마추어만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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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는 작가와 독자를 연결하는 소통의 통로다. 작가는 장르의 법칙을 통해 이미지를 배치하고 이야기를 풀어가며, 독자는 장르의 익숙함을 통해이미지와 이야기를 받아들인다. 만화의 장르는 SF, 멜로, 판타지처럼 다른 매체와 공유하는 구분이 대부분이지만 만화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장르가 존재하기도 한다. 이영유의 <K2>는 만화, 그것도 여성들에게 소비되는 만화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장르다. 이영유의 <K2>는통칭 ‘미소년물’이라 불리는 장르의 만화다. 혹자는 ‘꽃미남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여성의 판타지, 동인지에서 시작되다명칭이 의미하듯 이 장르의 핵은 ‘미소년 캐릭터’다. 미소년 캐릭터의 시각적 특징은 ‘친근함’에 있다. 요모타 이누히코가 <만화원론>에서지적한 것처럼, 60년대에서 70년대 캐릭터들의 코는 어느 등장인물을 특권적인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한 역할을 했다. 그 결과 주인공의 코는다른 주변인물과 달리 뾰족하고 높게 표현되었다. 일본이나 우리나
네게서 화사한 향기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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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나는 본 영화 못지않게 제작사의 로고 영상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불이 꺼지며 스크린에 투사되는 영화사의 로고는 영화에 대한 기대를 한껏 돋우는 감칠나는 전채요리 같다. 사자가 포효하는 MGM이나 서치라이트가 거대한 숫자를 비추는 폭스사와 같은 전통적인 로고도 좋지만, 그보다는 최근 세워진 회사들이나 작은 회사들의 로고가 기발한 재치가 있어 더 좋다.은하수에 낚시를 던지는 초생달 속의 아이가 나오는 드림웍스나 등대불이 반짝이는 캐슬록, 터벅터벅 걷는 나그네의 뒷모습을 담은 캐러번, 그리고 이름처럼 북구의 전설을 연상케 하는 발할라 등이 내가 좋아하는 로고이다.그리고 하나 더 있다. 어느 집의 책상이든 하나쯤 있을 평범한 스탠드 등이 깡충깡충 뛰어와 회사의 이름 가운데 자리를 잡는 로고. 바로 디지털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픽사’(Pixar)사의 로고 영상이다. 3D 디지털애니메이션으로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회사의 전문 영역을 과시하면서, 2∼3초의 짧은 영상
‘아날로그’ 휴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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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블랑카> O.S.T/ EMI 발매1942년, 그러니까 2차대전이 한참 진행중이던 때에 개봉된 할리우드의 고전 <카사블랑카>는 잊을 수 없는 음악을 담고 있다. 작곡자 막스 스타이너는 그야말로 할리우드 영화음악의 기본 정석을 만든 거장으로서, 영화 <킹콩>에서 천재적인 영화음악가로 주목받은 이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은 대작을 통해 최고의 영화음악가 반열에 오른 사람 가운데 하나이다. 오스트리아 출신인 그는 드라마틱한 음악의 정밀한 구성을 통해 관객의 심리를 암시하고 유도하는 기능을 가진 전형적인 영화음악의 기초를 닦았다. 바그너의 음악적 전통을 물려받은 사람답게, 그는 ‘주제’ 선율의 상황에 따른 적절한 변주와 주인공들의 테마 선율이라 할 ‘라이트모티브’(leitmotive), 즉 유도동기의 도입을 본격화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후자를, 그리고 <카사블랑카>는 전자를 시도한 그의 가장 전형적인 스코어
아련한 추억이여, 옛사랑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