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니메이션과 상관없는 일화 한 토막.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방송국의 예능 PD 하나가 오래 된 외국의 인기 프로그램 테이프를 구해 집에서 보면서 ‘왜 저 장면은 저렇게 처리했을까’ 하고 꼼꼼하게 모니터를 하고 있었다. 평소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했던 아내도 옆에서 같이 앉아 “저 부분에 분명 어떤 포인트가 있어”라며 같이 머리를 맞대고 있었는데, 이런 심각한 부모의 모습을 보던 그 집의 6살짜리 딸이 하는 말, “그냥 보고 웃자고요.”지난주에 <톰과 제리>의 척 존스를 소개했더니, 의외라는 내용의 메일이 몇통 왔다. 그동안 소개했던 예술지향적인 작품들에 비해 아무래도 좀 튄다는 인상을 받았던 것 같다. 톰과 제리나 벅스 바니, 대피 덕, 트위티 등 30년대 워너브러더스와 MGM에서 만들어낸 일련의 ‘스타’들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들은 디즈니의 우아한 작품이나 유럽의 작가주의 애니메이션과는 분명 거리가 있다. 이 작품들은 30∼40년대까지는 영화관의 막간을 채워주는 소일거
사기꾼 기질이 사랑스러워!
-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O.S.T|소니뮤직 발매<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원제 High Fidelity)라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제목으로 비디오 출시된 스티븐 프리어즈의 지난해 작품은 넓게는 대중문화, 조금 구체적으로는 마니아적 하위문화에 삶의 일부를 저당잡히고 살다시피하는 ‘음악광’이 진정한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이미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에서 동성애자, 그것도 영국에 사는 아시아계 이주민 동성애자라는 ‘소수’의 시각을 아름답게 그려낸 바 있던 그는 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로 그 ‘소수’의 삶이 가지고 있는 나름의 존재 이유를 탐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영화에서는 그 소수의 존재들이 가지는 충일한 자기 정체성보다는 오히려 순진한 ‘맹점’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는 차원에서는 조금 다른 시각을 들이댄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잭 블랙과 존 쿠색 같은 명배우들을 등장시켜 소심하고 섬세한, 사회의 주류 인간들 관점에서 본다면 약간은 어린애
난 너보다 더 ‘쿨’해
-
잠실 실내체육관 5월31일 8시 스타넷아시아 1588-7890
<Swear It Again> <Flying without Wings> <My Love> 등 영국 싱글차트에
7개 싱글을 연속 1위에 올린 기록을 세운 아일랜드 출신 5인조 보이밴드 웨스트라이프가 내한공연을 가진다. 이들의 기록은 연속 5개 싱글을
1위에 올렸던 비틀스의 기록을 깬 것. 전통적인 팝발라드 스타일인 이들의 음악은 감미로운 멜로디와 편안한 리듬, 드라마틱한 곡구성과 하모니
등을 특징으로 한다. 외모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웨스트라이프의 팬들은 대부분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들. 전세계 70여개국에 팬클럽이
있다. 이번 공연은 히트곡 위주로 연주될 예정.
공연 - 웨스트라이프 내한공연
-
춘천 위도, 물의나라 꿈의나라 극장, 강원도립화목원, 강원청소년수련관 등 5월30일∼6월3일 한국마임협의회, 춘천시, 춘천문화방송 033-242-0585춘천국제마임축제가 올해로 13번째를 맞아 5일간 춘천 곳곳에서 열린다. 이외수 소설 <외뿔>에서 힌트를 얻어 행사장 전체를 축제마을 ‘몽도리’로 명명, 축제의 공간으로 아우르고 재활원, 사할린동포안식처 등 소외된 장소를 찾아 공연하는 등 예년과 다른 시도가 눈에 띈다. 세계 현대마임의 현주소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장으로서, 춘천국제마임축제는 미국 그렉 골드스톤의 1인마임극, 프랑스 마임댄스 퍼포먼스, 캐나다의 포스트모던 마임, 일본의 부토 등 외국 마임공연을 마련하며 한국의 전통적 현대적 마임무대도 준비한다. 황해도 만신 이해경과 마임배우 유진규의 <영목>이 이러한 시도. 위도에서 펼쳐질 ‘도깨비난장’은 한영애, 이외수, 전유성 등이 재미있는 놀이판으로 꾸밀 예정. 서울 관람객을 위한 도깨비열차가 6월2일 오
공연 - 2001 춘천국제마임축제
-
-
유니버설 뮤직 발매
사후에 더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투팍의 미발표 트랙 20곡을 모은 유작음반. 웨스트 코스트 래퍼의 ‘전설’이 된 투팍은 96년 의문의 죽임을
당한 뒤 수많은 유작음반이 쏟아져나왔다. 지난 4월 미국에서 발매되어 팝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한 <Until the End Of the
Time>은 첫주 42만5천장의 판매고를 기록했고, 사후 음반 가운데 가장 완성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작 시집 <콘크리트에
핀 장미>에서도 엿보이듯, 직설적인 래핑 위에 얹힌 의미심장한 가사도 심금을 울린다. TLC의 레프트아이, 케이시 앤 조조, 아웃로우즈,
어보브 더 로 등이 참여했다. 서정적인 웨스트 코스트 힙합의 진수를 담은 음반.
음반 - Until the End Of the Time
-
이오인 콜퍼 지음|열림원 펴냄|상·하 각권 8천원
제2의 <해리 포터> 시리즈를 목표로 영국의 출판사 퍼핀이 오랜 기간 기획 끝에 내놓은 야심작. 아일랜드의 전통적인 요정이야기를 세련된 감각으로 다듬었다. 12살의 아르테미스 파울은 몰락 위기에 처한 범죄자 가문 ‘파울 가’의 마지막 후손이다. 가문을 부흥시키기 위해 아르테미스는 요정의 황금을 빼앗을 음모를 꾸민다. 인터넷을 통해 요정의 소재를 수소문하고, 찾아낸 요정을 속여 그들의 언어를 배운다. 한편 지하세계에 자리잡은 요정의 나라에서 인간계로 도망친 트롤을 잡아오기 위해 홀리 쇼트가 파견된다. 요정이 나타날 장소를 미리 알아낸 아르테미스는 홀리를 납치한다. 2002년 미라맥스에서 영화화할 계획이고, 홈페이지에서는 책의 1, 2장을 미리 보여주며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책 - 아르테미스 파울
-
휘트니 오토 지음|황금가지 펴냄|9천원
영화로도 만들어진 <아메리칸 퀼트>의 작가 휘트니 오토의 신작 소설. 각각 르네상스시대와 20세기를 배경으로 예술가로 성장하는 두 여성의 삶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여성이 예술가가 된다는 것이 불가능한 시대, 줄리에타는 남장을 하고 미켈란젤로가 다윗상을 만드는 과정을 훔쳐본다. 그러나 남은 것은 다윗상에서 떨어져 나온 대리석조각 하나. 줄리에타의 후손인 로미는 줄리에타의 열정과 재능과 대리석조각을 이어받는다. 각국의 예술가들이 몰려들었던 1920년대 초 파리에서 로미는 사진작가로 주목받는다. 두 여성이 살았던 시대에 활동한 예술가들을 등장시키며 당대의 예술사적 흐름까지 유려하게 담아낸 소설.
책 - 미켈란젤로의 딸
-
<Reveal>|워너뮤직 발매한때 ‘얼터너티브’했던 밴드가 메이저 세계에서 스타덤에 오른 뒤 선택의 폭은 그리 크지 않다. 하나는 ‘해오던 대로’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자기 패러디(self parody) 혹은 자기부정을 단행하는 일이다. 앞의 길은 밴드의 색깔을 유지하기는 하지만 ‘그다지 새로운 것은 없다’는평을 받고, 후자는 나름대로 도전적이지만 ‘밴드의 정체성을 상실했다’는 평을 받는다. 부단히 혁신과 실험을 단행하는 길도 있지만 말처럼 쉽지는않고, 다른 사람이 수행한 혁신을 ‘착취’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때도 많다. 이런 몇 가지 선택 사이에서 진동하는 것이 메이저 세계에서 게임의법칙이다. 문제는 방향을 잃고 우왕좌왕하느냐, 슬기롭게 제어하느냐 여부일 것이다.R.E.M은 ‘성공을 잘 관리한’ 경우에 속한다. 이번에는? 드러머 빌 베리(Bill Berry)가 탈퇴한 뒤 3인조로 발표한 첫 작품 <Up>(1998)이‘실험적’ 방향을 취했다면, 새 음반은 실
얼터너티브의 재건
-
만화는 부조리한 것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부조리의 성이다. 평범한 시각에서 보자면 그렇다. 한두개의 선과 원만으로 거뜬히 사람이 되어버린다.현실에서 만나는 복잡한 얼굴들이 그저 단순한 면과 선으로 대치되어버리는 부조리가 만화의 출발이다. 칸과 칸을 통해서 전개되는 형식도 부조리하기만하다. 정지돼 있는 그림들이 제각각 살아서 움직이고 앞의 칸과 뒤의 칸이 관계를 맺는 방식도 역시 부조리하다. 말풍선은 어떤가? 캐릭터의 입가에달린 꼬리에 붙은 풍선에 적힌 글만으로 그 캐릭터의 소리까지 들린다. 말풍선에 있는 커다란 글자는 소리의 크기를 이야기하고, 말풍선의 모양은캐릭터의 기분을 상징한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부조리가 만화의 존재방식이며 시각 이미지가 존재하는방식이다. 형상의 대표성을 추출하는 추상(抽象)의 원칙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만화의 부조리를 받아들인다. 물론 거기에는 삶에서 거듭되는 자연스러운훈련이 존재한다.어처구니없음이 주는 카타르시스만화
부조리를 넘어선 부조리
-
지난 3월 도쿄에서 열린 2001 도쿄장난감쇼에서는 스테디셀러 캐릭터들과 함께 디지털 장난감들이 전시되었다. 이들 디지털 장난감은 화려한 그래픽의 대용량 CD게임, 여러 사람이 즐기는 온라인 머드게임과 차별화하며 장난감과 사용자의 1 대 1 커뮤니케이션에 주력한 것이 특징이었다. 이번에 (주)손오공에서 새롭게 출시한 <리얼핑퐁>과 <리얼베이스볼>은 스포츠레저, 게임, 장난감의 전통적인 벽을 허무는 인상적인 제품이다. TV에 연결되는 작은 게임기와 배트(라켓)로 구성된 이 게임은 게임기에 부착된 센서가 배트의 움직임을 감지해 게임에 반응한다. 조이스틱이나 키보드로 움직이는 게임을 넘어서 사용자가 실제 야구나 탁구와 동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인형에 디지털 센서를 부착해 사용자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처럼 현실의 가깝게 다가가는 장난감의 새로운 경향을 보여준다(문의: 032-815-5050).캐릭터 라이선싱의 새로운 경향최근 플래시애니메이션
2001 도쿄 장난감쇼
-
지난 해 봄, 북한에서 미국 애니메이션이 수년 동안 방송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평양을 중심으로 방송되는 ‘만수대 TV’를 통해 88년부터 방송한 이 애니메이션은 매주 일요일 1∼2편씩 방송했는데 94년 김일성 주석의 사망 이후 중단됐다고 한다.북한에서 방영된 제목은 <우둔한 고양이와 꾀많은 생쥐>. 무려 7년이나 방송된 이 애니메이션은 힘이 약해도 머리만 잘 쓰면 얼마든지 자기보다 강한 자를 이길 수 있다는 내용이 평양 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는 것. 뭐 이쯤 이야기가 나왔으면 눈치 빠른 사람들은 그 애니메이션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워너 브러더스사가 제작한 미국 TV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가 북한 주민이 좋아했던 작품이다.<톰과 제리>는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며 기회만 생기면 다시 방송하는 애니메이션의 스테디 셀러. 한동안 공중파 방송에서는 볼 수 없더니, 최근 들어 케이블 TV의 애니메이션 채널을 통해 볼 수 있다. 북한 주민
웃음을 주면 됐지, 뭐!
-
포니 캐넌 발매
일본드라마 주제곡, 영화 주제곡, CF 배경음악 등 일본의 연주음악을 모은 편집음반. 뉴에이지, 재즈, 라틴음악 등 사카모토 류이치, 히사이시 조, 히메카미, 곤티티, 카시오페아 등이 들려주는 다양한 장르의 일본 연주음악은 세계 정상급으로 평가된다. <Miracle J2>의 첫곡은 국내에 이미 개봉된 <러브 레터>의 주제곡인 레메디오스의 <A Winter Story>. 뒤를 이어 조성모의 뮤직비디오 <아시나요>에 수록되어 화제를 모았던 혼성듀오 센스의 <Like A Wind>, 나카무라 유키요, 이와시로 다로, 이사오 사사키 등 국내에도 잘 알려진 연주자의 곡이 흐른다. 월드뮤직 스타일인 히메카미의 음악이 독특한 느낌을 준다.
음반 - Miracle J2
-
윤대녕 지음|이룸 펴냄|7500원
사적이고, 가벼워진 90년대 소설의 정점인 윤대녕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나’를 존재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고전적 질문을 사이버펑크의 세계에서 풀어간다. 기억에 저장된 정보를 제대로 끌어낼 수 없는 ‘해리성 기억상실’에 곤혹스러워하는 이성호는 우연히 길거리에서 서하숙을 만난다. 라면에 관한 모든 것을 알고 라면만 먹고 사는, 타인과의 유일한 통교로 컴퓨터만을 사용하는 ‘어두운 어항 속의 한 마리 다랑어처럼 사는’ 여자. 서하숙은 이성호를 자신의 방에 불러들여 보호자가 되고, 인터넷상의 사슴벌레 판매 루트를 통해 점조직으로 진행되는 기억이식을 권유한다. 이성호는 이명구라는 남자의 기억을 이식받지만 약혼녀를 죽이려 했던 뒤틀린 감정까지 받게 된다.
책 - 사슴벌레 여자
-
린바이 지음|문학동네 펴냄|8천원
성과 폭력을 유미적으로 다룬 독특한 스타일로 화제를 모은 중국작가 린바이의 장편소설. 린바이를 비롯한 90년대 여성작가들은 사회적 권리에 초점을 맞춘 전 세대의 여성작가와 달리 몸과 욕망, 가정과 남성에 대한 절망 등 여성의 감성적이고 구체적 경험을 그리는 데 주력했다. <한 여자의 전쟁>은 두오미라는 한 여성의 성의식이 성숙해가며 사회와 충돌하는 과정을 그린다. 어린 시절 자신의 몸을 만지며 육체의 욕망에 눈뜨는 것에서 시작하여 창작의 열정, 어처구니없는 사기에 걸려 간통사건까지 이른 경험, 첫사랑의 달콤함 등이 펼쳐진다. 독백과 환상, 화자의 교체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한 여성의 ‘전쟁’을 감성적으로 담아낸 소설.
책 - 한 여자의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