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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영화시대에 영화음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사가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음악은 더 중요했다. 단지 그 음악이 필름의 `사운드 트랙`에 입혀져서 그림과 함께 가지 않았을 뿐이다.무성영화시대의 음악은 `실황음악`이었다. 실제로 극장 소속 오케스트라가 마치 오페라처럼 영화를 화면 바깥에서 받쳐주는 경우도 있었다. 여오하사에 길이 남을 무성영화인 <국가의 탄생>같은 대작을 상영할 때에는 스크린 밑에 넓은 악단석이 마련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 영화는 1915년 뉴욕의 리버티극장에서 하루에 2회씩 고정 상영되었고 나중엔 런던 스칼라극장에서도 상영되었다고 하는데, 영화사상 처음으로 대규모 교향악단이 반주한 영화로 보고되어 있다. 그러나 보통은 예산 때문에 전문 피아니스트나 오르간 주자가 영화음악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중에는 영화음악의 연주를 음반으로 만들어 그것을 영화와 함께 트는 일도 있었지만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성영화시대의 극장 전속 연주자들은
영화음악 <찰리 채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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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Buena Vida>, Gran Panorama, Siesta, 1999(국내배급, Ales Music, 2001)‘스페인 출신의 베테랑 인디밴드’라고 이들을 소개하려다가 문득 ‘스페인’이라는 지역성(locality)이 인디(indie)라는 정체성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건 스페인이라는 나라가 ‘라틴문화’의 원류에 해당되는 곳이고, 라틴문화가 ‘뜨거움’을 상징한다는 선입견 때문일 것이다. ‘아름다운 인생’이라는 밴드 이름은 이들의 음악이 라틴계 특유의 ‘낙관주의’를 표현할 것이라는 예상을 낳고, ‘낮잠’이라는 뜻의 시에스타라는 레이블 이름도 이런 예상을 역전시키지 못할 것이다.그렇지만 이들의 음악은 선입견들과는 정반대로 시종일관 나른하고 ‘밋밋’하다. 혹시라도 퍼커션이 넘실대는 라틴음악 특유의 폴리리듬이나 혀를 또르르 굴리는 열창을 기대했다면 번지수가 틀려도 한참 틀린 것이다. 드럼과 베이스가 만들어내는 ‘평이한’ 리듬 위에서 나긋나긋하게 읊조리는 여
나긋나긋, 게으름의 열정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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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있는 작품이 다시 제작되는 것은 생소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만화나 애니메이션업계에서 희망을 거는 작품들 중에는 ‘리바이벌’풍의 작품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국내에서는 90년대 한국만화업계의 시장규모를 바꾸어버린 <드래곤 볼>과 <슬램덩크>(일본에서도 컬러 페이지가 추가돼 재출간됐다) 같은 작품이 최근 ‘무삭제판’과 ‘완전판’이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달고 재출간되고,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적게는 10년부터 많게는 40여년이 지난 캐릭터들을 부활시켜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계속 제작하고 있다. 디즈니의 <판타지아 2000>이나 <피터팬>, 일본의 <자이언트 로보> 같은 작품은 다 그런 ‘리바이벌’ 현상이 낳은 작품들이다.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한국 작품으로 인식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누린 일본 작품 <마징가 Z>(1972), <그레이트 마징가>(1974), <그랜다이저>(1975)로 이어지는 ‘마
부활의 노래를 불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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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만화사에서 가장 작품성이 뛰어난 수작으로 인정받고 있는 두 만화가 복간되어 나왔다. 이번에 글논그림밭이 다시 내놓게 된 오세영의 <부자의 그림일기>와 이희재의 <간판스타>는 한국의 만화 독자라면 꼭 한번 보아야 할 중요한 작품들. 미술 월간지 <가나 아트>가 해방 이후의 ‘좋은 우리 만화’ 1위와 4위에 이들 작품을 선정할 만큼, 고전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작품들이다. 오세영은 월북작가 단편선 등 리얼리즘에 입각해 한국 고유의 만화 미학을 발전시켜온 만화가인데, <부자의 그림일기>는 다소 현대적인 소재들을 다루면서 진득한 삶의 냄새를 풍기는 단편 모음집이다. 표제작인 ‘부자의 그림일기’는 가난한 소녀 부자가 직접 쓴 일기와 만화를 대비시키는 독특한 형식이 돋보인다. <간판스타>는 <악동이> <나의 오렌지 나무> 등으로 어린아이들의 진솔한 삶을 기록하던 이희재가 좀더 어른의 시선에서 우리 사회를 들여다
<간판스타> <부자의 그림일기> 재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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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 탄 남자’는 여자의 환상이며, 여성만화의 영원한 테마이다. 그녀의 보잘것없는 현실은 오직 한 남자를 기다리는 꿈으로 유지된다. 준수한 외모에 튼튼한 몸 정도는 기본,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사줄 수 있는 확실한 경제력에, 무엇보다 자신을 평생 지켜주겠다는 불굴의 의지를 가진 남자가 언젠가 나타나리라. “멍청한 여자, 그러니까 평생 남자에게 눌려 살지.” 그런데 이렇게 소녀들에게 핀잔을 주던 소년들도 이제는 함부로 어깨를 으쓱거리지 못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그들 역시 자신의 인생을 뒤바꾸어줄 여신을 갈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하고 말았기 때문이다.내세울 것 없는 공대생 케이이치. 어느날 기숙사에서 전화를 돌리다 번호를 잘못 눌러 ‘여신님 도움센터’에 전화를 걸게 된다. 그리고 나타난 여신 중의 여신, 베르단디. “당신의 소원을 한 가지 들어드릴게요.” 케이이치, 멍청한 건지 똑똑한 건지 얼떨결에 말한다. “당신 같은 여신이 언제나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그로 인해 기
내 어깨에 내려앉을 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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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은 두메산골이라 별로 내세울 것도 없이 그저 다랭이 농사나 부치며 살아왔지요. 요즈음 세태가 이런 시골정취를 좋아한다고 하며 화가들이 부탁하고 마을 젊은이들이 앞장선다 하니 합심해서 잘하기를 바랍니다.” 지난해 팸플릿에 마을의 한 어른이 쓴 말이다. 길이 더이상 이어지지 않는 외진 강원도의 산골 진밭마을에서 전시회가 열리게 된 것은, 주민 중 화가 김봉준이 있기 때문. 올해는 홍익대 거리미술전 등을 기획했던 조중현이 가세해 20∼30대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유치했다. 생태공동체문화를 테마로 한 이 전시에는 심포지엄과 당일, 혹은 1박2일 기간의 투어프로그램 등이 곁들여진다.
전시...<‘숲과 마을’ 미술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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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Carin Cosa Latin Band요즘 라틴음악이 인기다. 라틴음악의 매력은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흥겨운 리듬감과 그 언저리에 묻어나는 묘한 슬픔 같은 것. 8인조로 이루어진 카린 코사 라틴밴드가 자신의 히트곡과 기존의 명곡들을 들려주는 <Hot>은 라틴음악의 전형을 보여준다. 감미로운 카린 코사의 보컬이 일품. 배리 매닐로의 <Hey Mambo>와 <Copacabana>, 잘 알려진 민요 <La Cucaracha>와 <Besame Mucho>, 세르지오 멘데스의 명곡 <Mais Que Nada>, 루이스 본파의 재즈곡 <Gentle Rain> 등을 새롭게 담았고 카린 코사 라틴밴드의 최대 히트곡인 <Luna>는 꼭 들어볼 만한 곡이다.<Body to Body> 서울음반 발매요즘 많이 등장하는 기능성 음반의 하나로 성에 대한 음악적 효과를 고려하여 성감을 고조시키
음반... Carin Cosa Latin B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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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의 왕>‘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와 현대사회의 비인간성을 엮어 재구성한 어두운 판타지소설. 런던에 사는 사울은 부친 살해라는 죄목으로 체포되었다가, ‘쥐의 왕’이라는 남자의 도움으로 탈옥한다. 쥐의 왕이 알려준 사울의 정체는 피리 소리로 영혼을 홀리는 ‘피리 부는 사나이’에 대항하는 비밀무기였다. 사울은 인간과 쥐의 성정을 동시에 가진 ‘쥐의 왕’의 아들이었다. 사울은 쥐인간, 거미인간 등을 이끌고 피리 부는 사나이와 최후의 대결을 벌인다. 그리고 700년 전 독일 하멜른의 전설이 정체를 드러낸다. 진보적인 정치색과 음악과 영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빠르게 전개되는 오락소설.<효용함수의 치명적 유혹>마셜 제번스 지음/ 북&월드 펴냄/ 9천원사건을 해결하는 사람은 꼭 직업적인 탐정이 아니어도 된다. 동네 할머니나 요리사인 경우도 있고 <효용함수의 치명적 유혹>처럼 경제학자인 경우도 있다. 하버드대학의 경제학과 교수인 스피어맨은 기
책...<쥐의 왕> <효용함수의 치명적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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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초 발데스 내한공연>예술의전당 콘서트홀/ 7월31일 7시30분/ SBS, 빈체로/ 02-599-5743추초 발데스는 쿠바의 전설적인 밴드 이라케레의 피아니스트이자 리더. 그래미상까지 수상한 그는 일찍이 아바나 카지노의 음악감독이었던 아버지 베보 발데스에게서 피아노를 배운 뒤 16살에 재즈 트리오를 결성했고 18살에 두장의 앨범을 녹음했다. 서아프리카어로 ‘열대림’이라는 뜻의 밴드 ‘이라케레’를 결성한 뒤 쿠바음악, 록, 펑크, 클래식, 재즈를 결합한 그만의 음악을 해오고 있다. 이라케레는 피아노, 드럼, 베이스, 퍼커션의 4악기 주자로 구성된 4인조 밴드. 1999년의 라이브 앨범인 <라이브 앳 더 빌리지 뱅가드>, 미국 재즈의 성향이 짙은 <솔로라이브 인 뉴욕> 등 최근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선곡하여 연주한다.<한여름밤의 꿈>예술의전당 야외극장/ 7월26∼29일 8시/ 극단 미추, 예술의전당/ 02-780-6400셰익스피어 희극 <
공연...<추초 발데스 내한공연> <한여름밤의 꿈> <2001 소요 락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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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omy Sunday> Billie Holiday영화 <글루미 썬데이>로도 소개된 <Gloomy Sunday>를 빌리 홀리데이의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음반. 프랑스의 재즈 비평가 알랭 제브레가 데뷔 시절인 1934년부터 1946년까지 블루스윅, 보칼리온, 오케이, 코모도레 등에서 했던 레코딩을 선정하여 연대기별로 두장의 음반에 담았다. 레스터 영의 매혹적인 연주를 들을 수 있는 <Tell Me More and More> <Here It Is To-Morrow Again>, 듀크 엘링턴의 절정기 연주가 담긴 <Blues(Big City Blues)(Saddest Tale)>, 1946년 카네기홀 콘서트에서 부른 <Billie’s Blues> 등이 실려 있다. 가장 위대했던 재즈가수의 한때와 만날 수 있는 음반.<Under Sky> Issei Noro제이브 엔터테인먼트 발매카시오페아의 리더로 활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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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독립영화 9호>독립영화 진영의 오늘을 되짚어보는 <계간 독립영화>가 9번째 책을 냈다. 이번 책은 지난 6월 초 열린 인디포럼 2001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민들레>를 만들었던 빨간눈사람의 신작 다큐멘터리 <애국자게임>, 황철민 감독의 단편 <삶은 달걀>, 이송희일 감독의 단편 <굿로맨스>, 허종호 감독의 <뉴스데스크> 등 유난히 화제작이 많았던 올해 인디포럼 작품들을 돌아보고 독립영화의 ‘영토확장’이 어디까지 왔는지 검토해본다. 책의 말미에 담긴 특집은 지난 5월1일 세상을 뜬 한국 실험영화연구소 대표 권병순씨에게 바치는 후배감독들의 추도사로 채워져 있다.<헬렌 켈러-A Life>도로시 허먼 지음/ 미다스북스 펴냄/ 1만5천원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장애를 이겨낸 ‘기적의 소녀’. 누구나 그녀의 이름을 알고 있다. 정말일까? 우리의 기억은 헬렌 켈러의 눈물겨운 극복에서 끝나버린
책...<계간 독립영화 9호> <헬렌 켈러-A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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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 지면에 소개한 영국 애니메이션 작가 앨리슨 드 비어에 대한 자료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재미있는 글을 하나 발견했다. 화가이자 방송인인 로버트 히에로니무스가 <애니메이션 월드 매거진>에 쓴 ‘비틀스 <옐로 서브마린>의 애니메이터들: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나?’(The Animators of The Beatles Yellow Submarine: Where Are They Now?)란 장문의 기고문이었다. 앨리슨 드 비어에 대한 글에서도 밝혔지만, 그녀는 <옐로 서브마린>에 배경감독으로 참여했다. 이 글에는 그녀 외에 총감독 조지 더닝에서 음악을 맡았던 조지 마틴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스탭들의 활동과 근황을 꼼꼼히 소개하고 있다.실질적으로 애니메이션 제작을 주도했던 아트디렉터 하인츠 에델만은 <옐로 서브마린>에서 득특한 형상의 글자와 색감으로 당대의 문화와 유행에 큰 충격을 주었다. 그뒤 그는 특수효과 디자이너였던 찰리 젠
비틀스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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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24일 일요일, 일본 도쿄에서 기차로 40분 정도 떨어진 위성도시 치바에 위치한 마쿠하리 메세. 각종 전시회와 페스티벌이 열리는 대형 컨벤션센터인 이곳은 아침 8시부터 몰려드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23일부터 열린 ‘2001 도쿄 국제 호비 페스티벌’을 보기 위해 새벽부터 찾아온 사람들이었다. COEX와 맞먹는 규모의 대형 행사장에는 각종 장난감과 캐릭터 상품으로 가득했다. 그중 유난히 많은 사람들이 몰려 눈길을 끄는 곳이 있었다. 적어도 300평은 넘을 넓은 공간이 팽이 비슷한 장난감을 들고 승부를 벌이는 아이들과 그들을 응원하는 부모로 가득 찬 그곳은 다카라가 준비한 베이 블레이드(Bay Blade) 경연장이었다.다마고치, 포켓 몬스터에 이어 지난해부터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는 완구 ‘베이 블레이드’는 우리나라의 팽이를 연상시키는 완구이다. 놀이 방법도 팽이놀이와 비슷해 반경 40cm 정도의 공간에 블레이드를 던져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사람이 승자가
일본의 팽이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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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들이나 미국인들은 우리나라 만화와 일본만화를 구분하지 못한다. 우리가 보기에 낯선 홍콩만화도 역시 구분하지 못한다. 그들 눈에는 전부 하나의 덩어리다. 글로벌한 시각에서 우리 만화의 정체성은 동아시아만화에,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면 일본만화와 연동하고 있다. 은근슬쩍 들어온 일본만화가 우리 만화시장을 장악해가기 시작하던 90년대 초반 ‘한국’만화에 대한 고민과 반성, 전망이 이어졌다. 그러나 시장은 일본식 시스템으로 재편되었고, 젊은 작가와 독자들은 일본식 시스템이 쏟아내는 만화에 길들여졌으니 ‘한국’만화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매듭으로만 남아 있다. 하지만 ‘한국’에 찍힌 방점을 ‘만화’로 옮겨, 한국‘만화’를 고민한다면, 일본과 우리나라의 독자들이 함께 공유하는 동일한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트렌드 장르를 공략하라!일본과 우리나라 독자들이 함께 공유하는 트렌드는 장르와 소재, 표현, 연출과 같은 다양한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
달콤쌉싸름한 청춘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