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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아프리카> <마틴 앤 존>의 만화가 박희정이 개인 일러스트레이션집 <시에스타>(Siesta)를 출간했다. 박희정은 세련된 스타일 감각과 화려한 컬러링으로 만화잡지의 브로마이드와 캘린더의 단골 일러스트레이터로 활약해왔는데, 이번 화보집은 데뷔한 이후 8년간 그린 주요 일러스트레이션 113점을 한데 모은 것이다. 일본 등지에서는 이미 만화가들의 고급 화보집이 왕성하게 발간되고 있고,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만화 팬과 만화가 지망생들의 소장용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번 <시에스타>의 출간은 국내에서도 만화출판이 좀더 고급화하는 물결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희정은 또한 화보집 출간에 맞춰 오는 10월 초 홍익대 앞 예술전문서점 아티누스의 갤러리에서 개인 작품전을 가질 예정인데, 이 또한 만화가 고급문화와 만나는 청신호로 여겨진다. 박희정은 1993년 만화잡지 <윙크>에 단편 ‘썸머타임’으로 데뷔했는데, 이번 화보집의
박희정 일러스트레이션집 <시에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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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만화는 눈동자가 절반을 말한다고들 한다. 정말이다. 강경옥의 주인공은 보통 사람의 세배는 될 만한 큰 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을 검은 눈동자가 차지하고 있다. 눈동자는 마치 우주와 같아 그 속에 작은 은하계가 춤을 추고 있다. 눈부신 태양과 별들이 반짝거리며, 그 미묘한 빛으로 주인공의 깊은 심상을 드러낸다. 그녀의 SF가 복잡다단한 과학적 장치의 박람회가 아니라 외로운 우주 속에 태어난 한 존재의 깊은 감정의 탐험이라는 걸 알게 해준다.눈동자가 말해주는 작가의 특성황미나 역시 별빛 반짝이는 로맨틱한 눈동자를 그려내길 좋아한다. 그러나 강경옥에 비해서는 부피가 작고, 검은 동자 역시 짧은 직선의 맛이 살아날 정도로 단단하게 그려내는 편이다. 가끔은 극도로 촉촉한 눈동자를 그리기도 하지만, 그것은 어느 정도 과장된 패러디에 가까워 보인다. 판타지를 추구하면서도 한쪽으로는 리얼리즘에 바탕을 둔 만화가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정제된 보석처럼 가로로 균형있게 자리잡은 눈, 그
눈으로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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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l Kid>
90년대 들어 주춤했지만, 여전히 마니아들의 환호를 받고 있는 헤비 메탈의 현 주소를 알려주는 편집음반. 새롭게 부상하는 신예밴드, 십년 이상 한 우물을 판 중견 밴드와 함께 소수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익스트림 뮤직 밴드까지 다양하게 선곡했다. 바로크 메탈의 창시자 잉베이 말름스틴, 멜로딕 스피드 메탈의 대명사 헬로윈, 딥 퍼플의 기타리스트였던 리치 블랙모어의 블랙모어스 나이트, 레인보 보컬 출신인 로니 제임스 디오가 결성한 디오 등 중견밴드와 데스 메탈계의 크레이들 오브 필스, 인 플레임즈, 다크 트랭퀼리티와 최근 부상하는 로열 헌트, 페어 워닝, 소나타 아티카 등의 무거운 금속성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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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버>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만든 <파이트 클럽>의 원작을 쓴 미국의 소설가 척 팔라닉의 99년작. <서바이버>는 집단자살을 기도한 사이비 종교집단의 유일한 생존자 텐더 브렌슨을 둘러싼 연쇄살인사건을 파헤친다. 연쇄살인사건 자체도 흥미롭지만, 소설 첫머리에서 과거로 쭉 거슬러올라가는 파격적인 형식도 재기가 넘친다. 앞날을 예견할 수 있는 비범한 능력을 가진 피델리티, 텐더의 쌍둥이 형이며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아담 등 상상력의 끝머리쯤에 자리잡고 있을 법한 비범한 인물들이 펼치는 ‘착란’의 파노라마가 독자를 황홀경으로 몰아간다.<단편영화 이렇게 만든다>에드먼드 레비 지음/ 한나래 펴냄/ 1만2천원영화를 처음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쉽고 명료하게 단편영화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 시나리오 작가이자 단편영화감독인 에드먼드 레비는 모든 영화의 출발점인 단편영화 제작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영화 제작에 들어가기 전에 우선 단편영화의
책... <서바이버>, <단편영화 이렇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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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al Group-The First Live in Seoul>스웨덴의 재즈 아카펠라 그룹 ‘the Real Group’이 갖는 첫 한국공연. 리얼그룹은 스웨덴 왕립음악원 재학중 남녀 각각 2명의 보컬이 만나 결성한 그룹으로, 각자가 모두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지니고 있어 수준높은 연주를 들려준다. 1987년 첫 앨범을 낸 이래 스웨덴 내에서 7장의 앨범을 발표했고 <Unreal!> <Get Real> 등 국외시장에 내놓은 음반들이 인정받아 1995년 미 현대아카펠라협회(CASA)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A Cappella In Acapulco> <Invention No 13> 등을 연주한다. 2만원짜리 B석부터 8만원짜리 R석까지 다양한 좌석이 있다.<오마라 포르투온도 내한공연>LG아트센터/ 9월11, 12일 8시/ LG아트센터/ 02-2005-0114 지난 2월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공연... ,<오마라 포르투온도 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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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기사인 주인공 윌리엄이 경쟁자 아데마르와 첫 번째 대결을 할 때 슬라이 앤 더 패밀리 스톤의 <I Want to Take You Higher>가 울려퍼진다. 알다시피 이 노래는 가장 훌륭하게 펑키한 흑인음악 정신을 구현한 히피시대의 대표작이다. 슬라이 스톤은 캘리포니아 출신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건달이다. 유명한 <롤링스톤> 인터뷰에서 그는 철저한 약돌이로 묘사되어 있다. 그를 인터뷰하러 간 <롤링스톤> 기자가 화장실에 들어가 한참 동안 (약 때리느라고) 나오지 않는 슬라이 스톤을 기다리는 이야기가 인터뷰의 초반을 구성한다. 어쨌거나 그 건달은 히피시대에 전무후무한 음악적 화합의 그루브를 이루어냈다. 그의 밴드에는 백인들도 있다. 그 백인들과 흑인들이 함께 ‘높은 경지’의 그루브로 날아가는 장면을 우리는 우드스탁 페스티벌의 다큐멘터리 필름에서 감동적으로 확인한 바 있다. 바로 그런 슬라이 스톤이 중세기사 윌리엄이 경쟁자와 숨막히는 대결을 하는 순
영화음악 <기사 윌리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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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신촌에 있는 한 대형 음반매장에 들렀을 때의 일이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펑크록 밴드 노브레인의 보컬인 ‘불대가리’ 이성우의 전신 브로마이드가 씩 웃는 모습으로 손님들을 반기고 있는 게 아닌가. 알 만한 사람들은 눈치챘을지도 모른다. 지난 7월 말 일본에서 개최된 후지 록페스티벌에 참가한 노브레인이 공연 도중 일본의 대동아기를 이빨로 물어 찢었던 것이 회자되자 약삭빠른 음반사가 이를 홍보전략으로 이용한 것이리라.사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는 게, 그 음반매장은 미국에 본사를 둔 거대기업의 국내 지점이었다. 하지만 노브레인이 누군가. 90년대 중반부터 홍익대 앞을 휘젓고 다니며 펑크 록이라는 ‘생양아치들의 음악’(?)을 국내에 본격적으로 알리는 데 이바지했던 ‘인디 1세대’ 밴드가 아니던가. 이 인디음악의 아이콘이 음반업계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매장 입구에서 손님들을 맞이하는 풍경을 보니, 돈과 산업이라는 것이 정말 무서운 놈들이구나 하는 생각에 잠시 허무한 한숨이 나오기도 했
청년폭도, 인디계의 슈퍼스타로 우뚝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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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뉴스 한 토막에서, ‘복권으로 수백만달러의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의 현재 모습’에 대한 조사결과를 들은 적이 있다. 충격을 준 부분은, 호화저택에서 남부럽지 않게 살 거라 생각됐던 사람들 중에는 복권당첨 당시보다 경제적으로 훨씬 못한 상태에 있거나 갑작스러운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정신병원에 입원한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는 것이었다.요즘에는 거의 들리지 않지만, 10여년 전만 해도 TV나 영화에서 등장한 슈퍼히어로를 흉내내다가 사고를 입는 아이들의 소식이 종종 들리곤 했다. 일반적인 인간의 힘을 뛰어넘어 ‘악’을 징벌하는 ‘슈퍼히어로’의 존재는 어느 시대에나 동경의 대상이다. 현실적으로는 어쩔 수 없는 수많은 부조리를 뛰어넘을 수 있는 공상적인 해결수단으로서 널리, 그리고 오랫동안 쓰인 캐릭터였다.하지만 모든 사람이 동경해 마지않는 이러한 ‘힘’의 소유자들은 대체로 그리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괴력의 소유자 ‘삼손’은 사랑하는 연인으로부터 배신당하고,
영웅은 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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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만화의 끈질긴 생명력은 놀랄 만하다. 자신감도 마찬가지다. <만화실험 봄>에서부터 <히스테리> <버전업 히스테리> <바나나>에 <웹진 코믹스>까지 한번도 전열을 흐트러트리지 않고 일관되게 진화, 진보하는 그들의 자신감은 다시 계간 만화잡지 <코믹스>로 꽃을 피웠다. 만화실험 봄부터 이들의 대오를 단일하게 유지하는 결정적인 구심점이 된 신일섭은 특유의 낙서만화로 최근의 상황과 전선에 임하는 다짐을 선언하기도 했다. “수렁 속에서 늘 그랬던 것처럼 COMiX는 늘 새로운 길을 모색”했으며, 상업잡지와의 진검승부를 위해 잡지를 창간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에 걸맞게 지금까지 만들었던 어떤 잡지보다 많은 작가진들이 참여했다. 이경석, 김대호, 이영수, 조수진, 유창운처럼 <히스테리>와 <웹진 코믹스> 등을 통해 선보인 작가들은 물론 명이나 이우일 같은 작가들도 참여했다. 450여쪽이 넘는 두터운 볼륨에
언더그라운드만화계간지 <코믹스>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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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일의 만화가 나왔다. 자비출판의 전설적인 빨간책 <빨간 스타킹의 반란>, (솔직히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었던) <동아일보>에 1년이나 연재된 뒤 단행본으로 출판된 <도날드닭> 이후 세 번째 단행본이다. <우일우화>(宇逸寓話)라는 제목이나 ‘이우일의 만화상자’라는 부제가 잘 어울리는 책이다. 마치 만화상자처럼 <우일우화>에는 <필름 2.0>에 연재한 영화에 대한 만화, <딴지일보>에 연재한 만화, 쌈지의 캐릭터 딸기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만화, 밴드인 퍼니 파우더를 위한 기획만화, 청소년의 여러 문제를 상담해준 골박사의 청춘상담에 이르기까지 이우일이 작업한 여러 만화들이 한곳에 모여 있다. 책의 장정이나 디자인도 매력적이다. 189cm의 시원한 키를 자랑하는 작가의 명랑한 사진이나 스티커, 엽서, 책갈피가 한꺼번에 제공되는 파격적인 편집, 이우일의 홍익대 후배인 ‘꽃피는봄이오면’의 디자인도 다른 책과
존나 깨지? 카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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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시절>70, 80년대 인기를 끌었던 대학가요제, 강변가요제 등 각종 가요제에서 발표된 노래들을 모은 편집음반. 당시 대학가요제 등에서 발표된 노래들은 기성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와는 달랐다. 풋풋한 감성은 기본이고 노래의 형식과 가사, 창법에서까지 개성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었다. 굳이 청년문화라고 부르지 않아도, 그들에게는 독자적인 사고와 감성의 코드가 있었던 것이다. ‘푸른’ 정서를 지금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이 어둠의 이 슬픔> <길잃은 친구에게> <스물 한살의 비망록> 등 81곡을 CD 5장에 담았다.<해빙> 조규찬유니버설 뮤직 발매99년 나온 5집 이후 동료가수들의 앨범작업. 형들인 조규만, 조규천과의 조트리오활동에 전념했던 조규찬이 2년 만에 내놓은 신보. ‘Baby baby’를 비롯하여 ‘눈물’, ‘취했다는 증거’ 등 총 12곡의 곡이 담긴 6집 앨범은 대부분의 곡을 조규찬이 직접 작사, 작곡, 프로듀싱했다.
음반...<푸른 시절> , <해빙> 조규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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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젊은 영상작가 김세진이 4편의 실험영화, 비디오아트를 상영한다. 소외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분절된 관계들에게 초점을 맞춘 작품들. <Like a Family>와 <상실>은 정해진 공간에서 관계맺고 살아야하는 인간과 인간 사이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며 <10 to 10>과 <꿈속에서>는 반복적인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꿈꿔봄직한 일탈을 그리고 있다. 특히 16mm 흑백필름으로 작업한 <10 to 10>은 어어부밴드의 장영규가 음악을 맡고 기존 상업영화의 후반작업 과정을 거친 비디오아티스트의 본격적인 실험영화이다.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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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첫 내한공연을 가졌던 ‘플루겔 혼의 마법사’ 척 맨지오니의 두 번째 공연. <산체스의 아이들>의 주제곡과 <Feels So Good> <Chase The Clouds Away> <Give It All You Got> 등 감미롭고 화사한 곡의 연주자로 잘 알려진 척 맨지오니는 90년대 들어 주춤했다가 98년 <The Feeling’s Back>을 발표하면서 다시 왕성한 활동을 시작했다. 거장의 달콤한 연주를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다.9일 6시 부산KBS홀, 11일 7시30분 현대자동차 아트홀, 12일 8시 수원야외음악당/ 02-598-8277
공연...<척 맨지오니 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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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들의 계약>
영화 <늑대의 후예들>의 원작 장편소설. 1764년 프랑스 남부 산악지대 제보당에서 여자와 어린아이들이 무참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1년 넘게 사상자가 100여명에 달하자 루이 15세는 밀사를 파견했다. 이 실화를 바탕으로 쓴 <늑대의 계약>은 ‘바로크적인 괴기스러움’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중세의 기사도 소설 형식을 현대적으로 되살려 낭만적인 영웅 프롱사크의 모험담으로 꾸며놓은 <늑대의 계약>은 18세기의 사건을 봉건세력과 근대세력이 맞부딪친 결과로 파악한다.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모험소설.
책...<늑대들의 계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