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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투정을 부리고 아직도 엄마와 함께 자기를 원하는 8살 코코(소피아 오테로)는 바스크에 있는 할머니 집으로 휴가를 떠난다. 엄마(파트리시아 로페스 아르나이스)는 조소 작업에 한창이고, 코코는 형제와 함께 성별과 이름을 기재해야 하는 수영장에 가기가 싫다. 할머니와 어머니는 이런 코코를 두고 자주 다투고 부모는 각방을 쓴 지 오래다. 일주일간의 휴가에서 코코가 유일하게 마음을 뉠 곳은 이모할머니의 양봉장이다. 벌들과 자연, 이모할머니는 코코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힘껏 끌어안기 때문이다.
에스티발리스 우레솔라 솔라구렌의 장편 데뷔작 <2만 종의 벌>은 한 아이가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끝내 자아를 찾는 과정을 사려 깊은 시선으로 포착한다. 영화는 아이가 세상과 겪는 불화를 전시하지 않는 데 머물지 않고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자연이란 대안적 공간을 마련한다. 그 속에서 아이는 조각하는 엄마, 양봉하는 이모할머니처럼 자신만의 세계를 축조하기 위해 이름을 찾는 여정을 떠난
[리뷰] ‘2만 종의 벌’, 벌이 집을 만들 듯, 아이는 이름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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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음악 인생을 아우르는 20개의 곡을 선별한 류이치 사카모토가 생의 마지막이 될 공연을 기록했다. 2022년 9월8일부터 15일까지 8일간 평소 그가 애정하는 무대였던 일본 NHK 509 스튜디오에서 오직 피아노와 독대하며 촬영한 결과물이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2021년 직장암 진단을 받은 뒤로는 일절 공연을 중단했지만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작업을 위해 하루에 3곡씩, 곡마다 2~3번의 테이크에 걸쳐 20곡을 완주했다. 음악감독 데뷔작인 <전장의 크리스마스>의 <Merry Christmas, Mr. Lawrence>를 필두로 <마지막 황제> <토니 타키타니> <바벨>의 O.S.T를 선보이며, 그를 세계 시장에 소개한 테크노 그룹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의 음악부터 투병 생활 중에 일기처럼 써내려간 음악들에 날짜를 제목으로 붙인 마지막 앨범 《12》까지의 곡들이 폭넓게 선정됐다. 원형의 빛이 무대를 따라 둥글게
[리뷰]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선율 사이에 육체를 새기는 마지막 진실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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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명의 젊은 예술가들이 미국 텍사스주에 도착한다. 이들은 반 클라이번 국제피아노콩쿠르 본선 진출자들로, 나이와 국적은 물론 피아노를 시작하게 된 계기까지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다. 예술은 스포츠와 다르다. 원칙적으로 예술에 줄 세우기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경연이 시작된 이상 탈락자와 순위가 발생하는 일 역시 피할 수 없다. 다행히 예술에 점수를 매기는 콩쿠르의 본질적인 모순은 음악을 대하는 예술가들의 태도를 통해 점차 해소된다.
<크레센도>는 2022 반 클라이번 콩쿠르 본선부터 결승까지의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경연 결과가 잘 알려진 까닭에 영화는 온전히 참가자들이 흘리는 땀방울에 집중할 수 있다. 세계 정치가 예술계에 미치는 영향 또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국제올림픽위원회를 비롯한 많은 협회가 러시아 선수의 참가 자격을 박탈했다. 예술계에도 비슷한 논란이 일었지만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젊은 아티스트의 ‘소리’를 빼
[리뷰] ‘크레센도’, 증오와 경쟁으로 얼룩진 시대에 예술의 역할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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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초등학교 교사 카를라(레오니 베네슈)의 반에서 현금 도난 사건이 발생하고 터키계 학생인 알리(칸 로덴보스텔)가 의심을 받는다. 다른 아이들도 체육 수업 중 갑자기 사라지거나 몰래 담배를 피우려 하는 등 카를라의 신경을 긁는 행동을 계속한다. 한편 교사들만 드나드는 ‘티처스 라운지’에서도 지갑 속 돈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한다. 카를라는 이번에는 범인이 분명하게 밝혀질 것으로 확신한다. 명백해 보이는 증거가 카를라의 노트북 카메라에 고스란히 찍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범인이 순순히 인정할 것이라던 카를라의 예측은 빗나가고 교사, 아이들, 그리고 학부모들까지 반기를 들며 그의 숨통을 조여오기 시작한다.
<티처스 라운지>는 독일의 다문화주의와 사회갈등의 인과를 뒤섞어 생각하는 반이민세력의 혼동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영화다. 그리고 갈등의 진짜 원인을 찾아 단조 음악이 세차게 내리치는 학교라는 숲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곳엔 아동 보호를 최우선으로 여기면서도 권한을 앞세워 아이
[리뷰] ‘티처스 라운지’, 도벽 충만한 학교에서 벌어지는 심리 술래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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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의 왕, 아쿠아맨이 돌아왔다. 왕좌를 거부하던 전편에서의 모습과 달리 아서(제이슨 모모아)는 어느새 왕관의 무게를 견디며 정무를 수행 중이다. 가장 큰 변화는 메라(앰버 허드)와의 사이에 아들이 태어났다는 것이다. 낮에는 지상에서 메라와 같이 육아를 하고 밤에는 다시 아틀란티스로 돌아가 업무를 보며 그는 어느 때보다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한편 블랙 만타(야히아 압둘 마틴 2세)는 아쿠아맨에게 아버지 죽음의 원한을 갚겠다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다. 슈트를 보완하기 위해 아틀란티스 유물을 찾아 헤매던 중 남극의 한 유적에서 우연히 고대 유물인 ‘블랙 트라이던트’를 발견한다. 블랙 트라이던트가 작동하면서 블랙 만타에겐 막강한 힘이 주어졌으나, 블랙 트라이던트의 원료인 오리할콘이 남용되면서 지구에 이상 기후가 발생한다. 그로 인해 육지와 바다 모두 혼란스러워진 상황. 혼자 힘으로 블랙 만타를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해지자 아쿠아맨은 이부동생 옴(패드릭 윌슨)을 탈옥시켜 함께 맞설
[리뷰]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수중을 벗어난 모험, 교과서로 회귀하는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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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하늘에서 내려온 초능력을 갖게 된 짱구(박영남)는 운동회에서 신묘한 기술을 부리며 승리를 거머쥔다. 염력을 이용해 어질러진 장난감과 이부자리를 단번에 정리하니 엄마 미선(강희선)의 잔소리까지 피할 수 있다. 이토록 편리한 초능력의 매력에 푹 빠질 즈음, 짱구에게 잘못 정착한 초능력을 돌려받기 위해 초능력협회 학자가 찾아오고 악의 초능력과 선의 초능력이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악의 초능력을 손에 넣은 청년은 피해의식과 자기 연민에 사로잡혀 세상을 향한 강한 복수 의지를 드러낸다. 모든 것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상황 속에서 그는 필터 없이 마음대로 질주한다.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 최초로 3D 제작에 도전한 <신차원! 짱구는 못말려 더 무비 초능력 대결전 ~날아라 수제김밥~>은 7년의 긴 제작 기간을 들여 완성했다. 앞서 3D 극장판을 선보인 <도라에몽: 스탠바이 미> 제작진이 참여했으며, 선례를 바탕 삼아 이 시도가
[리뷰] ‘신차원! 짱구는 못말려 더 무비 초능력 대결전 ~날아라 수제김밥~’, 7년을 뛰어넘은 기술적 시도, 7년 전에 멈춘 농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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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동안 봉인되었던 1500여점의 그림과 2만6천 페이지의 작업 노트가 발견되었다. 예술가의 이름은 힐마 아프 클린트. 이제까지 서양미술사에서 단 한번도 언급되지 않은 인물이다. 그러나 칸딘스키와 몬드리안보다 앞서 추상회화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힐마는 미술사 전체를 다시 써야 할 정도의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
지금껏 은폐되었던 한 여성 화가의 생애를 좇는 작품이다.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힐마는 미술학교에서 교양을 쌓은 엘리트이다. 그러나 여성에 대한 시대적 억압은 힐마에게 유령과 같은 삶을 강요했다. 감독은 이 예술가를 연약한 피해자로만 남길 생각이 없어 보인다. 힐마가 창조한 세계관은 기존 남성 철학자들의 ‘존재론’에 버금갈 정도로 매혹적이며 카메라는 이 부분을 집중 조명한다. 영화는 힐마의 사유를 담은 글귀와 작업물을 매치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면서 우주의 본질을 깨우치기 위해 가시 세계 이상을 담아내고자 했던 예술가의 철학을 드러낸다. 힐마의 작품은 상대성이론, 양자역학과
[리뷰] ‘힐마 아프 클린트-미래를 위한 그림’, 앞으로 몇 번이고 역사를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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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신교 교주 신택(김재록)과 탈북한 명선(정하담)이 경남 고성에 정착한다. 명선이 신택을 극진히 모시는 이유는 얼마 전에 죽은 아들을 부활시킬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10명이 모여 기도를 드려야 한다는 교주의 말에 명선은 어렵사리 포교를 이어나가지만, 교회를 중심으로 구성된 마을 사람들과 충돌한다. 설상가상으로 부활 의식이 난항을 겪으며 절대자에 대한 명선의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신세계로부터>는 보이지 않는 것을 믿을 수밖에 없는 한 여성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부활이라는 비현실적 목표에도 사람들은 점점 ‘화신 화당’에 모여든다. 사이비 종교를 다룸에도 영화는 전형적인 오컬트 장르의 톤을 유지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종교의 본질과 역할을 되묻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기성 종교인들은 신흥 종교를 전파하려는 외부인을 견제한다. 이에 맞서 명선은 “당신들이 믿는 예수님도 부활하지 않았느냐”며 항의한다. 믿음의 핵심 요소인 부활을 구체적 지명을 통해 로컬성으로 확장한
[리뷰] ‘신세계로부터’, 무릎 꿇고 입술을 열어 기도하라, 그러면 믿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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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해고 노동자들이 헬싱키의 한 노래방에서 마주친다. 안사(알마 포이스티)는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챙기다 해고되었고, 홀라파(주시 바타넨)는 술을 마신 채 건설 현장에 나갔다가 잘린 상태다. 절제된 배경과 데드팬 코미디를 노련하게 구사하는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세계 속에서 이들의 사랑은 좀처럼 성사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랑은 낙엽을 타고>는 한 남녀가 끝내 서로에게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우크라이나 전쟁 소식을 제외하면 대체로 198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미장센은 동시대의 상황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음을 알린다. <사랑은 낙엽을 타고>는 그 어둠과 균형을 맞추려는 듯, 회색 조의 영혼에 희망의 빛이 들어차는 순간을 향해 어느 때보다도 부단히 나아가는 로맨스영화다. 아키 카우리스마키는 너무도 냉혹한 세상에서 거의 유일한 희망이 있다면 결국 사랑하는 일뿐이라는 사실을 유머처럼 던진다. 너무나 동화적인 방식으로 관객을 감동시킨다는 것이 유일한
[리뷰] ‘사랑은 낙엽을 타고’, 모던 타임즈에 응답하는 시린 영혼의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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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도리, 스프루스, 클레이, 플로이드, 브랜치 다섯 트롤 형제로 구성된 보이밴드 브로존. 한때는 정상급 아이돌이었으나 다이아몬드를 부술 수 있는 완벽한 화음을 불러야 한다는 부담에 무대를 역대급으로 망친다. 맏형이자 리더 존(에릭 안드레)의 독단적인 태도는 갈등에 불을 지피고, 그날 팀은 해체된다. 이후 홀로 남겨진 막내 브랜치는 브로존으로 활동한 과거를 숨기고 살아간다. 그로부터 20년 뒤, 브랜치(저스틴 팀버레이크)는 파피(안나 켄드릭)와 함께 친구의 결혼식에 간다. 그때 20년 만에 나타난 존이 결혼식장에 난입한다. 멤버였던 플로이드가 팝스타 벨벳과 비너에게 납치당해서 다이아몬드 감옥에서 재능을 착취당하는 중이란 것이다. 플로이드를 구하려면 팀을 모아서 완벽한 화음을 내야 한다. 브랜치는 뿔뿔이 흩어진 브로존을 모으기 위해 우여곡절을 겪으며 서서히 닫힌 마음을 연다.
<트롤: 밴드 투게더>는 드림웍스의 뮤지컬 애니메이션 <트롤> 시리즈의 3편이다. 여
[리뷰] ‘트롤: 밴드 투게더’, 너무도 완벽한 오색찬란한 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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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망했다. 혼란한 일본에서는 조명연합수군의 수세에 밀려 거듭 패배하던 왜군을 철병하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조선-명나라 연합군은 사로병진 전략을 밀어붙이면서 조선에 남아 있는 왜군을 섬멸하기로 결심한다. 이에 고니시 유키나가(이규형)는 명나라 군을 이끄는 진린(정재영)을 찾아가 이미 끝난 전쟁이니 더이상의 출혈을 막아야 하지 않느냐며 퇴로를 열어 달라 간곡히 요청한다. 한편 이순신(김윤석)은 막내아들을 잃은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아들은 물론 지난 7년간 죽어나간 병사들과 백성들을 떠올리며 전쟁을 이대로 끝내서는 안된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진린이 고니시의 뇌물에 넘어가 퇴로를 열어주고 왜군 수장 시마즈(백윤식)가 고니시의 함대를 지원하기 위해 나서면서 오히려 조명연합수군은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퇴각하려는 왜군과 이를 막아내 그들을 섬멸하려는 조선과 명이 노량해협에서 최후의 전투를 시작한다.
<명량> <한산: 용의 출현>에 이어 ‘
[리뷰] ‘노량: 죽음의 바다’, 죽음을 끝내기 위해 더 많은 죽음을 택한 숭고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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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하루가 지겹게만 느껴지던 어느 날, 노조미(사쿠라다 히요리)는 자신의 책상 서랍에서 쪽지 하나를 발견한다. 순수한 마음을 고백한 쪽지의 출처는 바로 학교 최고 인기남인 세토야마(다카하시 후미야)다. 믿기 어려운 달콤한 말들에 노조미는 세상이 어지럽게 느껴지지만, 동시에 곳곳이 알록달록해 보이기도 한다. 설렘과 혼란이 뒤섞이는 사이, 노조미는 세토야마가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의적으로든 타의적으로든 세토야마에게 거짓 편지를 전하게 된 노조미는 그와의 필담을 통해 많은 공통점을 나누고 둘은 시나브로 가까워진다.
<말하고 싶은 비밀>은 ‘10대’와 ‘첫사랑’이라는 키워드를 클래식하게 엮어낸다. 순수하기 때문에 거짓될 수밖에 없는 청소년기의 모순을 생동감 있게 펼쳐내고 진실에 다가갈 듯 말 듯한 두 주인공의 관계를 아슬아슬하게 그려낸다. 원작 소설 <네가 떨어뜨린 푸른 하늘>을 각색한 작품으로, 풋풋한 첫사랑을 드러내기 위해 영
[리뷰] ‘말하고 싶은 비밀’, 생애 가장 낯설 감정을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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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크레이머(토빈 벨), 일명 직쏘는 뇌암 말기로 시한부 진단을 받는다. 어느 날 존은 암 투병 모임에서 만났던 헨리(마이클 비치)를 한 카페에서 마주친다.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았던 헨리는 완치 판정을 받고 건강한 모습이었다. 그가 알려준 핀 박사의 치료법을 받기 위해 존은 박사의 딸인 세실리아(쇤뇌베 마코디 룬드)와 약속을 잡고 멕시코로 향한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사기였다.
<쏘우 X>는 <쏘우> 시리즈의 10번째 작품으로 1편과 2편 사이의 이야기를 다룬다. 모니터 뒤에 숨어서 게임을 진행하던 직쏘는 이번 편에서 전면에 등장하며 차별화를 꾀한다. 전면에 나서는 이유는 그가 불러들인 이들이 직쏘의 희망을 무참히 짓밟았기 때문이다. 희망이 무너진 만큼 살인 트랩은 더욱더 창의적이고 잔인해졌다. 자신의 신체 일부를 내놓아야만 구원을 받을 수 있는 잔혹한 게임을 보고 있자면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서사에서 눈여겨볼 캐릭터는 바로 1편
[리뷰] ‘쏘우 X’, 머리가 지끈거리는 피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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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집에서 식사를 준비한다. 귀가한 남자는 여자를 욕실로 부르고, 여자는 그가 원하는 대로 몸을 내보이고 움직여야 한다. 이유나 전사는 설명하지 않은 채, 영화는 남자의 폭행과 강간으로 피투성이가 되는 여자의 괴로운 일상을 따라간다. 거기에는 이 집 안을 통째로 도청 중인 또 다른 남자 지훈(이지훈)이 있다. 형의 죽음으로 불행한 스무살을 겪던 지훈은 같은 수업에서 이름을 불러준 유일한 사람 예은(이윤우)의 온기에 행복을 느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예은과 다시 멀어진 채로 시간은 흐르고, 9년이 지나 관상어 수족관을 운영하게 된 지훈은 우연히 예은과 재회하나 그녀는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오이시 게이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언더 유어 베드>는 <드라이브> <버니 드롭> 등을 연출한 일본 감독 사부가 한국 배우들과 함께한 첫 작품이다. 지훈의 공간을 둘러싼 수많은 모니터와 그가 늘 귀에 꽂고 다니는 에어팟 등을 통해 감시와 도청의 모티프를 드러
[리뷰] ‘언더 유어 베드’, 구멍이 숭숭, 어수룩한 악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