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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로맨스 없는 성장담이 오히려 새롭다, <신입기자 토롯코>
최선 2025-09-03

동경하는 작가 코노하(다카이시 아카리)를 따라 명문 사립고에 입학한 문학소녀 토코로(후지요시 가린)는 뜻밖의 사건으로 문예부가 아닌 신문부에 들어간다. 작가를 꿈꾸던 그녀는 베일에 싸인 코노하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비밀 활동을 이어가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며 기자의 세계에 눈을 뜬다. <신입기자 토롯코>는 학원물의 전형적인 성장 서사를 따르면서도 사랑이나 또래 관계가 아닌 사회적 사건의 해결을 통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발견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학교라는 공간을 사회의 축소판으로 삼아 학생의 시선으로 어른들의 권력과 비리를 마주 보게 하면서 세상을 배우고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담백하고 차분한 연출로 어린 주인공의 변화에 설득력을 더하고 학원물 특유의 좌충우돌 포인트로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다채로운 색이나 만화 같은 그래픽보다는 비슷한 계열의 색을 통일되게 사용해 정돈된 영상미를 구현했는데 이는 어린 인물들의 서사와 의외의 케미를 만들어 진지한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돕는다. 문제 해결이 곧 성장으로 이어지는 장르적 문법 안에서 서사를 차근차근 쌓아가며 확장하는 이 영화는 현실에서 좀처럼 해결되지 않을 문제들을 단순화하고 어른들이 빠르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줘 아쉬움이 남지만 이는 현실성의 결여라기보다 학원물 장르가 지닌 따뜻한 문법으로 받아들여도 괜찮은 범위라고 말할 수 있다. <신입기자 토롯코>는 한 소녀가 ‘어떤 어른으로 살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 마주 서는 이야기로 로맨스가 넘쳐나는 학교 서사에 신선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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