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수감 생활을 끝내고 교도소에서 출소한 한장유(이강생)는 고향 하이난으로 돌아가 과거 연인이었던 수홍(이몽)과 재회한다. 한장유는 수홍과 새로운 가족을 이루길 희망하고, 수홍은 신축 아파트에 입주하길 꿈꾸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이 그들 앞을 가로막는다. 결핍을 채우려 가족이 되는 현실을 그린 <부재>는 미니멀하고 정제된 영상미로 서사의 빈틈과 대사의 공백을 채운다. 다양한 프레임과 제한된 색채 팔레트로 평범한 서사를 낯설게 만듦으로써 미장센이 영화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훌륭히 보여준다. 흔한 이야기를 비전형적 형식으로 연출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고 사건의 불분명한 인과관계는 완성도 높은 시각적 이미지로 보완한다. 미장센이 제 역할을 다하면 구체적 언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