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0년대 이탈리아 밀라노에 유럽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세워지고 있을 무렵, 한 동굴 탐험대가 남부 칼라브리아 내륙의 한 시골 마을로 향한다. 이들은 대략 700m에 달하는 끝이 보이지 않는 비푸르토 동굴을 탐험하기 위해 온 것이다. 조용했던 마을은 이들 덕분에 떠들썩해지기 시작한다. 탐험대는 동굴 입구에 베이스캠프를 꾸리고 탐험을 시작한다. 이 모습을 산 중턱에서 양치기 노인이 내려다본다.<일 부코>는 1961년 유럽에서 가장 깊은 동굴인 비푸르토 동굴을 탐험한 동굴학자들의 모습을 재현한 영화다. 감독의 전작인 <네번>(2010)처럼 이 영화에도 대사가 없다. 자막에 신경 쓸 필요가 없이 오직 이미지로 관객에게 다가가는 시적인 영화다. <네번>에서 삶과 죽음의 순환을 인간과 동물과 자연을 병치시킴으로써 형상화했다면, <일 부코>는 인간의 표면과 자연의 내부를 겹침으로써 관객에게 심상을 만드는 시도를 한다. 영화 후반부에 죽음이 임박한 노
[리뷰] ‘일 부코’, 인간의 표면과 자연의 내부를 겹쳐 세계를 그리다
-
<비욘드 유토피아>는 탈북민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북한의 인권 실태를 폭로한 다큐멘터리다. 지금까지 낙원이라 믿고 자란 자국을 스스로 탈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기록했다. 어려서부터 서양 국가들은 야만적이고 참혹하다는 메시지의 동화와 동요를 접하고 자란 아이들은 오로지 북한만이 유일한 천국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간다. 하지만 북한에서 자행되는 아슬아슬한 정치 싸움과 지속되는 국민적 빈곤, 생존하기 위한 일상적 사투 등으로부터 벗어나고자 목숨을 내어놓고 강을 건넌다. 탈북을 시도하다 붙잡히면 극악한 고문이 이어지고, 북에 남은 가족들은 하릴없이 추방되고 만다. 탈북의 희망인 브로커들은 오직 돈으로만 움직이며, 그사이에 어린 여성들은 인신매매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그 안에 머물러 살아가는 것만큼 벗어나는 것에도 엄청난 용기와 감내가 필요하다.
어릴 적 거쳐온 탈북 과정을 낱낱이 고백하는 이현서씨, 북한에 두고온 아들의 월남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이소연씨,
[리뷰] ‘비욘드 유토피아’, 지나치게 연민하지도, 지나치게 관여하지도
-
지난해 여름 별세한 시대의 아이콘 제인 버킨의 삶과 업을 다루는 영화라는 점에서 <아녜스 V에 의한 제인 B>를 선택한 이에겐 예상과 다소 다른 결과물이 펼쳐질지도 모른다. 제인 버킨의 생과 커리어를 연대기적으로 훑는 아카이브 푸티지나 관계자들의 정갈한 인터뷰 등은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진정한 매력은 영화가 상투적이고 심심한 전기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감독의 무궁한 상상력과 배우의 무진한 가능성이 만난 협업의 결과인 동시에,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경계에 서 있는 독특한 자화상이라는 점에서 비롯된다.“촬영되는 거, 본인에 대해 말하는 거 좋아해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 (중략) “이 영화 할 거죠?” “네, 대장님!” 60대의 감독 아녜스 바르다는 40살 생일을 앞두고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인 배우 제인 버킨을 마주한다. 그들은 진솔한 담소를 나누고, 바르다의 질문과 버킨의 대답이 이어진다. 버킨의 삶, 감정, 기억, 생각이 그의 독백
[리뷰] ‘아녜스 V에 의한 제인 B’, 아녜스와 제인, 두 예술가의 삶과 영화에 대한 사유
-
미스 노백(미아 바시코프스카)은 엘리트 학교에 새로 부임한 영양 교사다. 환경과 건강을 염려하는 아이들에게 노백은 ‘의식적으로 먹기’라는 느린 식사법을 제안한다. 눈앞의 음식을 천천히 응시하면서 먹으면 먹는 속도가 줄고 자연스레 먹는 양도 줄게 된다. 음식을 적게 소비하면 환경을 지킬 수 있고 스스로를 통제하면서 마음의 평화까지 얻게 된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아이들의 심리적 부담을 부드럽게 헤아려주는 노백의 관심에 학생들의 마음도 조금씩 열리고, 결국 믿음을 향해 완전히 잠기게 된다. 의식적 식사를 성공적으로 터득한 학생들은 노백의 지도에 따라 다음 단계로 향하며, 한 가지 종류의 음식만 먹는 모노 다이어트를 거쳐 아예 음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금식이라는 궁극적 목표에 도전한다. 이것은 영양의 문제가 아니라 믿음의 문제다. 이미 그녀를 완전히 신뢰하게 된 아이들은 다음 과제를 기쁘게 받아들인다. 노백은 아이들에게 세상 어딘가에 먹지 않고 지내며 비밀스럽게 편견에 맞서고 있는 ‘
[리뷰] '클럽 제로', 웃을 수도 화낼 수도 없는 무기력한 부조리극
-
-
21세기가 도래하는 순간 세상이 멸망할 것이라고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혼란한 와중에도 정직 테크의 경리 영미(이유영)의 짝사랑은 변함이 없다. 같은 회사 직원 도영(노재원)의 횡령을 눈감아주고 금액을 맞추기 위해 부업을 병행하면서도 말이다. 사촌 대신 큰어머니까지 부양하는 상황임에도 영미는 불평 한마디 없다. 1999년 12월31일, 영미가 큰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는 와중에 도영이 모습을 드러낸다. 20세기의 마지막 날 두 사람은 못다 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영미는 도영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69세>를 연출한 임선애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미쓰 홍당무>의 미숙(공효진)을 상기시킬 만큼 독특한 매력을 지닌 영미의 행보에 주목하는 작품이다. 두 파트로 분리해도 무방할 만큼 영미의 삶은 2000년을 기점으로 극단적으로 변한다. 도영의 범죄를 묵인한 죄로 옥살이를 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의 앞에 도영의 부인 유진(임선
[리뷰] '세기말의 사랑', 이상하고 독특한 여성들의 다정한 세계
-
윤화(김금순)는 남편의 사고사 이후 울산의 한 조선소에서 일하며 생계를 이어나간다. 갑작스럽게 정리 해고 대상이 된 그녀에게 악재가 겹친다. 윤화의 아들이자 집안 장손 세진(최우빈)이 그녀 몰래 전 재산을 비트코인에 투자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친척들은 어려워진 사정을 핑계대며 문중 땅을 빼앗으려 한다. 윤화의 남편 기일에 맞춰 등장인물 모두가 울산에 모이며 영화가 막을 올린다.
<울산의 별>은 여성 노동자를 주인공으로 부조리한 사회의 모습을 드러낸다. 계급을 다루는 여느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영화에 발생하는 사건의 원흉은 대부분 돈이다. 하지만 <울산의 별>은 전형적인 ‘사회고발 독립영화’의 틀 안에 머물지 않는다. 독특한 소재나 플롯 구조를 활용하는 건 아니다. 작품의 참신함은 같은 도시 안에서도 각자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인물들간의 차이에 있다. 남편을 배웅하는 아내를 보며 인혁(도정환)이 내뱉는 불만이 대표적이다. “전근대적이야.” 젠더 고정관념은
[리뷰] '울산의 별', 우리는 모두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
왕자 은수(크리스 필립스)가 양자들과 함께 반란군과의 전쟁에서 승리한다. 그는 이후 왕좌를 차지하지만 기주후 소호의 딸 달기(나란)를 후궁으로 맞이하면서 폭군이 되고 만다. 은수의 천륜을 저버린 만행과 폭정으로 하늘이 노한다. 곤륜산의 원시천존(천쿤)은 천벌이 내려진 인간들을 구할 봉신방을 강지아(황보)에게 주어 인간계로 보낸다. 사대 백후를 제거한 은수에게 마계가 동참하고, 마침내 신계와 인간계 그리고 마계의 전쟁이 일어난다.
<봉신연의: 조가풍운>은 명대 소설 <봉신연의>와 송대 소설 <무왕벌주평화>를 각색한 작품이다. 원작은 역사적 사건에 도가 사상을 씌운 동양 판타지 장르물이지만 영화의 주제는 권력 앞에서 한없이 비정해지는 인간상에 가깝다. 이미 수차례 영상화됐지만 5400억원의 제작비와 8년의 제작 기간은 새로운 기대를 심어준다. 특히 영화 초반 기주성 대규모 전투 장면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연상시킬 정도로 장대한 스케일을
[리뷰] '봉신연의: 조가풍운', 전투 신 하나만큼은 장대하다
-
겨울방학을 마친 학생들이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이들이 다니는 시마다 고등학교는 폐교가 정해져 곧 철거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졸업식이 얼마 남지 않은 교실은 마냥 들뜬 분위기다. 졸업식까지 남은 시간은 이틀.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모교와 작별을 준비한다.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낸 사람들과도 어쩔 수 없는 이별의 시간이 다가온다. 더 큰 세상을 향한 발걸음이지만 이제 갓 스무살이 된 소녀들에게 첫 이별은 무척이나 시린 경험이다.<소녀는 졸업하지 않는다>는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로 국내에서 호평받은 아사이 료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주인공 네 사람의 시점이 교차하며 벚꽃이 만개한 졸업식 풍경이 스크린에 담긴다. 하지만 영화는 정교한 서사를 통해 각 학생의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엔 관심이 없다. 눈길을 사로잡는 독특한 장면 연출도 없다. 오히려 영화는 공간에 새겨진 세월의 흔적을 온전히 담아내고자 한다. 카
[리뷰] '소녀는 졸업하지 않는다', 그 시절 우리의 작은 세상은 참으로 따스했다
-
핑크 드레스에 금발 머리를 한 남자가 한밤중에 긴급 체포된다. 거동이 불편한 그는 수십 마리의 개를 트럭에 태운 채 이동 중이었다. 경찰 앞에선 함구했으나 정신과 의사가 찾아와 사연을 묻자 그는 조금씩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는다. 자신을 더글라스(케일럽 랜드리 존스)라고 소개한 남자는 가정 폭력의 피해자였다. 어머니는 가출했고 형과 아버지는 투견을 키우던 사육장에 오랜 기간 그를 방치했다. 결국 경찰에 구조됐지만 아버지가 쏜 총탄에 맞아 보조 장치 없인 걸을 수 없게 됐다.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그의 곁을 마지막까지 지킨 건 수백 마리의 개들이었다. 인간관계보다 인간과 동물의 교감을 신뢰하는 영화의 태도는 뤼크 베송 감독의 전작 <그랑 블루>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도그맨>은 인간-동물의 관계를 감동적으로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악을 처단하는 수호자로서 묘사하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일부 비약적인 요소가 존재하지만, 더글라스의 비극을 노래로 승화한 케일럽
[리뷰] '도그맨', 인간과의 관계엔 불행이, 동물과의 관계엔 구원이
-
8년 동안 펀드 매니지먼트 회사 나나이트 캐피털의 CEO로 일한 매트 터너(리암 니슨)는 곤란한 상황에 놓인다. 주식이 폭락해 고객이 떠나는 것을 막다가 가족과 사이가 소원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오랜만에 아버지 노릇을 하고자 두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주려고 한다. 그때 발신제한으로 그의 좌석 아래에 폭탄이 설치되어 있고 거기서 일어나는 순간 폭탄이 폭발한다는 협박 전화가 걸려온다. 매트는 좌석 아래의 폭탄을 확인한 다음에 차분히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지시에 따른다. 협박범은 그의 동료들을 차례대로 죽이더니 이윽고 매트에게 앤더스(매튜 모딘)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다. 이 와중에 경찰은 매트를 테러리스트로 오인해 그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레트리뷰션>은 한국에서도 <발신제한>(2021)으로 리메이크된 적 있는 스페인 스릴러 <레트리뷰션: 응징의 날>을 원작으로 한다. 공연 실황과 픽션을 오가는 <메탈리카 스루 더 네버>의 감독 님로드 언털이
[리뷰] '레트리뷰션', 15년째 메아리치는 듯한 기분
-
세탁 공장에서 일하는 중년 여성 덕희(라미란)는 ‘손 대리’(공명)를 잊을 수 없다. 은행 직원이라고 사기 친 그에게 전화금융사기를 당해 전 재산 3200만원을 날렸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화재 사고로 집까지 잃어 어린 자식들과 벼랑 끝에 서 있던 그는 좋은 인생 경험했다 치라는 박 형사(박병은)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직접 손 대리 찾기에 나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손 대리에게서 돈을 찾게 해줄 테니 중국 칭다오에 붙잡힌 자신을 구해달라는 전화를 받고 공장 동료들과 큰일을 도모하기 시작한다. 평범한 중년 여성이 보이스 피싱 조직의 총책을 잡았다는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시민덕희>는 피해자는 잘못이 없다는 메시지에 집중하며 내달린다. 모든 잘못은 악질적인 범죄 조직과 안일하고 무심한 수사당국에 있다는 걸 대사로 분명히 전달한다. “추진력 좋은” 주인공을 빼닮은 영화이기도 하다. 덕희는 영화 시작 5분 만에 사건에 휘말린 뒤 일종의 여성 히어로로서 거침없이 활약하고 그의 이
[리뷰] '시민덕희', 걸림돌을 제거하고 추진력 있게 나아간다
-
<넥스트 골 윈즈>는 2001년 월드컵 예선에서 호주 국가대표에 31 대 0이라는 충격적인 스코어로 패배해서 세계의 비웃음거리가 된 아메리칸사모아 국가대표의 실화를 각색한 영화다. 때는 2011년 월드컵 예선을 한달 앞둔 시점이다. 오합지졸인 아메리칸사모아 국가대표의 소원은 A매치에서 한골이라도 득점하는 것이다. 그들 앞에 불같은 성격으로 물의를 연달아 일으킨 감독 토마스 론겐(마이클 패스벤더)이 등장한다. 토마스는 토속적인 정서와 여유가 가득한 아메리칸사모아 국가대표의 훈련장이 짜증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토마스는 그들의 문화에 서서히 동화되기 시작한다. 〈넥스트 골 윈즈>는 <조조 래빗〉(2018)과 <토르> 시리즈로 단숨에 스타 감독이 된 타이카 와이티티의 신작이다. 언더도그의 반란을 담은 스포츠영화로 <드림>(2023) 등과 비슷한 정서를 공유한다. 다만 전작과 달리 감독의 장기인 제4의 벽을 넘나드는 몬티 파이튼(코미디 그룹)식 개그
[리뷰] '넥스트 골 윈즈', 축구영화라 쓰고, 아메리카사모아 투어라 읽는다
-
성탄절에 모든 연락 수단을 끊어버리는 악성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인 청년 코사카(하야시 겐토)는 사시사철 모자와 마스크, 장갑이 없으면 바깥 활동이 불가능하다. 극도의 결벽증이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한 남자가 그를 찾아와 히지리(고마쓰 나나)란 여고생을 맡아주지 않으면 지질한 음모를 까발리겠다고 협박한다. 강제로 성역을 열게 돼 불쾌한 건 잠시뿐, 코사카는 시선 공포증으로 자신처럼 세상을 거부하는 히지리에게 호감을 느끼고 둘은 가까워진다. 동명의 인기 라이트노벨을 원작으로 한 <사랑하는 기생충>은 독특한 상황과 설정을 초반 동력 삼아 전진한다. 강박장애가 있는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안감을 표현한, 버스 안에 물이 들이닥치는 것과 같은 시각효과가 눈길을 끌고 머릿속의 기생충이 감정을 조작한다는 미스터리가 호기심을 자아낸다. 실은 간절히 사랑받고 싶었던 것뿐인 두 주연 캐릭터는 보편적인 공감을 얻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영화의 최대 강점인 신선함은 중반에 이르러 효력을
[리뷰] ‘사랑하는 기생충’, 중반에 이르러 효력을 다하는 신선함
-
시리아 난민들을 태운 버스가 영국의 한 폐광촌에 예고 없이 도착한다. 빈곤에 지친 일부 주민은 이들을 멸시하고 경계하지만, 이방인들을 환대하며 기꺼이 생필품을 나누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오래된 펍 ‘올드 오크’를 운영하는 TJ(데이브 터너)는 후자의 인물이다. 이유 없이 괴롭힘을 당하던 난민 여성 야라(에블라 마리)를 도와준 뒤로 두 사람은 각별한 친구 사이가 된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켄 로치 감독의 시선은 여지없이 사회 시스템으로부터 외면당한 노동자들에게로 향한다. 다만 이번 작품에서는 난민을 대하는 노동자들의 태도 역시 주요하게 다룬다. 때문에 <나의 올드 오크>의 미덕은 TJ와 야라의 우정에서 발견 가능하다. 두 인물은 마을 주민과 난민, 각자 소속된 공동체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TJ가 야라를 일방적으로 돕는 형태로 묘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과 타인 모두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전제하에 둘은 친구가 되고, 둘의 관계는 올드 오크를 기점으로 주민
[리뷰] ‘나의 올드 오크’, 어떤 비극의 순간에도 연대를 외치는 신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