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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임 아나운서 20주기 특집방송 기획의 첫 출발점은.
장수연 어느 날 편집기 앞에 앉아 있는데 김세윤 작가가 다가와서 올해가 정은임 아나운서 20주기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처음엔 MBC 내 골든마우스 홀에 과거의 <FM 영화음악 정은임입니다>(이하 <정영음>) 애청자들을 초대해 오랜만에 서로 얼굴을 확인하는 자리 정도로 구상했다. 그런데 라디오국 차원에서 어느새 특별 프로그램이 배정됐고, 동시대와 호흡하면서 주목도를 높이는 기획으로 돌아가신 분의 목소리를 AI로 복원해보자는 의견까지 다다랐다.
김세윤 “올해가 20주기인데 뭔가 하면 좋지 않을까요?”라고 처음 얘길 꺼낸 건 나인데, 그 실체가 없는 ‘뭔가’를 지금의 특집으로 기획한 건 장수연 PD와 MBC 라디오국이다. 세부 구성에는 이윤용 작가(MBC <지금은 라디오 시대> 메인 작가)의 역할이 컸다. 특히 공개방송 경험이 없는 내가 삽질하고 있을 때 기가 막히게 방향성을 잡아주었다.
[인터뷰] 러브레터에 회신하는 마음으로, <고 정은임 아나운서 20주기 특집방송-여름날의 재회> 만든 장수연, 양지안 PD·김세윤, 이윤용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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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유명을 달리한 어느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MBC 라디오 전파를 타고 다시 흘러나왔다. 지난 8월2일 금요일 저녁의 일이다. 과거 방송분을 편집한 것이 아니라 동시대 청취자들의 사연을 읽으며 화답하는 목소리였다. 1992년 11월2일 문을 열어 90년대에 점화한 한국 영화문화의 상징적 아지트로 각인된 <FM 영화음악 정은임입니다>가 되살아난 것이다. 2004년 작고한 정은임 아나운서의 20주기에 기해 AI로 목소리를 재현한 특집 프로그램은 그 시절 ‘정든 님’과 작은 부스 안에서 세계의 영화를 논했던 박찬욱 감독, 정성일 평론가 등의 회고 속에서 찬찬히 온기로 물들어갔다. 여기,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재생되고 있는 어느 영화음악 방송 DJ의 목소리를 되돌아보는 지면을 마련했다. 그동안 그를 잊지 않은 사람들, 나아가 여름날의 재회를 야심차게 기획한 방송국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배우 전도연이 “영화를 꼭 해보고 싶다”고 고백하고, 박찬욱 감독이 “사
[기획] 그 시절 우리, 영화, 그리고 정든 님 - MBC 라디오 <고 정은임 아나운서 20주기 특집방송-여름날의 재회>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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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 지배, 내전, 독재정권 타도와 민주주의 성취, 국제행사 유치와 국가부도. 한 세기에 하나만 발발해도 굵직한 역사 기록으로 남는 위 사건들은 격동의 20세기, 대한민국에서 전부 벌어졌다. 지난 105년간 대한민국 영화는 시대와 공명하며 꾸준히 근현대사를 극영화로 재현해왔고, 각 역사적 사건이 지금 우리에게 시사하는 의미를 끊임없이 질문해왔다. 을사늑약부터 국가부도의 날까지, 한국영화가 기록해온 20세기 대한민국의 근현대사와 사건별 재현 경향을 정리해보았다.
인물에 집중한 일제강점기 영화들 - <동주> <박열> <항거: 유관순 이야기>
<아나키스트> <모던보이> 등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며 한동안 “충무로엔 일제강점기 참패 징크스가 있다”는 설이 돌았지만 2015년 <암살>이 천만 관객을 모은 이후 <동주> <덕혜옹주> 등이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이 징크스는 옛말이
을사늑약부터 국가부도의 날까지, 영화로 정리하는 20세기 대한민국 근현대사 픽션 영화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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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행복의 나라>는 역사물인 한편 꽤 진지한 법정물이며, 역사와 법에 관한 여러 논점을 제시한다. 위 논점에 하나씩 답해보며 위 영화가 다루는 역사와 법에 대해 살펴본다.
정치재판과 인권변호사의 역사
한국에 근대적 재판제도가 도입된 이래 정치재판의 역사도 시작되었다. 일제시대 독립운동가에 대한 재판에서부터, 독립 이후에는 독재정권에 의한 정치재판 및 판결로 ①여순사건 민간인 사형 판결(1948년)(2019년 재심에서 무죄 선고) ②진보당 조봉암 사형 판결(1959년)(2011년 재심에서 무죄 선고) ③인민혁명당 사건 사형 판결(제1차 1964년, 제2차 1975년)(2005년 재심에서 무죄 선고)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영화 <행복의 나라>는 그중 10·26 사건의 박흥주 대령에 대한 재판 및 사형 판결(1979년)을 다룬다.
한국 정치재판의 역사와 함께 인권변호사의 역사도 유구하다. 이들은 법률가로서 취할 수 있던 부와 권력을 마다하고, 그 반대편에서
가능성이 0에 가깝더라도, 변호사의 눈으로 본 영화 <행복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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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의 나라>는 <광해, 왕이 된 남자>보다 이전에 존재했던 프로젝트라고.
=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마치고 NEW에서 숨겨둔 보석 같은 시나리오가 있다며 제안해줬다. 당시 시나리오는 좋았지만 내가 직접 연출해야겠다는 마음은 들지 않아서 고사했다. 시간이 흘러 <7년의 밤>을 마치고 이런저런 업계 사람들을 만날 때쯤 이 시나리오가 다시 생각났다. 당시 NEW와 사석에서 만난 자리에서 <행복의 나라>는 어떻게 됐느냐고 물었더니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지금은 묵힌 시나리오가 됐다고 하더라. 내가 시나리오를 한번 고쳐볼 테니 다시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각색된 시나리오를 보고 조정석 배우가 합류했다. 주연배우가 붙으면서 투자도 진행됐다.
- 각색하면서 바뀐 부분은 무엇인가.
= 조정석이 연기한 정인후 변호사의 캐릭터가 부각됐다. 당시 30명 가까이 되는 인권변호사들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는데 그들의 사연을 정인후 캐릭터에
[인터뷰] 역사를 발전시키는 것은 물밑에서 움직이는 대중이다, <행복의 나라> 추창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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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박지만씨는 2005년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사람들>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한다며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당시 법원은 논픽션 다큐멘터리에 해당하는 세 장면을 삭제 후 상영 결정을 내렸다. 이에 제작사 (주)MK픽처스측은 가처분 이의 신청소송을, 박지만씨측은 영화상영금지 및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3년에 이르는 법정 공방이 이어졌다. 1심에서 법원은 가처분 결정을 취소하는 대신 피고(제작사 MK픽처스)가 원고(박지만)에게 명예훼손 배상금 1억원을 지급할 것을 명했다. 당시 한국독립영화협회, 여성영화인모임,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영화인회의 등 4개 영화 단체는 해당 판결이 또 다른 사법검열이자 정치 판결이라고 주장하는 성명서를 냈다. 양측 모두가 항소하며 진행된 2심 조정에서 법원은 1. <그때 그사람들> 상영 시 시작 부분에 ‘이 영화는 역사의 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상상력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세부사항과 등장인
실패의 역사를 다루는 또 하나의 방법, 실화 바탕으로 하는 <행복의 나라>가 법정물의 장르 문법을 통해 시도하고 성공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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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26 사건과 12·12 군사반란 그 사이, 법정에서 일어난 또 다른 분투를 다룬다. 대통령 시해 사건에 연루된 중앙정보부장 수행비서관 박태주(이선균)의 변호를 맡은 정인후(조정석)는 원래 속물적인 목적을 품고 접근했지만 사건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를 진심으로 변호하게 된다. 하지만 함동수사단장 전상두(유재명)가 재판부에 실시간으로 개입하면서 이들의 재판은 최악으로 치닫는다. <남산의 부장들>에서 <서울의 봄>에 이르기까지, 특히 1970~80년대 한국 근현대사를 조명한 영화들이 최근 연달아 기획되고 있지만 <행복의 나라>는 법정물의 구조를 취한다는 점에서 다른 위치를 점한다. 이번 특집에서는 다양한 각도에서 <행복의 나라>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획을 준비해보았다. 법조인의 입장에서 <행복의 나라>를 읽은 글은 영화에 등장하는 법정 쟁점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명쾌하게 해설해준다. 추창민
[특집] 한국 법정물의 새로운 진화, <행복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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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배우 전도연을 안다. 헌신적이고 섬세한 캐릭터에 어울리는 그녀의 얼굴을, 그리고 어느새 강렬한 카리스마와 동격이 된 그녀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는 누구도 그녀가 스크린의 여왕이 될 것이라고 상상하지 않았다. 처음 배우가 된 계기가 그러했듯, 전도연은 브라운관에 제법 어울리는 스타였다. 하지만 장윤현의 영화 <접속>(1997)을 기점으로 그녀의 활동 반경은 변한다. 생각해보면 <접속>에서 보았던 수현이란 캐릭터는 단순한 멜로드라마적 요소를 따르지 않는다. 누구나 될 수 있을 법하지만 아무도 만난 적이 없는 미지의 인물, 세상을 지배하는 유령과도 같은 투명한 도시의 여자를 그녀는 연기했다.
신작 <리볼버>(2024)를 보러 가는 길에 전도연의 전작들을 떠올렸다. 총기의 이름을 제목으로 내세운 이번 영화에서도 그녀는 현실에 속한 캐릭터로 분한다. 폭력적인 남성들에게 쫓기면서도 약속한 돈과 아파트를 향해 다가가는 인물, 보이지 않는
설득에 실패하는 법이 없는, <리볼버> 전도연 배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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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물 표현과 문제 해결 과정 모두 색다른 방식을 모색했다고 말한 바 있다. 확실히 <무뢰한>에 익숙한 관객에게 <리볼버>는 전혀 다른 인상을 안긴다.
=<무뢰한>은 대사가 적고 해질녘과 새벽 시간대의 적요한 분위기가 중요하게 작용한 영화다. <리볼버>는 이런 요소들과는 관계가 없다. 특정 풍경 속의 분위기가 아니라 여러 인물들 각자가 가진 감정들을 극적으로 그리는 데에 더 포인트를 뒀다.
- 전도연 배우의 전화 한통이 작품의 발단이 됐다. 특정 배우를 중심에 두고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은 어땠나.
=상황을 설명하자면 당시에 준비하던 영화가 잘 안됐다. 집에 있는데 전도연 배우에게 전화가 왔다. 만나서 하는 말이 “그렇게 쉬지만 말고 뭔가를 얼른 준비해서 같이해보자”는 거였다. 집에 돌아와 생각했다. 전도연 배우가 출연한다면 어떤 영화를 만들어야 할까. 전도연 배우가 가진 것들 중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부분은 공감 능력이다. 타
[인터뷰] 투명 인간이 자신의 승리를 향해 가는 영화, <리볼버> 오승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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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욱 감독의 신작이 공개됐다. 배우 전도연이 오승욱 감독의 세계에 다시 들어서며 <무뢰한>의 영광이 반복될 수 있을지에 관한 예측이 난무했다. 오버랩되는 지점은 있다. <무뢰한>의 혜경이 끝까지 사랑을 놓지 않았던 것처럼 <리볼버>의 수영도 수년의 유예기간을 지나 자기 몫을 되찾겠다는 다짐을 실현하려 한다. 그러나 이번엔 주인공의 감정을 쌓는 대신 여러 인간 군상이 각자의 욕망을 표출하는 방식을 차용했다. 오승욱 감독이 “전도연 배우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했다고 공표한 것이 납득이 가는 시도다. 디테일을 짚지 않더라도 <킬리만자로> <무뢰한>과 <리볼버>가 다른 궤적을 그리는 작품인 것은 확실하다.
수영이 출소한 날의 풍경은 고적하기만 하다. 죗값을 대신 치르면 상응하는 대가를 주겠다는 자들은 자취를 감췄고, ‘정 마담’으로 통하는 윤선(임지연)만이 수영을 반긴다. 한때 경찰이었던 수영은 동료이자 옛 연인 석용(
[특집] 액션, 대사 그리고 욕망 - 오승욱 감독의 <리볼버>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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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 남자 코미디. 그 ‘낡은 이야기’가 조정석의 얼굴을 입고 돌아왔다. 경쾌하고, 웃긴다. 이 황당무계한 영화의 모든 개연성은 배우 조정석이다. 그는 뭘 해도 어쩐지 납득이 된다. <파일럿>의 주인공 한정우도 마찬가지다. 2024년에 여장 남자라니. 조정석이 아니었다면 과연 설득력을 가질 수 있었을까? 우리는 곧 이 질문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 ‘낡았다’고 말했지만 <파일럿>이 그렇다는 건 아니다. 영화는 여장 남자 코미디의 계보 안에서 장르 관습을 답습하고 또 비틀면서 성공적인 포스트 #미투 대중서사로 자신을 드러냈다.
(한국) 여장 남자 코미디의 계보
한국의 여장 남자 코미디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자는 안 팔려>(1963)와 <여자가 더 좋아>(1965)는 취직에 실패한 남자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여장을 한다는 기본 설정을 안착시켰고, 이후 <남자 식모>(1968), <남자 미용사>(1
[비평] 해석의 묘를 마음껏 즐기자, 성공적인 포스트 #미투 대중 서사 <파일럿>을 향유하는 몇 가지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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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준희 감독이 스웨덴영화제에서 발견한 <콕피트>(2012)가 원작이다. 이후 쇼트케이크와 무비락이 함께 제작하게 된 배경은 뭔가. 김한결 감독이 이 프로젝트의 적임자라고 판단한 이유는.
김명진 당시엔 본인이 영화제작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랫동안 한준희 감독의 기억 속에 있던 영화다. 직접 연출하는 것보다 옆에서 누군가가 도와주면 제작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한 재미있는 기획 중 하나였다. 원작자에게 접촉한 것은 2019년이다. 스웨덴쪽 제작사와 연결이 되면서 구매 의사를 밝히고 스크리너를 받았다. 사실 한준희 감독의 피칭만 봤지 영화는 이때 처음 봤는데 다행히도 재미있었다. (웃음) 한편으로는 “감독님이 이런 이야기를 재미 있어 한다고?”라는 생각도 들었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직전에 논의를 시작했던 터라 실제 판권 구매 시기가 1년 넘게 지연됐는데도 원작 제작사에서 기다려줬다. 내가 원래 김재중 무비락 대표를 쫓아다녔다. 대표님이 만드는 작품 들의 색깔과 완성도,
[인터뷰] 코미디는 웃음이라는 공동관람의 시너지효과가 가장 큰 장르다, <파일럿> 김한결 감독 with 김명진 쇼트케이크 대표, 김재중 무비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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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결말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공군사관학교 수석 졸업. 대형 항공사 3사 동시 합격. 연예인 못지않은 스타성으로 SNS 스타로 떠오르며 <유 퀴즈 온 더 블럭>까지 출연 했던 화제의 인물. <파일럿>의 한정우(조정석) 같은 유명인일수록 구설수는 크게 터지고 치명 적인 타격을 입는 법이다. 그는 한국항공 회식 자리에서 술에 취해 여직원들의 외모를 입에 올리는 노상욱 상무(현봉식)에게 “요즘 그런 말하면 큰일 난다”고 말리다가 그 또한 여성 동료들을 “꽃다발”이라 비하하는 과오를 저지른 다. 당시 자리에 있던 직원이 언론사에 녹음 파일을 제보하면서 논란이 커지자 노상욱 상무는 여느 재벌 총수들처럼 휠체어를 타기 시작하고 정우는 회사에서 잘린다. 정우의 아내(김지현) 는 오래전부터 지속된 남편의 무관심을 지적 하며 이혼을 요구한다. 코너에 몰린 그에게 노상욱 상무의 누나 한에어 노문영 이사(서재희) 가 여성 파일럿을 우선 채용하는 성평등 정책을 펼친다는
때로는 사회풍자적으로, 때로는 원초적으로 - 김한결 감독의 파일럿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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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배급사들이 심혈을 기울이는 여름 성수기 극장가, 특히 7월 말 8월 초는 흥행 면에서 가장 자신 있는 영화를 내놓는다고 알려져 있다. 올해는 김한결 감독의 <파일럿>과 오승욱 감독의 <리볼버>가 관객을 만난다. 먼저 <파일럿>은 1980~90년대 할리우드에서 유행했던 ‘여장 남자 코미디’의 문법으로 동시대 한국 사회의 젠더 문제를 영리하게 돌파해간다. 미투 폭로로 한순간에 추락한 남성 파일럿이 여장을 한 뒤 재취업에 성공한다는 설정을 주연배우의 화려한 개인기로 뻔뻔하게 설득해나간다. ‘장르가 곧 조정석’이라는 표현은 상투적인 마케팅 표어가 아니다. 연출을 맡은 김한결 감독과의 인터뷰에 김명진 쇼트케이크 대표, 김재중 무비락 대표가 함께해 <파일럿>에 대한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나눴다. 더불어 손희정 영화평론가는 포스트 #미투 대중 서사로서 <파일럿>을 읽은 비평을 보내왔다. <무뢰한> 이후 오승욱 감독이 내놓은 9
[특집] 이 여름을 누아르처럼, 코미디처럼 - 주목할 만한 한국영화 두편 <파일럿>과 <리볼버>를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