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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계속해서 확장 중이다.” 2023년에 총 6편의 영화, 14개의 시리즈, 10편의 예능을 한국 오리지널로 선보인 넷플릭스 콘텐츠팀에서 시리즈를 담당 중인 배종병 디렉터는 드라마 시장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전체 생태계를 키우는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BC <궁> <꽃보다 남자> 등을 만든 제작사 그룹에이트의 PD로 방송가에 이름을 알린 그는, 1999년 입문해 20여년간 채널 드라마의 흥망성쇠를 몸으로 파악한 베테랑 플레이어다. 스튜디오드래곤에서 총괄프로듀서(CP)로 남긴 대표적인 작품으로 <디어 마이 프렌즈> <푸른 바다의 전설> <호텔 델루나> 등이 있다. 2020년 넷플릭스로 자리를 옮겨 시리즈 부문의 빠른 확장세에 일조한 배종병 디렉터는 레거시 미디어에서 쌓은 오랜 제작 경험, 그리고 넷플릭스가 추구할 수 있는 자유도를 그의 목소리만큼 활달한 기세로 배합 중이다.
- 2023년 넷플릭스 시리즈 중에선
[인터뷰] 스타 효과보다 이야기의 ‘숨은 2인치’를 찾는다, 배종병 넷플릭스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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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쇼박스는 <스즈메의 문단속> <비공식작전> <3일의 휴가> 세편을 개봉했다.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결과도 있었지만, <스즈메의 문단속>이 총 557만명(1월18일 기준)을 모객하며 연초 극장가의 화제성을 이끌었다. 13년 만에 진행한 애니메이션 배급 대행이 보인 성과와 더불어 달라진 영화시장을 체감하면서 쇼박스는 올해 신작 배급과 투자 등에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2023년 쇼박스의 실적을 자평한다면. 작품 수익 면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작품과 상대적으로 아쉬웠던 작품에 관해서도 묻고 싶다.
= 크게 보면 실적이 많이 아쉽긴 하다. <비공식작전>은 대외적인 평가가 나쁘지 않았던 것에 비해 결과가 좋지 못해 여러 가지를 다시 생각하게 된 프로젝트였다. 예전에는 규모나 스토리 면에서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기준이 있었는데 그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기획, 캐릭터를 더 개발해야 한다고 내부적으
[인터뷰] 영화사업본부와 드라마사업본부로 나눠 헤쳐나간다, 이현정 쇼박스 영화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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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컬처웍스는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시네마사업본부와 영화 투자배급 및 드라마 제작 등을 담당하는 콘텐츠사업본부(영화사업부문, 드라마사업부문)로 나뉜다. 지난해까지 콘텐츠사업본부장과 본부 내 영화부문장을 겸임했던 정경재 상무가 사임하고 신년 들어 영화부문장에 이경재 상무가 선임됐다(현재 콘텐츠사업본부장은 공석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팀장, 시네마사업본부 영업부문장을 거쳐온 이경재 상무는 신중한 투자 결정이 필요한 시기에 내실을 다질 적임자다. 이 상무는 “힘든 시장에 따뜻하고 유쾌한 코미디 드라마를 보강하고, 검증된 IP에 기반한 작품으로는 시각적 스펙터클로 승부하겠다”는 투 트랙 전략을 내비쳤다.
- 2023년 여름엔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흥행과 평단에서 모두 준수한 반응을 얻었고 연말엔 <노량: 죽음의 바다>가 있었다. 올해 롯데컬처웍스 대형 영화들의 배급 시기는 어떻게 내다보나.
= 지난해엔 코미디 장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올해는 조정석 배
[인터뷰] “제2, 제3의 <잠>이 나올 수 있도록”, 이경재 롯데컬처웍스 영화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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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대박을 터뜨렸던 <더 퍼스트 슬램덩크>, 여름 극장가 첫 타자로 나선 <밀수>로 2023년 NEW는 일찌감치 큰 시름은 덜어낸 채 한해를 마무리했다. 김수연 NEW 영화사업부 이사는 “작품의 힘에 더해 마케팅, 배급 요소가 모두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성공은 2018년 말부터 아동애니메이션을 포함해 꾸준히 애니메이션 배급 톱라인을 확보해온 NEW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 2024년 총 3편의 영화(<엑시던트>(가제), <핸섬 가이즈>, <히든 페이스>)를 라인업으로 예고한 NEW는 적은 편수이지만 치밀하게 준비해온 작품들이 관객과 적기에 만나도록 배급 전술도 다양하게 내다보고 있다.
- 2023년에 NEW는 <밀수>와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한해를 보냈다.
=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수입사인 SMG홀딩스가 팝업 스토어 등 MD까지
[인터뷰] 관객들은 장르적 개성이 선명한 영화들을 원한다, 김수연 NEW 영화사업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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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열린 ‘영화롭고 드라마틱한 CJ의 밤’ 행사에서 CJ ENM은 글로벌 진출과 한국영화 투자 의지를 모두 강조하며 “CJ ENM이 영화사업을 그만둔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한 바 있다. 실제로 CJ ENM이 들려준 올해 계획은 <기생충>으로 정점을 찍은 영화 명가로서 입지를 다시 견고히 하겠다는 확고한 야심을 보여준다.
- 지난해 <씨네21>이 투자배급사 투자책임자들을 만나는 기획 기사를 준비할 당시 CJ ENM은 한국영화 투자를 담당하는 사업부장이 공석인 관계로 참석하지 못했다. 2022년과 2023년을 돌아보면 어떤가.
= 2022년 <헤어질 결심> <브로커>는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얻었고 흥행 면에서 <공조2: 인터내셔날> <영웅>이 1, 3루타 정도의 실적을 냈지만 전체적인 성적은 부진했다. 대부분 코로나19 이전에 기획된 영화들이었다. 팬데믹 이후 시장이 빠르게
[인터뷰]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콘텐츠 기획 단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고경범 CJ ENM 영화사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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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한국영화는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 혹은 영년을 맞이했대도 이상하지 않은 시기에 있다. 극장 영화와 OTT 콘텐츠의 경쟁, 예능의 활약, 높아진 티켓 가격과 극장에 대한 인식 변화, 검증된 IP와 입소문의 효과 등 바뀌어가는 시장 환경 속에서 모두가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무수히 제기되는 위기론 속에도 한해의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콘텐츠 투자책임자들은 낙담할 시간이 없다. 이들은 투자 및 회수 방식, 수익 구조의 변화에도 기민하게 적응하면서 최선의 IP를 모색 중이다. <씨네21>은 해마다 연초면 투자배급사의 투자책임자들을 만나 새해의 영화산업 전망을 물어왔다. 2022년부터는 OTT 플랫폼 콘텐츠 책임자들을 만나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 올해는 고경범 CJ ENM 영화사업부장, 김수연 NEW 영화사업부 이사, 이경재 롯데컬처웍스 영화부문장, 이현정 쇼박스 영화사업본부장 4인과 더불어 배종병 넷플릭스 디렉터, 양시권 티빙 콘텐츠 총괄 국장, 신아름 디
[특집] 2024 한국영화 시리즈의 향방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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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홍김동전>이 막을 내렸다. 2022년 7월21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2024년 1월18일 마지막 회를 방영했다. 1년6개월여 동안 총 70부의 에피소드가 완성됐고 홍진경, 김숙, 조세호, 주우재, 장우영까지 출연진 변동 없이 완주를 마쳤다. 어떤 면에서 <홍김동전>의 폐지 수순은 당연한 결말처럼 보인다. 프로그램 최고 시청률은 3%대에 그쳤고 최저 시청률은 0.8%에 달한다. 일요일 밤에서 목요일 밤으로 편성을 변동하는 시도가 더해지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평균 시청률 1~2%를 넘어서지 못했다. 방송국 입장에선 시청자로부터 외면받은 프로그램이라고 해석할 여지가 충분했다. 하지만 KBS2의 결정과 시청자 반응엔 큰 간극이 보인다. <홍김동전> 폐지 소식을 접한 시청자들은 KBS 앞으로 폐지 반대 트럭 시위에 나섰고,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도 폐지 반대 청원이 반복해 올라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시청자들이 의견 창구로 폐지 반대 트럭 시위를 선
[기획] <홍김동전>, 이대로 보낼 수 없다, <홍김동전> 박인석 PD와의 대화로 살핀 레거시 미디어의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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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난 사람들>은 직접 경험한 로드 레이지에서 착안한 이야기다. 로드 레이지가 촉발한 감정을 어떻게 시리즈로 옮기려고 마음먹었나.
= 내가 경험한 로드 레이지는 좀 재미난 일이었다. 자동차란 말 그대로 비눗방울 같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 비눗방울을 타고 움직이지만 다른 사람의 비눗방울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잖나. 상대방의 비눗방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추정하고 아는 척할 뿐. 로드 레이지를 겪었을 때 자동차가 삶 전반에 대한 소우주란 생각이 들었다. 로드 레이지를 도발적인 사건으로 쓰고 싶었고, <성난 사람들>은 분노로 시작해서 점점 더 많은 다른 감정을 분출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 로드 레이지를 다루는 첫 에피소드는 대니(스티븐 연)의 복수로 끝난다. 수리공이라 소개하고 에이미(앨리 웡) 집에 들어간 대니는 화장실 바닥에 소변을 아무렇게나 눈 뒤 달아난다. 달리는 대니의 얼굴은 즐거움으로 가득한데 재밌는 점은 뒤쫓아오던 에이미도
[인터뷰] 타인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강한 행동에 대하여, 에미상 8관왕•골든글로브 3관왕 수상한 <성난 사람들> 이성진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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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로브에 이어 에미상까지, 지금 <성난 사람들>은 부지런히 ‘빛의 형상’을 받드는 중이다. 놀라운 결과인 동시에 예견된 결실이다. 도로 위 아시아계 남녀의 충돌로 시작하는 이 10부작 넷플릭스 시리즈는 지난해 4월 공개 직후 미국을 넘어 한국에서도 줄곧 회자됐다. 시청자들은 독한 코미디를 구사하면서도 페이소스를 자아내는 <성난 사람들>만의 화법에 주목했다. 작품의 겉과 속을 두루 챙긴 쇼러너이자 실제 경험으로부터 <성난 사람들>을 길어 올린 작가 겸 감독 이성진에 대한 궁금증을 동반한 채 말이다. 이성진 감독은 몇편의 TV시리즈에 각본가로 참여한 경력 외에는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 이에 <씨네21>은 ‘LG OLED, 영화감독을 만나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그에게 대화를 청했다. 압도적인 명암비와 완벽한 블랙 구현으로 인정받아온 LG OLED TV는 후반작업은 물론 영상 품질 참조용 디스플레이로 널리 활용되는 기기다. 집에서도 LG O
[기획] 어둠으로부터 얻는 깨달음, <성난 사람들> 이성진 감독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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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순은 ‘파출소’가 더없이 잘 어울리는 배우다. 그에게 연기상을 안겨준 영화 <세븐 데이즈>와 <1987>을 포함해 영화와 드라마에서 총 6번 형사(혹은 경찰)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선산>의 최성준은 박희순이 연기한 7번째 형사다. 또 형사 역할을 맡는 데에 우려가 없었냐는 질문에 박희순은 “왜 없었겠나”며 호탕히 웃었다. “그래서 미팅 때 감독님에게 ‘그간 내가 연기한 형사들과 차별점이 있어야 <선산>에 합류하는 타당성이 생긴다’고 말씀드리기도 했다. 가족사의 비극이 있는 캐릭터라면 이전의 형사들과 차이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를 살릴 수 있는 감정의 결을 보완해달라 감독님에게 요청했고 1주일 만에 수정 대본을 받아 보니 완전히 다른 흐름을 가진 이야기가 돼 있었다. 역시 ‘연상호 유니버스’더라.” <선산>과 박희순의 첫 만남에서 보이듯, 최성준 형사는 그간의 형사들과 차별점을 두려는 박희순의 여러 아이디어로 더욱 풍부해
[인터뷰] 박희순표 형사를 직조하다, ‘선산’ 배우 박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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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제에 명랑하게 맞서 싸우는 로맨스의 여자주인공. 하이틴 스타. 겨울철 우동 광고의 주역. 배우 김현주는 대중에게 해사한 얼굴로 기억돼왔지만 그는 차갑고 날 선 맏딸의 얼굴로(<가족끼리 왜 이래>), 트라우마를 딛고 일어선 변호사로(<왓쳐>), 광기에 치달은 세상에 저항하는 사람으로(<지옥>) 계속해 변주해왔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과 <정이> 이후 세 번째로 연상호 감독과 항해하는 김현주는 그의 기획 아래 민홍남 감독과 <선산>의 윤서하를 그려낸다. 김현주가 처음 바라본 서하는 메마른 가지 같았다. “윤서하는 알 수 없는 불운에 둘러싸인 피폐한 인물이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의에 차 있거나 의협심이 넘치기보다 필요에 의해 무릎을 꿇을 수 있는 비굴함도 지니고 있다.”
가족 관계에서 불어나는 재앙 앞에 선 서하를 이해하기 위해 김현주는 그의 결핍을 먼저 생각했다. “아이에게 부모는 우주다. 그런
[인터뷰] 현실적인 얼굴, ‘선산’ 배우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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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터질 것 같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의연해 보였던 민홍남 감독이 대화를 마치자마자 남긴 말이었다. <부산행> <염력> <반도> 등 연상호 감독 작품의 조감독 출신인 그는 처음으로 감독란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제작보고회와 인터뷰에 담긴 애정 어린 답변에는 이제 막 자기만의 요새를 처음 완성한 사람의 설렘과 걱정이 그대로 묻어났다. 그가 이번 작품을 맡게 된 건 토속신앙과 가족 미스터리의 결합이 새로운 화학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선산의 의미를 잘 아는 중장년층부터 이 단어와 친하진 않지만 미스터리 스릴러에 장르적 친밀도가 높은 어린 세대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이야기로 끌고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가족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명확하고 노골적으로 던지는 작품이라는 점이 좋았다.” 첫 시리즈 작품을 앞두고 걱정도 앞섰다. 같은 패턴, 비슷한 색깔의 작품으로 한정되지 않도록 차별점을 생각하는 데 오랜 공을
[인터뷰] 기괴하고 기묘하게, ‘선산’ 민홍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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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연상호 감독이 만들어온 이야기는 ‘가족 드라마’라 거칠게 요약할 수 있다. <부산행>과 <염력>의 주인공은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였고, <반도>와 <정이>의 센티멘털은 모녀 관계에서 비롯했으며 <괴이>의 출발은 두 가족 이야기였다. 제목부터 짐작 가능하듯 <선산> 역시 연상호의 가족 드라마다. 다만 전작들과 달리 <선산>은 연상호가 최초로 만든 “가족 자체가 주제”인 이야기다. “한국의 가족엔 양가적 속성이 있다. 한국인이라면 한번쯤 집안의 선산 때문에 가족끼리 싸움이 났다는 이야길 들어봤을 것이다. 그런데 ’가족은 언제나 안정된 사랑만을 선사한다’는 사고도 한국인의 보편적인 정서에 공존한다. <선산>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캐릭터는 가족에 관한 사연을 안고 산다. 그런데 이들의 욕망과 동인은 기묘한 가족사가 기저에 작용해 일반적이지 않다.” 가족 이야기 외에도 <선산>엔 연상호의 흔적
[인터뷰] 이야기 책임지기, ‘선산’ 기획 연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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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시간강사로 일하며 전임교수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서하(김현주)의 나날은 좀처럼 평탄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억지로 교수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 상황이나 같은 목표를 둔 다른 시간강사와의 경쟁은 일상에 깃든 작은 희망까지 숨죽이게 만들고, 어쩌다 눈치챈 남편의 외도 사실은 서하를 벼랑 끝으로 내몬다. 불안과 우울로 점철된 시간. 그로부터 도망칠 곳도 도망칠 용기도 없는 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오늘을 꾸역꾸역 살아가는 것뿐이다. 그런 서하에게 선산의 등장은 절대적이고 자극적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작은아버지의 죽음으로 선산 상속자에 이름을 올리고, 행운과 거리가 멀었던 삶에 상속이라는 달콤한 단어는 욕망과 탐욕을 꿈틀거리게 한다. 하지만 그 길도 순탄친 않다. 예기치 못한 이복동생의 개입과 함께 가족 안에 숨겨진 비밀이 기괴하고 기묘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선산>의 기획과 각본을 맡은 연상호 감독은 유산 상속을 가운데 둔 아슬아
[기획] 운명적인 질문 ‘선산’ 기획 연상호, 감독 민홍남, 배우 김현주, 박희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