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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이노센트>
어떻게 그런 연기를 할 수 있었을까. 특정 신에선 분명 악한 행동인 걸 알면서도 설득될 수밖에 없었다. 아역배우들에게서 그런 연기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건 감독의 역량일 것이다. 영화를 본 뒤 메모장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적었다. 촬영 중인 작품이 있어 고민이 많았는데 저 배우들처럼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자고 생각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O.S.T
영화 사운드트랙을 많이 듣는다. 어둡고 우울한 음악을 들을 때 충전되는 느낌이라 <버닝> O.S.T도 자주 들었고 연기 준비할 때에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O.S.T를 자주 들었다. <세기말의 사랑>을 연기할 당시에도 그랬다. 그 노래들을 들으면 내가 내 꿈을 눈앞에서
[LIST] 노재원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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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콜라이트
디즈니+ | 8부작 / 감독 레슬리 헤들랜드 / 출연 어맨들라 스텐버그, 이정재, 매니 저신토, 다프네 킨 / 공개 6월5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인기 프랜차이즈에 수사물 한 스푼, 가볍고 새로운 맛
<스타워즈> 시리즈의 팬들에게 반가울 소식이다. 배우 이정재의 출연으로 한국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디즈니+ <애콜라이트>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애콜라이트>는 <스타워즈>의 메인 시리즈인 ‘스카이워커 사가’에서 벗어나는 첫 시리즈물이다. 은하제국이 수립되기 100년 전, 평화를 수호하는 제다이 기사단은 오랜 기간 황금기라 불릴 만한 평화의 시기를 누려왔다. 한편 어둠의 세력은 조용히 포스를 사용하는 법을 익혀왔으며 제다이 마스터 인다라(캐리앤 모스) 살해를 시작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는 인다라 살해의 용의자로 오샤(어맨들라 스텐버그)를 지목한다. 그러나 곧 진짜 범인은 오래전 죽은
[OTT 리뷰] ‘애콜라이트’ ‘고질라 마이너스 원’ ‘하이라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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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떠났던 재벌 3세 송도영(전도연)이 딸 강해나(이지혜)와 함께 귀국해 집으로 향한다. 도영의 집은 일본의 유명한 건축가의 작품으로 16살 생일에 아버지에게 받은 선물이다. 가족과의 반가운 해후도 잠시, 대를 이어 세습된 송씨 가문의 기업은 무능한 오빠 송재영(손상규)의 경영 실책으로 파산 위기에 처한다. 송씨 가문의 운전기사로 복무했던 아버지를 둔 사업가 황두식(박해수)은 도산을 막을 방법으로 벚꽃 동산의 재개발을 제안한다. <사이먼 스톤 연출 ‘벚꽃동산’>은 안톤 체호프의 희곡 <벚꽃동산>을 대극장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 공연의 제목에 유명 연출가의 이름을 명기한 것은 괜한 공치사가 아니다. <사이먼 스톤 연출 ‘벚꽃동산’>은 작품의 연출이자 각색 작가인 사이먼 스톤의 필치가 고전을 통제해 레지테아터(Regie-Theater, 연출가가 시대와 배경 설정을 자유로이 바꿀 수 있는 연출가 중심의 무대.-편집자)로 재창조한 사례다. 19세기 말
[CULTURE 스테이지] 사이먼 스톤 연출 ‘벚꽃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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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남편 만나 팔자 펴라. 어차피 네 힘으로 인생 성공 못한다”는 황당한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아버지. 유언뿐 아니라 계모와 언니들과 (계모 뱃속의) 동생, 그리고 빚도 함께 남겼다. 생존을 고민하던 신재림(표예진)은 유언대로 상류층 사교 클럽인 ‘청담헤븐’에 입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청담헤븐 대표이자 “MZ세대 재벌 8세” 문차민(이준영)과 엮이게 된다. 티빙 드라마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의 주된 설정만 보면 이 무슨 구시대적 발상인가 싶다. 하지만 드라마는 고전 동화 <신데렐라>와 ‘K드라마’가 무수하게 반복한 클리셰를 ‘대놓고’ 비틀며 의외의 웃음을 유발한다. 발랄하고 전복적인 ‘B급’ 유머만 있는 게 아니다. “재투성이 신데렐라”가 아닌 “흙투성이 흙수저”로 ‘재림’한 주인공을 통해 요즘 청년의 현실과 가치관을 영리하게 반영한다.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가 소환한 요즘 청년은 자본주의적 계급 사회 한복판에서 자조하
[오수경의 TVIEW]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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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과 <CITYBOY_LOG>가 다시 뭉쳤다.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 도쿄에서의 만남 이후 약 반년 만의 재회다. <CITYBOY_LOG>는 VOL.3에 돌입하며 약간의 변화를 꾀했다. 알콩달콩 연애 중인 이재준과 이지한 커플의 이야기 위로 새로운 도시 소년들이 등장한 것이다. 재준의 연습생 동기 임정규는 모두에게 자상한 남자다. <CITYBOY_TRIP>을 촬영하러 온 FD 황윤제는 지한의 눈총 속에 첫눈에 꽂힌 재준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지한처럼 모델 출신 배우인 이동섭은 지한에게 마음이 가지만 재준과 지한의 사이를 알고 속앓이를 한다. 얽히고설킨 다섯 남자는 VOL.3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함께 화보를 찍는다. 서로를 견제하며 상대의 시선을 자신에게로 돌려놓으려는 다섯 남자들은 이후 어떤 관계로 나아갈까. 이들의 엇갈린 사랑의 작대기 속으로 <씨네21>이 들어보았다.
스튜디오에서 프로필 촬영 중인 뉴
[씨네스코프] VOL.3 마지막 에피소드 촬영 현장기, 사랑은 이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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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 방영된 두편의 한국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우리들의 블루스>는 그간 미디어에서 주목도가 적었던 장애 담론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장애인과 함께 사는 사회의 법적, 제도적 필요성을 보다 활발히 논의할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 5월1일, 프랑스에서도 이같은 현상을 보여주는 영화 한편이 개봉했다. 지적장애인 11명이 등장하는 아르튀스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 <어 리틀 섬싱 엑스트라>다. <어 리틀 섬싱 엑스트라>의 주인공은 클로비스 코르니악과 아르튀스가 연기하는 좀도둑 부자다. 보석 가게를 턴 부자는 경찰의 포위망을 피해 달아나던 중에 우연히 11명의 지적장애인들이 여름 바캉스를 떠나는 버스에 동승한다. 11명의 특별한 탑승자들은 버스 내 비장애인들과 달리 억지로 장애인을 흉내내는 좀도둑 부자의 정체를 곧바로 눈치챈다. 하지만 이들은 부자의 정체를 폭로하기보다는 은밀하게 협상을 시도하며 자신들의 친구가 되어주길 제
[파리] 장애 담론을 다룬 코미디영화 ‘어 리틀 섬싱 엑스트라’, 올해 두 번째 프랑스 천만 영화 탄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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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기 전까지는 모른다. 무엇이 낚일지. <밤낚시>가 관객에게 영화 안팎으로 제공하는 체험도 비슷하다. 한산한 도로를 통과해 인적 없는 전기차 충전소에 도착한 남자는 공중에서 무얼 잡아채려는 걸까? 1천원으로 10여분의 단편영화 티켓을 판매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6월14일 CGV에서 단독 개봉하는 <밤낚시>는 이 탁 트인 질문들에 따를 어떠한 대답도 들을 준비가 된 현대자동차와 손석구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탄생했다. “아이오닉5에 탑재된 카메라의 시점에서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제안”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이로써 올 초 콘텐츠 제작사 스태넘을 설립한 후 프로듀서로서 첫 극장 출항을 앞둔 손석구는 말했다. “왓챠의 숏필름 프로젝트 <언프레임드> 제작자로서 제게 단편 연출 기회를 줬던, 먼저 이 길에 도전한 ‘동생이지만 선배인’ 배우 이제훈의 감상이 무엇보다 궁금하다”고. 그렇게 <씨네21> 지면 위에서 성사된 두 친구의 대화는 그들이 줄곧
[masters’ talk] 우리가 극장 영화를 추앙하는 이유, <밤낚시> 제작·주연 손석구에게 이제훈이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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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돌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놀이터에서 다른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길어졌다. 지루함에 몸을 비틀며 핸드폰을 슬쩍 보다가 아이 앞에서 핸드폰 좀 그만 보라며 혼이 난다. 그렇게 강제로 아이‘들’을 가만히 보다 보니 문득 신기한 사실 한 가지를 깨달았다. 뭘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을 때조차 아이들은 도통 지루할 틈이 없다. 권태를 허락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 아무것도 없는 곳에 데려다놓아도 기꺼이 놀이를 시작하고, 질리면 바로 다른 놀이를 찾아낸다. 놀거리가 다 떨어졌을 땐 기어이 상상 속 친구와 함께 새로운 놀이를 창조해내고야 만다. 아이들의 개념 속엔 ‘지루함’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단어 같다.
이제는 픽사의 수장이 된 피트 닥터 감독이 <인사이드 아웃>을 제작한 계기도 이해할 수 없는 어린 딸에 대한 궁금증이었다고 한다. 대체 저 작고 앙증맞은 머릿속에서 어떤 기상천외한 세상이 펼쳐지는 중일까. 어린 시절이 없었던 사람은 없지만 다 자라버린 어른들에게
[송경원 편집장의 오프닝] 눈치와 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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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영 음향감독은 <더 문>을 통해 소리가 존재할 수 없는 우주의 음향을 만들어냈다. 그는 <옥자> <기생충>에서 돌비애트모스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실험했고,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모가디슈> 등에서 음향효과가 화룡점정인 총격전도 수차례 구현해왔다. 그런 최태영 음향감독에게도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내가 알던 음향의 경계를 완전히 무너뜨린” 작품이다. 알려졌다시피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음향상 수상작이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 즉 아카데미 시상식 유권자인 최태영 음향감독에게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음향이 보이는 탁월함에 관해 물었다.
Q.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음향이 전면에 나서는 영화인가.
A. 그렇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사운드는 영화 음향의 공식과 틀을 벗어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영화엔 아우슈비츠수용소
영화 음향의 공식과 틀을 벗어나, 최태영 음향감독에게 듣는 <존 오브 인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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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되고 대략 3분7초 동안 관객은 타이틀 외에 어떤 것도 보지 못한다. 오프닝 타이틀은 1분가량 지속된다. 조너선 글레이저 감독은 관객들에게 아직 다음 화면을 볼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식으로 타이틀이 사라지고 나서도 다시 검은색 무지 화면을 2분10초가량 보여준다. 기다림의 시간 끝에 만나는 첫컷은 호숫가 주변으로 소풍을 나온 행복한 가족과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담은 롱숏이다. 영화주인공인 아우슈비츠 3수용소 소장 루돌프 회스의 가족 나들이 장면이다. 이 영화는 초반 가족 나들이 장면을 제외하고는 카메라가 집 밖을 거의 나가지 않는다. 밖의 이미지들은 사운드를 통해 집 안으로 들어온다. 집 안에만 머무는 카메라는 인물들에게도 다가가지 않는다. 와이드렌즈를 통해 멀리서 풀숏이나 롱숏으로 인물들을 보여준다. 카메라가 떨어져서 인물의 풀숏을 잡는다. 한 인물을 포커싱할 때도 카메라는 인물들에게서 멀어져 망원렌즈 풀숏으로 표현한다. 이 영화의 카메라는 망원렌즈로 인물을 당기지도 않
‘선명함이 주는 불편함’이 주는 불편함, 박홍열 촬영감독에게 듣는 <존 오브 인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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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대학살 이후 79년, 영화의 역사는 홀로코스트 재현 가능성과 그 방식을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고 고민하고 진화하며 더욱 풍부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고통과 재난을 다루는 영화 형식에 중요한 분기점을 가져온 작품들이 있다. 이들의 궤적을 토대로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홀로코스트 영화로서 어떤 위치에 서 있는지 살펴보았다.
밤과 안개 1955
초기 홀로코스트 영화는 기록 영상과 생존자들의 증언을 통해 독일 나치의 만행을 세상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종결 10년 후, 강제이송과 강제수용소를 다룬 32분짜리 단편다큐멘터리 <밤과 안개>(감독 알랭 레네)는 이전까지 개인의 고통을 발화하고 집단적 기억으로 소환하기 어려웠던 홀로코스트를 예술의 위치에서 다룬 기념비적 작품이었다. “아우슈비츠 이후 서정시를 쓰는 일은 야만”이라는 아도르노의 선언 이후, 홀로코스트의 미학적 재현 가능성은 언제나 논쟁의 대상이었다. <밤과
[특집] 집단의 기억이 잊히지 않도록 - <밤과 안개>에서 <사울의 아들>까지, 홀로코스트 영화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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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우리 시야에 드물게 잡혔던 현대영화의 이상을 이뤄냈다. 신화적 스토리텔링의 기대 지평과는 담쌓고 모순과 부조리로 가득찬 아이러니 모드의 화술로 과거와 현재의 역사를 경이적으로 접합해 비극의 다면도를 보여주는 재능이다. 감독 조너선 글레이저는 아우슈비츠수용소 옆 관사에 살았던 독일군 장교 가족의 일상 루틴을 집요하게 관찰하는 가운데 고소한 빵 맛을 음미하며 세계의 비극을 잊는다는 우리 시대의 무도함을 상기시킨다. 이 영화에 본다는 것의 기쁨은 없다. 첫 장면을 블랙아웃으로 길게 처리한 것은 그런 기쁨 따위는 없을 것이라는 감독의 도발적인 선언이며 동시에 깔리는 불길한 음악은 공포영화에 맞먹는 전율의 화면들이 이어질 것을 암시하는데 회스 소령 가족의 단란한 강가 피크닉으로 이어지는 후속 장면에서도 그 긴장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본다는 것의 기쁨 대신에 영화 내내 관객의 시각과 청각 신경을 자극하는 이 긴장의 밀도는 한치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파국은
[비평]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의 충돌,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이룬 현대영화의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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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예술과 연민으로 오늘을 가로지르기
조너선 글레이저는 해나 아렌트의 철학을 빌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에 가담한 나치 사령관 가정의 진부함을 바라본다. 악에 부역한 개인의 평범함이란 주제에 따르는 위험한 연상은, 인물이 지닌 허점과 무지를 묘사함으로써 자칫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일 것이다. 그러나 과작의 감독 조너선 글레이저는 10년 동안 형식미학뿐 아니라 폭력을 재현하는 관점 또한 통렬하게 벼렸다. 직업적 능력을 인정받고 싶은 남자 루돌프 회스(크리스티안 프리델)와 꿈에 그리던 집을 막 소유한 여자 헤트비히 회스(잔드라 휠러)에게 ‘관심 구역’은 평화의 장소가 아니다. 그들의 영혼은 이따금씩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속삭인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서 가해자가 된다는 것은 강박적 회피, 무심함을 가장한 불안, 밤새 비명과 열기로 아우성치는 소각장 내부를 상상하지 않으려는 안간힘을 가리킨다. 평범한 악이 얼마나 추레한 것인지를, 글레이저의
조너선 글레이저의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성취 - 화창한 꿈의 집 위로 우리가 감각하는 어둠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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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 쨍한 화면으로 음울한 자각과 성찰을 동반하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아우슈비츠 절멸수용소 사령관 가족이 마련한 꿈의 집에서 시작된다. 박제된 듯한 목가적 일상이 전시되는 동안, 영화의 진실은 철조망 너머에서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연기와 비명을 통해 전달된다. 6월5일 개봉하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줄곧 그로테스크한 감각의 스타일리스트로 불렸던 조너선 글레이저가 역사의 표층을 자신만의 언어로 파헤친 충격적 시도라 할 만하다. 글레이저의 영화가 국내 개봉한 것은 <언더 더 스킨>(2014) 이후 무려 10년 만. <섹시 비스트>(2000), <탄생>(2004), <언더 더 스킨> 이후 네 번째 장편을 내놓은 과작의 감독 글레이저에게 기다림은 곧 영화 전반을 압도하는 장악력을 축적하는 시간에 다름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선사한 충격파를 시작으로 일찌감치 근자의 문제작으로 떠오른 <존 오브 인터
[특집] 영화를 듣고 본다는 일의 의미, 올해의 마스터피스 <존 오브 인터레스트>를 읽는 다양한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