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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데뷔작 <패스트 라이브즈>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셀린 송 감독이 차기작 <머티리얼리스트>로 돌아왔다. 올해 5월엔 셀린 송의 희곡 <엔들링스>가 한국 초연 무대를 가졌다. 2024년과 2025년. 한국 관객은 동시대 가장 주목받는 한국 출신 감독의 작품을 연달아 감상하는 때 아닌 호황을 누리는 중이다. <머티리얼리스트>의 개봉을 맞아 셀린 송의 작가·연출 세계를 돌아보고, 글로 못다 한 질문은 직접 건넸다. 셀린 송의 세계에서 삼각관계는 무얼 의미할까. 셀린 송에게 정체성 인식은 왜 중요할까. 왜 셀린 송은 ‘물질만능주의자’가 아닌 ‘머티리얼리스트’로 한국 개봉 제목을 고집했을까. 이어지는 기사가 그 답을 제시해줄 것이다.
*이어지는 글에서 영화 <머티리얼리스트> 소개와 셀린 송 감독과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기획] 정체성의 삼각형, <머티리얼리스트>로 돌아보는 셀린 송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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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제목의 영화가 된 소설 <북샵>은 한 여자가 책방을 짓고, 지키는 이야기다. 그 끝에 공간과 함께 남은 것은 공간에 관한 말이다. “그 누구도 서점에서는 결코 외롭지 않다.” 작품을 매듭짓는 이 문장은 서울 중화동의 ‘시네필 책방’ 코프키노와 공명한다. 지난 1월 문을 연 이곳은 외롭고 싶지 않은 시네필들을 위한 자리를 표방하기 때문이다. 독일어로 머리(kopf)와 영화(kino)의 합성어인, 그래서 공상을 많이 하는 사람을 칭하기도 한다는 이름 아래 영화 서적 전문 서점과 출판사를 겸하는 이는 스물여덟 강탄우 대표다. 그는 지난 6월 말 세상에 나온 코프키노의 세 번째 책 <아트 호러: 아리 애스터와 로버트 에거스의 영화>를 직접 번역하기도 했다.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이들을 모으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왕빙의 <사령혼>은 500여분에 달하는 대작이다. 8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에 두번의 인터미션이 딸
[기획] 시네필이 사랑할 책방, 영화 전문 서점 겸 출판사 코프키노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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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화제 시즌2 광양이 10월23일부터 27일까지 광양시 일대에서 펼쳐진다. 남도영화제는 2023년 시즌1 순천을 시작으로 격년마다 남도의 22개 시군을 순회하며 진행되는 영화제다. 순회 영화제를 통해 남도 각지의 문화와 정체성을 구현하고, 관객과 지역민의 너른 참여를 이끄는 독특한 방식의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장·단편 경쟁 섹션, 남도의 시선·남도 피크닉·남도 스펙트럼 등의 비경쟁 섹션과 더불어 다양한 축제 프로그램과 공연을 통해 전방위적인 지역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특히 올해엔 지난 영화제가 치러졌던 순천과 자매결연 도시였던 낭트의 낭트3대륙영화제(이하 낭트영화제)와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로컬과 글로벌이 교차하는 영화제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이에 올해부터 남도영화제의 한국영화 및 경쟁 부문 프로그래머를 맡은 정지혜 프로그래머와 남도영화제와의 MOU 체결을 위해 내한한 제롬 바롱 낭트영화제 집행위원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두 사람은 지역 영화제가 지
[인터뷰] 우리 사이의 벽을 허무는 지역 영화제로, 정지혜 남도영화제 프로그래머&제롬 바롱 낭트3대륙영화제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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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관객에게 로버트 비버스 감독은 생경한 이름일지도 모른다. 1949년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난 그는 16살에 뉴욕으로 떠나, 요나스 메카스를 중심으로 펼쳐졌던 뉴 아메리칸 시네마의 부흥기를 경험하고 실험영화 감독이 되기로 결심한다. 예술적 동반자 그레고리 마르코풀로스를 만나 1967년 유럽으로 이주한 후, 약 60년 동안 필름으로 실험영화를 만들었다. 지난해 뉴욕 앤솔러지필름아카이브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열었던 감독은, 지금도 베를린에서 필름 복원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첫 공식 상영에 앞서, 평일임에도 객석을 꽉 채운 관객들을 향해 ‘보라, 생각하기 전에. 그리고 이미지가 당신 안에 머물도록 허락하라’라는, 주문과도 같은 말을 설레는 목소리로 전했다. 실험영화의 살아 있는 역사, 로버트 비버스 감독과 나눈 이야기를 전한다.
- 1955년 요나스 메카스가 <필름 컬처>를 창간한 후 1960년대는 뉴 아메리칸 시네마의 부흥기를 맞이했다. 당시를 어떻게 회상하
[인터뷰] 보라, 생각하기 전에, 제22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로 처음 내한한 로버트 비버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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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 영화 <인질>에 이어 티빙 시리즈 <운수 오진 날>을 연출하며 긴박한 스릴러의 세계에 발 담근 줄 알았던 필감성 감독이 가족 코미디 <좀비딸>로 여름 극장가를 노크한다. 원작은 동명의 웹툰. 주인공은 갑작스럽게 좀비가 된 딸 수아(최유리)를 데리고 엄마 밤순(이정은)이 사는 고향으로 대피하는 정환(조정석)이다. 엉뚱한 상상처럼 시작해 뭉클한 여운을 남기기까지, 영화는 성실하게 관객을 웃기고 울린다. 극 중 수아와 같은 또래인 필감성 감독의 딸도 한동안 울먹였다고 한다. “아빠 마음을 알겠다는 감상을 들려주기에 효심이 커진 줄 알았으나 다음날 다시 사춘기 딸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전작보다 한결 밝은 이야기를 딸에게 선보일 수 있어 새로웠다는 필감성 감독은 이제 집 밖 객석의 미소를 기다리고 있다.
- <인질>의 황정민, <운수 오진 날>의 이성민, <좀비딸>의 조정석 배우가 연기한 주인공들은 모두 아
[인터뷰] 코미디와 휴머니티의 균형감각, <좀비딸> 필감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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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떳떳하지 못한 자가 숨어 들어간 곳은 그곳이 어디든 흉지다.” 지난해 11월 초 이 지면에 용산 대통령실을 두고 쓴 글이다. 윤석열의 내란은 야당 대표가 피선거권 상실 위기에 접어든 지 18일 만에 일어났다. “내가 겁이 많아서 대통령이 된 사람이야?” 자신과 배우자를 보호하기 위해 ‘지면 감옥에 간다’라고 불렸던 대선에서 이겼지만, 대통령이 된 뒤 불어난 죄를 정적의 악재로 덮을 수는 없어 자폭했다. 규명과 단죄는 궤도에 오르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가 그와 나눈 거대한 부당거래를 돌아봐야 한다. 거대 양당을 포함한 온 나라가 그에게 휘둘렸다. 2019년 7월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때만 해도 ‘저격수’였던 국민의힘은 윤석열이 ‘적의 적’이 되자 호위무사로 변신했다. 길게 말할 것도 없다. 박정희 아들도 아니고 재벌 기업 경영자 출신도 아닌 그에게도 꽉 잡혀 산 간신들이다. 그런가 하면 청문회 당시 많고 다양한 의혹들을 놓고 ‘피의 쉴드’를 친 것은 더불어민주당이다. ‘부동시로 군
[김수민의 클로징] 부당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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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퍼렇게 질린 얼굴과 초점 없는 동공으로 ‘으어어’대는 울음소리만 내며 사람을 물려 달려드는 저 존재가 내 딸이라니. 하루아침에 좀비가 된 딸 수아(최유리)를 보며 정환(조정석)이 착잡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군데군데 귀엽고 순수했던 딸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까닭에 정환은 세상 어디에도 없던 ‘금쪽같은 좀비 딸’을 거두기로 결심한다. 이윤창 작가의 웹툰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이 영화화될 때부터 영화의 성패는 좀비가 된 딸 수아 역에 달려 있었다. 일찌감치 <원더풀 고스트>에서 마동석과 티격태격 애드리브를 주고받으며 부녀 케미를 선보였던 아역배우 최유리라면 “무섭지만 사랑스럽고, 사랑스럽지만 무서운 좀비”라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캐릭터를 구현할 적격자였다. 무엇보다 “원작이 지닌 개그 코드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웹툰 연재 시절부터 열렬한 애독자였던” 만큼 운명처럼 좀비 수아를 만나게 됐다.
일상에 적응하려는 좀비를 표현하기란 배
[WHO ARE YOU] 사랑스럽지만 사납게, <좀비딸> 최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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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의 선율>의 수연(김보민)은 어리지만 여리지 않다. 지켜줄 부모가 없고 의지하던 할머니마저 돌아가신 상황에서 수연은 원하는 곳에 입양되기 위하여 생각한 것들을 해나간다. 그 과정에서 상처를 감추며 방긋 웃어 보이기도, 터져나오는 마음을 어쩌지 못해 욕을 내뱉기도 하는 수연은 순수와 어둠, 생존본능이 뒤섞인 복합적인 인물이다. 김보민은 수연을 이해하기 위해 그녀를 향한 편지를 써나갔다. “처음에는 ‘너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지만 같이 잘해보자’라고 적었다. 최근에는 ‘너는 참 성숙하지만 고집이 있고 목표가 뚜렷하지만 그걸 이루기에 아직 미숙하구나’라고 얘기했다. 그 생각은 변함없지만 그래도 수연이는 사랑받을 수 있는 아이다.” 감정을 구축하기 위해 최종룡 감독이 추천한 영화와 책도 보았는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아무도 모른다>가 특히 기억에 남았다. 친구의 다정한 엄마, 입양 가정의 부모, 자신에게 없는 것을 고요히 바라보는 김보민의 얼굴은 인상적
[WHO ARE YOU] 성실한 성장, <수연의 선율> 김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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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더위는 언제쯤 끝날까. 여름은 가르쳐주지 않는다. 산뜻한 바람을 맞이하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할 계절로서 짓궂게 서 있을 뿐이다. 피할 수 없는 시간을 지나 비로소 미풍을 껴안게 된 청춘들의 이야기인 <남색대문>이 7월 마지막 주에 다시 열린다. 2002년 대만 개봉 이후 한국에서는 영화제와 기획전을 통해서만 소개되다가 2021년 8월 국내 극장에서 정식 개봉한 지 4년 만이다.
대만 청춘영화의 고전 반열에 오른 이 작품의 재개봉을 맞아 주연배우 계륜미도 12년 만에 내한 소식을 알렸다. 그는 8월8일과 9일 무대인사와 GV 행사에 참여해 자신의 데뷔작에 얽힌 추억을 관객과 나눌 예정이다. <남색대문>에 출연한 경험을 두고 “인간 본성에 대해 더 다양하고 관용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고, 내 감정을 솔직하게 마주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고 밝힌 계륜미의 고백은, 그가 연기한 주인공 커로우의 성장을 지켜본 관객이 새겼을 법한 감상과 맞닿아 있다. 17살 커로우는
[리뷰] 재개봉 영화 <남색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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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전, 전직 군인이었던 보쿠시(제이미 폭스)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는 군인을 치료하는 시설 더 프로그램을 창설한다. 그의 진짜 목적은 정신적으로 불안한 군인을 세뇌해 체제 전복을 꾀하는 컬트 집단을 만드는 것이다. FBI의 장군 애쉬번(로버트 드니로)은 보쿠시를 제거하기 위해 더 프로그램에서 탈출한 내쉬(스콧 이스트우드)에게 접근한다. 내쉬는 시설 안에 죽은 줄 알았던 아내가 살아 있다는 단서를 접하고 애쉬번의 작전에 합류한다. <틴 솔저>는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를 연출한 브래드 퍼먼의 신작으로 호화로운 출연진을 자랑한다. 다만 세 명배우의 연기가 무색할 정도로 만듦새는 아쉽다. 영화 속 설정을 직접 설명하는 편의적인 내레이션, 사건 진행을 방해할 만큼 과한 플래시백이 액션영화의 매력을 반감한다. 그럼에도 컬트 집단의 실상을 담은 푸티지처럼 찍은 컨셉은 인상적이다.
[리뷰] 캐비어 넣은 라면을 굳이 체험하고 싶다면, <틴 솔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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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머페트(리애나)부터 덩치 스머프(알렉스 윈터)까지. 스머프 마을의 스머프에게는 각자의 개성과 거기에 어울리는 이름이 있다. 저 혼자만 개성이 없어서 방황하던 ‘그냥’ 스머프(제임스 코든)는 어느 날 마법을 쓸 수 있게 된다. 그가 마을에서 마법을 선보인 순간 하늘에 구멍이 뚫려서 파파 스머프(존 굿맨)가 납치당한다. 스머프들은 켄(닉 오퍼먼)과 힘을 합쳐 악당 가가멜과 라자멜(JP 칼리악)을 물리치고 파파 스머프를 구하러 간다. 인기 캐릭터 스머프가 실사와 3D애니메이션을 더한 네 번째 극장판 <스머프> 로 돌아왔다. <장화 신은 고양이>의 크리스 밀러가 연출했다. 트렌디한 O.S.T와 다양한 작화를 구현하는 기술력은 탁월하나 각본은 엉성하다. 중구난방인 전개와 매력 없는 새 캐릭터, 난해한 멀티버스 세계관이 비주얼의 매력을 반감한다. 곳곳에 삽입된 B급 감성 유머도 당혹감을 남긴다.
[리뷰] 스포티파이 셔플 재생을 누른 듯한 아무 이미지 대잔치, <스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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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서동현)의 제안으로 자영(김예림), 동준(이찬형), 예은(오소현), 미연(김은비), 자영의 동생 서우(박서연)는 공모전에 제출할 영상 촬영을 함께하기로 한다. 현재 폐쇄된 지하의 한 저수조에서 6명의 아이들은 무엇이든 알려주는 강령술을 진행해보기로 하는데, 자영은 실제로 강령술을 시도해보자고 제안한다. 서우에게 정체 모를 무언가가 빙의되자 이들이 쓴 질문지에 각각의 답이 달리고, 곧 모두가 벗어날 수 없는 저주의 길로 들어선다. 단편 <캐비닛> <잘 들었어요>를 연출한 손동완 감독의 신작이다. 강령술을 기반으로 캐릭터마다 지향점이 분명하게 드러나는데, 덕분에 서로의 욕구가 충돌하는 과정을 보는 재미가 있다. 후반부에 벌어지는 사건이 다소 설득력을 떨어뜨리나, 짝사랑과 진로에 대한 고민 등 하이틴물에 기대하는 정서를 드러내면서도 오컬트 장르의 특성을 놓치지 않고자 한 흔적이 보인다.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초청작.
[리뷰] 익숙한 하이틴 호러의 맛, <강령: 귀신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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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을 맞은 세 소년 키야마(사카타 나오키), 카와베(오 다이키), 야마시타(마키노 겐이치)는 죽음의 실체를 알고 싶어 외딴집에 사는 노인 덴포(미쿠니 렌타로)를 관찰한다. 노인의 죽음을 보려고 집 주변을 배회하던 소년들은 마당 일을 돕게 되고 여름을 함께 보내며 서로에게 마음을 연다. 계절이 끝날 무렵 소년들은 덴포와 함께 심었던 코스모스 앞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죽음을 받아들인다. 노인을 미행하는 동안 소년들이 지켜본 건 죽음이 아니라 보통의 삶이다. <여름정원>은 죽음이 정원의 꽃처럼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감각적 시선으로 전달하고 있으며 오래전 떠나온 시절을 소환해 오늘의 우리가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는지 되짚게 한다.
[리뷰] 과거를 찾지 않았다면 더 흐드러졌을 여름, <여름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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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커플매니저인 루시(다코타 존슨)에게 결혼은 비즈니스다. 물질적 조건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잇는 것이 그의 일. 루시는 짝지어준 커플의 결혼식에서 해리(페드로 파스칼)와 존(크리스 에반스), 두 남자를 만나 갈등에 빠진다. 해리는 완벽한 조건을 갖춘 데다 성격마저 상냥한 남자다. 전 연인 존의 조건은 루시와 사귀던 20대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낡은 집에서 룸메이트와 살며 연기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한다. 문제는 루시와 존이 여전히 서로를 사랑한다는 점. 영화는 밀고 당기는 삼각관계의 긴장보단 루시의 고민과 선택을 조명한다. 감독의 전작처럼 현실적인 동시에 낭만적이나 사뭇 다른 매력을 지녔다. 잔잔한 호흡을 유지하며 여러 시공간을 오가는 <패스트 라이브즈>가 개개인의 서사에 집중한다면, 블랙코미디와 묵직한 드라마의 톤을 넘나드는 <머티리얼리스트>는 뉴욕으로 배경을 좁혀 현대의 연애와 결혼에 대한 본질적 물음을 던진다.
[리뷰] 부부싸움마저 상속되는 세상의 한켠에서 사랑을 사유하다, <머티리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