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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아이들과 사뭇 다른 행동에 문제아 취급을 받는 토토는 담임선생님의 거부로 퇴학당한다. 아무렇지 않은 척 씩씩하게 굴던 토토는 다시 찾은 대안학교의 따뜻한 교장선생님을 만나 속내를 고백한다. “왜 어른들은 저를 곤란한 아이라고 하는 거예요?” 구로야나기 데쓰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깃든 <창가의 토토>는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진 1930년대 말, 1940년대 초를 배경으로 슬픔을 마주해나가는 토토의 평범한 일상을 다룬다. 전차를 개조한 교실 안에는 아이들의 소박한 즐거움과 좀처럼 피해갈 수 없는 냉혹한 현실이 뒤죽박죽 섞인다. 소아마비로 팔과 다리가 불편한 동급생 야스아키와의 우정부터 전쟁을 공포하는 뉴스, 술렁이는 어른들의 분위기까지 어린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둥글고도 뾰족하게 표현한다. 제33회 일본영화비평가대상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엔딩곡 <아노네>(あのね)에는 싱어송라이터 아이묭이 참여했다.
[리뷰] ‘창가의 토토’, 어린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제2차세계대전, 이제 보니 조금 나이브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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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 모범생 미나(리브 엘비라 쉬퍼순 라르손)는 어느 날부터인가 몸이 근질거리는 걸 참을 수 없다. 노르웨이 최고의 힙합 댄서인 E.D.윈(빌야르 크누센 브야달)에게 생긴 호감이 춤으로까지 퍼졌기 때문이다. E.D.윈이 댄스 경연대회 우승을 목적으로 만든 모임에 들어간 미나는 노력 끝에 그의 댄스 파트너가 되는 기회까지 얻는다. 그러나 춤에 몰두할수록 성적은 떨어지고 마르지 않은 자기 몸을 미워하게 된다. 노르웨이에서 온 <오늘부터 댄싱퀸>은 인생에서 처음으로 간절히 원하는 게 생긴 소녀의 성장통을 기운차게 그려낸 작품이다. 그저 내키는 대로 팔다리를 흔들던 시절과 작별하고 명댄서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춤꾼으로 자라난 주인공의 변화가 감동을 준다. 미나와 E.D.윈의 커플 댄스뿐만 아니라 인종, 젠더, 체형, 댄스 스타일이 제각기인 어린이들의 다채로운 춤판이 강력한 매력으로 작용한다.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K플러스 부문 초청작.
[리뷰] ‘오늘부터 댄싱퀸’, 턴 한번, 점프 한번에 쑥쑥 자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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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즈카(가라타 에리카)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소박한 삶을 꾸리고 있다. 한때는 번듯한 광고회사에 다녔다고 하는데 왠지 예전 이야기를 쉬이 꺼내진 않는다. 친구도 없고 취미도 없는 이이즈카의 가만가만한 일상에 몇몇 사람이 들어온다. 중학교 동창 오오토모(이모우 하루카)를 우연히 마주치고, 편의점 동료인 모리구치(이시바시 가즈마)와도 점차 말을 트며 친해진다. 인물들의 이야기는 격변 없이 지루하고 특별하지도 않은 세상살이처럼 보인다. 그러나 모두는 가족관계나 사회생활에서 각자의 어려움을 지니고, 별나지도 않은 어려움에 졌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세상 바깥의 인간으로 느끼기도 한다. 종종 친구와 가지는 술자리와 가벼운 술주정, 고장 난 커튼을 고치는 일, 남은 채소를 주변에 나누는 마음 정도면 매일의 공허를 채우기에 충분하다. 따스한 감정의 온도와 느릿한 박자감의 연출은 이러한 지고의 미덕을 차분하게 담아낸다.
[리뷰] ‘아침이 오면 공허해진다’, 매일의 공허를 매일 채워 가는 삶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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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하늘에서 사람이 추락한다. 마당에서 청소하던 폴(니컬러스 케이지)은 괜찮다며 딸 소피(릴리 버드)를 달래고 태연하게 청소를 이어간다. 갑자기 소피가 하늘로 붕 뜨기 시작한다. 이 황당한 이야기는 소피가 꾼 꿈이다. 폴은 아내 제넷(줄리앤 니컬슨)과 들른 극장에서 우연히 전 애인을 만난다. 그녀도 꿈에서 폴을 봤다고 말한다. 꿈속에서 폴은 난데없이 등장하고 위기상황에 처한 이들을 도와주기는커녕 그저 지켜본다. 그런 폴을 꿈에서 본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한다.
<드림 시나리오>는 어느 날 한 남자가 많은 사람들의 꿈에 등장하며 벌어지는 섬뜩한 코미디영화다. 영화는 크리스토퍼 보글리 감독의 전작 <해시태그 시그네>와 비슷하지만 다른 설정으로 비교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시그네는 약물을 남용하며 스스로 가공한 이미지, 즉 기믹에 스스로가 잡아먹힌 꼴이라면 폴은 자신과 무관하게 형성된 이미지와 실제 자신 사이에서 당황해하고 때론 즐기고 이용하며 타협의 순간으로
[리뷰] ‘드림 시나리오’, 기반 없이 온 요행으로 팔자를 바꾸는 동시대 생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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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조반니(난니 모레티)가 5년 만의 신작을 준비 중이다. 그가 만드는 영화는 1956년 헝가리 혁명을 소재로 한 시대극이다. 조반니는 모처럼의 연출작을 위해 로케이션 헌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소품의 디테일에도 혼신의 힘을 쏟는다. 하지만 조반니를 둘러싼 제반 환경이 그의 열정을 뒷받침해주지 못한다. 아내이자 제작자인 파올라(마르게리타 부이)는 조반니의 프로덕션과 동시에 다른 작품 제작에도 열의를 쏟는다. 음악감독을 맡은 딸 엠마(발렌티나 로마니)는 자기보다 한참 나이 많은 남성과 열애 중이다. 출연배우 베라(바르보라 보불료바)는 감독과 배역에 대한 해석이 상충하고 또 다른 제작자인 피에르(마티외 아말릭)는 실적이 의심스럽다.
<찬란한 내일로>는 자연히 영화의 감독 난니 모레티를 조반니 캐릭터에 겹쳐 관람할 수밖에 없는 영화다. 난니 모레티의 본명이 조반니 모레티고 그간 쓰고 연출한 작품에서 이탈리아의 사회적, 정치적 모순을 비판한 모레티의 일관된 메시지가 ‘영화
[리뷰] ‘찬란한 내일로’, 영화 안팎을 지독하게 넘나드는 ‘이탈리안’ 난니 모레티의 영화학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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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때였다면 무심결에 넘겼을 만한 사망사건 하나가 서울 한가운데에서 일어난다. 블랙아이스로 인해 중심을 잃은 버스가 보행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안타까운 사건. 이 일의 미스터리는 사망자에 대한 기록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인데, 이것이 우연이 아닌 조작된 사건이라고 믿는 한 사람이 있다. 비슷한 방식으로 살인을 설계하는 일을 하는 영일(강동원)이다. 그 버스 사고로 아끼는 파트너를 잃은 영일은 그날 이후 모든 것에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자신이 세상을 조작하는 만큼, 자신을 노리는 상대 역시 치밀할 거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이 의심은 설계팀에 분열을 일으키고, 다음 작업까지 영향을 준다. 타깃은 전 국민으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새 검찰총장 후보인 주성직(김홍파), 의뢰인은 그의 딸인 주영선(정은채)이다. 영일은 수백대의 카메라가 지켜보고 있는 현장에서 우연을 조작하려고 하는데 바로 그곳에서 다시 한번 자신을 노리고 있는 거대한 존재를 감지한다.
<설계자>는 &
[리뷰] ‘설계자’, 프로가 저렇게 우연에 기대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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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현실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 인류와 생명체를 위협하는 긴급한 사안에 대해 힘을 합쳐 방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거대 기업을 위한 지도자를 지지해선 안됩니다. 원주민 생태변화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 우리 자녀들과 아이들의 미래에 관심을 가진 사람, 탐욕스러운 정치인들에 의해 입막음당한 사람, 이런 사람들을 대변할 수 있는 지도자를 지지해야 합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를 당연하게 여기지 마십시오. 저도 오늘 밤 이 자리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겠습니다.” 환경단체의 기조연설이나 유엔의 환경 관련 포럼의 발표가 아니다. 2016년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수상 소감이다.
사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남우주연상 수상 여부는 그해 아카데미의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징크스라고 해도 좋을 만큼 번번이 눈앞에서 좌절된 그의 간절한 염원이 이번에는 이뤄질지에 많은 이들의 기대가 모였다. 하지만 인간 디캐
[송경원 편집장] 여전히 잘 모른다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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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은 민중의 공분을 사는 거대 권력자 악인 조태오(유아인)를 상대로 경찰이 판을 뒤집고 응징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베테랑>는 사법 체계의 한계를 질타하는 여론 속에서 여전히 시스템 안에서 악인을 잡아야 하는 경찰의 딜레마를 보여준다. 선과 악은 구분될 수 있는가. 정의는 어떻게 실현되어야 하는가. 전편보다 확장된 질문에서 출발해 <베테랑>를 완성한 류승완 감독을 칸영화제 현장에서 만났다.
- 9년 만의 속편이다. <베테랑2>는 어떤 배경에서 출발했나.
= <베테랑>이 예상치 못하게 큰 성공을 거뒀다. 선악의 경계를 명확히 그어놓고 일종의 유사 스포츠 경기처럼 관람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었는데 그게 너무 크게 터졌다. 개봉 당시에도 두려운 마음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베테랑>의 성공이 무척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베테랑>을 새롭게 접하는 젊은 세대가 등장하면서 몇몇 대사들이 밈이 되고
'베테랑2' 류승완 감독, “전통적인 의미의 빌런을 없애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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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의 9년 만의 속편이 5월20일(현지 기준) 제77회 칸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됐다. “액션신과 곳곳에 있는 유머 코드를 잘 집어내는 최고의 감독 류승완”(독일 배급사 스플렌디드 이사 마르코 몰러스)이 “놀라운 세트피스, 잘 구성된 스토리, 그 중심에 있는 사회적 이슈, 버스터 키튼에게 경의를 표하는 몇 개의 시각적 개그”(<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를 보여줬다는 반응이다. 칸영화제 현지에서 <씨네21> 기자들이 보내온 <베테랑2> 첫 반응을 전한다.
김혜리 기자
세고 독한 형사 히어로가 주도하는 ‘사이다’ 액션 영화로 <범죄도시>가 있기 전에 <베테랑>이 있었고 더 거슬러 <공공의 적>이 있었다. <베테랑>에서 약자를 편드는 한국 민중의 근본적 선의를 뒷배 삼아 응징의 카타르시스를 폭발시켰던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2>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듯 ‘사이다’라는 표현의 이면을
쉬운 길을 버리고 ‘사이다’의 이면을 살핀다, <베테랑2> 칸영화제 첫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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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9일 일요일 – 임수연 기자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 어제 본 작품들의 <스크린 데일리> 별점을 체크하는 것이다. 리뷰와 별점을 함께 공개하는 <인디와이어>와 <가디언>은 좀더 유심히 살펴본다. 그럼에도 이 별점은 개인적인 감상이나 체감과 따로 갈 때도 많다. 이를테면 어제 공개됐던 자크 오디아르의 <에밀리아 페레즈>는 <스크린 데일리> 별점은 2.4점으로 평이한 수준이지만 현지 기자 시사회 반응은 가장 좋았다. 중간에 나가는 기자가 거의 없었고 웃음도 자주 터졌고 프레스 상영이 끝난 후 드물게 환호와 박수가 터졌다. 해외 감독 인터뷰 전후에 스몰토크를 나눈 외신 기자들 중 올해 칸에서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로 <에밀리아 페레즈>를 꼽는 이들만 3명을 만났다. 영화제 초청작 답지 않게 ‘통속극’ 같은 스토리가 먹힌 걸까? 갱단의 두목으로 많은 부를 축적한 남자가 진정한 나를 찾고 싶다며 죽은 척
[칸 다이어리 4] 자크 오디아르, 레오스 카락스 그리고 류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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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를 찾아보기 어려워진 올해도 어김없이 <씨네21>은 칸영화제 현장을 찾았다. 전 세계 영화인들과 언론인들이 모이는 칸에서는 공식 행사 외에도 다양한 일이 벌어진다. 올해는 칸 현지 소식을 좀더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지면보다 발 빠르게, 온라인에 칸영화제 소식을 먼저 전하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77회 칸영화제 기간 동안 <씨네21> 기자들의 일기장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예정이다. '77회 칸영화제 다이어리’는 영화제 개막부터 폐막까지 쭉 이어진다.
5월 18일 토요일 – 김혜리 기자
극장 객석에 파묻혀 있긴 아깝다 싶은 날씨가 시작될 즈음, 칸 국제영화제는 자신만만하게 막을 올린다. 칸에 다녀오는 일은 누구에게도 수월하지 않다. 전년도 12월쯤 시동을 거는 갈까말까의 고민은 영화를 향한 나의 난치성 허영심이 수십 가지 현실적 ‘그렇지만’과 엎치락뒷치락하는 동안 계속되다가 2월말쯤에 결판이 나곤 한다.
작년에 도착한 첫날 본 칸 영화는 무려 &l
[칸 다이어리 3] 란티모스와 코폴라 신작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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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춤을>(1990) 이후로 34년. <호라이즌: 아메리칸 사가>가 처음 상영되는 칸 뤼미에르 극장은 정통파 할리우드 슈퍼스타이자 90년대 섹스 심볼의 신작을 기다리며 한껏 상기되어 있었다. 5월 19일 오후 6시(현지 시각 기준) 레드 카펫에 도착한 케빈 코스트너는 출세작에 이어 다시 한번 제작, 연출, 주연을 소화한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첫 장면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까지 코스트너를 부르짖는 관객이 있었을 정도로 팬들을 고무시킨 <호라이즌: 아메리칸 사가>는 백인 정착민과 원주민인 아파치족, 그리고 서부 개발 계획을 주도하는 연방군이 ‘호라이즌’이라 불리는 백인 정착지에서 만나 죽고 죽이는 이야기를 그린 정통 서부극이다. 기자회견에서 감독이 언급한 것처럼 이 영화의 이야기는 “플롯이 아니라 여정”으로 구성된 탓에 세 주체를 엮어내야 할 주요 갈등은 일화 형식으로 호라이즌 곳곳에 산발해 있다. ‘사가’라는 자부심 가득
정통과 구식의 차이, 케빈 코스트너 <호라이즌: 아메리칸 사가> 현지 첫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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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와 전혀 다른 가족 판타지를 차기작으로 골랐다. 직접 각본을 쓰는 등 이 작품에 굉장한 의욕과 오랜 애정이 있었다고 알고 있다.
존 크러진스키 언제나 상상 속 친구들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지만 어떻게 제작할지 뚜렷하게 감이 잡히지는 않았다. 그러다 어린이가 꿈꾸는 아름다운 세계와 그들이 바라보는 자신들의 모습, 자신들의 가장 자랑스러운 모습에 대해 더욱 사실적인 조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상의 친구’들은 그저 사랑스러운 생명체가 아니라 어린이들의 소망, 꿈과 야망, 도전정신을 담은 타임캡슐이다.
- 주인공 소녀 비 역을 맡은 케일리 플레밍은 처음부터 끝까지 출연한다. 캐스팅 과정이 궁금하다.
케일리 플레밍 <워킹 데드> 시즌 촬영을 끝낸 뒤 잠시 연기를 쉬고 학교로 돌아가고 싶었다. 얼마 뒤 에이전트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존 크러진스키가 이런 영화를 만들고 있으니 네가 오디션에 응시해봤으면 한다’는 거였다
[인터뷰] ‘마음’에서 시작해 ‘희망’으로 끝난다, 존 크러진스키 감독, 배우 케일리 플레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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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말이지만 이야기에는 두 사람이 필요하다. 이야기를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너무 많은 매체에 둘러싸여 너무 많은 이야기를 소비하다 보면 이 당연한 사실을 종종 잊어버리기 십상이다. 이야기는, 듣는 사람만큼 하는 사람에게도 많은 것을 안겨준다. 타인에게 알기 쉽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이 몰랐던 자신을 다시 마주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여기, 듣는 위치에 익숙해져 언젠가부터 이야기를 ‘전하는’ 행복을 망각한 우리를 위해, 어린 시절의 기억을 일깨우는 영화가 오래된 다락방 문을 두드린다.
‘상상의 친구’와 이야기 나누기
<이프: 상상의 친구>는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함께했던 ‘상상의 친구’ (Imaginary Friend)들에 대한 이야기다.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을 본 사람이라면 솜사탕 몸과 코끼리 얼굴을 한 채 사탕 눈물을 흘리던 ‘빙봉’과 겹쳐 보일지도 모르겠다. 주변을 돌아보면 아이들은 혼자서도 참 잘 논다. 혼자 말을 하며 소꿉놀이, 인
[기획] 내가 사랑한 그 모든 것 - <이프: 상상의 친구>의 뭉클한 순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