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물 안 계단으로 들어서자 거리에선 들리지 않던 드럼 소리가 들린다. 발을 아래로 옮길수록 소리는 점점 커진다. 몸이 둥둥 울릴 정도다. 계단을 통하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이곳은 홍대 일대에 자리한 ‘라이브클럽 빵’, 인디 신에선 이미 유서 깊은 곳이다. 꼬박 2년 전인 2022년 8월23일, 이곳이 영화를 위한 장소로 변신했다. <회오리 바람> <한여름의 판타지아>를 연출한 장건재 감독의 신작 <한국이 싫어서>의 82신을 위해서다. 오후 4시쯤 현장을 찾았는데, 한여름 햇빛이 쏟아지는 바깥과 대조적으로 어두운 지하 클럽은 스모그로 가득했다. 색색의 조명만이 무대를 비췄다. “조명을 화려하고 세게 써도 좋아요!” 장건재 감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날 촬영분은 뉴질랜드에서 잠시 귀국한 계나(고아성)가 동생 미나(김뜻돌)와 함께 동생의 남자 친구 홍원(이현송)의 공연을 관람하는 장면이다. 미나는 신나서 노래를 따라 부르지만, 계나는 그런 동생을
[씨네스코프] <한국이 싫어서> 촬영 현장, 한국은 그대로라서
-
누군가에겐 추억의 명작 영화로 혹은 화려한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익숙할 <비틀쥬스>가 극장가로 돌아온다. <비틀쥬스 비틀쥬스>는 1988년 영화 <비틀쥬스>의 시퀄이다. 36년 전 영화에서 비틀쥬스(마이클 키턴)와 오싹한 모험길에 휩싸였던 리디아(위노나 라이더)는, 딸 아스트리드(제나 오르테가)가 죽은 자의 세계에 들어가 위험에 빠지자 다시 한번 비틀쥬스를 소환한다. 모처럼의 여정에 오리지널 비틀쥬스인 마이클 키턴은 물론 <가위손> <프랑켄위니>까지 함께한 위노나 라이더, <비틀쥬스>에서 <Day-O> 시퀀스로 큰 웃음을 선사한 캐서린 오하라가 재합류해 36년 전의 활력은 물론 세월의 흐름에 따라 원숙해진 캐릭터의 매력까지 뽐낼 전망이다. 여기에 제나 오르테가가 <웬즈데이>에 이어 다시 한번 팀 버튼의 기괴한 세상에 어떤 방점을 찍을지, 윌럼 더포, 모니카 벨루치 등 팀 버튼 사단에 새로 합류한 명배
[Coming Soon] '비틀쥬스 비틀쥬스'
-
영화 <하프 어 찬스>(1998)를 촬영하던 시기에 알랭 들롱은 60대 초반이었다. 이 영화의 감독인 파트리스 르콩트는 촬영 중 있었던 일을 말한 적이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바네사 파라디 때문에 사람들은 동요했다. 장폴 벨몽도가 세트장에 나타나면 흥분은 더 커졌다. 하지만 알랭 들롱이 도착하면 고요해졌다. 소리도 말도 없었다. 겁을 먹어서가 아니었다. 그것이 바로 앨랭 들롱이었다.” 전성기가 훌쩍 지난 시기였지만 여전히 강력했던 그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닿을 수 없는 신화, 누군가의 말처럼 그는 영화계의 성스러운 괴물이자 대체할수 없는 스타였다. 지난 8월18일, 88살로 알랭 들롱이 사망했다. 반세기간 그의 활동을 돌아보며 그가 영화계에 남긴 발자취를 추모하고자 한다.
1935년 11월8일, 파리 남부의 오드센 지역에서 태어난 알랭 들롱은 불행에 가까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작은 영화관을 운영하던 아버지와 약국에서 일하던 어머니는 아이가 4살이던 무렵에
[OBITUARY] 알랭 들롱 (Alain Delon, 1935~2024) 부고, 태양을 닮은 매혹
-
“내가 널 지켜줄게. 넌 혼자가 아니야.” 극장 가가 ‘하츄핑’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개봉 3주차 누적 관객 70만명 돌파를 앞둔 국내 애니메 이션의 돌풍은 좋은 기사 거리이긴 하다. 아이들 때문에 갔다가 엄마아빠가 울고 나왔다든지, 공주 분장을 하고 관람하는 아이들이 캐릭터 대사 하나하나에 답하며 스크린과 대화를 나눈다는 에피소드는 건너 듣고 있으면 꽤 재미있다. 다만 ‘하츄핑’ 열풍의 실제 당사자가 되면 강 건너 불 보듯 즐거울 수만은 없을 것이 다. 사랑에 빠진 존재 옆에서 동행한다는 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 묻지 마시길. (언론 시사도 제대로 못 챙겨보는 내가 <사랑의 하츄핑>을 이미 2번이나 봤다.)
‘애니메이션 애호가’ 입장에서 기분 좋은 소식 사이사이 이상한 포인트로 어그로를 끄는 기사들이 보인다. ‘<리볼버>, <하츄핑>에 참패…’, ‘<하츄핑>, 전도연 이겼다’ 같은 제목들을 보고 있자니 괜히 내
[송경원 편집장] 이해와 애정의 상관관계
-
-
1999년 세기 말, 거제상고에 재학 중인 필선(이혜리)과 미나(박세완)는 동네에서 알아주는 춤꾼이다. 가수 엄정화의 백댄서가 되려면 안무실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필선은 전학생 세현(조아람)을 내세워 치어리딩부를 창설한다. 어쩌다 모여든 9명의 부원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야말로 오합지졸, 얼렁뚱땅, 좌충우돌, 우당탕탕이다. 짜장면과 비빔밥을 맛있게 먹는 게 최대 행복인 시절, 순박한 청소년들은 서로의 웃음소리만으로 데굴데굴 웃는다. <빅토리> 프리미어 시사 이후 인터뷰가 진행될 공간에 들어서자 저 멀리서 배우 이혜리, 박세완, 조아람이 서로의 얼굴을 부비며 머리를 매만져주고 있었다. 완두콩 세알처럼 똑 붙어 있는 얼굴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푸하하 웃어버렸다. 어쩌면 모두가 <빅토리>의 무해한 세상 안에서 데굴데굴 웃던 시절로 돌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 개성 강한 고등학생의 성향을 파악하는 게 중요한 과업이었을 것 같다. 각 친구들을 어떤 인물로 바라보았나
[인터뷰] ‘응원할게, 앞으로의 나를, 그리고 함께 걸어갈 우리를’, <빅토리> 이혜리, 박세완, 조아람
-
네이버웹툰에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연재된 <정년이>는 서이레 작가가 스토리를, 나몬 작가가 작화를 담당해 완성한 웹툰이다. 1950년대 전쟁 직후 한국에서는 주연부터 엑스트라까지 모든 배우가 여성인 국극이 큰 인기를 얻었다. 어릴 때부터 소리를 잘한다는 말을 들은 목포 태생의 정년이는 여성 국극단의 스타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상경한다. 당당하게 매란국극단의 단원이 되지만 매란국극단의 스타 배우 옥경과 혜랑, 에이스 영서 사이에서 정년이는 자신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걸 실감한다. 자신의 야심을 서슴없이 드러내는 여성들과 여성 국극이라는 신선한 주제는 꾸준히 호평받으며 2019년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했다. 이후 국립극단 창극으로도 제작됐으며, 올 하반기 <옷소매 붉은 끝동>의 정지인 감독이 연출한 드라마 <정년이>의 방영도 앞두고 있다. 정지인 감독, 서이레·나몬 작가와 나란히 앉아 웹툰과 드라마 <정년이>의 비하인드 스토리
[기획] 아마도 이건 불가항력 - 드라마 <정년이> 미리보기
-
120편에 달하는 소설과 영화비평가로서 남긴 부지런한 궤적들을 아울러 듀나에 입문하려는 이들을 위한 키워드를 정리해보았다. 듀나 스타일 혹은 듀나의 문장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들.
#미래 사회 미리보기
그의 데뷔 30주년을 맞아 흩어진 초기 단편들을 모은 <시간을 거슬러 간 나비>에서 단연 돋보이는 작품은 <그레타 복음>이다. 인문학 연구와 인공지능(AI)이 긴밀하게 얽힌 미래 세계의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은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문학에 끼치는 윤리적 문제를 다룬다. 이처럼 듀나는 PC통신 이후의 인터넷 중심 사회나 정상성 바깥의 인물들이 겪는 가중된 차별 등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사회상을 SF의 중심 의제로 일찍이 다뤘을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에 대한 테마도 1990년대 말부터 건드려왔다. 2024년에 듀나의 초기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그의 상상력이 오늘과 정확히 맞닿는 지점을 발견하는, 신기한 경험의 연속이다.
#바로 여기, 한국에서
듀나의
이것이 듀나 스타일 - 키워드로 읽는 듀나의 소설들, 문장들
-
- 데뷔 30주년 축하드립니다. 데뷔 30주년 기념 포럼 ‘시간을 거슬러 온 듀나’가 열렸는데요, 그에 앞서 몇달간 콜로키엄도 진행되었습니다. 행사들을 어느 정도 팔로업했나요.
= 포럼에 온라인으로 참여했고 콜로키엄 자료 PDF를 받아서 봤어요.
- 창작자이자 평론가로 긴 시간 활동해오셨는데요. 지난 30년을 돌아보면서 중요한 분기점이 된 사건들을 떠올린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글쎄요. 전 제 과거가 잘 기억이 안 납니다. 지난 30년 동안 자연인인 저에겐 정말 특별한 일은 하나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듀나에겐 자잘한 마감이 끊임없이 이어졌던 거 같고요. 그게 전부입니다. 그동안 엄청난 도약이나 변화를 겪은 거 같지는 않아요.
- 90년대의 창작 환경에 대해서 포럼에서 다각도로 다루어졌는데요. 처음 글을 쓰던 때가 기억나는지요.
= 하이텔과 같은 통신망 시절의 분위기가 기억이 납니다. 아마 저의 대부분이 그 시절에 만들어졌을 거예요. 단지 언제부터 그 세계에
[인터뷰] 이미 우린 SF의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듀나 인터뷰
-
올해는 듀나(이영수)가 PC통신 하이텔에 등장해 소설과 평론을 게시하기 시작한 지 30년이 되는 해이다. <씨네21>이 1995년에 창간되었으니, 듀나라는 아이덴티티의 탄생이 (짐작건대 가장 폭넓은 독자층에 듀나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매체인) 이 잡지의 탄생보다 조금 앞선 셈이다. 듀나가 창간 초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편집장이 수차례 바뀌는 와중에도 꾸준히 영화와 대중문화 관련 칼럼을 게재해왔음을 고려하면 <씨네21>이야말로 듀나의 30주년을 기념하기에 가장 적절한 지면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이 글을 읽고 있을 대부분의 독자들은 듀나를 영화평론가로 알고 있겠지만, 정작 나는 SF를 애호하는 연구자로서 그의 소설에 더욱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곽재식 작가는 듀나의 단편집 <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2022)의 추천사에서 듀나를 소설가가 아닌 영화평론가로만 아는 세간의 인식을 안타까워하며 이렇게 토로한다. “우리가 꿈꾸는
듀나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 소설가·영화평론가 듀나의 30년을 돌아보다 소수자적 감각을 바탕으로 쌓아가는 장르의 다양성
-
주나 반스(Djuna Barnes)의 이름에서 따온 필명과 토끼 프로필. 지금까지도 듀나의 프로필에 관해 알려진 것은 이게 전부다. 그러나 듀나에 관해서라면, 우리는 이제 정체성을 캐내는 일보다 작품의 효용과 재미에 집중한다. 1994년에 데뷔해 어느덧 30년. PC통신 작가로 데뷔한 그의 역사가 곧 한국 SF 소설의 계보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한국을 무대로 공상과학적 상상력의 지평을 넓힌 듀나를 따라 소수를 위해 존재했던 국내 SF 소설은 어느덧 메인스트림에 자리 잡았다. 지금껏 써온 약 120편의 장·단편 소설과 <씨네21>, 웹사이트 <듀나의 영화낙서판>, 개인 트위터 계정에 쓴 수많은 영화 논평으로 빼곡히 채워진 듀나 유니버스를 돌아본다. 우리가 기억하고 앞으로도 보고 싶은 그의 역사는 현재진행형이다.
굵직한 사건들이 한국 영화사에서 어떻게 재구성, 재현되었는지 총망라한 연대표는 역사는 물론 최근 한국영화의 흐름을 정리할 수 있는 또 다른 프리즘이
[특집] 듀나라는 우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작가·평론가 데뷔 30주년 맞은 듀나에 관한 이모저모
-
“체스트버스터 장면을 처음 보고 받은 충격이 아직도 남아 있다. 확실히 <에이리언>을 보기에는 이른 나이였다. (웃음)” <에이리언> 시리즈의 오랜 팬이었던 케일리 스페이니는 처음 시리즈의 신작이 제작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 제작되면 어떡하나 걱정”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하지만 페데 알바레스 감독이 담당한다는 것을 알고 이내 안심했다. 공포라는 심리 현상을 완벽히 이해하는 그는 이 프랜차이즈에 가장 어울리는 감독이다.” CG를 최소화하고 실제 촬영에 천착하는 감독의 연출 성향도 무척 반가웠다고. “정말 진짜 같은 세트에서 애니매트로닉스 모형을 상대로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은 배우에게 큰 특권이다. 정서적 몰입의 정도에서 분명한 차이를 제공한다.”
레인(케일리 스페이니)은 결함 있는 인조인간인 앤디(데이비드 존슨)를 친남매처럼 아끼는 따뜻하고 올곧은 마음씨의 소유자다. 인조인간을 반기지 않는 식민지의 주변 인물들은 물론 &l
[인터뷰] 엔터테인먼트의 정석, <에이리언: 로물루스> 배우 케일리 스페이니
-
웨이랜드 유타니사의 식민지 행성에서 노예처럼 일하는 청춘들. 자유를 찾아 행성을 떠난 그들은 버려진 우주정거장에서 초월적인 힘의 에일리언들을 마주한다. 가진 것 없이 방황하고 고뇌하며 가족과 친구들을 지키고자 하는 젊음은 오늘날의 풍경과도 다르지 않다. 한편 이들이 탐험하는 우주선 속 검붉고 눅눅한 공기는 <에이리언>과 <에이리언2>의 오래된 향기를 가득 머금고 있다. <에이리언: 로물루스>의 개봉 직전, 40년 전의 영화 두편과 2024년의 관객 모두에게 안전히 도킹하는 운항법에 대해 영화의 두 파일럿인 페데 알바레스 감독과 주인공 레인 캐러딘 역의 케일리 스페이니 배우와 나눈 이야기를 전한다. 원작 시리즈에 대한 경의를 숨기지 않은 페데 알바레스 감독과 자신 속에 본연히 존재하는 레인을 발견하고자 한 케일리 스페이니 배우의 의지는 어떻게 <에이리언: 로물루스>가 일견 모순된 두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는지 납득게 한다.
- <
[인터뷰] 충만한 공포에 사로잡힐 수 있도록, <에이리언: 로물루스> 페데 알바레스 감독
-
남편 창수(허동원)의 자살로 충격에 빠진 소희(조윤희)는 변호사로부터 한통의 연락을 받는다. 죽은 남편이 한적한 시골에 지은 늘봄가든이라는 건물을 유산으로 남겼다는 것이다. 언니 혜란(김주령)의 우려에도 소희는 늘봄가든으로 이사를 떠나고, 그곳에서 불가사의한 일들을 겪는다. 구태진 감독의 데뷔작 <늘봄가든>은 대한민국 3대 흉가로 거론되는 늘봄갈비 괴담에서 출발한다. 신선한 시도로 꼽히는 <곤지암> 역시 3대 흉가 중 하나였던 곤지암 정신병원을 소재로 사용했다. <곤지암>이 정신병원의 공간적 특징을 살리고 서사는 축소해 경제적으로 공포심을 형성했다면, <늘봄가든>은 허구적 괴담에 서사적 부피감을 부여하려 한다. 하지만 호러 장르의 익숙한 문법과 사회문제의 자극성을 추출하여 구성한 이야기는 섬뜩함보다는 피로감을 자아낸다. 공간적 특성을 활용하지 못한 채 진행되는 영화를 보며 괴담의 유명세만을 활용하려는 제목에 대한 깊은 의문이 든다.
[리뷰] 괴담의 유명세에 무임승차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늘봄가든>
-
주인공 알렉산더(엘란드 요셉손)는 은퇴 후 시골의 외딴집에서 어린 아들 고센과 말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부자의 평화로운 시간도 잠시, 세상의 종말을 부를 만한 세계 전쟁이 발발했음이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다. 알렉산더는 본인의 집에 찾아온 친구들과 세계적 혼돈의 원인, 그곳에서 예술이 지니는 역할, 나아가 가족과 겪었던 과거의 개인적 시간을 토로하고 감정을 분출한다. 그 끝에서 알렉산더는 자신의 지난날을 모두 불태워버리는 선택에 이르고 아들 고센에게 자신이 믿고자 했던 세상의 가치를 물려준다. 20세기 영화사에서 진정한 예술가, 영상 시인 등으로 불리며 독자적인 위치를 확보했던 러시아 영화감독 안드레이 타르콥스키의 유작이다. <희생>은 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간소한 컨셉과 시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이지만, 수십년 동안 타르콥스키가 주창하던 예술론과 믿음의 가치관이 방대한 대사와 넉넉한 속도의 이미지로 전환되어 영화를 지탱한다. 1995년 한국 최초 개봉 이후 30여년
[리뷰] 타르콥스키의 예술과 믿음의 가치, <희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