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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인/한국/2025년/106분/경쟁
9.19 BH 15:50 / 9.20 B2 20:00 / 9.24 L7 17:00
이 영화는 교사의 성희롱 의혹으로 시작되는 학원물처럼 보이지만, 곧 아주 어린 나이에 마주해야 하는 여성들의 선택을 다루는 심리극으로 변주된다. 한국 영화는 종종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삼는다. 이 시기는 어린 시절 인생의 중요한 분기점이 되기 때문이다. 치열한 입시를 다룬 <명왕성>(2012)이나 학교 내 괴롭힘을 그린 <죄 많은 소녀>(2017) 같은 작품이 대표적이다. 유재인 감독의 <지우러 가는 길> 역시 사춘기 소녀들이 처음으로 남성과의 관계에서 겪는 불안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처음에는 교사-제자 성추행 사건을 다루는 사회극처럼 보이며, 관객은 선댄스에서 상영된 <Sorry, Baby>(2025, 에바 빅토르 감독) 같은 진상 규명 드라마를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영화는 그 갈등을 슬며시 비껴가며, 이야기가 본질
BIFF #3호 [경쟁] 지우러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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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와무라 겐키/일본/2025년/95분/미드나잇 패션
9.19 CX 20:30
지난해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동명의 게임이 원작이다. 영화도 기본적으론 원작의 구조를 따른다. 플레이어는 지하철 내 통로라는 밀실에 갇힌다. 통로의 ‘이상 현상’을 발견하지 못하면 영원히 이곳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무한 루프의 초현실적 상황을 겪는다. 벽에 붙은 포스터, 문과 환풍구 등의 오브제, 혹은 계속 같은 길을 걷는 사람의 행색에서 묘한 변화를 감지했다면 뒤로 돌아가야 한다. 이상 현상이 없다면 다음 통로로 나아가길 반복하며 8번 출구로 탈출해야 한다. 게임은 이러한 설정을 최대한 미니멀하게 압축하여 비현실적인 폐쇄의 공포를 선사했다. 마땅한 이야기가 없는, 게임의 룰만이 존재하는 세계였다. 그러나 영화는 무한 루프에 갇힌 주인공 ‘헤매는 남자’ (니노미야 카즈나리)에게 뚜렷한 서사성을 부여한다. 그의 삶에 주어진 고민과 죄책감이 루프의 과정에 긴밀하게 연관되면서 인물의 내적 변화가 생성된다.
BIFF #3호 [씨네초이스] 8번 출구 Exit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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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프랑코 로시/이탈리아/2025년/114분/아이콘
9.19 L2 9:30 / 9.23 B2 20:00 / 9.24 B1 12:00
베수비오 화산 주변 나폴리 지역을 지안프랑코 로시가 3년간 관찰한 결과물인 <구름 아래>는 “베수비오는 세상의 모든 구름을 만든다”는 장 콕토의 시구로 시작한다. 용암의 마력에 장중한 오페라를 입혔던 베르너 헤어조크(<인투 디 인페르노>)나 시적 내레이션을 구사한 사라 도사(<파이어 오브 러브>)와 달리 지안프랑코 로시 감독은 화산 폭발의 스펙터클 대신 그 그림자 아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에 집중한다. 유려한 흑백 촬영으로 포착된 영상들은 고고학자들의 세심한 발굴 작업부터 나폴리 소방서의 유쾌한 신고 전화까지를 아우른다. 폼페이 유적을 조심스럽게 복원하는 손길, 도굴꾼들이 파놓은 지하터널을 수사하는 현재가 교차하며 시간의 더께는 서서히 신비로운 실체를 드러낸다. 로시의 정적인 응시는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동시에 화산
BIFF #3호 [씨네초이스] 구름 아래 Below the Clou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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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 리 최/미국, 캐나다/2025년/103분/플래시 포워드
9.19 C6 16:30 / 9.21 CX 9:00 / 9.23 L4 17:00 / 9.25 L9 17:00
이번 부산국제영화제가 그 어느 때보다 찬연한 상영작들을 마련했음은 익히 알지만, 플래시 포워드 섹션의 <루의 운수 좋은 날>을 향한 애정을 표명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브루클린 기반의 한국계 캐나다인 감독 로이드 리 최의 <루의 운수 좋은 날>은 이민자 출신의 음식 배달부가 겪는 이틀 동안의 일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드라마이다. 장편 데뷔작이지만, 감독의 프레임에는 영화사의 흔적들이 아름답게 진동하고 있다. 이를테면 영화는 마틴 스콜세지가 주도한 뉴욕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하면서,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이 구축한 주제 의식을 떠올리게 한다. 자전거를 도둑맞은 애잔한 가장과 그의 곁을 지키는 어린아이가 등장하는 서사는 비토리오 데 시카의 <자전거 도둑>을 연상시키고, 배우의 신체와
BIFF #3호 [씨네초이스] 루의 운수 좋은 날 Lucky 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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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한국/2025년/108분/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9.18 L6 16:30 / 9.19 L6 13:00 / 9.21 L10 19:30
정아(공효진)와 현수(김동욱) 부부의 사이가 소원해진 지는 오래다. 한집에 살아도 대화할 일 별로 없는 둘은 실상 부부인지 룸메이트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그런 그들에게도 공통된 화제가 있었으니 바로 윗집 사람들이다. 밤마다 들려오는 층간 소음으로 인해 저마다 난감하고 속내가 불편하다. 그럼에도 윗집에 사는 수경(이하늬)에게 호감을 품은 정아는 수경과 김 선생(하정우) 부부를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두 커플의 밤은 민망할 정도로 솔직한 대화와 낯 뜨거운 몸짓의 난장을 펼친다.
배우 하정우의 새로운 연출작인 <윗집 사람들>은 도발적이고도 신중한 영화다. 관능적인 무드가 영화 내도록 감도는 가운데 날 선 말들이 혈투를 벌이고, 탁월한 네 배우의 능란한 연기가 다소 느슨한 서사의 실내극에 밀도감을 부여하며 과장된 유머와 허황된
BIFF #3호 [씨네초이스] 윗집 사람들 The People Upstai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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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마 다카시/일본/2025년/119분/비전-아시아
9.20 L5 12:30 / 9.22 L9 20:00 / 9.23 C4 13:00 / 9.25 C2 13:30
여기는 지옥의 입구인가, 출구인가. 공업고등학교 재학생 히데미(미나미 사라)는 하굣길에 교정을 빠져나오며 자문한다. 학교에서는 잘나가는 동급생에게 자리를 빼앗겨 바닥에 주저앉는 신세고, 집에서는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를 마주해야 하니 말이다. 그래도 히데미에게 숨 쉴 구멍이 있다면 그건 바로 랩이다. 종종 공터에서 동료들과 프리스타일 사이퍼를 주고받으며 거친 말을 내뱉는 그 앞에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는 프로듀서가 나타난다.
첫 장편 연출작 <컬러리스>(2021)에서 색채를 잃어가는 연인을 지켜본 고야마 다카시 감독이 두 번째 영화로 사방을 초록으로 물들이는 소동극을 만들었다. 감독은 히데미의 내레이션으로 극을 열어 상처 많은 소녀의 생애로 관객을 접속시키더니 순식간에 그와 유사한 심경으로 살아가는 소년 소녀들
BIFF #3호 [씨네초이스] 올 그린스 ALL GRE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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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3호 [Topic] 오늘의 이벤트
BIFF #3호 [Topic] 오늘의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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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회를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부산 어워드 (Busan Award)를 신설, 경쟁 영화제로 전환한다. 경쟁부문에 오른 14편의 아시아 작품에 대상,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 등 총 5개 부문의 시상을 진행한다.
BIFF #3호 [CRITICS RATE] 경쟁작 영화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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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한 달 이른 9월의 영화제, 아직은 여름의 습도를 머금은 부산의 날씨가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30주년을 맞아 아주 풍성해진 게스트들의 모습이 레드카펫을 데웠고, 개막식의 단독 사회로 나선 이병헌 배우가 화려한 막의 정점을 찍었다. 현장의 풍경을 전한다.
개막작 <어쩔수가없다>의 박찬욱 감독과 주역 배우들이 무대를 채웠다. 이병헌 배우가 슬쩍 "감독님 오늘 제 진행 어땠나요?"라고 묻자, 박찬욱 감독은 "앞으로 계속 연기만 하는 것으로···"라는 정중한 농담으로 현장의 분위기를 녹였다. 이어 손예진 배우는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의 상영보다 지금이 더 설레고 떨린다"라며 감격의 마음을 표현했다. 그리고 비로소, <어쩔수가없다>라는 신호탄이 부산의 밤을 수놓았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의 시작을 책임지는 개막작. 베니스와 토론토를 거쳐 한국에 금의환향한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 팀이 한자리에 모였다. 올해 개
BIFF #2호 [화보] 상상 그 이상, 어느 때보다 화려한 늦여름의 레드카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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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한국/2025년/112분/한국영화의 오늘 - 스페셜 프리미어
9.18 CX 13:20 / 9.19 L3 12:30 / 9.21 L10 11:00
<박화영> <어른들은 몰라요>에서 비행하는 10대들의 거친 리얼리즘을 구현했던 이환 감독이 한층 세련된 범죄 누아르로 향했다. 내 집 마련을 목표로 악착같이 목돈을 모아온 미선(한소희)과 도경(전종서)이 금괴를 훔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단순한 범죄 서사를 넘어선다. 스포츠 도박과 전세 사기로 이어지는 착취의 피라미드에서, 최약체의 반격에 나선 두 여성의 연대는 절망과 쾌감을 오간다. 강남 지역을 배경으로 유흥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풍속도를 그리는 방식에서 감독 특유의 현실 감각은 여전한데, 90년대 홍콩 영화의 스타일리시한 기운이 더해져 배우 한소희, 전종서의 새로운 입장과 어우러진다. 도경의 엄마로 등장해 독특한 카리스마를 새겨넣는 김신록, 조직의 해결사 역할로 활약하는 정영주 등 여성 조연 캐릭터들의 존재
BIFF #2호 [씨네초이스] 프로젝트 Y Project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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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테르 벤 하니야/튀니지, 프랑스/2025년/89분/월드 시네마
9.18 BCM 13:30 / 9.19 BCM 20:00 / 9.25 L4 16:30
<힌드의 목소리>는 2024년 1월 29일 가자지구에서 친척들의 시신과 함께 차에 갇힌 채 구조를 요청했던 6세 소녀의 실제 통화 기록을 소재로 한다. 카우타르 벤 하니아 감독은 전작 <올파의 딸들>에서 시도한 정념 어린 메타픽션을 한층 절제된 형태로 구사한다. 힌드의 음성이 흘러나올 때 이 영화의 화면에는 오직 음파와 파일명 ‘240129.WAV’만 표시된다. 그 어떤 시각적 재현도 거부하는 이 선택은 희생자의 마지막 순간을 함부로 형상화하지 않겠다는 윤리적 태도이자, 목소리 자체가 갖는 증언의 힘을 극대화하는 담대한 연출이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PRCS) 직원들의 경험을 재구성한 장면들은 현실의 비극성을 담담히 드러낸다. 구급차 파견을 위한 이스라엘 측 사전 승인이라는 절차적 모순, 벽에 붙은 순직 대원
BIFF #2호 [씨네초이스] 힌드의 목소리 The Voice of Hind Raj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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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수놓은 수많은 상영작과 영화인들에 대해, 영화를 사랑하기로 소문난 9명의 목소리를 모아 봤다. 이름하여 ‘그들이 보고 싶은 영화, 만나고 싶은 영화인’ 목록이다. 누군가의 스타인 사람도 누군가의 열렬한 팬이라는 고백을 보고 있노라면, 영화제가 얼마나 다양한 애정으로 차 있는 장소인지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9인의 감독, 배우, 작가, 영화인이 사심으로 뽑은 영화, 영화인과 그 선정 이유가 아래에 이어진다. 기사를 보며 관객 각자의 ‘보고 싶은 영화, 만나고 싶은 영화인’을 골라 보는 일도 영화제를 즐기는 하나의 재미일 것이다.
배우 유태오
보고 싶은 영화 | <포풍추영>
성룡의 영화들을 보며 자랐고, 당연히 그의 오랜 팬이다. 성룡의 날 것 같은 액션과 스토리텔링은 항상 예상 밖의 엄청난 재미를 가져다 주었다. <포풍추영>이 오랜만에 나를 예전 그 시절로 데려다 줄 것 같아서 기대된다.
만나고 싶은 사람 | 션 베이커
션 베
BIFF #2호 [스페셜]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팬이다, 그들이 보고 싶은 영화, 만나고 싶은 영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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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논하는 진정한 축제의 순간. 2~3개의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 꾸려지던 예년과 다르게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에서는 총 5개의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앞의 기사에서 언급된, 영화 및 문화계 명사가 직접 선정한 작품에 관해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 ‘까르뜨 블랑슈’ 외에도 ‘아시아영화의 결정적 순간들’ , ‘마르코 벨로키오, 주먹의 영화’, ‘줄리엣 비노쉬, 움직이는 감정’, ‘우리들의 작은 역사, 미래를 부탁해!’를 영화제 기간 동안 만나볼 수 있다.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는 거장들의 회고록부터 도래할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여성감독들과의 대화까지. 조화롭게 꾸려진 특별기획 프로그램, 놓치지 말아야 할 국내외 감독과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아시아영화의 결정적 순간들’
부산영화제는 2015년부터 5년 주기로 전세계 영화 전문가들에게 설문을 돌려 아시아영화 100선을 선정하는 일을 진행해왔다. 2015년 선정된 ‘최고의 아시아영화’
BIFF #2호 [스페셜] 영화를 두고 말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 특별기획 프로그램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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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단 코엔/미국/2025년/88분/미드나잇 패션
9.18 BH 23:59 / 9.23 L5 13:30
붉은 원피스를 즐겨 입는 허니(마거릿 컬리)는 시골 마을의 사립 탐정으로 일한다. 마을 사람 들은 불륜 사건을 주로 다루는 허니의 업무와 여성을 좋아한다는 그녀의 성 지향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허니 역시 그런 주민들의 태도에 개의치 않고 일에 집중할 뿐이다. 어느 날 허니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한 여성이 절벽 아래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다. 기저의 음모를 감지한 허니는 자신에게 의뢰한 건이 아님에도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치기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한 지역 교회의 관계자(크리스 에반스)와 엮인 일임을 파악한다. <드라이브어웨이 돌스>에 이어 에단 코엔과 트리샤 쿡이 협업한 영화로, 다시금 활발히 극을 활보하는 마거릿 컬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허니가 경찰관 MG(오브리 플라자)와 마음을 나누는 과정과 남자 친구에게서 학대를 받던 조카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과
BIFF #2호 [씨네초이스] 허니 돈트! Honey Do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