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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이하 <새로운 시대>)와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이하 <퓨리오사>)는 모두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한다. “교만의 대가로 몰락”(<새로운 시대>)하거나 또는 “인류가 스스로를 파괴”(<퓨리오사>)한 결과로 도래한 또 다른 세계에 남겨진 자들에 대한 영화. 일주일 사이로 서로 연관된 두편의 영화를 본 후 머릿속에 남겨진 몇몇 이미지들이 있었다. 디지털이 덧입혀지지 않은 인간의 몸과 퓨리오사의 기계 팔.
연약한 인간의 몸에 대하여
그 어떤 인물 형상과 액션도 디지털로 그려낼 수 있는 시대에 그에 의존하지 않는 인간의 몸은 어떠한 방식으로 자신만의 존재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 이 질문의 시작은 <새로운 시대>의 한 장면에서 비롯됐다. 내게 <새로운 시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말과 지성을 잃은 인간 무리(또는 에코들)가 냇가에서 유인원에
[비평] 연약한 인간의 몸과 기계 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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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딸 손 하나 건드리기만 해… 가만 안 둬.’ 2023년 6월, 엄마가 보낸 문자메시지다. 촬영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와 엄마와 통화를 하던 중 평상시에는 잘 이야기하지 않던 서러움을 그날따라 구구절절 술회했다. 별일도 아니었는데 유난히 서러워서 눈물이 나왔던 날. 잘 준비를 마치고 핸드폰을 열었는데 엄마에게서 온 문자 한통. 그것도 두 시간쯤 지난 후였다. 가만 안 둬. 그 짧은 문자 한통으로 날 울리는 모든 것을 무찔러주는 슈퍼우먼이 우리 엄마였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세 자녀 중 막둥이로 태어난 나에게 엄마는 강인하기만 했었다. 어렸을 적, 엄마에게서 한시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 엄마에게 뭐든 물어보았고 허락을 맡았다. 엄마는 나에게 백과사전이었다.
좋아하는 오래된 기억 중 하나. 다음날 학예회 준비로 노래 연습을 하던 4~5살의 나. <바둑이 방울>이라는 동요를 텔레비전을 보며 누워 있는 엄마 앞에서 연신 불러댔다. 내가 20번을 부르면 엄마는 20번
[김민하의 타인의 우주] 세상의 모든 선자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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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에 중심이 몇개 있을까요?” 몇년 전 한 민주노조의 워크숍에서 촬영을 하고 있었다. 결국 편집에는 쓰이지 않은 그날의 촬영본이 문득 떠올라 외장하드 폴더를 열었다. 프로그램 진행자는 이 공간에서 각자 중심, 가운데라고 생각하는 곳에 서보라고 말한다. “정답이 없기 때문에 맞히려고 노력 안 해도 돼요.”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공간의 끝에서 끝까지 거리를 재는 사람이 있고, 무대 위로 올라가는 사람도 있고, 조용히 벽쪽으로 가는 사람도 있다. 혼자 서 있기도 하고 무리 지어 모여 있기도 하다. 이제 각자 자신이 왜 이곳을 중심으로 삼았는지 설명한다. 저마다 중심에 대한 정의가 다르고, 중심을 잡는 기준도 다르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소감을 나누는 자리에서 누군가 이런 말을 한다. 사실 오랜만에 그날의 촬영본을 열어본 건 이 말을 다시 보고 듣고 싶어서였다. “그러니까 각자 왜 거기 섰는지는 알겠는데, 그런데 거기가 계속 중심이라고만 생각하고 살아도 괜찮을까.”
그날 서
[장윤미의 인서트 숏] 독립다큐멘터리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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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사샤(사라 몽페티)에겐 치명적인 결점이 있다. 뱀파이어지만 살생이 두렵고, 죽어가는 인간을 보면 식욕 대신 동정심을 느낀다.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최소 끼니인 피조차 자급자족하지 못하고 버스킹만 하며 살아가는 사샤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는 사샤의 부모는 딸을 사촌 언니 데니즈(노에미 오패럴)의 집에 보내 뱀파이어로서의 욕망을 일깨우려 한다. 한편 사샤의 눈에 삶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는 외톨이 소년 폴(펠릭스 앙투안 버나드)이 들어온다. <난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 거야>는 영화가 오랫동안 재현해온 뱀파이어가 보여온 관능성과 소수자성을 청소년 성장 내러티브로 풀어낸 작품이다. 각본가와 연출자의 상상력을 좀더 정밀하게 보여주었더라면 하는 부분이 더러 있지만, 뱀파이어와 인간이 공존하는 세계를 새로 만들고 그 세계의 규칙을 손수 지으려는 시도가 인상적이다.
[리뷰] ‘난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 거야’, 청소년 성장 내러티브로 풀어낸 뱀파이어의 관능성과 소수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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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가장 나오토(시게오카 다이키)는 교통사고로 아내 미유키(퍼스트 서머 우이카)를 떠나보내고 실의에 빠진다.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아들 하루토(쇼가키 미나토)는 어머니의 손가락을 땅에 묻고 회생의 주문을 외운다. 소년의 주문으로 땅에서 험한 것이 자라날 즈음, 나오토의 직장 동료였던 웹 영상감독 히로코(하시모토 간나)에게 불길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일본 호러를 대표하는 나카타 히데오의 신작 <금지된 장난>은 강령술을 소재로 미스터리를 파헤친다. 죽은 어머니를 살리려는 소년의 주술이 저주가 된다는 설정은 날카롭게 공포를 세공하던 감독의 장기에 비해 지나치게 평면적이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시대에 걸맞지 않은 동기는 심지어 영화를 시작하자마자 파악할 수 있다. 오히려 낡은 동기와 단조로운 설정을 무마하려 단락마다 넣은 유머 코드, 조악한 그래픽이 호러영화보다는 B급영화로서 가능성을 발견하게 한다.
[리뷰] ‘금지된 장난’, 낡고 조악한 장난질에 그친 강령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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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 위에서 햇볕을 만끽하는 가족들, 나무 그늘에 몸을 맡긴 늘어진 오후. 한없이 여유롭고 평화로워 보이기만 한 영화는 독일 장교 루돌프 회스(크리스티안 프리델)와 그의 가족이 아우슈비츠에 자리 잡으며 비밀을 조금씩 드러낸다.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를 둘러산 40km 인근 지역을 일컫는 명칭인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수용소장인 루돌프의 우아한 일상을 간직한 공간이자 벽 너머의 악행으로부터 철저히 보호받는 곳이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아동용 자동차를 두고 다투고 어른들은 정원에 꽃을 심거나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낸다. 영화는 참담한 피해 사실이나 정치적으로 공모된 죽음 등을 한마디도 내비치지 않지만 그것을 상상할 수 있는 다양한 메타포를 곳곳에 설치해 가장 직접적인 이야기를 가장 간접적으로 전한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의 조각을 맞추도록 유도하면서 경험해본 적 없던 시절을 살아본 듯한 강렬한 인상을 준다.
[리뷰] ‘존 오브 인터레스트’, 장면 없는 아우성, 주인 없는 괴성에 경험을 조종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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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의 마술사’ 괴도 키드가 이번엔 도시의 오래된 명물인 시계탑을 노리겠다는 예고장을 보내온다. 사건 당일, 경찰로 감쪽같이 변장한 괴도 키드는 역 앞에 모여든 수많은 구경꾼과 삼엄한 경비를 뚫고 내부에 침입하면서 쾌재를 부르지만 곧 난관에 부딪친다. 키드의 계획을 간파한 고등학생 명탐정 쿠도 신이치가 시계탑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명탐정 코난 VS 괴도 키드>는 본래 TV시리즈에서 괴도 키드 에피소드만 모은 특별판이다. 작아진 코난이 아닌 본래 쿠도 신이치와 괴도 키드의 첫 맞대결을 볼 수 있다는 점이 강력한 재미 포인트다. 괴도 키드의 탄생도 함께 다뤄 백색 망토를 걸치지 않은 그의 본모습과 실생활도 엿볼 수 있다는 점 역시 키드 팬의 흥미를 돋울 만하다. 명탐정과의 재회를 기약하며 행글라이더를 타고 날아가는 키드의 마지막 뒷모습은 향후 에피소드에 관한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하다.
[리뷰] ‘명탐정 코난 VS 괴도 키드’, 신이치와 키드를 한번에 보는 것만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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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사 나벨 로스(조엘 에저턴)는 노마 부인(시고니 위버)의 부탁으로 그녀의 종손녀 마야(퀸테사 스윈델)를 견습생으로 받아들인다. 엄중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대화가 반복되는 가운데 평온한 전경의 이미지에 긴장감을 드리운다. 나벨의 몸에 새겨진 네오나치의 흔적이 형형색색의 꽃들 속에 숨겨진 과거의 진창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혐오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던 그의 행적은 견습생 마야의 유색 정체성과 충돌을 예고한다. 과거의 단서들을 유보하는 영화의 연출은 인물간 차가운 공기를 숨죽인 채 바라보며 정서적 거리감을 배가시킨다. 나벨이 마야를 위해 규칙을 어기는 장면들에서 우리는 익숙한 반영웅의 구원 서사를 읽을 수 있다. <마스터 가드너>의 주인공 남녀가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는 방식은 다소 투박하지만 이 ‘부녀’ 관계를 대놓고 비난하는 노마의 대사 등 영화 스스로를 자기반성적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이를 보완한다
[리뷰] ‘마스터 가드너’, 진창 속에 피어난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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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방>의 내레이터인 전찬영 감독이 부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동대구역에 내린다. 직접 차를 운전해 기차역에 전찬영 감독을 마중 나온 건 어머니 김효정씨다. 전찬영 감독은 조부모 소유의 50년 된 2층 양옥집에서 조부모와 부모, 두 동생과 함께 평생 살았다. 이 집의 가장은 김효정씨다. 아버지 전성씨의 소파 사업이 실패하자 김효정씨가 전문 상담사로 활동하며 가정의 경제를 책임졌기 때문이다. 경제권이 생기고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할머니 문옥이씨는 며느리 김효정에게 자신이 사용하던 1층의 가장 큰 방을 내준다. 김효정 상담사는 1층 큰 방을 상담소이자 연구실로 활용하지만 이곳을 맘 편히 사용할 수 없다. 특히 남편 전성씨가 불쑥불쑥 김효정 상담사의 개인 공간을 침범하며 업무와 심리 안정감에 지장을 준다. 김효정 상담사는 노력 끝에 1층과 분리된 2층 방을 개인 공간으로 얻어낸다. 처음으로 식구들의 거주 공간과 분리된 곳에 자신의 오롯한 공간을 갖게 된 김효정 상담사는 그
[리뷰] ‘다섯 번째 방’, 상담자이자 내담자가 되어 카메라 앞에 선, 대구의 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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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에밀리아 페레즈>는 이번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 여우주연상(아드리아나 파스,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 조이 살다나, 설리나 고메즈 공동 수상) 2관왕을 수상했다. 작품이 상영된 뒤로 기자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았으며 평단의 평점 또한 높았던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결과는 아니다. <에밀리아 페레즈>의 주인공인 마니타스는 어릴 때부터 여성이 되길 꿈꿔왔다. 그러나 자신이 자라온 환경 상 그 목표를 실현시키기 어려웠고, 마약 카르텔의 수장으로서 아내와 결혼해 두 아이를 슬하에 둔 평범한 가정을 꾸렸다. 한편 유색인종이며 젊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능력을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하던 변호사 리타는 마니타스로부터 성전환수술을 해줄 의사를 비밀리에 섭외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엄청난 보수가 보장된 제안에 리타는 결국 마니타스의 손을 잡는다. 프리미어 상영 이틀 후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선 인기를 방증하듯 기자들의 열띤 질문 세례가 이어졌다. 자크 오디아르
[칸영화제 특집] 진지하고 비극적인 주제라면 노래와 춤으로, <에밀리아 페레즈> 자크 오디아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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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시인이자 작가, 정치인 에두아르드 리모노프의 삶을 그린 <리모노프: 더 발라드>로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이 칸영화제를 찾았다. <레토> <차이콥스키의 아내>에 연이은 경쟁부문 초청이다.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은 특정 대상을 집요하게 파고들거나 자기 영역에 혁신을 일으킨 실존 인물에 주목해왔다.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다. 제작사의 제안으로 시작된 영화이긴 하나 “리모노프는 1990년대 러시아에서 영향력이 대단했던 사람”이라는 점에 감독 역시 동의했다. “그는 항상 ‘러시아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거나 ‘소련을 재건하자’라고 말하곤 했다. 극우 성향이 강했고 록 스타 같은 에너지를 지녔었는데 그런 그의 활력과 반자본주의, 반부르주아주의, 반서방주의적 태도에 많은 러시아 젊은이들이 매료되었다. 다수의 아이들이 그의 포스터를 지니고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리모노프의 전기를 충실히 재현하는 것이 감독의 목표는 아니었다. “리모노프의 실제 생을 옮기
[칸영화제 특집] 관념적 죽음에 이르렀던 하나의 방식, <리모노프: 더 발라드>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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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발코네트>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주연배우 노에미 메를랑의 두 번째 장편영화 연출작이자 셀린 시아마가 함께 시나리오를 쓴 호러 코미디다. 주인공은 TV영화에서 마릴린 먼로 역을 연기 중인 배우 엘리스(노에미 메를랑), 캠걸로 활동 중인 루비(수헤일라 야쿠브), 잘생긴 남자를 훔쳐보며 로맨틱코미디 소설을 구상하는 작가 지망생 니콜(산다 코드레아누) 등 세 여자친구다. 영화는 이들이 강간 가해자 남성의 시체를 은폐하느라 벌어지는 요란한 소동을 담는다. 전반적으로 남성적 시선(male gaze)이 아닌 평등한 관계를 담은 카메라를 보여준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연장선상에서 읽어낼 거리가 많다. 카메라 앞에서 가슴이나 음부를 보이는 데 주저하지 않는 엘리스지만 그도 부부 강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여성의 자기 신체 긍정과 젠더 기반 폭력이 어떻게 구분되어야 하는지 다시 고민하게 만든다.
- <더 발코네트>는 어떻게
[칸영화제 특집] 변화를 위한 질문, <더 발코네트> 노에미 메를랑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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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8일째 강풍이 몰아치는 칸 크루아제트 해변의 호텔 테라스에서 만난 데이비드 크로넌버그의 인상은 한마디로 표표했다. 하얗게 풍화한 화강암처럼 창백한 얼굴은 백발과 동색이 되어가고 있었다. 어떤 감상과 욕망에도 흔들리지 않을것 같은 이 노장은, 2017년 창작 파트너이자 동반자였던 캐롤린 제프만을 암투병 끝에 여읜 정념 가득한 경험을 모티브로 <수의>(The Shrouds)를 만들었다. 애도와 상실을 다룬 무수한 영화를 보았지만 이런 식의 진혼곡은 처음이라는 말을 <애프터썬>(2022)을 보고 했던 나는 <수의>에서 그 감상을 하릴없이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 <수의>에 등장하는 시신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무덤이 실제로 있다면 이용하겠나.
= 잘 모르겠다. 앞서 만난 기자들은 전혀 의향이 없다고 하더라. (웃음) 그런데 전세계를 돌아보면 희한한 매장 문화가 많다. 과거와 현재의 다양한 매장 풍속을 리서치했다. <수의&
[칸영화제 특집] 이것은 테라피가 아니다, 경쟁부문 상영작 <수의> 데이비드 크로넌버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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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심사위원대상은 파얄 카파디아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빛으로 상상하는 모든 것>에 돌아갔다. 샤지 카룬 감독의 <스와함> 이후 30년 만에 경쟁부문에 진출한 인도영화가 거둔 쾌거다. 칸영화제가 그의 가능성을 먼저 발견한 것은 다큐멘터리였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TV 배우이자 우파 정치인을 대학의 새로운 이사장으로 임명한 것에 반대한 학생 파업을 다룬 <무지의 밤>(A Night of Knowing Nothing)은 2021년 칸영화제 다큐멘터리 상영작 가운데 수여하는 골든아이상을 받았다. 그러니 뭄바이에서 쓸쓸하고 위태로운 일상을 치장 없이 포착하는 <빛으로 상상하는 모든 것>의 태도를 두고 다큐멘터리적이라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영화의 성취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카메라는 뭄바이의 두 간호사 프라바(카니 쿠스루티)와 아누(디브야 프랩하)를 경유해 도시의 쓸쓸한 불빛을 시적으로 담아내며 현대 인도에서 여성이 삶을
[칸영화제 특집] 누구에게나 다양한 교차성이 존재한다, <빛으로 상상하는 모든 것> 파얄 카파디아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