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즐거움 하나로 살아가는 마이크(휴 잭맨)는 중년의 모창 가수다. 낮에는 정비공으로, 밤에는 레스토랑이나 바, 지역축제에 참여한 주민들을 상대로 공연을 하며 산다. 마이크는 알코올중독 때문에 수십년째 술을 끊고 사는 베트남 참전 용사치고는 성격이 긍정적이고 밝다. 비록 모창을 하는 신세지만, 예술가로서의 자의식도 적당히 갖고 있다. 다른 동료가 자신과 똑같은 컨셉으로 한날한시에 모창 무대를 하는 걸 참지 못하는 식이다. 그의 평범했던 일상은 어느 날 축제에서 우연히 싱글맘 클레어(케이트 허드슨)를 만나면서 송두리째 뒤흔들린다. 첫눈에 반한 두 사람은 서로의 장기를 살려 커버 밴드를 결성하기로 의기투합한다. 심지어 악기 연주자 멤버들과 매니저까지 섭외해서 명가수 닐 다이아몬드 모창을 전문으로 하는 헌정 밴드 ‘라이트닝 앤 썬더’를 결성한다. 비록 자그마한 동네 공연이긴 해도 무대 위에서 두 사람이 보여준 호흡이 어찌나 좋았던지, 당대 최고의 록밴드 ‘펄 잼’의 리더 에디 베더가 이들에게 직접 연락해 밀워키에서 열리는 자신의 공연 오프닝을 장식해달라는 요청도 하기에 이른다. 이제 라이트닝 앤 썬더는 지역 기반의 소규모 밴드 이미지를 벗고 전국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일만 남았다.
<허슬 앤 플로우>로 아카데미 역사상 두 번째 힙합 주제가상 수상 기록을 만들어낸 크레이그 브루어 감독은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밀워키의 실존 인물, 마이크와 클레어 사르디나 부부의 삶을 다룬 동명의 다큐멘터리 한편을 우연히 보게 된다. 닐 다이아몬드의 히트곡 제목을 따서 지은 2008년작 <송 썽 블루>에는 밴드 라이트닝 앤 썬더를 둘러싸고 벌어진, 영화보다 더 기가 막혀서 이렇게 기획했다가는 작위적이라 오해받기 딱 좋은 어느 가족의 실화가 담겨 있었다. 주변 사람 모두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선사했던 마이크는 정작 본인이 간절히 원했던 닐 다이아몬드와의 만남을 앞두고 숨을 거둔다. 마이크와 클레어 부부를 연기한 휴 잭맨과 케이트 허드슨이 다큐멘터리 속 두 실존 인물의 외형부터 성격, 말투까지 거의 복제본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똑같이 모사한다. 두 배우 덕분에 긍정적인 마이크와 희망과 절망을 널뛰기하듯 오가는 클레어가 스크린 위에서 AI 이미지 재현으로는 흉내도 낼 수 없는 수준으로 되살아난다. 케이트 허드슨은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실존 인물이었던 커버 밴드 멤버 마이크와 클레어 사르디나 부부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송 썽 블루>는 영화 제목이 의미하는 것처럼 우울할 때 부르는 노래, 희망을 잃고 절망의 문턱에서 간신히 돌아온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그들이 위기를 이겨낸 데에는 무언가 대단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가진 것 없고 부족한 이웃과 친구, 가족들이 서로 의지하고 기대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음악을 품고 살아가는 것. 그것만으로도 모든 기적의 충분조건이 채워진다고 영화는 말한다.
close-up
위스콘신주 밀워키 최고의 인기 밴드 ‘라이트닝 앤 썬더’의 극 중 공연 장면은 그 닿을 듯 말 듯한 절정의 순간에 인물들이 매번 미끄러지며 흥분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선사하는 방식으로 묘사된다. 라이트닝 앤 썬더가 실제로 펄 잼의 콘서트 오프닝 무대에 참여해 에디 베더와 함께 를 부르는 무대 장면을 비롯해 그리고 닐 다이아몬드 최고 히트곡 을 열창하는 무대 장면들은 담담하게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아낸다. 음악을 즐길 줄 아는, 그리하여 긍정의 에너지를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진정한 재능임을 보여준다.
check this movie
<내 이름은 돌러마이트>감독 크레이그 브루어, 2019
스탠드업코미디언에서 갑자기 배우로 전향해 당대 최고의 블랙스플로이테이션영화 <돌러마이트>를 만들어 대히트를 시켰던 흑인 배우 루디 레이 무어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다. 음악과 실화에 담긴 기구한 사연, 그 삶의 굴곡 안에서 스펙터클한 드라마를 매번 길어올리는 크레이그 브루어 감독 특유의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뮤지컬·코미디 부문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올랐고, 자신의 커리어에서 실제로 중요하게 영향을 끼친 루디 레이 무어를 연기한 에디 머피는 이 영화로 같은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