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과 모로코를 오가며 활약 중인 영화감독 올리베르 락세는 춤만이 지니는 신성성에 매혹당했다. 락세는 자기 안의 분노의 찌꺼기를 춤을 통해 분출하길 즐기고, 인간은 댄스플로어 위에서 가장 강인하면서 취약하다고 믿는다. 그는 급기야 죽음의 기로 위에서 미친 듯이 춤을 추는 방랑자들에 관한 영화, <시라트>를 만들었다. 생존 너머의 실존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시대에 알맞게 도착한 제의, 2025년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인 <시라트>의 리뷰를 전한다.
한편 <시라트>는 음악의 존재감으로 인해 극장 필람을 요구하는 영화다. 광막한 사막 속 산맥 아래 크나큰 바위에 반사돼 진동하는 테크노 뮤직, 그 청각적 황홀경에 따라 레이브 파티를 여는 레이버들의 몸짓은 관객마저 초월의 공간으로 데려간다. 관객은 압도하는 사운드 아래 비로소 잠재의식 안에 잠자던 모든 감각을 일깨우고, 생과 사의 요건을 자문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시라트>는 사운드스케이프의 영화다. 음악이 음향으로 기능하는 동시에 음향이 음악처럼 울려 퍼지는 영화다. 와중에 <시라트>는 모든 캐릭터의 정념이 최절정으로 들끓을 때 모든 소리를 끊고 침묵 안에 관객을 유기한다. 정적마저 굉음 못지않은 충격을 주는 체험이 궁금하지 아니한가. 지금 당장 극장으로 달려가시라. 알고 보면, 아니 알고 들으면 더 흥미로울 <시라트>의 사운드 이야기까지 함께 정리해보았다.
*이어지는 글에서 <시라트> 리뷰와 사운드 탐구가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