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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기자회견을 열고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9월12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이번 기자회견은 개, 폐막작을 비롯한 상영작 발표를 비롯해 올해 첫 선을 보이는 아시안필름마켓에 관한 소개와 영상물 상영, 개막작 <가을로>의 김대승 감독과 주연배우 김지수, 엄지원의 기자회견 순으로 진행됐다.
개막작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연인을 잃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멜로영화인 김대승 감독의 <가을로>가, 폐막작은 보석을 훔치려는 일당의 블랙코미디인 중국 닝하오 감독의 <크레이지 스톤>이 선정됐다. 상영작은 모두 63개국 245편. 올해에는 역대 최다인 64편의 월드 프리미어 영화들이 부산에서 상영될 예정으로, 인터내셔널 프리미어와 아시아 프리미어도 각각 20편과 71편이나 돼 부산영화제의 높은 위상을 나타냈다. 개, 폐막작을 포함해 츠카모토 신야 감독의 <악몽탐정>, 노동석 감독의 <우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가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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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압승이다. 강동원, 이나영이 주연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압도적인 예매율을 기록하며 주말 극장가에 흥행을 예고했다. YES24를 제외한 맥스무비, 티켓링크, 인터파크에서 <우행시>는 80% 내외의 예매율을 기록했다. <파이란>을 연출한 송해성 감독의 신작 <우행시>는 공지영의 동명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사형수와 여자대학교수의 사랑을 다룬 멜로드라마다. 본격적인 예매가 시작되는 수요일 오전까지만 해도 <우행시>의 점유율은 주요 예매 사이트에서 90%를 상회했다. 맥스무비의 금주흥행동향에 따르면 수요일 오전 9시 <우행시>가 기록한 91.04%의 수치는 맥스무비 집계 사상 역대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9월 개봉작 중에는 가장 높은 수치이며, 이를 능가하는 한국영화는 <괴물>과 <태극기 휘날리며> 두 편 뿐이다.
지난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던 김해곤 감독의 데뷔작 <연애참>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80%를 넘나드는 예매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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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자청비> <바람의 나라> <폐쇄자> 등 영화가 탐낼 만한 한국 만화 추천작
영화는 만화를 사랑한다. 영화가 오래전부터 스토리보드라는 공정을 통해서 만화언어를 제작과정에 활용한 역사를 고려하자면, 90년대 중반 이래의 만화 원작 영화제작 붐이 오히려 지나치게 늦었다고 느껴질 정도다. 물론 다른 매체양식을 옮겨오는 과정은 생각보다 수월하지 않기에 <비천무>(김혜린)의 경우처럼 어설픈 캐릭터 해석과 낮은 영화적 완성도로 오히려 원작 팬들의 원성만 산 경우도 있다. 하지만 원작의 몇 가지 핵심 정서를 효과적으로 영화만의 색으로 녹여낸 <비트>(허영만·박하)라든지, 원작의 설정과 이야기 뼈대를 전혀 새로운 주제와 결론으로 이끌어낸 <올드보이>(쓰지야 가론·미네기시 노부아키) 같은 매력적인 성공 사례들이 있다. 나아가 최근의 <신 시티>(프랭크 밀러)처럼 아예 만화의 시각적 표현 하나하나를 그대로 이식하는
충무로에 부는 한국 만화 열풍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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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허니와 클로버> 등 21세기 들어 만화의 영화화에 적극 나선 일본 영화계
일본에서는 매년 10편 이상의 만화가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 드라마를 합치면, 영상화되는 만화는 수십여편에 이른다. 대중문화의 중심이 만화인 일본에서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만화의 영화화는 최근 들어서야 주목을 받는 상황이다. 21세기 전까지 만화의 영화화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지금과는 달리 일본 영화계가 침체기였던 탓도 있었지만, 다른 이유가 더 컸다. 만화를 영화로 만드는 것은, 의외로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특히 만화의 캐릭터가 유명할수록 실사영화로 만드는 것은 더욱 힘들다. 그림으로 그려진 캐릭터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만화 캐릭터를 실제 배우로 대체하는 것은 꽤나 험난한 일이다. <내일의 죠>라든가 <거인의 별> 등 일본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만화가 실사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다. 다카하시 루미코의 <메
충무로에 부는 한국 만화 열풍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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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에 깃든 혼령과의 대화
<분녀네 선물가게>
왜 만드나?
“판타지 장르는 한국 관객에게 여전히 낯선 분야다. 하지만 <분녀네 선물가게>에는 한국적이고 동양적인 판타지영화의 가능성이 있다.”
분녀네 선물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당신은 두 세계의 경계에 발을 딛는다. 분녀가 팔고 있는 골동품에는 하나하나 사연 깊은 혼이 담겨 있으며, 그것들은 당신의 운명을 완벽하게 새로운 방향으로 데려갈 것이다. 2004년 1월부터 서울문화사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연재를 시작한 이후 두터운 팬층을 형성한 이은의 <분녀네 선물가게>는 순정만화와 판타지의 눈으로 바라본 인생 이야기다. 무당의 손녀인 분녀는 자신의 핏줄에 내린 ‘신내림’의 운명을 거부하기 위해 물리학을 전공하고, 물리학조차도 핏줄의 운명을 막지 못하자 할머니와 계약을 맺는다. 조건은 할머니의 골동품을 모조리 팔아치우는 것. 마지막 물건이 팔리는 순간 신내림의 운명은 사라질 것이다.
연재 초기에
충무로에 부는 한국 만화 열풍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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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만화의 최강자
강풀의 만화 4편-<바보> <순정만화> <타이밍> <26년>
왜 만드나?
“강풀 만화는 어떤 작품이든 한줄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런 명확함이 상업영화의 원작으로서는 큰 장점이다.”
안병기 감독의 <아파트>가 미지근한 흥행성적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강풀 원작 영화의 제작은 쾌속질주 중이다. 현재 <순정만화>와 <타이밍>은 시나리오 준비 단계에 있으며, 차태현과 하지원이 캐스팅된 <바보>는 최근 촬영을 종료하고 겨울 개봉을 목표로 후반작업에 돌입했다. 네티즌간에 공방을 불러일으키며 인터넷 세상에 불을 지른 광주민중항쟁 정치스릴러 <26년> 역시 연재가 채 종료되기도 전에 제작사 청어람에 판권이 팔린 상태다.
<바보> _ 하얀 도화지같은 ‘바보’가 있었다
올 겨울 개봉예정인 <바보>의 동명 원작은 악한 세상을 선하게 살다 간 바보의
충무로에 부는 한국 만화 열풍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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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충무로의 블루칩
허영만의 만화 3편-<타짜> <식객> <각시탈>
왜 만드나?
“발품과 애정으로 건져올린 풍부한 극적 요소들이 눈앞에 있는데 그걸 놓치고 싶겠나?”
허영만은 여전히 충무로의 블루칩이다. <타짜>가 곧 개봉을 앞두고 있고, <식객>은 촬영에 들어갔으며, <각시탈>은 시나리오 작업 중이다. 영화뿐이랴. 애니메이션, 드라마쪽의 관심도 못지않다. 열매를 미처 맺지 못한 그동안의 노력까지 합한다면, 허영만에 대한 충무로 안팎의 관심은 경배에 가깝다. 그렇게 불러도 정말이지 무리가 아니다.
<타짜> _ 도박판 인생들은 무엇으로 사나
<타짜>는 1999년 7월부터 4년 동안 <스포츠조선>에 연재됐던 도박만화다. 모두 4부(1부-지리산 작두, 2부-신의 손, 3부-원 아이드 잭, 4부-벨제붑의 노래)로 구성되어 있다. 연재 당시 “100만 이상의 홈페이지
충무로에 부는 한국 만화 열풍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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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지난 9월7일 싱가폴에서 개봉했다. 23개 극장에서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은 개봉 당일 8만 760싱가폴 달러의 수입를 기록했고, 10일까지 나흘 동안 35만 3000싱가폴 달러(한화로는 약 2억1500만원)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현지 배급사 패스티브 필름즈는 예상했다. 개봉 첫주 싱가폴 박스오피스에서 <괴물>은 키넌 아이보리 웨이언스의 코미디물 <리틀 맨>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참고로 싱가폴에서 개봉한 <여고괴담3-여우계단>이 29만 5855싱가포르 달러, <태극기 휘날리며>가 25만 8356싱가포르달러의 수익을 올린 바 있다. 한편, 개봉 둘째주에 돌입한 일본에서는 저널과 전문가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박스오피스 7위에서 10위로 3계단 하락했다. 9월14일에는 홍콩, 15일에는 대만, 9월 중 말레이시아, 10월에는 동남아시아와 영국, 11월 17일에는 스페인, 22일에는 프랑스에 이르는
<괴물>, 싱가포르에서 쾌조의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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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 한국 만화 열풍이 부는가. 오랫동안 침체일로를 걸어온 한국 만화계가 충무로의 새로운 아이디어 뱅크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몇년간 충무로 제작사들은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며 인기 한국 만화의 판권을 구매하는 데 열중해왔고, 2006년은 최초의 결과물들이 속속들이 관객을 찾은 원년으로 기록될 듯 하다. 이미 강풀 원작의 <아파트>와 B급달궁 원작의 <다세포 소녀>가 개봉했고, 허영만 원작의 <타짜>와 강풀의 또 다른 만화를 각색한 <바보>가 올해 안에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현재 충무로에 불고 있는 한국 만화 열풍을 진단하고 향후 몇년간 관객을 찾을 한국 만화 원작영화 프로젝트를 한자리에 모았다. 그에 더해 대중문화평론가 김봉석이 21세기에 들어와 만화의 영화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일본 영화계의 움직임을 전한다. 만화연구가 김낙호의 글은 양질의 한국 만화를 찾아나선 충무로 제작자들과 독자에게 풍요로운 리스트를 선사할 것이다.
대원
충무로에 부는 한국 만화 열풍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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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가 프라다를 입는지 샤넬을 입는지 혹은 구치를 입는지는 알 바 아니지만, 악마가 패션을 사랑한다는 사실만은 명백하다. 명문대를 졸업한 소도시 출신의 앤드리아 삭스(앤 해서웨이)는 저널리스트의 꿈을 품고 뉴욕으로 향한다. 뉴욕은 비정한 도시. 그녀의 이력서를 받아주는 곳은 좀처럼 없다. 하지만 앤드리아는 아주 우연한 기회로 세계 최고의 패션지 <런웨이>에 일자리를 구하게 된다. 원하는 기자직이 아니라 편집장의 말단 비서직이지만 앤드리아로서는 감지덕지다. 하지만 앤드리아는 패션계라는 지옥이 얼마나 인간을 황폐하게 만드는 장소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편집장 미란다 프리스틀리(메릴 스트립)는 말 한마디로 파리와 밀라노와 런던과 뉴욕의 패션 관계자들을 벌벌 떨게 만들 수 있는 패션계의 독재자로, 앤드리아의 1년을 완벽한 지옥 속으로 몰아넣는 데 모든 정열을 기울인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2005년 출간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원작자 로렌 와이
패션계를 바라보는 달콤, 살벌한 시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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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중국집 배달원에게 아무 의심없이 문을 열어준다. 배달원은 잠시나마 가정집이나 사무실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 찰나의 순간 배달원은 어떤 생각을 할까. 짧은 순간이라 해도 그 집안 사람들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상상을 하지 않을까? 김희영 감독의 <전단지 클래식 우유 그리고 견인>은 두 가지 생각에서 출발한 영화다. 첫 번째는 앞서 말한 배달원의 상상에 관한 상상이었고, 두 번째는 ‘니놈이 내게 잘하는 이유를 안다’라는 문장이었다. 그래서 탄생한 인물이 이유없는 친절에 의구심을 갖는, 한 배달원.
영화는 평범한 도시의 아침풍경에서 시작한다. 조깅을 하는 아파트 주민, 아파트 대문에 전단지를 붙이는 문제로 집주인과 싸움이 붙은 한 중국집 배달원…. 그리고 그 배달원의 동선을 따라 이야기가 진행된다. 배달원은 작은 파출소로 배달을 가기도 하고, 가정집으로 배달을 가기도 한다. 그를 대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무관심과 과도한 친절을 오간다. 어느 날 배달원은 파출
<씨네21>이 뽑은 이달의 단편 6. <전단지 클래식 우유 그리고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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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초연된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세상으로부터 튕겨져나온 사람들의 이야기다. 연인에게 혹은 운명에 버림받은 이들은 초라한 병실에서 시간을 잊은 채 살아가지만, 가슴에 묻어둔 사연은 지난밤 꿈의 잔영처럼 남아 그들 곁을 맴돈다. 그렇고 그런, 유행가 같은 사연들. 그러나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밀실추리 형식을 도입하고 현재와 과거를 병렬로 배치해, 눈물과 한숨의 사연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가톨릭 재단의 무료병원장으로 부임한 베드로 신부는 7년째 602호에 입원해 있는 하반신마비 환자 최병호를 TV다큐멘터리에 내보내 기부금을 끌어오고자 한다. 그런데 폭설로 길도 막힌 방송 전날, 최병호가 사라진다. 베드로 신부는 최병호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정숙자 환자, 치매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이길례 환자, 602호에 배정된 순진하고 신앙심 깊은 자원봉사자 김정연, 간밤에 외출했던 흔적이 있는 닥터 리 등을 면담해 최병호의 행방을 알아내려고 한다. 베
버려진 이들의 사연, 사랑스럽게 감싸요, <오! 당신이 잠든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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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스토리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여는 금요단편극장이 9월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국내 단편영화들을 가장 빨리 볼 수 있는 금요단편극장의 9월 주제는 ‘이별이야기’다. 이번 달에는 엄세윤 감독의 <걷지 말고 춤추듯>, 박성진 감독의 <노량진 토토로>, 장철수 감독의 <천국의 에스컬레이터> 등 3편이 선보인다.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됐던 <노량진 토토로>는 고시원에서 애니메이터를 꿈꾸던 주인공이 이별 통보를 받고, 여자친구를 찾아 일본으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성장영화다. 상영작중 유일하게 35mm필름으로 촬영된 <천국의 에스컬레이터>는 카페를 빌려 이벤트를 준비하는 커플이 겪는 해프닝을 그린 영화. 부천영화제와 미쟝센영화제 단편 부문에 초청됐던 작품이다. 9월22일 금요일 오후 8시30분에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이번 상영회는 인디스토리와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주최하고 영화진흥위원회가 후원한다. 더 자세한 사항은
금요단편극장, 9월 상영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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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작은 섬>은 프랑스 만화가 크리스토프 샤부테가 지은 두편의 만화를 묶은 책이다. <어느 여름날>과 표제작인 <행복의 작은 섬>은 행복하지 못한 가정에서 살아가는 한 소년에 관한 이야기를 그렸다. 가정의 불화로 조부모 집에서 작은 기쁨을 발견하는 소년에게 인생은 ‘모든 것을 일찍 알게 만든다’는 이야기가 <어느 여름날>. 강에서 낚시를 하는 할아버지가 마치 강을 길들이듯 낚싯대를 휘두르는 모습을 보면서 소년은, 강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방법을 배워간다.
<행복의 작은 섬> 속 소년의 부모는 매일 싸우기만 한다. 엄마는 아빠의 일거수일투족에 목소리를 높여 트집을 잡고, 아빠는 엄마가 뭐라든 건성으로 듣고 짜증만 낸다. 소년은 부모가 싸우는 날이면 공원으로 가 홀로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시끄러운 집을 도망나온 어느 날, 소년은 공원을 배회하던 허름한 차림의 아저씨가 하모니카를 놓고 간 걸 보고 아저씨에게 가져
삶이 속일지라도, 작은 행복을 찾아보렴, <행복의 작은 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