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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듯이 햄릿> 5월18~27일/ 국립극장 하늘극장/ 0505-388-9654
“햄릿은 언제나 죽음의 경계에 있는 인물이다.” <노래하듯이 햄릿>의 연출가 배요섭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재창조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처럼 <노래하듯이 햄릿>은 우유부단한 인물의 전형으로 해석되어온 햄릿에게 죽음의 의미를 묻는 음악극이다. 죽음 이후에는 무엇이 있을까, 나를 기억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죽음도 괜찮은 것일까, 죽은 자는 산 자에게 무엇을 남기는 걸까. 광대들이 끌어가는 <노래하듯이 햄릿>은 이처럼 무거운 질문을 던지면서도 경쾌하고 냉소적인 어조를 잃지 않는다.
다섯 광대는 가면 놀이와 노래를 하면서 죽은 자를 저세상으로 보내주는 이들이다. 햄릿이 남긴 수첩을 주운 그들은 한 대목 한 대목 사연을 읽어가며 즉석에서 배역을 나누어 맡아 햄릿의 이야기를 관객에게 펼쳐놓는다. 왕자 햄릿은 아버지가 죽은 지 두달
햄릿에게 죽음의 의미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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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나무 그늘 아래> 타리크 알리 지음/ 미래 M&B 펴냄
타리크 알리는 <술탄 살라딘>에서 승자의 관점에서 왜곡되어 알려져온 패자의 역사를 들려주었다. 언월도를 들고 요란한 굉음이나 내면서 설치는 할리우드적 영상 속의 아랍인들이 아닌, 진짜 아랍인들의 삶이 어땠는지를 집요하게 들려주는. 그렇다고 해서 그가 선택한 소재가 ‘안전’한 것은 아니다. 기독교 세계와 분쟁이 있는 시대를 빼고 신화와 우화를 맛깔나게 들려주는 데 만족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미 그는 <술탄 살라딘>에서 기독교 세계와 이슬람 세계의 충돌 상황, 즉 십자군전쟁의 이야기를 그려냈었는데, 이번에 소개되는 <석류나무 그늘 아래>는 스페인 내 무어인의 역사가 무너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그 중심에는 한 이슬람 귀족 가문이 있다.
기독교 군대에 의해 한 마을이 초토화된다. 이슬람 문명을 상징하는 책들이 일순 잿더미로 내려앉는다. 코란 수천부와 더불어 그 장
잊혀진 세계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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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이라 불리지만 실은 브레인스토핑(brain-stopping)에 더 가까운 아이디어 회의 시간. “비의 웃통을 벗기는 겁니다! 여심을 잡는 최고의 광고가 될 거예요!” 라는 내 흑심 품은 이야기에 박수치는 건 여자들이요, 너는 왜 그리 쉽게 갈 생각만 하느냐며 호통치는 것은 디렉터렸다. ‘시선을 확 잡아당기는 광고 만들면서 비의 코브라 근육도 덤으로 만져보는 게 뭐가 나빠. 광고주도 분명 좋아할 텐데!’ 속으로만 구시렁댄다.
보통 빅모델을 기용하는 광고를 쉽게 가는 광고라고 말한다. 뒤통수를 때리는 강렬한 아이디어나 “맞아, 맞아”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인사이트 없이도 모델이 가진 강력한 이미지에 기대서 제품에 원하는 이미지를 겹쳐 바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광고쟁이들의 밥줄이자 동시에 가장 큰 적인 광고주를 설득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델을 누구로 할 것인가 논의하는 회의자리에 항상 등장하는 사람들이 톱
[도마 위의 CF] 모델도 크리에이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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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개봉작을 소개하는 [개봉작 NEW]
이번 회에는 지난 5월 17일에 개봉한 <넥스트> 입니다
라스베가스의 마술사 크리스 존슨(니콜라스 케이지).
그는 2분 후의 미래를 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지만, 능력을 숨긴 채 조용히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카지노에서 총기강도 사건을 예견하고, 사고를 방지하려다가 도리어 총기강도 사건에 휘말린다.
한편, 그의 능력을 알게 된 FBI 요원 캘리 페리스(줄리안 무어)는 LA에 핵폭탄이 설치된다는 정보를 입수,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크리스 뿐임을 직감한다. 겉으로는 지명수배자를 추적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핵폭발을 막기 위해 크리스를 잡으려는 FBI. 그들은 크리스가 운명이라고 믿는 리즈(제시카 비엘)를 이용해 그가 빠져나갈 수 없는 덫을 만들어 그를 잡으려 한다.
FBI와 크리스, 그리고 테러리스트는 핵폭탄을 사이에 두고 시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어느 것이 실제이고 어느 것이 미래인지 구분되지 않는
[개봉작 NEW] 넥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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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5월20일(일) 오후 2시20분
서부의 부호 그랜트는 네명의 프로페셔널을 끌어모아 10만달러를 조건으로 제안을 한다. 자신의 아내를 납치한 멕시코의 혁명투사 라자로부터 그녀를 구해오라는 것. 고난의 여정 끝에 이들은 라자 일당들로부터 여자를 구해내는 데 성공하지만, 그 과정에서 은폐되었던 진실들이 하나씩 드러나게 된다.
리처드 브룩스의 <4인의 프로페셔널>은 기존의 정통 서부극의 문법에서 빗겨서 있다. 영화는 선악의 구도 속에서 주인공의 영웅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는 대신, 더이상 ‘적=악’이라는 공식을 믿을 수 없게 된 현실로 인해 갈등하는 인물들을 담는다. 네명의 전문가들이 적으로 삼아야 하는 라자는 과거 이들과 함께 혁명을 꿈꾸던 자로서 여기에는 돈 때문에 과거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된 비루한 현실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는 총 한발 쏘고 멋지게 돌아서 떠나는 마초들의 물질적 아우라를 찾아보기 힘들다. 감독은 뜨거운 사막에서 펼쳐지는 두 집단의 지
카우보이의 마지막 윤리, <4인의 프로페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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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항쟁이 마련한 한국 민주주의의 원(原)공간은 일반민주주의 너머의 체제를 더듬어 찾는 유혹의 공간이기도 했다. 시민항쟁의 바람을 타고 일기 시작한 정치적 자유의 물결 위에서 이미 혁명의 멀미를 겪은 세력도 있었겠으나, 마르크스주의에 젖줄을 댄 노동운동의 일부 주체들은 ‘진짜 혁명’을 꿈꾸고 있는 듯 보였다. 1871년의 파리코뮌이나 1917년의 볼셰비키 집권 같은 혁명 말이다. 혁명 러시아를 본떠 동유럽에 들어선 체제들이 내부 모순과 세계자본주의의 압력으로 거북이 등딱지 꼴이 돼가고 있던 그 순간, 얄궂게도 한국에서는 그 체제를 희망의 종착역으로 삼은 관념의 레일들이 속성으로 깔리고 있었다. 현실사회주의 체제의 실상에 대한 정보가 모자랐던 탓이기도 했을 테고, 오래 지속된 유사파시즘 체제에 대한 반작용의 힘이 컸던 탓이기도 했을 테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사회운동권의 일부 담론은 ‘한국혁명의 임박’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런 시대착오는 현실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복거일 &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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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으로 방송을 보지 못했더라도, 다음날 아침까지만 기다리면 ‘핵심 체크’는 가능하다. 대통령의 국정연설보다 흥미롭고 따근따근한 ‘말말말’의 공장은 자칭 ‘비호감 월드’이고, 신개념 토크쇼로도 불리는 MBC <황금어장>의 코너 ‘무릎 팍 도사’다. 그런데 거침없는 질문과 솔직한 대답으로 매회 화제를 뿌리는 이 프로그램을 ‘발언 발췌’형 기사로 충분히 안다고 여겨서는 곤란할 것 같다. 무릎 팍 도사는 어떤 3D게임 못지않게 입체적일 뿐 아니라 시청자의 반응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인터랙티브’ 형이기 때문이다.
무릎 팍 도사가 토크쇼의 변종이라는 얘기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신해철, 이승철 등의 과거사를 광장에 까발려 토크거리로 삼을 수 있는 것은 분명 파격이다. 주부 대상 아침 정보 프로그램 같은 신파 토크쇼나 조롱으로 뒷담화의 쾌감을 자아내는 <정재용의 순결한 19>와 달리, 무릎 팍 도사는 면전에 ‘스타 님’을 앉혀놓고 맨투맨으로 무안을 주고, 약점도 꼬집
진정한 토종 버라이어티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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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절라도’ 출신이다. 광주에서 났고, 거기서 20년 가까이 살았다. 흔히 지연은 혈연, 학연과 함께 한국사회를 좀먹는 3대 원흉으로 꼽힌다. 혈연이나 학연은 끔찍이 싫다. 하지만 지연만큼은 좀 남다르다. 대학 다닐 적에 호남향우회로부터 장학금 한번 받아본 적 없다. 우승을 8번이나 거머쥐었던 해태로부터 사인볼 하나 얻은 적 없다. 그런데 왜 그럴까. 이유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본 적은 없다. 다만 ‘광주 만세’를 외치면서도 뒤가 근지럽지 않았던 건, 그곳이 예전부터 잘살았던 도시가 아니라 여전히 못사는 동네이기 때문일 것이다. 잘났다고 떠드는 것보다 못났다고 물러서지 않는 것이 훨씬 윤리적이고 생산적인 행동이라고 지금도 믿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투리는 어떻게든 고치고 싶었다. 낭랑하고 조근조근한 표준어를 갖고 싶었다. 대학 다닐 무렵만 해도 사투리를 거의 쓰지 않았다. 아니, 그렇게 추정된다. 어쨌든 사투리를 쓰지 않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했다. 소개팅 출정시에 상대
[오픈칼럼] 사투리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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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개봉작을 소개하는 [개봉작 NEW]
이번 회에는 지난 5월 10일에 개봉한 <못말리는 결혼> 입니다
전통 계승을 몸소 실천하는 풍수지리가 지만(임채무)의 외동딸 은호(유진)와 강남 큰손 말년(김수미)의 외아들 기백(하석진)이 어느날 패러 글라이딩을 타다가 묘하게 얽혀 연인으로 발전한다. 그런데 문제는 달라도 너무 다른 양쪽 집안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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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작 NEW] 못말리는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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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경비구역 JSA> 촬영 때 남양주종합촬영소에서 찍은 사진이다. 가짜지만 진짜였으면 하는 마음에서 찍었다. 사진 그 자체로 매력을 찾긴 어렵지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소중하다. 송강호씨와 이병헌씨에게 영화처럼 남과 북 군인들이 한데 어울려 기념사진을 찍어두는 게 어떠냐고 했는데 흔쾌히 응해주었다. 판문점에서 스탭들이 밥을 먹는 사진도 통일을 바라는 마찬가지 바람에서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들여다보게 되는 사진들이다.”
[숨은 스틸 찾기] <공동경비구역 JSA> 통일의 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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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전 아이들을 데리고 도쿄에 간 적이 있다. 돌아오기 전날이었다. 우에노공원과 도쿄대 캠퍼스를 둘러보고 나니 2월의 해는 많이 남아 있지 않았다. 아침부터 걷느라 지친 아이들은 그만 호텔로 돌아가고 싶은 눈치였다. 욕심 부릴 계제가 아니었다. 혼고 산초메역이었나. 도쿄대 앞 지하철역에서 숙소가 있는 고탄다쪽으로 갈 노선도를 살피고 있는데, 역명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오차노미즈역. 바로 다음 역이었다.
나는 이 역을 안다. 도심 한복판을 흐르는 강을 끼고 서 있는 역. 붉은색 아치형 철교 아래로 자그마한 터널이 있고, 다시 그 옆을 가로지르는 또 하나의 철길까지 모두 세개의 노선이 겹치며 흘러가는 곳. 히지리바시(聖橋)라는 다리에 서면 강과 함께 색색의 전철들이 겹치며 흘러가는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철교 아래로, 누군가가 토해낸 듯 문득 터널을 빠져나와 다시 시간의 저편으로 사라지는 전철의 흐름을 보고 있노라면 거기 세상의 비의 한 자락이 잠시 그렇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
[내 인생의 영화] <카페 뤼미에르> -정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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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렉’(shrek)이라는 제목을 듣고 떠오른 것은 ‘공포’와 ‘경악’이라는 뜻의 독일어 단어(Schreck). 실제로 독일어와 히브리어가 섞인 유대인의 언어 ‘이디슈’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슈렉>은 <미녀와 야수> 같은 동화의 전형성을 파괴한다.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는 놀라운(?) 반전이 말해주는 것은 한마디로 ‘생긴 그대로 자신을 긍정하라’는 것. 너무나 정치적으로 올바른 이 메시지가 <슈렉>이 인기를 끄는 비결은 아닐 것이다.
<슈렉>이라는 메타텍스트
<슈렉>에는 일화가 따라다닌다. 가령 파콰드 영주의 얼굴이 디즈니사의 사장을 닮았으며, 그가 사는 성(城)은 디즈니랜드를 패러디한 것이다. 실제로 드림웍스의 설립자 제프리 카젠버그는 디즈니사에서 떨어져 나오는 과정에서 그들과 법적분쟁까지 겪었단다. 그래서 디즈니사에 복수하려 <슈렉>을 만들었다는 얘기까지 떠도나, 이 설의 진위에 관계없이 <슈렉>이
[진중권의 이매진] 쿨미디어의 뜨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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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같은 사람은 꿈만 꾸는 걸 다 해본, 그래서 부러운 사람이 이창동이다. 그는 아이들을 가르쳤고, 소설을 썼으며, 영화를 만든다(그리고 이건 별로 부럽지 않은데, 장관의 명예도 누렸다). 데뷔 10주년인 올해, 그가 영화로 복귀해 만든 <밀양>의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칸의 정치적 행보를 볼 때 그의 수상 여부는 익히 짐작된다)을 기념하듯, 전작 세편의 DVD 박스세트가 출시됐다. 그의 영화는 별다른 스타일을 추구하지 않고 어쩌면 문학적 담론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도 같아 밋밋하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밀양>을 본 건 이창동 영화의 매력이 딱히 무언지 헤아리던 중이었다. <밀양>은 스크린을 가득 채운 하늘을 앞서 세번 보여준다. 세상의 하늘이 다 똑같다지만, 한눈에 한국의 하늘임이 느껴졌다. 그 아래 놓인 세상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일진대, 그게 일산 신도시가 되었건(<초록물고기>), 1980년 5월의 광주가 되었건(<
전작 세편에 관한 이창동의 진지한 고백, <이창동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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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개봉작을 소개하는 [개봉작 NEW]
이번 회에는 지난 5월 10일에 개봉한 <경의선> 입니다
지루하고 반복된 일상 속에서도 성실함을 잃지 않고 일하는 지하철 기관사 만수(김강우 분)에게는 얼마 전부터 자신의 열차를 기다렸다가 간식거리와 잡지를 건네는 한 여인이 있다. 가족도 동료도 인지할 수 없을 만큼 매번 바뀌는 열차운행시간을 어떻게 알고 매일같이 정확한 시간에 기다리는지 알 수 없지만, 그녀의 등장은 어느덧 만수의 일상에 활력이 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예기치 못한 열차 투신 자살 사건으로 큰 충격과 혼란에 빠진 만수는 특별휴가를 받고 경의선 기차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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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작 NEW] 경의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