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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가 한 여고생을 엘리베이터에서 유괴한다. 하지만 두 사람의 행동거지가 어설프다. 클로로포름으로 적신 수건을 여고생의 입에 틀어막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약발이 잘 안 듣는 모양으로, 여고생이 몸부림을 칠 때마다 여고생을 가둔 상자가 꿈틀거린다. 코미디로도, 혹은 스릴러나 드라마로도 갈 수 있는 이 초반 대목부터 <잔혹한 출근>은 셋 모두를 잡으려고 한다. 그래서 개인기에 기반을 둔 폭소보다는 상황이 낳는 간헐적인 웃음과 이중유괴의 긴장이 낳는 스릴, 그리고 결국 가족애로 귀착되는 감동이 <잔혹한 출근>을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코미디로 입지를 굳힌 김수로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영화지만 <잔혹한 출근>에서 코미디가 차지하는 비중은 낮은 편이다.
평범한 가장인 듯한 동철(김수로)은 주식투자 실패와 막대한 사채이자로 인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상황이다. 다정한 아내와 어린 딸 앞에 사실을 밝힐 수 없는 그는 대출조차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주변 사람
개인기가 스릴러와 만나 드라마로 풀린다, <잔혹한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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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막 더블린 공항에 도착했다. 당나귀 마차에 오르면 감자술을 마시며 노래를 흥얼거리는 운전사가 당신을 모실 것이다. 더블린 성에 들어서면 파이프 밴드의 ‘대니 보이’와 4리터들이 기네스 맥주로 환대를 받을 텐데 맥주는 3분 안에 비워야만 한다….”
영국 비평가 테리 이글턴이 <아일랜드인에 관한 진실>(1999)에서 풍자한 아일랜드 인상은 IT 초강대국이 된 아일랜드와 거리가 있지만 왜곡된 아일랜드의 모습과 일치한다. “이른 새벽 내가 찾은 산골짜기 그곳으로 부드러운 미풍이 불어와 황금빛 보리를 흔들어놓았네”라는 로버트 조이스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일부 구절처럼 아일랜드 인상기는 푸른빛과 저개발, 전원 등으로 채색되어 있다. 그런데 로버트 조이스의 노래 가운데는 “우리를 묶은 침략의 족쇄는 견디기 어려웠네”라는 구절이 있다.
켄 로치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그 보리밭에 피냄새가 난다고 노래하는 작품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199
당신의 마음을 뒤흔드는 보리밭의 물결,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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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4년이라는 긴 시간을 뚫고 40분가량의 애니메이션 <지옥>이 탄생했다. 파트1, 2로 구성된 연상호 감독의 <지옥>은 강렬한 메시지와 인상적인 화면이 눈길을 끄는 수작. 미쟝센영화제,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됐고 인디애니페스트 개막작으로도 초청됐지만 또 다른 일정이 <지옥>을 기다리고 있었으니, 10월24일 이뤄진 DVD 출시가 그것. 10월25일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기념 시사회를 연 연상호 감독은 다소 상기된 모습이었다.
-<지옥>은 1인 제작 시스템을 통해 만들어졌다.
=기존의 프로덕션 제작 시스템이 공동 기획을 통해 프로듀서, 감독, 시나리오작가가 함께 모여 작품을 배출하는 것이라면, 1인 제작 시스템은 포스트 제작을 제외한 모든 과정을 홀로 소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옥>은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작업하다 보니 1인 제작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스팟] DVD 출시 기념 시사회 연 애니메이션 <지옥>의 연상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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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는 끈쩍~하게? 벤 애플렉이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 한편으로 얼굴을 구겼다. 문제의 동영상은 2004년 영화 <저지걸>의 홍보 투어 때 촬영된 것으로, 벤 애플렉이 리포터로 보이는 한 여성을 무릎에 앉힌 채 더듬어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술에 잔뜩 취한 것으로 보이는 벤 애플렉은 혀 꼬부라진 소리로 “당신 냄새가 좋아, 정말 매력적이야”라고 웅얼대며 여자를 껴안는가 하면, 그녀에게 “토플리스로 인터뷰를 진행해보는 것은 어떻냐”는 대담한(?) 제안을 하기도. 벤군, 술주정도 적당히 하셔야죠~.
동영상에 발목 잡힌 벤 애플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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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 한표 부탁해요~.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배우 마이클 J. 폭스가 11월7일에 열리는 미국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 발벗고 나섰다. 파킨슨병 치료의 가능성으로 제시되고 있는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하는 민주당 후보 5명의 조력자를 자처한 것. TV광고에 출연한 폭스는 몸을 심하게 떨면서도 “여러분이 알다시피 난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 내가 걸린 이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을 함께 나누고 싶다면, 이들에게 한표를 던지면 된다”고 말했다. 그의 호소가 과연 미국 유권자의 표심을 붙잡을 수 있을지?
마이클 J. 폭스, 줄기세포와 새 생명에 한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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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시리즈 <파더 노즈 베스트>에 출연, 에미상을 세 차례나 수상한 여배우 제인 와트가 10월20일 96살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했다. 1930년대부터 활발하게 스크린에서 활동한 와트는 ‘샹그릴라’라는 단어를 유행시킨 <잃어버린 지평선>(1937)에서 로널드 콜맨의 연인으로 등장해 호평받았다. 와트의 전성기는, 그러나 그 이후 찾아왔다. 1954년부터 6년간 <파더 노즈 베스트>에서 마거릿 앤더슨 역을 통해 품위있고 이해력있는 어머니상을 보여주며 큰 반향을 얻은 것. 만인의 어머니여, 영원한 이상향에서 편해 쉬길.
만인의 어머니 제인 와이어트, 작별을 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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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게이가 아니다!” 매튜 매커너헤이가 유명 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과의 염문설(?!)을 부인했다. 지난 여름, 유별나게 붙어지내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소문이 파다하던 두 사람이었다. 텍사스 오스틴 출신의 그들은 8년 전부터 서로를 알았지만 올해 초 우연히 마주친 뒤 갑작스레 친해졌다. 어찌나 끈끈한 관계였던지 ‘브로-맨스’(bro-mance)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을 지경. “우리는 (게이가 되고자) 노력했지만 그건 우리에게 맞지 않았다.” 파문이 워낙 큰지라 둘에게 여자친구가 생길 때까지 루머는 그치지 않을 듯하다.
매튜 매커너헤이, 강력하게 커밍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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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는 그의 힘?! 웨슬리 스나입스가 8건의 탈세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 접수된 검찰의 기소장에 따르면 스나입스는 96년과 97년 1200만달러 상당의 소득세를 환급해달라며 미국 정부를 상대로 허위 청구를 했으며, 1999년부터 2004년까지 무려 6년 동안 소득 신고도 하지 않았다. 이를 위해 그는 이른바 유명인사들의 탈세 해결사로 악명이 높은 회계사들과 손을 잡고, 서류를 조작하는 대가로 환급받은 세금의 20%를 이들에게 지불한다는 모종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고. 이 모든 혐의가 유죄로 확정될 경우 스나입스는 16년의 징역형을 언도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데 선견지명이 있었던 걸까. 모든 검찰이 그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던 차에 정작 스나입스 자신은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사막에서 유유히 영화 <갤로우워커>를 촬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교롭게도 나미비아는 미국과 범죄자 인도조약이 아직 체결되지 않은 곳. 검찰쪽이 “탈세는 용서할 수
탈세 혐의로 기소된 배우 웨슬리 스나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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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프랑스 문화원과 동숭아트홀이 함께 진행하는 프랑스영화 정기상영회 ‘시네 프랑스’의 여섯번째 시리즈가 다양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사랑한다면 이들처럼’(Les amants)으로 결정됐다. 이번에 선정된 영화 8편은 11월7일부터 매주 화요일 하이퍼텍 나다(동숭아트센터 1층)에서 상영된다. 이번 상영회에서는 68혁명 이후 방황하는 청춘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 베르톨루치의 <몽상가들>과 묘한 대구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은 2005년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 수상작 필립 갸렐 감독의 <평범한 연인들>을 비롯해 1차대전을 배경으로 목사와 젊은 여인의 사랑을 그리는 2000년 칸영화제 경쟁작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운명>,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을 만든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2001년작 <내 입술 위에>, 2002년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던 로베르 게디기앙 감독의 <마리 조와 두 연인> 등이 상영된다. 에릭 로메르
사랑 주제로 한 프랑스 영화 8편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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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캠퍼스 안에 영화관이 들어선다. CJ엔터테인먼트는 10월30일 연세대학교 신촌 캠퍼스에 건립한 독립영화 전문상영관 ‘씨네+스페이스’(가칭 씨네플러스 스페이스)가 내달 1일 개관한다고 밝혔다. 주로 예술성과 실험성이 두드러진 영화를 상영하게 되는 인디영화관인 이곳은 180인치 스크린에 80석을 갖춘 디지털 전용상영관으로 상암, 강변 등 기존 CGV 인디관과 동일 시스템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곳은 연세대 학생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입장할 수 있으며, 11월 한달 동안은 <불량공주 모모코> <거북이도 난다> <드랙퀸가무단> 등을 무료로 시범 상영한다. 일정 시점이 시난 뒤에는 3000원의 입장료를 받을 예정. CJ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인디영화관의 성과를 검토한 뒤 다른 대학 또는 기관에도 비슷한 형태의 영화관을 만들 계획이다.
인디영화관 대학 캠퍼스 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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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일 주연의 추리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제작 두 엔터테인먼트, 배급 MK픽처스)이 지난 10월25일 5개월간의 촬영을 모두 종료했다. <극락도 살인사건>은 주인공 우성(박해일)이 17명의 섬주민 전원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기이한 실종 사건을 파헤친다는 내용의 추리영화. 이날 마지막으로 촬영된 장면은 주인공 우성이 춘배(성지루)와 함께 주민 실종 사건에 관련된 중요한 비밀을 알게 되는 부분이었다. <극락도 살인사건>은 후반 작업을 거쳐 2007년 상반기에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박해일 주연 추리영화 <극락도 살인사건> 촬영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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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근리 학살을 다루는 영화 <작은 연못>(감독 이상우, 제작 ㈜노근리 프로덕션, 배급 MK픽처스)이 지난 10월24일 촬영을 종료했다. <작은 연못>은 1950년 7월 노근리 철교 및 터널속으로 피신한 마을 주민 수백명이 미군의 무차별 사격으로 살해된 ‘노근리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 문성근, 김뢰하, 이대연, 강신일, 박광정등 출연 배우 전원이 각각 노무출자와 현물투자로 영화제작에 참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작은 연못>은 후반작업을 거쳐 2007년 6월에 개봉할 예정이다.
‘노근리 학살’ 다룬 <작은 연못> 촬영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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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할리우드 영화로는 16주만에 영화통합전산망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가 출연하는 이 영화는 주말 사흘동안 전국에서 26만4천여명(영화통합전산망 집계)을 동원하며 외화로는 어렵사리 1위를 차지했다. 배급사인 이십세기폭스코리아에 따르면 239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악마는…>은 10월29일까지 47만8950명을 기록하고 있다. <악마는…>과 치열한 경쟁을 펼친 장진 감독의 <거룩한 계보>는 29일까지 서울 30만5948명, 전국 121만6309명(이상 배급사 집계)을 동원하며 비수기 속에서도 순항을 펼치고 있다.
가족영화를 지향하는 <마음이…>는 배급사 집계로 주말 이틀동안 전국 28만명을 동원했고 29일까지 40명 가까운 관객을 끌어들였다. 이 영화는 서울 외 지역의 관람객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특징을 보였다. 일반적인 한국영화의 경우 서울과 지방의 비율이 1:3인데 비해 &l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정상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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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북미시장을 두드리기 위해 한국영화가 태평양을 건넌다. 11월2일부터 9일까지 8일 동안 미국 산타모니카에서 열리는 아메리칸필름마켓(AFM)에 참여하는 국내 영화사는 CJ, 쇼박스 등 자체 부스를 마련한 투자배급사를 포함 청어람, 필름메신저 등 15개 사. 올해 27회를 맞는 AFM은 70여개국 7천명 이상의 관계자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 영화 견본시이니만큼 북미지역 이외의 세일즈까지도 기대하고 있다. 한국영화의 해외 브랜드 확보를 위해 그동안 노력해 온 영화진흥위원회도 해외 판로 확보를 위한 영화인들의 노력을 지원한다. 영진위는 11월3일 대한무역투자공사(KOTRA), 아시안필름마켓 등과 공동으로 한국영화의 밤(Korean Film Night) 행사를 개최하는 등 원활한 교류의 장을 마련한다. 영진위는 모라 미옥 스티븐스 감독의 <삼팔선>(The 38th Parallel) 등 5편의 KOFIC 필름메이커스랩 선정작의 투자유치를 위한 미팅도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한국영화, 북미시장을 두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