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시종일관 상사의 눈치를 보던 편집장의 '에밀리' 에밀리 블런트에게 영국식 액센트를 제대로 뽐낼 기회가 왔다. <디파티드>를 제작한 마틴 스코시즈 감독과 그레이엄 킹이 제작하는 영화 <영 빅토리아>의 타이틀 롤을 거머쥔 것. <영 빅토리아>에서 에밀리 블런트는 18세에 왕위에 오르는 빅토리아 여왕을 연기한다.
빅토리아 여왕은 큰아버지였던 윌리엄 4세의 뒤를 이어 1837년 왕위에 오른 인물로, '해가 지지 않은 나라'라고 불린 영국의 황금기 19세기를 통치했다. 산업혁명으로 자본주의가 발달하고 의회정치가 정점을 이룬 시기여서 빅토리아 여왕의 치세 동안의 영국은 가장 힘있는 국가였다고 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도 신망이 두터웠던 빅토리아 여왕은 독일의 왕자 앨버트와 결혼해 슬하에 9명의 자녀 둘 정도로 모범적인 가정을 이루었는데, 영화에서는 어린 빅토리아 여왕이 권력과 함께 성장하는 모습과 함께 앨버트 왕자와의 로맨스를 그려낼 예정이다.
제작자 그레이엄 킹은 "에밀리의 연기력은 몹시 인상적이다"라며 "이 원기 왕성하고 열정적인 젊은 여왕을 연기할 배우로 에밀리 블런트는 완벽하다"고 칭찬했다. 에밀리 블런트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기드온의 딸>로 지난해 골든글로브 후보로 올랐으며, 빌 나이와 출연한 <기드온의 딸>로 TV드라마 부분의 여우조연상을 수상해 공식적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영 빅토리아>는 <C.R.A.Z.Y>를 연출한 장 마르크 발리가 메가폰을 잡으며 <고스포드 파크> <베니티 페어>의 시나리오를 완성한 줄리안 펠로우즈가 각본을 작업한다.
한편, 에밀리 블런트의 올해 스케줄은 꽤 빡빡한 편이다. 미국에서 공포영화 <윈드 칠>이 촬영을 마치고 다음 달 개봉하며 톰 행크스, 줄리아 로버츠, 필림 세이무어 호프먼과 같은 연기파 배우들과 함께한 <찰리 윌슨의 전쟁>이 후반작업 중이다. 또한 마리아 벨로와 출연한 <제인 오스튼 북클럽>, 톰 행크스, 존 말코비치와 출연한 <위대한 벅 하워드>, 줄리엣 비노쉬, 스티븐 카렐과 출연하는 로맨틱 코미디 <댄 인 리얼 라이프> 역시 후반작업 중으로 올해 안에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