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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제주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24일 폐막한 제주영화제는 최우수작품상으로 정태경 감독의 <2분>을 지목했다. <2분>은 새벽 5시 11분에 우유배달부를 사고로 친 남자가 2분 동안 갈등하다가 뺑소니를 결심하는 고뇌의 시간을 담았다. 800만원을 들여 슈퍼 16mm로 촬영한 <2분>은 짧은 시간동안 벌어지는 강렬한 심경 변화를 형상화한 단편이다. 우수작품상은 최현명 감독의 애니메이션 <비오는 날의 산책>에 돌아갔다.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흑백으로 그려진 <비오는 날의 산책>은 시골 여중생 보영이의 일상을 아름다운 필치로 그려냈다. 이 작품은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졸업작품 경쟁부문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관객상은 지체장애자 삼중이의 일상을 다룬 구상범 감독의 <연시>와 배우 서영화씨가 자살하려는 여자로 열연한 류훈 감독의 <임성옥 자살기>가 공동수상했다.
<2분>, 제주영화제 최우수작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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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 감독이 500억 규모의 영화펀드를 조성한다. 강우석 감독은 신보창투와 함께 자신의 이름을 내건 ‘강우석 영화펀드’의 조성에 나선다. 이번 펀드의 실질적인 운영은 수석심사위원으로 위촉된 김승범 스튜디오2.0 대표이 중심이 되고, 장윤현 감독을 포함한 영화계 전문인력 5인이 심사위원을 맡아 진행할 계획이다. 펀드 조성을 위한 공식적인 조인식은 오는 9월 27일(수) 오후 3시 서울 조선호텔에서 체결될 전망이다.
500억 규모 ‘강우석 펀드’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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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나이트 샤말란이 들려주는 동화
머리 위에 늘 천둥, 번개를 머금은 먹구름을 달고 다니던 만화 캐릭터를 기억하는지? 그가 바로 <레이디 인 더 워터>의 주인공 클리블랜드 힙(폴 지아매티)이다. ‘코브’라는 허름한 아파트 관리인인 클리블랜드는 슬픈 과거를 가진 남자다. 아파트 주민들의 전구를 갈아 끼우고, 쓰레기통을 비우고, 벌레를 잡아주며 자신의 과거를 등지고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아파트 수영장에서 신비로운 여자를 발견한다. 그녀는 전설처럼 전해지는 동화 속 요정 ‘나프’(narf)인 스토리(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 나프들의 세계 ‘블루 월드’로 돌아가고 싶지만, 발톱에 독을 품은 괴물 ‘스크런트’(Scrunt)에게 쫓겨 아파트에 숨는다. 수영장 잔디밭에 숨어 있던 스크런트의 모습을 본 클리블랜드는 믿기 어렵지만 스토리의 사연을 받아들인다. 나프의 전설을 기억하고 있는 한국인 미세스 최와 그녀의 딸 영순을 비롯해 아파트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그는 전설
[현지보고] <레이디 인 더 워터> 뉴욕 시사회 및 감독, 배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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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프리오와 스코시즈, 다시 뭉쳤다
마티(마틴 스코시즈), 리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맷(맷 데이먼), 잭(잭 니콜슨), 비라(베라 파미가)…. 워너브러더스가 제작한 <디파티드>(미국 10월6일 개봉, 한국 11월 중 개봉)의 감독과 배우들은 서로를 친근하게 부른다. 니콜슨이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한 기자회견장에서 이들은 ‘잭’에 대한 에피소드를 서로 나누며 촬영 중 즐거웠던 일들을 회상했다.
<디파티드>는 자신에게 믿음이 없는 이들의 이야기
<디파티드>는 2002년 유위강 감독의 <무간도>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하지만 <디파티드>가 “리메이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말처럼, 이 작품은 완벽하게 미국 문화 속에 자리잡고 있다. 이 작품은 필름누아르를 연상시키며, 스코시즈의 유명한 전작 <좋은 친구들>과 <비열한 거리>를 떠오르게 한다. 스코시즈 감독은 “미국의 영향과 자
[현지보고] <무간도> 할리우드 리메이크 <디파티드> 뉴욕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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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중심 정책이 필요하다
영화는 산업이 아니고 문화다. 반론의 여지없이 당연한 명제라고? 우리를 둘러싼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개봉 첫주 관객의 인정이 한 영화의 운명을 좌우하는 상황, 영화를 지배하는 것은 가혹한 시장 논리다.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네편으로 늘어나는 사이에 서울시네마테크는 5주년을 맞이했다. 관객의 영화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한편, 시네마테크는 물론이고 지방의 예술영화 전용관은 여전히 운영난에 허덕인다. 결론은 간단하다. 영화를 다시 문화의 영역으로 돌려놓아야 한다는 것. 서울아트시네마가 이를 위한 좌담을 제안했고, 지난 9월19일, 영화언론, 영화운동, 영화정책을 담당하는 관계자들이 이에 응했다. 다음은 4시간 가까이 이어졌던 참가자들의 토론을 바탕으로, 각각의 발언을 정리한 요약본이다.
“관객을 배려한 정책 고민해야”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최근 멀티플렉스 규제법안과 관련된 논의를 비롯하여 영화문화 다양성에 대한
영화문화 다양성을 위한 영화계 7인 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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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영화의 미래는 낙관적이다”
이른바 1천만 관객 시대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극장가의 한국영화와 미국영화 점유율은 무려 96%. 유럽이나 중남미의 수많은 나라들은 오랜 영화 역사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대다수의 한국 관객에게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와 주한 브라질대사관이 9월28일부터 10월4일까지 개최하는 브라질영화제는 그런 의미에서 더욱 뜻깊은 행사다. 올해 한국에 부임해, 부임지의 첫 번째 행사로 영화제를 진행하고 있는 주한 브라질대사 셀리나 마리아 아쑴썽 두 발리 페레이라와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가.
=그렇다. 하지만 그전부터 한국의 경제적인 성공과 신기술 분야의 성취는 다양한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해왔다. 그래서인지 서울에 도착했을 때 첫인상이 굉장히 긍정적이었다. 역동적인 도시의 풍광과 녹지가 어우러진 모습을 보며 한국에 머무르는 시간이 즐거울 것이라 확신했다.
-브라질영화제를 개최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
[스팟] 주한 브라질대사 셀리나 마리아 아쑴썽 두 발리 페레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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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거장, 눈을 감다. 전설적인 감독 잉마르 베리만이 선택한 촬영감독 스벤 닉비스트가 83살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했다. 빛을 다루는 테크닉과 독특한 카메라 워크로 유명한 닉비스트는 <톱밥과 금속 조각>을 계기로 베리만 감독과 30년 동안 함께 작업해왔으며 <외침과 속삭임>(1973), <화니와 알렉산더>(1982)로 아카데미 최고촬영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베리만 감독과 함께 빛을 배합하는 새로운 방법을 창조해냈다.” 스벤 닉비스트의 아들 칼 구스타프 닉비스트가 말했다. “그는 ‘빛의 거장’이라고 불렸다. 다른 사람이 그 분위기를 재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베리만의 영화친구 스벤 닉비스트, 작별을 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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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얼굴, 한국을 찾다. 브라질의 국민배우로 꼽히는 밀톤 곤살베스가 내한한다. 9월28일 개막하는 브라질영화제에 게스트로 초청된 것. 곤살베스는 연극, 영화, 텔레비전 등 다양한 매체를 오가며 120편 이상의 작품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그가 출연한 <마꾸나이마>는 60, 70년대 군부독재시대의 브라질을 초현실주의적인 화법으로 그려낸 작품. 곤살베스는 30여년 만에 복원된 새 프린트가 선보이는 이번 <마꾸나이마> 상영에 참석해 관객을 만날 예정이라고 하니,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에게 아직은 낯선 브라질영화의 세계와 조우해보는 것은 어떨지.
브라질 국민배우 밀톤 곤살베스, 한국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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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수가 장애인영화제의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장애인영화제쪽은 그가 “KBS2TV <좋은 나라 운동본부>의 ‘양심추적’, SBS <긴급출동 SOS 24>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건전한 시민의식 개선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점을 선정 이유로 밝혔다. ‘소리를 보고 그림을 듣고’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영화제는 <맨발의 기봉이>를 비롯한 9편의 장편영화와 3편의 사전제작지원작을 한글자막과 화면해설을 활용해 상영할 예정이다. 한국농아인협회가 주관하고 문화관광부가 후원하는 제7회 장애인영화제는 10월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최된다.
윤정수, 장애인영화제 홍보대사로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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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에 이어 이번엔 용?! 피터 잭슨이 나오미 노빅의 소설 <테메레르>의 영화화를 선언했다. <테메레르>는 나폴레옹이 유럽을 휩쓸던 19세기 초를 배경으로 하는 판타지 소설. 프랑스 전함에 생포된 영국 해군 윌 로렌스가 용의 알을 부화시킨 뒤, 그와 함께 새로운 부대를 만들어 활약한다는 이야기다. 피터 잭슨은 “<테메레르>는 내가 사랑하는 두 장르인 판타지와 역사물 성격을 함께 갖추고 있다. 하늘을 나는 용들의 모습을 빨리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반지의 제왕> <킹콩>을 빚어낸 피터 잭슨과 웨타 스튜디오의 호흡이 다시 한번 스크린에 마법을 빚어낼 수 있을지?
피터 잭슨, 용과 함께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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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드라마를 중요시한다. <플래툰> <7월4일생> <닉슨> 등은 모두 한 인간의 고뇌와 휴머니즘을 이야기한 영화다.” 지난 9월15일 <월드 트레이드 센터> 홍보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올리버 스톤은 9·11이라는 재난 상황을 극복한 인간의 실화를 감동적으로 묘사한 최근작이 전작과 다르지 않음을 시종일관 강조했다. 베트남전에 대해 발언하고, 정치적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영화를 만들어왔던 스톤은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보낸 우파의 지지는 자신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말하며, <JFK>에서 다뤘던 케네디 암살과 달리 9·11은 음모론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미국 정부가 9·11 이후 공포를 조장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며,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지지하지만 이라크 전쟁은 모종의 음모가 개입된 것처럼 보인다는 말을 덧붙였다. 다른 생존자들 중에서 구조대원 존과 윌을 주
<월드 트레이드 센터> 홍보차 방한한 올리버 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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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임이 분명하다. 멀쩡히 있다가 갑자기 ‘그 계집애는 왜 전화 한통 없지?’ ‘그 자식은 왜 한번도 안 들르는 거야’ 누가 잘하고 못하는지 손꼽는다. 심지어 한명을 골라 집중적으로 미워하는데, 전혀 안 친한 이한테 고자질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정상이 아니다(참, 내가 원래 그랬나?).
아무리 출산·육아로 일상이 뒤흔들렸다 해도, 한나라당을 보니 정신이 번쩍 든다. 나야말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겠다. 절차를 문제삼다 뒤늦게 인물을 문제삼아 헌법재판소장 인준 자체를 거부하며 국회와 헌재를 쌍으로 공전시키더니, 이번엔 타이의 군부 쿠데타를 놓고 “노무현 정권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는 논평을 냈다.
타이의 탁신 총리는 과도한 민영화, 자유무역협정 등을 추진하며 그 와중에(혹은 그게 목적이었는지) 치부에 몰두하더니, 올 초엔 가족 소유의 기업 주식을 외국에 팔아 19억달러의 이득을 내고도 세금 한푼 안 냈다. 국민적 지탄 속에 ‘사퇴 쑈’만 반복하며 자리를 지키던 중이었
[이슈] 쿠데타와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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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를 지원하기 위해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밟은 가장 중요한 단계 중 하나는 박스오피스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었다. 매주 화요일, 국내 대다수 극장의 전주 티켓 판매에 대한 광대한 정보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영진위는 또한 외국 기자들에게 중립적인 통계 시트로 분석된 숫자들을 매달 업데이트해서 이메일로 보내준다.
이것이 한국영화 홍보에 중요한 이유는, 미디어에 이야깃거리를 거의 떠먹여주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왕의 남자>는 9월이 돼서야 해외영화제 프리미어를 했지만,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기록 경신 때문에 이미 국제 언론에 대대적으로 노출됐다. 그 예로 산업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스크린 인터내셔널>과 <버라이어티>는 <왕의 남자>가 헤드라인에 들어간 기사를 세 꼭지씩이나 할애했고, 여러 편의 부수적인 관련 기사도 실었다.
홍콩, 대만, 일본에서는 사조직들이 박스오피스 정보를 수집해 국내 배급사들
[외신기자클럽] 정확한 박스오피스 집계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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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코미디언의 행보가 외교문제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과 카자흐스탄 사이의 미묘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인물은 영국 <채널4>에서 <다 알리 G 쇼>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새처 배런 코언. 알리 G라는 흑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비난을 듣기도 했던 그는 보랏 사그디예프라는 이름의 카자흐스탄 TV리포터로 분해 미국을 탐방하는 내용의 쇼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또 <보랏: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문화 빨아들이기>라는 영화를 만들어 올해 토론토영화제에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문제는 이 캐릭터가 카자흐스탄 문화를 비난한다는 사실. 그는 “이제 카자흐스탄에서 여성은 버스 안에서는 여행할 수 있고, 동성애자는 더이상 푸른 모자를 쓰지 않아도 되고, 결혼 가능 연령은 8살까지 올라갔다”며 카자흐스탄 사회를 조롱해왔다. 그의 이 같은 ‘도발’에 카자흐스탄 정부는 코언을 상대로 소송을 공언해왔으며, 결국에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What's Up] 카자흐스탄 대통령, 더는 못 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