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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윤식과 봉태규의 합체. 결과는 예매사이트 점령이다. 두 배우가 주연한 김성훈 감독의 코미디물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맥스무비, 인터파크, YES24에서 22~3%의 비중을 차지하며 예매 수위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티켓링크에서만 김사랑과 박준규가 주연한 <누가 그녀와 잤을까?>가 1위를 차지했다. 또 한 편의 한국영화 이송희일 감독의 <후회하지 않아>도 10% 초반대 예매율로 향후 극장가에서의 선전을 예고했다. 패션업계를 다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평균 3위, 13% 대의 비중을 기록해 적은 스크린에도 불구하고 뒷심이 남아있음을 과시했다. 리들리 스콧의 신작 <어느 멋진 순간>도 서서히 관객의 관심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한편 지난 주말 예매와 박스오피스의 패권을 다투던 <사랑따윈 필요없어>와 <열혈남아>는 예매순위 5위 밖으로 밀려난 양상이다. <데스노트>도 마찬가지.
백윤식과 봉태규의 <애정결핍…>, 예매사이트 기선 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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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가 출연하는 <우아한 세계>와 설경구 주연의 <그놈 목소리>가 나란히 촬영을 끝내고 후반작업에 들어갔다. 11월12일 촬영을 마친 <우아한 세계>(제작 루씨필름)는 <연애의 목적>을 만든 한재림 감독의 두번째 장편영화로 가정사에 휘말리는 조직폭력배의 삶을 그린다.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조폭을 그리는 탓에 제작사에서는 ‘생활 느와르’라는 장르로 홍보하고 있다. <우아한 세계>의 마지막 촬영분은 송강호가 자신의 조직이 관리하는 건설 현장을 찾는 장면. 청계 9가에 자리한 공사 현장에서 진행된 이날 촬영은 전기가 끊어진 설정이라 송강호는 11층까지 계단을 거듭 올라야 했다. 지난 5월 말 촬영에 돌입한 <우아한 세계>는 총 44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6개월동안의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을 거쳐 2007년 1월 개봉할 예정이다.
11월3일 4개월동안의 촬영을 모두 끝낸 <그놈 목소리>(제작 영화사 집)는 <
송강호, 설경구 차기작 나란히 촬영 마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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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훈 감독의 단편영화 <임성옥 자살기>가 11월7일부터 13일까지 프랑스 리옹에서 열렸던 제12회 리옹아시안영화제에서 단편부문 심사위원 대상(Jury Award for Best Short Film)을 수상했다. <임성옥 자살기>는 질병과 고달픈 생활에 지쳐 하루라도 빨리 죽고 싶어하는 여성과 그녀의 자살을 집요하게 방해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살인의 추억> <연애의 목적> 등에 나왔던 서영화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지난 9월의 제5회 제주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임성옥 자살기> 리옹아시안영화제서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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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계수 감독은 대학 다닐 때부터 가끔 시를 썼고, 김동기 음악감독은 거기에 곡을 붙여 노래를 했다고 한다. <삼거리극장>의 뮤지컬 장면들은 그처럼 오래된 호흡 때문인지 가사와 음악과 무대가 서로 떼어놓지 못할 천생연분으로 만난 듯하다. 빙글빙글 돌아가며 하나의 색으로 녹아드는 삼원색의 판처럼 정신없는 와중에 하나가 되어버린다. 발랄하거나 처연하거나 허풍에 찬 가사를 직접 쓴 전계수 감독에게 어쩌다 이런 마술 같은 장면들이 나올 수 있었는지 한곡 한곡 코멘트를 부탁했다.
<밤의 유랑극단>
“피로 물든 만월의 밤은 다시 찾아와/ 죽은 혼령들의 차가운 심장을 두드리는 시간
무엇을 망설이느냐 때가 가까웠느니라/ 오늘밤 상상도 못할 끔찍한 공연을 계속하자
우린 모두 밤의 유랑극단/ 희극을 노래하는 비극의 자식들”
원래 오프닝 곡은 따로 있었지만 비오는 밤에 야외 뮤지컬 장면을 찍기가 힘들어서 뺐다. <밤의 유랑극단>이 오프닝처럼 되어버렸는데, 위협적
전계수 감독의 <삼거리극장> 뮤지컬 코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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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봐야 한다며 집을 나선 할머니를 찾아 삼거리극장까지 흘러든 소녀가 있다. 할머니 사진이 박힌 전단지를 돌리며 매표소에서 표도 팔던 그녀 소단이는 어느 밤 홀로 객석에 앉아 담배를 피우다가 요란하게 차려입은 유랑극단의 혼령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쇼가 시작된다. 부천영화제 개막작으로 처음 관객을 만났고 11월24일에 개봉하는 <삼거리극장>은 쇼도 보고 노래도 듣고 무책임하게 황당한 이야기도 겪는 뮤지컬영화다. 삼거리극장 사장 우기남이 젊은 시절 만들었던 영화 <소머리 인간 미노수 대소동>, 그 영화에 출연했고 지금은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극장에 붙어 있는 유령 배우들, 할머니를 찾아야만 하는 소단이. <삼거리극장>은 이러한 굵은 주춧돌 몇개를 놓아두고선 춤추듯 부유하듯 그 사이를 마구 오가는 영화다. 뮤지컬을 보는 것 같아도 틀림없는 영화이기도 하다. 뮤지컬영화의 역사가 거의 없는 한국에서 어떻게 이 느닷없는 영화가 튀어나왔을까. 이름도 범상치
주목할 만한 뮤지컬 <삼거리극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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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출간된 뒤 절판되었던 <핑퐁>은 최고로 손꼽을 수 있는 스포츠물 중 하나인 동시에 잊을 수 없는 성장물이다. 무대는 가타세 고교. 페코라고 불리는 호시노는 탁구에 재능이 있지만 노력을 하지 않고, 스마일이라고 불리는 츠키모토는 천재적 재능을 타고났지만 승부근성이 없다. 어려서부터 친구인 둘은 같이 탁구를 하지만, 스마일은 페코를 격려할 뿐 나서서 실력을 키울 생각이 없다. 스마일의 재능을 알아차린 탁구부 코이즈미 선생은 ‘언젠가 그 애는 괴물이 될 거야’라는 생각으로 스마일을 다그치고 다그쳐 연습을 시킨다. 전국 고등학교 체육대회가 다가오고, 둘은 나란히 출전한다. 스포츠는 이기는 게 전부인 세계다. 진 선수는 실력뿐 아니라 인격까지 부정당할 수도 있고, 결국 좌절로 이어진다. 절대 지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이기는 것뿐이니, 승부근성이야말로 재능만큼이나 중요할 수밖에 없다. 천재적 재능은 있지만 탁구에 목숨을 걸고 덤비겠다는 마음이 없는 스마일은 탁구에 대해 “
인생은 탁구 플레이처럼, <핑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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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하는 19세기 말은 기계문명의 기적과 눈앞에 다가온 20세기에 흥분한, 모두가 앞으로 달리고 있는 시대일 것이다. 그러나 제롬 K. 제롬과 그의 친구들은 사람들이 진정 바쁘게 살기 시작한 시대에 게으른 자로 남아 있는 이들이었다. 그들은 증기선을 미워하고, 성미 급한 갑문지기를 비판하고, 파인애플 통조림을 따기 위해서만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한 게으른 녀석에 대한 게으른 생각>으로 작가가 된 제롬 K. 제롬은 세 게으른 녀석과 게으른 개 한마리에 대한 이야기 <보트 위의 세 남자>로 많은 이들에게 마음껏 게을러져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여유를 주고 있다.
화자인 J는 폭스테리어 몽모렌시와 두 친구와 함께 휴식을 위한 2주간의 템스강 보트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조지는 아침부터 오후까지 은행에서 잠을 자다가 오는 직업을 가지고 있고, 다시 말하면 은행원이고, 해리스는 어느 지방에 가도 괜찮은 위스키를 파는 모퉁이 술집을 찾아내는 능력을 지닌 남자다. 첫
게으르게, 어설프게 여행해보면 어때? <보트 위의 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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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로 감성을 요리하라. 올해로 6회를 맞이한 서울뉴미디어페스티벌이 11월17일부터 25일까지 홍익대 앞에서 9일간의 축제를 연다. 류승완, 최진성 등의 감독을 비롯해 비디오아티스트 2세대로 주목받는 많은 작가들을 발굴했던 인디비디오페스티벌이 2년 전 지금의 이름으로 새롭게 탄생한 뒤 맞이하는 3번째 행사다. 축제의 전신이었던 인디비디오페스티벌이 수면 아래 존재하던 인디영화들을 좀더 많은 관객에게 알리기 위한 기획이었다면, 서울뉴미디어페스티벌은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화두를 적극적으로 고민하고자 하는 자리다. 비디오, 사운드, 넷을 자유롭게 이용해 기존의 대중매체가 양산해온 획일적인 문화를 탈피한 대안적 미디어를 생산하는 것이 축제의 지향점. 메인 상영관인 대안공간 루프를 중심으로 홍대 주변 갤러리 및 카페, 클럽 등에서 다채로운 작품을 상영·전시할 계획이다.
서울뉴미디어페스티벌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인 ‘네마 구애전’은 디지털
감성과 시각의 대안적 미디어 실험, 제6회 서울뉴미디어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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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영화, 투쟁, 그것이 우리의 미래다!” 영화를 횃불 삼아 노동운동의 내일을 밝히려는 서울국제노동영화제가 올해로 열돌을 맞았다. 1997년 초겨울 서울국제노동미디어 행사의 부대행사로 출발한 서울국제노동영화제는 노동영화를 즐기려는 일반 관객은 물론 카메라를 통해 노동현장을 기록하는 미디어운동가를 위한 축제의 장으로 성장했다. 11월16일부터 19일까지 고려대학교 4·18기념관에서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11개국 노동자들의 피땀이 어린 28편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 영화제 홈페이지(www.lnp89.org/10th) 메뉴인 ‘이 동지가 궁금하다’의 운영에서도 알 수 있듯, 올해는 미디어운동가들의 활동에 주목하는 것이 특징이다. 5개 섹션으로 나뉜 전체 상영작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 역시 노동자영상패의 영상물로 꾸려진 제3섹션. KTX 여승무원을 비롯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세계를 담은 제3섹션은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청사진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10주년을 기념해 제1
전세계 노동자들의 투쟁을 전달하라! 제10회 서울국제노동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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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영화와 디지털영화를 위한 축제의 장이 열린다. 올해 첫선을 보이는 안산국제넥스트영화제(ANeFF)가 11월16일부터 18일까지 CGV안산에서 개최된다. ‘넥스트’라는 이름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작품을 지향한다는 영화제의 설립취지를 드러내는 것. 각종 영화제가 범람하고 있는 만큼 신생 영화제로서 고유한 색깔을 갖는 것이 필수라는 인식하에 안산국제넥스트영화제는 SF·디지털영화제를 표방하고 나섰다. 행사 규모를 키우는 것이 목적이 아님을 분명히 하는 한편, 비주류 영역을 핵심으로 내세워 다른 영화제와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의도다. 안산국제넥스트영화제의 또 다른 특이점은 영화제에 쇼케이스 개념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올해 진행되는 영화제가 바로 쇼케이스 형식의 작은 영화제. 상영작의 일부를 선보이고 관객의 반응을 모니터링 한 뒤 본격적인 1회 영화제는 2007년 6월경에 열릴 예정이다.
총 14편을 선보이는 올해 쇼케이스 개막작은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의 66년작 <화씨 451&g
숨은 SF 고전부터 디지털장편까지 한 눈에, 안산국제넥스트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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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베케르에 대해서는 유포되는 어떤 이론도, 학문적인 분석도, 논문도 없다.” 프랑수아 트뤼포는 베케르의 <현금에 손대지 마라>에 대한 글의 서두를 이렇게 열었다. 사실 트뤼포가 쓴 그 문장에는 원래 어떤 개탄의 정조가 담겨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에 와서 그것은 베케르에 대한 시네필적인 정당한 자책의 사례로 인용될 만한 것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케르라는 시네아스트는 트뤼포를 위시한 누벨바그 멤버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얻은 (장 르누아르, 장 콕토, 로베르 브레송 등을 포함해) 몇 안 되는 앞선 세대의 프랑스 감독들 중 하나였으나 지금까지 충분한 관심과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내러티브 구조의 복잡함과 스타일의 과시보다는 인물문제에 좀더 비중을 둔 베케르 영화는, 누벨바그 세대가 비난했던 동시대 다른 프랑스 영화감독들의 영화와 외견상으로 큰 구별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트뤼포나 고다르에게 베케르의 그 모든 영화는 다른 ‘양질
베케르식 친밀한 리얼리즘 속으로, 자크 베케르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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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현장에서 마주친 이영훈과 이한은 그저 젊고 잘생긴 남자들이었다. 매니저도 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현장에 나타난 이영훈은 (이송희일 감독이 장난으로 부르는 예명처럼) ‘양아치’ 같았고, 매니저를 대동하고 끊임없이 키득거리며 장난에 몰두하던 이한은 또 하나의 철없는 탤런트 같았다. 이송희일 감독에게 솔직하게 귓속말로 물었다. “수민과 재민. 잘 모르겠는데요.” 수다쟁이 이송희일 감독이 웃기만 했다. 현장에서 배우들에게 그토록 극성맞게 굴었다는 후문이 들리더니만 이상하게도 말을 아꼈다.
<후회하지 않아>의 자막이 올라가는 순간 이송희일 감독의 조용한 웃음이 떠올랐다. 현장에서 목도한 젊고 잘생긴 남자들은 스크린 속에 없었다. 대신 육체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도저히 쉽지 않았을 연기를 가슴을 바쳐서 해낸 젊은 배우들이 보였다. 무엇이 그들을 바꾸어놓았을까. 인터뷰를 위해 스튜디오로 들어선 두 남자는 조근조근 고백했다. <후회하지 않아>를 거치면서 많은 것이 변했노라
<후회하지 않아>의 배우 이영훈, 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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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사슴 밤비를 닮은 큰 눈과 웃을 때면 활짝 벌어지는 시원한 입술이 앤 해서웨이의 매력임은 분명하지만, <프린세스 다이어리>에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로 이어지는 성공에서 그녀의 ‘아름다움’이 절대적인 키워드는 아니었다. 평범한 소녀가 공주가 되고, 패션에 별 관심이 없던 사회 초년생이 샤넬을 몸에 두르고 파리 패션쇼에 등장하게 되는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전’과 ‘후’의 극렬한 대비에 있다. 신데렐라가 아름다웠지만 숯 검댕을 묻히고 있었던 것처럼, 앤 해서웨이는 그 두 영화에서 예쁘지만 다소 촌스러워야 했다. 그리고 가능하면, 평범한 소녀, 평범한 여자 같아야 했다. 영화를 보는 소녀나 여성들이 동일시할 수 있을 만큼의 평범함과 어리숙함이야말로 아름다움보다 강렬한 해서웨이의 매력인 셈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편집장 미란다가 냉혹하게 진단한 것처럼 ‘뚱뚱한’이라는 형용사를 붙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해서웨이는 할리우드 여배우들 중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 해서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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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라와 함께 마쓰리~
부드러운 감성의 잔잔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색다른 일본영화를 원한다면 주목할 만한 작품들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괴수영화 시리즈 중 한편인 <고질라 대 메카고질라>부터 일본 요괴에 대한 총정리가 가능한 <요괴대전쟁>까지. SF와 액션으로 변주된 꿈과 모험의 세계.
리터너 Returner
야마자키 다카시 | 가네시로 다케시, 스즈키 안 | 2002년 | 118분
<올웨이즈: 3초메의 석양>을 연출한 야마자키 다카시 감독의 2002년작. 2084년 우주생물 다그라의 침략으로 인류가 멸종의 위기에 처하자 밀리라는 소녀가 최초의 다그라를 말살하기 위해 2002년 과거로 돌아온다. 밀리는 우연히 미야모토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고, 그에게 자신의 임무를 도와달라는 요청을 한다. 미야모토는 의뢰인으로부터 돈을 받고 암거래 시장에 잠입해 부정한 돈을 빼돌려주는 리터너다. 그는 어린 시절, 눈앞에서 친구가 암살당한 아픔을 갖고 있어 이를
제3회 메가박스일본영화제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