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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 운용 지원에 관한 장기 방안이 다시 한번 이슈화됐다.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는 11월8일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의 편지’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내년 3월 계약 만료 이후 행로가 불투명한 상태다”,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은 프로그램을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도 자주 벌어진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시네마테크 지원금 중 사업비로 지원되는 1억원 정도가 우리가 쓸 수 있는 유일한 돈이다”라며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다음날 영진위는 즉각 “시네마테크 호소문에 대한 영화진흥위원회의 입장”이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내고 “‘서울아트시네마’의 호소문이 필요 이상의 위기감으로 관객에게 다가갈까봐 염려스럽다”, “영화진흥위원회를 비롯한 정부기관에서 시네마테크의 역할과 활동에 전혀 무심한 채 극소의 재정적인 지원으로 생색만 내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덧붙여, “만료 계약 이후 옛 허리우드극장쪽이 재계약을 원하고 있으므로 현재 위치에서 계속
[충무로는 통화중] 시네마테크의 미래, 괜찮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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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불법은 필요없다. 11월2일 워너홈비디오코리아(이하 워너)가 imbc와 공동으로 국내 최초의 합법적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 메이저 포털과 주요 사이트들이 이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선발주자 워너가 일단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워너는 11월7일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와 콘텐츠 유통 계약을 맺고, “내년 1월부터 싸이월드와 네이트닷컴에 다운로드 서비스를 위한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했다. 워너 조홍연 부장은 “미니홈피에서 일촌끼리 디지털 아이템과 선물을 주고받는 사례에서 착안해 영화도 그러한 아이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디지털 영화세대에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할 수 있다. 더불어 네이트닷컴이라는 포털을 보유한 점도 SK와 우리가 손잡은 이유”라고 밝혔다. 다운로드 서비스에 경험이 많고 방송 콘텐츠를 보유한 imbc를 초기 파트너로 택한 뒤 강력한 커뮤니티 사이트, 포털, 메신저를 보유한 SK를 두 번째 파트너로 낙점한 워너의 행보는 주목할
합법적 다운로드 시장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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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금요단편극장의 주인공은 아이들이다. 인디스토리와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가 주최하는 ‘금요단편극장 - 인디스토리 쇼케이스’는 11월 24일 오후 8시 30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박채운 감독의 <숲>, 강혜연 감독의 <착한 아이>, 이성은 감독의 <진영이>를 상영한다.
<숲>은 주인공 현우가 숲을 두려워하다가 어느 소녀를 만나 숲 속에 숨겨진 소리를 듣고 숲의 주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착한 아이>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아무도 모른다>처럼, 사라진 엄마와 주정뱅이 아버지 대신 가장 노릇을 하며 동생을 보살피는 기정이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착한 아이>는 미국 학생영화 아카데미 본선 진출, 브뤼셀 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진영이>는 초등학교 6학년 진영이의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감정을 유쾌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제7회 대한민국 영상대전 우수상 수상작이다.
11월 금요단편극장, 동심의 세계를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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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마누라3>이 11월1일부터 8일까지 열린 아메리칸필름마켓에서 역대 한국영화 중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최고의 세일즈 기록을 세웠다. <조폭마누라3>이 홍콩, 중국, 태국,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판매된 가격은 66만 달러. 특히 타이는 최초로 투자·배급 형식을 계약을 맺었고 베트남의 경우는 <킹콩> 수입가에 버금가는 액수로 계약했다고 투자·배급사 쇼박스는 전했다. 또 유럽국가로는 독일에 판매됐고 미국, 영국, 프랑스에서도 관심을 보였다는 것. <조폭마누라>가 이처럼 아시아 지역에서 뜨거운 관심을 얻은 데는 2편의 시리즈가 폭넓은 인기를 얻은데다 홍콩의 서기가 출연한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쇼박스는 밝혔다. <조폭마누라> 첫번째 편의 조진규 감독이 연출하는 <조폭마누라3>는 서기를 비롯해 이범수, 현영, 오지호가 출연하며 한국에서 12월28일 개봉한 뒤 2007
<조폭마누라3> 아시아 지역 세일즈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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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독립영화제의 개막작이 결정됐다. <퍽햄릿>, <프락치>로 유명한 황철민 감독의 신작 <우리 쫑내자!>가 그 주인공. HD장편 <우리 쫑내자!>는 황감독의 여섯 번째 작품이며 자살여행을 떠나는 세 젊은이의 이야기를 다뤘다. 12월 7일부터 15일까지 CGV용산에서 열리는 서울독립영화제2006은 단편 27편, 중편 10편, 장편 10편이 상영되며 폐막식에 상영되는 대상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본선 경쟁외에도 국내 초청, 해외프로그램, 독립영화 관련 세미나, 심야 상영에 대한 사항은 11월 21일 홍대에서 열리는 공식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될 계획. 본선 상영작은 다음과 같고, 더 자세한 상영정보는 서울독립영화제 홈페이지참조
서울독립영화제2006 본선 상영작 리스트>>
단편 (총 27작품)
[ little boy ] 김경수 | 2006 | Experimental | DV | B&W, Color | 7min 25s
황철민 감독의 <우리 쫑내자!>, 서독제 개막작으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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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영화 제작을 활성화하기 위해 공공기관, 지자체, 방송사가 힘을 합쳤다. 영화진흥위원회와 전라북도, KBS는 2006년 HD영화제작지원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 HD영화제작지원 사업은 2004년 이후 영진위가 KBS, 전라북도와 각각 시행해오던 ‘방송영화제작지원 사업’과 ‘저예산영화제작지원 사업’을 하나로 통합한 것. 이번 통합으로 지원 규모를 확대했고 지원사업을 효율성을 높였다는 것이 영진위의 입장이다. 이번 사업의 총사업비는 50억원 규모이고 이중 영진위는 25억원을, 전라북도와 KBS는 각각 15억원과 10억원을 조달했다. 세곳은 지원작 총 10편을 선정해 편당 5억원 이내의 현금지원을 하게 된다.
지원대상은 HD 디지털방식으로 제작되는 총제작비 10억원 이내의 실사극영화로, 극장 개봉 및 TV방영에 적합한 작품이어야 한다. 일부 작품은 지역 영상산업발전 및 영화·방송의 기술교류 등을 위해 해당 부문에서 우선적으로 선정한다. 지원을 원하는
영진위, 전라북도, KBS HD영화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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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을 통해 상영되는 ‘독립영화, 관객을 만나다’ 시리즈의 열여덟 번째 상영작으로 이미랑 감독의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2005)가 선정됐다. 11월22일부터 26일까지 민중언론 참세상, 프로메테우스, 노동네트워크 에서 상영될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는 한국 남성과 베트남 처녀의 결혼을 통해 이주여성과 국제결혼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작품이다. 지난해 미쟝센단편영화제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던 이 영화는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고 전주영화제와 CJ아시아인디영화제 등에 출품됐다. 아래는 이미랑 감독이 직접 적은 이 작품의 연출의도.
◈연출의도
‘처녀'로 불려지고, '타자'라고 생각되는 그녀가 사랑의 시작을 느낀다.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감정이지만, 당연히 주춤될 수밖에 없는 그녀의 감정 앞에서 나는 연민이 생겼다. 사적인 사랑의 감정이 공적인 시대와 맞물릴 수밖에 없는 상황, 그 자체가 연민일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 온라인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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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더 씨>가 헌사를 바치는 인물 바비 대런은 1936년 뉴욕에서 태어나 1973년 LA에서 생을 마친 뮤지션이다. 영화의 제목은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는 그의 동명 히트곡에서 가져왔다. 어린 시절 앓았던 류머티즘 열병으로 심장이 파손되어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지만 의사가 생각했던 기간보다 훨씬 오래 살아 많은 삶의 일화와 노래를 남긴 바비 대런, 그의 37년간의 역정을 압축하여 그려낸 것이 이 영화다. 장애를 극복하고 꿈을 이룬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는 늘 누군가를 자극하게 마련인데, 바비 대런의 이 일대기에 크게 매혹된 건 다름 아니라 배우 케빈 스페이시다. 케빈 스페이시는 주인공 바비 대런 역을 맡고 있을 뿐 아니라, 프로듀서와 각본으로 일부 참여했고, 연출을 직접 맡았다. 유년 시절에 어머니를 비롯한 온 가족이 바비 대런의 음악에 빠져 있던 영향도 있었겠지만, 케빈 스페이시의 말에 따르면 바비 대런의 전기를 읽은 다음에야말로 이 영화를 정말 하고 싶은 생각이 생
케빈 스페이시의 꿈의 프로젝트, <비욘드 더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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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G. 웰스의 소설을 각색한 제임스 웨일의 <투명인간>(1933) 같은 고전을 제한다면, 폴 버호벤의 <할로우 맨>(2000)을 투명인간의 공포를 가장 쓸 만하게 재현한 장르영화라고 치켜세우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비록 평단과 관객의 반응은 미지근했지만, 폴 버호벤의 작품은 전형적인 버호벤식 장르영화의 묘미를 지닌 양질의 오락거리였다.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에 실패한 투명인간 케빈 베이컨의 살육은 음침하고 섹슈얼한 기운을 담고 있었고, 물과 증기 등으로 살짝살짝 내보이는 투명인간의 특수효과는 당대 최고의 기술진들이 성취한 업적이었다. 그러나 전편으로부터 6년이 지나 개봉하는 <할로우 맨2>는 제목 말고는 버호벤의 전작과 별 상관이 없다.
주정뱅이 박사가 파티장에서 살해당한다. 수사 중이던 형사 터너(피터 파시넬리)는 들이닥친 국방부 관계자들에게 수사권을 빼앗기고, 대신 살해당한 박사의 동료인 생물학 박사 매기(로라 리건)의 경호를 맡게 된다. 그
평범한 B급 정치스릴러, <할로우 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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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회를 하지 않은 영화입니다.)
엄격한 규율이 존재하는 미션스쿨 실라오 고등학교에 어느 날 눈부신 여자 교생 지영(김사랑)이 나타난다. 모든 남학생과 남자 교사들이 그녀에게 군침을 흘리지만, 학생 주임 시라소니(이혁재)만은 학교의 기강이 흐려졌다며 불만을 품는다. 그러던 중 실라오고에서 1년에 단 하루뿐인 교내 축제가 다가오고, 지영은 태요(하석진), 재성(박준규), 명섭(하동훈)과 함께 뮤지컬 공연을 준비한다. 공연이 성황리에 끝난 뒤, 도서관에서 수상한 기미를 포착한 시라소니는 두 남녀가 관계를 맺고 있는 현장을 덮치고, 범인들이 사라진 자리에서 지영이 공연 때 신었던 빨간 구두를 발견한다. 다음날 학교에는 태요, 재성, 명섭 중 한명이 지영과 잤다는 소문이 퍼지고, 시라소니는 범인 색출에 나선다.
<누가 그녀와 잤을까?>는 눈에 띄는 제목만큼이나 노골적인 영화다. <몽정기>의 조감독 출신으로, <누가 그녀와 잤을까?>로 데뷔 기회를
<몽정기>의 소년들이 고등학생이 된다면? <누가 그녀와 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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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가 한 여자를 놓고 치열한, 아니 목숨 내건 싸움을 벌인다. 그 두 남자는 아버지와 아들이다.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이런 설정에서 출발하는 영화지만, <데미지> 같은 심각한 분위기는 아니고 코미디이다. 홀아비 생활 5년차인 아버지 동철동(백윤식)은 겉으로는 환경파수꾼이자 정의사회 구현을 위해 애쓰는 시민이지만, 속을 알고 보면 온갖 고발과 투서로 떡고물을 챙겨 먹고사는 치사한 인물이다. 그런 아버지 밑에서 나름의 생존비법을 터득해 살아가는 동현(봉태규)은 17살 혈기 왕성한 고등학생이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두 사람의 싸움은 육감적인 몸매의 이혼녀 미미(이혜영)가 세를 얻기 위해 찾아온 순간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그녀에게 잘 보이려 애쓰는 선의의 경쟁은 점차 상대를 링에서 몰아내기 위한 혈전으로 바뀌어간다.
아버지와 아들이 유교적 가치나 규범 따위는 던져버리고 오로지 본능에 충실한 경쟁을 벌인다는 설정이나 이율배반적인 동철동의 캐릭
‘애정결핍’에 특효약은 ‘애정’이 아니고 ‘돈’? <애정결핍 두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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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탕인 것은 아닐까? 비디오판 <주온>과 극장판 <주온> 1, 2편 그리고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진 <그루지>에 이어 <그루지2>까지. 여러 종류의 귀신이나 원한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가야코와 토시오의 조합만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그런 우려 때문인지 시미즈 다카시는 말한다. “<그루지2>가 <주온2>와 같은 내용이었다면 난 연출을 포기했을 것이다. 변화없는 리메이크는 전편 하나로도 충분하다.”
<그루지2>는 <주온>을 모사했던 <그루지>를 넘어 공간을 확대시킨다. 가야코 집에서 시작된 공포는 이제 태평양을 건너 미국 대륙까지 침투하게 된다. 1편의 주인공인 카렌의 여동생 오브리가 일본으로 건너온다. 카렌이 방화를 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하지만 도착한 날, 카렌은 오브리의 눈앞에서 자살한다. 오브리는 기자인 도슨과 함
할리우드식 시스템에 맞춰진 답습, <그루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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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이 사랑의 감정이나 고백이 넘쳐나는 시대에 “좋아해”라는 한마디는 발화되는 순간 쉽게 휘발되는 말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누군가에게는 가장 하기 힘든 한마디일 것이다. <좋아해>는 그 말을 하는 데 17년의 시간이 필요했던 남녀 이야기이다. 영화는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17살의 유와 요스케가 나누는 소소한 일상과 미묘한 감정의 떨림을 담은 앞부분과 34살의 유와 요스케의 재회와 고백을 보여주는 뒷부분 사이에 가로놓인 17년은 영화에 담겨져 있지 않다. 두 사람은 서로가 기억하고 있는 열일곱살 상대방의 모습을 하나씩 호출하면서 17년이라는 세월의 강을 훌쩍 넘는다. 말이 많지 않은 영화답게 지나온 세월에 대한 구구한 설명은 생략한다.
17살의 유(미야자키 아오이)와 요스케(에이타)가 나누는 감정의 교류는 말보다는 그들의 몸짓과 표정, 흘러가는 구름과 하늘을 담은 화면 등에 표현되어 있기에 줄거리로 요약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예를 들
너에게 말하고 싶었던 바로 그 말,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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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하면서도 단호한 제목이 암시하듯 <방문자>에서 중요한 사건이 되는 것은 방문이다. 누가 누구의 방문을 받는 것인가. 그 방문은 왜 일어나야 할 일인가. 이 영화는 방문을 통해, 만남을 통해 어떤 간곡한 결론에 도달하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그것은 어떤 종류의 기도인가.
방문을 받는 자는 호준(김재록)이다. 무슨 일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영화과 시간강사인 호준은 아내와 이혼한 뒤 혼자 자취 생활을 시작한다. 학생들의 겨울방학 동안 일시 실업자가 되는 그가 일상을 보내는 방법은 극단적이다. 인터넷의 야한 사이트를 뒤지거나, 출장 마사지사를 불러 욕정을 처리하고 쌍욕을 하며 내쫓거나, 산보를 하다 말고 갑자기 욕설과 괴성을 내지르는 식의 막가는 행동이 한축이다. 다른 한편으로 그는 지식인적 삶에 대한 애착을 보인다. 예술영화 보기를 삶의 당위로 여기며, 그래서 심지어는 죽을지도 모를 순간에조차 영화제목을 읊조리거나, 가게 여주인에게 난데없이 파스빈더 영화를 소개하는 과
거칠지만 강직한, 사회적 기도, <방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