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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보다 양을 원한다면, 트라이베카필름페스티벌을 기다려라.” <뉴욕타임스>의 영화평론가 A. O. 스콧은 올해로 44회를 맞은 뉴욕영화제의 중요성과 다른 페스티벌과의 차별성을 예찬했다. 뉴욕영화제는 칸이나 토론토처럼 필름마켓이나 오스카 수상 후보작 알리기로 유명하지 않고, 선댄스처럼 영화사들의 자축파티도 아니다. 뉴욕영화제는 대담하고 도발적인 작품들을 소개한다. 굳이 영화제를 상점으로 비유하자면 다른 영화제들이 백화점과 도매상점, 인터넷 상점을 추구한다면, 뉴욕영화제는 고급스럽고, 전문적이고, 독점적인 ‘부티크’라고 스콧은 표현했다. 작품선정위원회가 영화배우나 감독이 아닌 평론가로 구성된 이 영화제는 영화를 소개하고 판매하는 창구라기보다는 행사 자체가 일종의 ‘평론’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
수백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일반 페스티벌과 달리 20여편의 선별된 작품만 상영하는 이 영화제는 올해 역시 뉴욕 필름버프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세계 각국에서 선별된 25편의 작품을
[현지보고] 페스티벌의 고급 부티크, 제44회 뉴욕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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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
10월27일 개막한 인디다큐페스티발2006의 문을 연 것은 김명준 감독의 다큐멘터리 <우리 학교>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운파상을 수상한 <우리 학교>는 일본의 조선학교 ‘혹카이도 조선초중고급학교’를 배경으로 재일동포 학생들의 일상을 좇으며, 그들의 삶과 고민을 담담히 그려낸 작품. 페스티발 개막식의 무대에 오른 김명준 감독 곁에는 <우리 학교>의 이야기를 이끌었던 학생 중 한명인 장지성씨도 나란히 참석했다. ‘우리 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한양대 무용과에 재학 중이라는 그를 만났다.
-완성된 작품을 본 소감이 어떤가.
=사실 오늘 본 것이 벌써 3번째다. (웃음)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내가 다 아는 사람들이라, 그 사실만으로도 재미가 있다. 또 내가 다닌 학교를 외부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다큐멘터리의 좋은 점인 것 같다. 솔직히 볼 때마다 눈물이 나는 장면도 있다. 일본 학교와의 축구시합에서 패한 학
[스팟] <우리 학교>에 출연한 장지성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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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 볼드윈이 <러닝 위드 아놀드>에서 자신의 내레이션 부분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러닝 위드 아놀드>는 배우에서 정치가로 변신해 화제가 됐던 아놀드 슈워제네거에 대한 정치적인 다큐멘터리. 영화의 대본을 읽은 뒤 내레이터로 참여하기로 했던 볼드윈은 내레이션 녹음 중 실제 영상을 보고 “몇몇 장면으로 인해 다소 당황스러웠다”고 고백했다. 그의 짐작보다 영화가 너무 과격하게 만들어진 것이 화근이었다. 자신이 슈워제네거의 지지자가 아님을 분명히 한 볼드윈은 “그러나 나치의 집회장면을 삽입한 것은 도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알렉 볼드윈, 내 목소리를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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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 훈장을 달다. 10월27일 프랑스 정부가 이창동 감독에게 레종 도뇌르 훈장을 수여했다. ‘영광의 군단’이란 뜻의 레종 도뇌르는 사회 각 분야에서 공적을 이룬 사람에게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국가 최고 훈장. 주한 프랑스대사관은 영화감독으로 보여준 역량과 문화관광부 장관 재직 시절의 공로를 인정해 그를 수훈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신작 <시크릿 선샤인>을 촬영 중인 이창동 감독은 주한프랑스 대사관에서 훈장을 전달받은 뒤, 부리나케 촬영지인 밀양으로 향했다고. 훈장 달고 내려가신 감독님, 지금 기분 그대로 촬영에 박차를 가하시길~.
이창동 감독, 영광의 군단에 합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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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우리집에 들어오려고?! 브래드 피트가 미국의 케이블 방송사 E!네트워크의 프로듀서와 카메라맨을 무단 침입으로 고발했다. 피트의 대변인에 따르면 두 사람은 10월19일 피트의 집 뒷문을 통해 정원으로 들어왔으며, 보수공사를 하고 있던 일꾼들에게 발견됐다고. 대변인은 “그들이 자물쇠를 풀고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방송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며 엄포를 놓았다. E!네트워크는 두 직원을 즉각 해고하고 “진심어린 사과를 전한다”며 장문의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하니, 스타의 후광 앞에선 방송사도 초라한 존재인가보다.
브래드 피트, PD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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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의 차기작이 발표됐다. <버라이어티>는 11월1일 열리는 아메리칸필름마켓에서 김기덕 감독의 14번째 영화 <숨>(Breath) 프로젝트가 공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내년 초부터 촬영에 돌입할 이 영화는 사형을 기다리고 있는 범죄자와 남편의 불륜을 목격한 뒤 그와 가까워진 한 여인의 사랑을 담는다. 최근작에서 대사의 분량이 부쩍 늘어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대사가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고. 8월21일 자신의 연출작들이 “모두 쓰레기”이며 “한국 영화계에서 물러나겠다”고 토로했던 김기덕 감독, 14번째 연출작은 어떤 모양새이고 어떻게 개봉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기덕 감독의 차기작은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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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이별의 계절?! 잉꼬부부로 칭송이 자자하던 리즈 위더스푼과 라이언 필립이 7년간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우리는 리즈와 라이언의 결별을 발표하게 돼 슬프다.” 위더스푼-필립 부부의 대변인은 10월30일 이들의 결별을 발표했다. “그들은 계속 가족으로 남을 것이며 우리는 여러분이 그들의 사생활과 자녀들의 안전을 존중했으면 한다.”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에 출연하며 처음 만난 이들은 현재 일곱살 난 딸과 세살배기 아들을 두고 있다. 이혼 사유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누적된” 문제 때문이라는 추측이 대세.
한편, 11월1일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계기로 결혼에 이른 다케우치 유코와 나카무라 시도 역시 이혼 수속을 밟고 있다고 보도됐다. 단란한 가정을 자랑하던 위더스푼-필립 부부와 달리 유코-시도 부부는 갖가지 사건·사고로 구설수에 시달려왔다. 결혼 뒤에도 시들지 않았던 시도의 여성 편력이 문제의 핵심인 걸로 알려졌다. 올해 7
지금 이혼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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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야산에서 내려오는 사람, 담뱃값을 잘 모르는 사람, 말씨와 눈빛이(크아!) 이상한 사람 등등은 신고하라던 안내를 외우고 자란 내 눈에 국정원이 내놓은 ‘1980년대 학생운동권 출신 인사들의 북한공작원 접촉 의혹사건’은 글로벌한 지식강국의 체모를 구기기에 충분하다. 왜 국민소득이 올라가도 ‘간첩질’은 후진적이기만 한 걸까. 그것이 (북쪽 정보기관의) 공작인지, (북쪽 혹은 남쪽 일부인사의 충성경쟁을 겸한) 오버인지, (남쪽 정보기관의) 음모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인터넷만 잠깐 뒤지면 나오는 걸 굳이 문건으로 작성해 보내랬다니 어이없다.
국정원에 따르면, 간첩 혐의자 장민호(44)씨는 80년대 미국에 건너가 그곳에서 포섭된 뒤 주한미군과 IT업계 등에 근무하며 홍콩사서함 등을 통해 꾸준히 ‘동향 보고’를 해왔다고 한다. 최근에는 북한 대외연락부 간부로부터 △이명박 전 서울시장 동향 △북핵사태와 6자회담 관련 민주노동당 동향 △국방장관 해임결의안 무산경위 등을 파악하라는 지령을
[이슈] 진짜 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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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할리우드는 한국영화 리메이크 판권을 사들이면서 리메이크하지 않고 있었다. 그렇지만 요즘 들어서 바퀴가 굴러가기 시작한 듯하다. 한국영화의 첫 번째 리메이크작인 <레이크 하우스>가 개봉돼서 북미에서 그냥 괜찮은 정도인 5600만달러를 벌어들였고 다른 영화들도 곧 나올 태세다. <엽기적인 그녀>에 엘리샤 쿠스버트가 출연하기로 했으며, 11월 초 뉴욕에서 촬영에 들어갈 것이다. <중독>의 리메이크작에는 사라 미셸 켈러가 캐스팅됐으며, 역시 이번달에 촬영에 들어갈 것이며, <거울속으로>는 감독이 정해졌으며 2007년 1월경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장화, 홍련>을 비롯한 몇편의 다른 프로젝트들도 제작단계에 이르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누가 이런 것에 신경을 써야 하나?’라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현승 감독의 <시월애>에는 연기 매너리즘과 소소한 유머들에서부터 멜로드라마가 다뤄지는 방식까지, 한국
[외신기자클럽] 한국영화, 리메이크 아닌 재촬영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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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한 재판을 받을 권리인가, 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 수정헌법 제1조인가. 십대 소년의 유괴·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알파 독>이 민감한 법정분쟁에 휘말리면서 개봉날짜를 늦추어야 할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했다. 닉 카사베츠가 감독한 <알파 독>은 최연소 마약거래범이자 로스앤젤레스의 십대 소년 니콜라스 마르코비츠를 유괴해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제시 제임스 할리우드 사건을 각색한 영화.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브루스 윌리스, 샤론 스톤이 출연한 <알파 독>은 등장인물의 이름을 모두 바꾸었다.
이 영화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3년 동안 도피생활을 한 끝에 2005년 브라질에서 체포돼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할리우드가 아직 판결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할리우드의 변호사 제임스 블랫은 “<알파 독>을 봤는데 할리우드를 극히 부정적으로 그리고 있다.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본다면 그가 범인이라고 믿을 것”이라면서 개봉예정일인 1월27일에 <
[왓츠업] <알파 독>, 개봉 연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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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영화를 영어와 자국어로 두번 찍는 일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더빙이 아니라 두번 촬영하는 것이다) 발리우드에서는 낯선 일이 아니다. 두 가지 언어로 촬영된 영화가 발리우드의 박스오피스를 점령한 적은 없지만 발리우드가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이러한 작업에 영화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isna> <Bride and Prejudice> <Viruddh> <Astitva> 등은 영어와 힌디어 버전으로 두번 촬영을 시도했던 영화들이다. 이중 <신부와 편견>으로 한국에도 소개됐던 <Bride and Prejudice>를 제외하고는 흥행에 성공한 영화는 없다. <Viruddh> <Astitva>는 제작비 문제로 중도에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Kisna>의 경우, 영국 배우와 인도 배우가 함께 출연하여 영어와 힌디어로 두번 촬영했다. 이 때문에 제작 당시 큰 주목을 받았지만 상업적으
[델리] 발리우드, 다른 언어로 영화 두번 찍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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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큐브릭이 남긴 미완의 프로젝트가 곧 영화화될 계획이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기사를 통해 큐브릭 사망 직후에 그의 사위 필립 홉스가 문서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루너틱 앳 라지>(Lunatic at Large)라는 제목의 트리트먼트를 찾아냈으며, 현재 그것을 바탕으로 영화제작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트리트먼트는 <그리프터스> <겟어웨이> 등의 원작자이자, 큐브릭의 50년대 대표작으로 손꼽히고 있는 <킬링>과 <영광의 길>의 각본에 참여한 바 있는 짐 톰슨에 의해 쓰여진 것으로 밝혀졌다. 큐브릭이 그에게 청탁하여 이미 50년대 후반에 쓰여진 것이라고. 최초에 트리트먼트를 발견하고 영화화에 주력한 필립 홉스는 “큐브릭이 항상 그 프로젝트에 대해 말해왔다”며 <루너틱…>에 대한 큐브릭의 애정을 증언했고, 미망인 크리스티안 큐브릭 역시 남편이 “늘 그 프로젝트에 흥미있어한 것을 기억한다”고 떠올렸다.
큐브릭의 미완 프로젝트, 영화 제작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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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목할 만한 작품은 토론토, 베를린영화제에 빼앗기고, 최고가 판매기록은 모두 아시아영화들이 세우는 등 세계 최대 규모 영화마켓의 위신을 우려하게 만들었던 아메리칸필름마켓(AFM)이 2005년의 악몽을 씻을 수 있을까. 11월2일 미국 샌타모니카에서 8일간의 여정을 시작한 제27회 AFM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 특화 전략이 될 것 같다. 한해 동안의 세계 박스오피스 결과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AFM의 특성을 고려할 때, <다빈치 코드>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 <패스트 앤 퓨리어스: 도쿄 드리프트> 등 해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미국영화의 공통점이 다양한 국적의 배우를 기용하고, 미국적인 것을 강조하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전세계에 어필할 수 있는 영화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할리우드 메이저 프로듀서들조차 의문을 표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최근에 미국외 박스오피스에서 실속을 챙긴 작품들은 독일, 프랑스, 스페인이 합작한 <
아메리칸필름마켓, 지역 특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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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독립영화관>이 끝내 폐지된다. KBS는 최근 11월17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독립영화관>을 정규 편성에서 제외하고 <아시아의 창>이라는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KBS는 “<독립영화관>이 정규 편성에서는 제외되지만 비정규적으로 편성할 것이므로 폐지가 아니라 잠정 중단”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독립영화계는 “방송의 기본인 정규 편성에서 빠진다는 것은 사실상 폐지”라면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등 독립영화 관련 단체들은 조만간 KBS의 처사를 비판하는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원승환 한독협 사무국장은 “그동안 독립영화계뿐 아니라 시민운동단체와 문화예술계가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는데, 공영방송 KBS는 문제제기하는 쪽의 입장을 제대로 들으려 노력하지 않았다.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원 국장은 “KBS는 <독립영화관> 폐지에 관한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상영할
KBS <독립영화관> 폐지